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8월에 처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피해자에 대한 근로계약서는 피해자와 E 사이에 임의로 작성된 것인데 근로계약서가 진정하게 작성되었다는 취지의 E 등의 진술은 믿을 수 없고,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위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바와 같이 월 1,000만 원의 고정급여를 지급할 이유가 없으며, 피고인은 피해자가 투자계약을 유치하면 건당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는데 피해자가 투자계약을 유치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피해자에게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은 피해자를 기망하지 않았고, 피해자에게 경비 및 급여 명목의 돈을 지급하지 않음으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8개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직권 판단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본다.
검사는 이 법원에서 공소장의 공소사실 모두에 "피고인은 2018. 7. 12. 대전지방법원에서 사기죄 등으로 징역 10월을 선고받고 2018. 11. 17. 그 형의 집행을 마쳤다." 를, 적용법조에 "형법 제35조"를 각 추가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 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나,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 살펴본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항소이유와 같은 주장을 하였다. 원심은 ①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연봉과 월 급여가 기재된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었고, 피해자는 처음에는 인센티브 형식으로 돈을 지급받기로 하였으나 피고인의 제안으로 월 1,000만 원의 급여를 받기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다고 진술한 점, ② E 또한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을 한 점, ③ 피해자의 급여에는 피해자가 지출하는 기타 경비까지 모두 포함된 것이어서 급여가 다소 과하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그에 상응하는 재산상 이익을 얻었다고 보이는 점, ④ 피해자가 작성한 사직희망서는 피고인이 당시 근무하던 직원들로부터 일괄하여 작성 받은 것이고, G, H 또한 피해자와 2020. 4. 29.까지 일하였다고 진술한 점, ⑤ 피해자가 지출한 비용은 2020. 4.까지 지출되었는데, 이는 피해자가 위 시점까지 피고인의 회사를 위하여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볼 수 있는 점, ⑥ 피해자가 대전지방고용노동청서산출장소에 진정한 사건이, 피해자가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내사종결되었으나 이는 피해자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일 뿐 피고인과 피해자가 체결한 근로계약의 효력이 없다는 취지가 아님은 명백한 점을 종합하여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근거에 더하여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 각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월 1,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고도 피해자에게 경비 및 급여 명목의 돈 합계 9,250만 원을 지급하지 않는 재산상 이득을 취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그와 같이 판단한 데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해자와 피고인 운영의 주식회사 B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에 날인된 도장과 다른 직원들과 위 회사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에 날인된 도장의 인영이 서로 다르기는 하다. 그러나 피고인이 2021. 7. 7. 충남서산경찰서에 출석하여 2019. 7. 21. 피해자와 작성하였다는 위 근로계약서를 직접 제출하였는바, 피해자에 대한 위 근로계약서는 피고인과 사이에 작성된 것이거나 적어도 피고인은 피해자에 대한 위 근로계약서가 작성된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할 것이다. 한편, E은 위 회사에서 업무 관련 계약서를 작성하는 등의 일을 담당하였으므로 피해자에 대한 위 근로계약서에 E의 필체로 기재된 부분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E과 피해자가 임의로 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고 볼 것은 아니다. 피해자에 대한 위 근로계약서의 '임금' 란에는 '연봉: 금 일억이천만 원정(월 일천만 원)'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투자계약 체결 건당 지급받을 인센티브 등에 관한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피고인과 피해자가 투자계약 유치에 따른 인센티브 지급약정을 체결하였다고 볼 근거가 없다.
E과 피해자는, 피해자가 처음에는 돈을 달라면서 피고인을 찾아왔고 그 후 프리랜서와 비슷하게 일을 시작하였는데,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그냥 직원으로 들어오라고 해서 중간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직원으로 일하게 되었다고 진술하였다. 피해자, E, G, H은, 투자물건이 들어오면 자신들이 등기를 떼어 보고 관리·분석하거나 현장에 나가 촬영하는 등의 현장조사 업무를 하였으며, 특히 E과 피해자는, E이 카카오톡이나 문자 등으로 피해자에게 물건을 알려주면 피해자가 물건을 확인하는 작업을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피해자, G, H은, 피고인의 집이나 보령 현장 등에 있다가 물건을 분석하라는 연락을 받으면 물건을 조사하고 촬영하는 일을 하였다고 진술하였고, E도 직원들이 피고인 집 근처에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고 진술하였다. 피해자, E, O는, 피고인이 강남 P저축은행으로부터 돈을 얼마든지 가져올 수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였다고 진술하였다. 피해자, E, G, H의 위 각 진술은 피해자가 위 회사에서 일하게 된 경위, 피해자가 수행한 업무 내용, 업무 지시를 받은 경위, 피고인이 투자를 받아올 수 있다고 말한 내용 등 진술의 주요 부분뿐만 아니라 세부적인 내용까지도 대체로 일치하고, 제3자인 O의 진술도 이에 부합한다. 그렇다면 피해자 등의 진술은 믿을 만하고, 이들이 피고인과 적대적인 관계에 있다고 하여 그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것은 아니다.
F은 피해자가 위 회사의 직원이 아니라 피고인에게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그에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받는 것으로 알았다는 취지의 확인서를 제출하였다. 또한 F은 원심 법정에서, 피해자가 처음에 위 회사에 어떤 물건을 가지고 와 투자를 해달라고 했던 것으로 알고 있고, 2019년경에 위 회사에서 월급을 받고 일하는 사람은 3 ~ 4명뿐이었으며 나머지는 투자를 받아보려고 위 회사를 찾아왔다가 그 후 위 회사에 머무르면서 투자 대상이 되는 물건을 소개하여 주는 일을 하였다고 진술하기는 하였다.
한편, F은 피해자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진술하였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와 E은 처음에는 피고인으로부터 인센티브를 받기로 하고 일을 시작하였으나, 이후에는 근로계약서를 쓰고 직원으로 일하게 되었다고 진술하였다. F의 앞선 진술만으로 피고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는 피해자, E의 일관되고 일치하는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기 어렵다. 또한, F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F은 2019년경 투자를 받으러 위 회사에 일정 기간 머물렀음에도 위 회사에서 어떠한 직위 도 가지고 있지 않은 반면, 피해자는 위 회사에서 부사장 또는 사외이사로 불렸다는 것인바, 피해자는 F과 달리 위 회사에서 일정한 직위를 가지고 근무하였다고 볼 수 있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서산출장소는 피해자의 진정 사건에서, 피해자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으나, 피해자는 위 진정 사건 및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자신의 업무는 정해진 출퇴근시간 없이 투자 물건이 들어오면 촬영 등 조사를 하는 것이라고 진술한 점,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연봉 및 월급이 기재된 위 근로계약서가 작성된 점 등을 종합하면, 피해자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위 진정 사건에서의 판단은 이 사건 공소사실 범행이 인정되는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E은, 피해자를 포함한 다른 직원들은 근로계약서 작성 당시 사내 기밀 등에 관하여 기밀유지를 하지 않을 경우 위약벌의 책임을 진다는 취지로 근로해지계약서를 작성하였다고 진술하였다. 피해자가 작성한 사직희망서는 [피해자는 2019. 9. 29.부로 퇴사 후 3년이 되는 시점까지 위 회사에 업무상 피해를 끼치거나 사내외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에 대한 비밀유지를 서약하였는데 위 사항을 위약하여 '금일부로' 퇴사하겠다]라는 취지의 내용이다. 피고인이 2019. 9. 29. 퇴사하였다는 것인지, 위 사직희망서를 작성하면서 퇴사한다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위 서류의 마지막 란인'퇴사 희망일'은 그 날짜가 기재되어 있지 않다. 반면 G과 H은 대전지방고용노동청서 산출장소 진술 당시 2020. 4 29. 퇴사하였다고 진술하였는데, 그들이 2020. 3. 28. 작성하여 피고인에게 제출한 사직서는 '일신상의 사유'로 사직한다는 것이고, 그 작성일이 기재되어 있다. 그렇다면,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제출한 사직희망서는 E의 진술과 같이 서약의 취지로 미리 작성한 것이지, 피해자가 2019. 8. 29. 실제로 사직하였다는 근거로 보기 어렵다.
결론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존재하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