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공소기각 판결을 하였는데, 이 부분에 대하여 피고인 및 검사가 모두 항소하지 않았으므로, 원심판결 중 위 공소기각 부분은 분리·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모두 개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는 일관되게 피고인으로부터 국책 사업인 마스크 등 사업에 관한 설명을 듣고 1억 원을 차용해주게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점, 피고인은 E 전 충남도지사와 이름이 비슷할 뿐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C' 장례식장과 관련하여 28억 상당 지분을 정산받을 것이 있다는 주장도 전혀 사실무근인 점, T 등에게 현금으로 6천만 원을 투자한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위 금원은 피해 금원의 일부에 불과하며 그 마저도 피고인이 위 T에게 언제, 얼마를 투자하였는지 확인할 자료가 없는 점, 피고인이 피해 금원을 일부 또는 전부 변제하였더라도 본 건 사기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편취의 고의가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20. 7. 말경 천안시 동남구 B에 있는 C 장례식장에서 피해자 D에게 "나는 전 충남도지사인 E와 친척이고 워싱턴에서 의뢰한 마스크 국책 사업에 투자하기로 하였으니 1억 원을 빌려 달라. C 장례식장으로부터 지분에 상응한 약 28억 원 상당을 받기로 하였으니 2021. 12. 초경 원금을 돌려주고 월 400만 원의 수익금도 주겠다."라고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전 충남도지사와 일면식이 없고 마스크 사업은 실체가 없었으며 C 장례식장으로부터 받을 지분이나 지분에 상응한 금원이 없었고 피해자에게 약속한 원금이나 수익금을 줄 재산이나 수입도 없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거짓말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피고인의 아내 F 명의의 G 은행 계좌로 2020. 8. 4.경 5,000만 원, 2020. 8. 5.경 1,000만 원, 2020. 8. 7.경 4,000만 원 합계 1억 원을 이체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았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D은 피고인에게 1억 원을 빌려주면서 월 이자 400만 원, 변제기 2020.12. 4.로 정하여 대여하였다고 진술하였고, 이에 피고인도 그와 같은 취지로 차용증을 작성해준 점, ② 피고인의 계좌내역에 의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차용 이후부터 2023. 3. 31.경까지 합계 196,610,000원을 D의 계좌로 입금하여 그 원리금을 지속적으로 변제하였고, 이자제한법에서 정한 이율을 고려하면 이 사건 차용금 대부분이 변제된 것 으로 보이는 점, ③ D은 이 법정에서 피고인과 별도의 금전 거래가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그와 같은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없고 그 액수 등을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차용금이 상당 부분 변제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나아가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나 증인 H의 일부 증언에 의하면, 피고인이 실제로 마스크 사업을 진행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⑤ 피고인과 D 사이의 거래 관계나 그 약정내용, 이후 변제내역과 진행 경과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과 D 사이의 민사상 채무불이행 등의 책임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피고인에게 처음부터 이 사건 차용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등을 근거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차용금의 편취에 의한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차용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피고인이 차용 당시에는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면 그 이후에 경제 사정의 변화로 차용금을 변제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단순한 민사상의 채무불이행에 불과할 뿐 형사상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없고(대법원 1997. 4.11. 선고 97도249 판결 참조), 한편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아니하는 한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피해자와의 관계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1998. 1. 20. 선고 97도2630 판결 참조).
형사 항소심은 속심이면서도 사후심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점과 아울러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 등에 비추어 볼 때에, 제1심이 증거조사 절차를 거친 후에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증명이 부족하다고 보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경우에, 항소심의 심리 결과 일부 반대되는 사실에 관한 개연성 또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하더라도 제1심이 일으킨 합리적인 의심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을 정도에까지 이르지 아니한다면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다는 제1심의 판단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단정하여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도861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 더하여,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금원을 차용할 당시 피해자에게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거나 편취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원심판결에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검사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금원을 차용할 당시 금융기관으로부터 별도의 대출을 받고 있었던 사실은 확인되지 아니하고, 신용점수도 비교적 양호하였던 것으로 보인다(2023고단2468 사건, 증거순번 10번 제76쪽). 달리 그 무렵 피고인에게 변제 의사나 자력이 없었다고 단정할 만한 자료도 부족하다.
피고인은 이 사건 차용금의 용도와 관련하여, 마스크 사업 투자 명목이 아닌 개개인적인 용도로 차용한 것이라는 취지로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D이 수사기관에서 제출한 녹취록(위 증거기록 증거순번 7번)에 의하면, 피고인과 D이 이 사건 차용 이후 마스크 사업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눈 사실은 있는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이 사건 차용증에 별다른 기재가 없고 차용 당시의 구체적 경위를 확인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도 없는 이상,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마스크 사업 투자금 명목으로 D으로부터 금원을 차용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설령 피고인이 마스크 사업 투자금 명목으로 금원을 차용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원심 증인 H은 자신이 추진하던 마스크 사업의 내용, 피고인에게 투자를 제안하게 된 경위, 마스크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이유, 관련 회사들 사이의 관계 등에 대하여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진술하기 어려울 정도로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주장하는 마스크 사업이 실체가 없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피고인은 D으로부터 금원을 차용한 이후부터 2023. 3. 31.경까지 차용금을 상회하는 금원을 D의 계좌로 송금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D은 피고인으로부터 송금받은 금원 중 8,200만 원은 피고인이 지인으로부터 빌린 돈의 원금 및 이자를 입금받은 것이고, 3,100만 원은 인테리어 비용, 집기 비용 등 동업 경비 명목으로 받은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검사가 당심에서 추가로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D이 피고인으로부터 송금받은 금원 중 일부가 다른 명목의 금원인 사실이나 그 구체적인 금액이 얼마인지가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결론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길연(재판장) 김용찬 권경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