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 공동피고인 B은 원심에서 벌금 8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이에 대하여 위 공동피고인은 항소하지 않고 검사가 항소하였으나, 위 공동피고인이 항소심 계속 중인 2025.4. 10. 사망함에 따라 이 법원이 2025. 4. 15. 위 공동피고인에 대하여 공소기각결정을 하였고, 그 결정이 고지 · 확정되었다. 따라서 원심 공동피고인 B에 대한 공소는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원심의 형[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죄, 불실기재공전자기록등행사죄, 주민등록법위반죄에 대하여 징역 2개월, 도로교통법위반(음주측정거부)죄, 도로교통법위반(무면허운전)죄, 근로기준법위반죄에 대하여 징역 1년 6개월 및 벌금 200만 원]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원심 무죄 부분에 대하여)
공소사실 중 사기미수,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은 2019. 12. 초순경 피해자 W 명의의 2019. 6. 17.자 건축공사 도급계약서(이하 '이 사건 도급계약서'라 한다)를 위조하고,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 피해자 W을 상대로 2019.12. 12. 근저당권설정등기 말소등기절차이행의 소를 제기하거나, 2020. 12. 8. 공사대금청구의 소를 제기하고 피해자 W의 채권에 대한 가압류신청을 하면서 위조한 위 건축공사 도급계약서를 각 소장 또는 신청서에 첨부하여 제출함으로써 행사하였으며, 위와 같이 위조된 계약서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법원을 기망하여 재산상 이익을 얻으려 하였으나 패소하여 미수에 그쳤다. 그럼에도 피해자 W 명의의 건축공사 도급계약서를 위조한 사실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과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공소사실 중 사기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이 피해자 AH에게 충남 청양군 AI, AJ및 그 지상 건물(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을 임대하면서 이 사건 부동산에 설정된 2순위 근저당권과 3순위 근저당권을 말소해 주고, 만약 위 각 근저당권을 2019.6. 11.까지 말소하지 못하면 다른 부동산에 관하여 피해자 앞으로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기로 하였다. 그런데 피고인은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2, 3순위 근저당권을 말소하지 못하였고, 대신 피해자에게 담보로 제공한 충남 청양군 AP 건물(이하 'AP 건물'이라 한다)에도 AM조합의 선순위 근저당권설정등기와 임차인의 선순위 주택임차권등기가 마쳐져 있어서 피해자에게 이전해 줄 근저당권이 사실은 3순위였으나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AP 건물에 관하여 피해자가 적어도 2순위로서의 보장을 받을 수 있게 해 주겠다며 담보가치에 관하여 거짓말하였다. 피해자가 피고인의 위 기망에 속아 이 사건 부동산을 임차하고 피고인에게 임대차보증금 중 1억 5,000만 원을 지급하였으므로, 피고인에게는 사기죄가 성립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에게 사기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과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공소사실 중 사기미수,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의 점에 관한 판단
형사소송법상 항소심은 속심을 기반으로 하되 사후심적 요소도 상당 부분 들어있는 이른바 사후심적 속심의 성격을 가지므로 항소심에서 제1심판결의 당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러한 심급구조의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항소심이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형사사건의 실체에 관한 유죄·무죄의 심증은 법정 심리에 의하여 형성하여야 한다는 공판중심주의, 그리고 법관의 면전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만을 재판의 기초로 삼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부합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을 고려할 때, 피고인이 피해자 W 명의의 이 사건 도급계약서를 위조한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일관되게 이 사건 도급계약서를 AD를 통해 작성하였다고 주장하였다. 피고인과 AD는 충남 청양군 X, Y, Z 토지(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 개발사업을 동업하던 관계였고, 2018. 11. 7. 피고인이 피해자 W으로부터 이 사건 토지와 그 개발사업에 관한 권리를 인수하기로 하였으나 일부 토지가 여전히 AD, 피해자 W 앞으로 등기되어 있어서 건축공사 과정에서 AD와 피해자 W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피고인은 이 사건 토지 위에 건물을 신축하면서 AD와 피해자 W의 동의를 받아 그들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거나 그들로부터 토지사용승낙서를 작성받은 바 있고, 건축신고서에도 AD와 피해자 W이 공동건축주로 포함되었다.
이 사건 도급계약서와 유사한 문서로 AD가 도급인인 2019. 6. 17.자 건축공사 도급계약서가 존재한다. 그런데 AD는 수사기관과 관련 사건의 재판 등에서 일관되게 자기 명의의 건축공사 도급계약서를 작성한 적이 없다고 주장해 오다가, 원심 법정에서 이를 번복하여 피고인의 부탁으로 자신 명의의 건축공사 도급계약서에 날인해 준 사실이 있다고 증언하였다. 그렇다면 정황상 AD가 피해자 W의 위임을 받아 이 사건 도급계약서에도 피해자 W의 인감도장을 날인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사건 도급계약서에 날인된 피해자 W의 인영이 피해자 W의 인감과 동일한 인영으로 볼 수 없다는 감정서가 있기는 하지만, 그 감정 의견은 컴퓨터 기기 등에 저장된 이 사건 도급계약서를 출력한 사본에 있는 인영으로 감정한 것이어서 저장, 출력과정에서 왜곡이 수반되므로 원본으로 한 감정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진다. 한편 이 사건 도급계약서 원본에 대한 경찰청 감정관의 인영감정 결과는 인영의 동일성 판단이불능이라는 의견이었다.
원심의 위와 같은 증거가치 판단과 사실인정은 항소심에서 보아도 정당하다고 판단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공소사실 중 사기의 점에 관한 판단
사기죄의 요건인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소극적 행위를 말한다.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 관한 허위표시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나, 상대방을 착오에 빠뜨려 행위자가 희망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2020. 9. 24. 선고 2016도14852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을 고려할 때, 피고인이 피해자 AH를 기망하여 임대차보증금 중 1억 5,000만 원의 재산상 이익 또는 재물을 취득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피해자 AH는 임대차목적물인 이 사건 부동산의 등기부에 3건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것을 알았고, 이에 2019. 5. 7. 이 사건 부동산을 임차하면서 잔금일까지 피고인이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2, 3순위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말소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피해자 AH에게 다른 부동산에 관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 주기로 특약하였다.
피고인은 임대차계약 체결 전 피해자 AH에게 이 사건 부동산 및 AP 건물 모두 선순위 담보권 설정이 많아 담보가치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또 피고인은 임대차보증금 잔금지급일까지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2, 3순위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말소하지 못했으나, AP 건물에 관한 2순위 근저당권설정등기의 채권자 명의를 피해자 AH에게 이전함으로써 특약을 이행하였다.
피해자 AH는 AP 건물의 담보가치도 충분하지 않았고, 피해자 AH가 이전받은 2순위 근저당권보다 선순위인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이 있음을 피고인이 알리지 않았으므로 피고인으로부터 기망당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에 관한 주택임차권등기가 피해자의 임대차계약이 체결되기 전인 2018. 3. 13.부터 마쳐져있었고, 임차보증금, 확정일자가 위 등기로 공시되고 있었다.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때 임대차목적물에 관하여 선순위 담보권이 존재하는 경우그로 인하여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환수하지 못할 위험성에 대한 판단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할지 여부는, 임대인이 담보가치에 관하여 적극적으로 허위 사실을 고지하거나 신의칙상 당연히 고지해야 할 주요 사항을 고지하지 않은 사정이 없는 이상, 임차인의 책임 영역에 속한다.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은 법정담보물권으로 보호되므로 임대인인 피고인이 자신의 자력 상태를 구체적으로 고지해야 할 신의칙상 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심에서 든 위 사정들과 아울러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면, 임대차계약에서 임차인이 그 사정을 고지받았더라면 이 사건 부동산을 임차하지 않았을 것이라 평가될 정도로 신의칙상 거래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정을 피고인이 적극적으로 속이거나 묵비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근저당권 2건을 말소하거나 그 대신 담보가치가 있는 다른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해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고, 피해자 AH로 하여금 이 사건 부동산을 계약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사용수익하게 해 줄 능력도 없었으며, 피고인의 재정 상태로 인하여 피해자 AH에게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위 피해자로부터 임대차보증금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임대차계약은 부동산의 사용수익과 그에 따른 임대차보증금 및 차임 지급을 주된 목적으로 하고, 주택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은 주택의 인도, 주민등록 전입신고, 확정일자를 통하여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우선변제권 등 법정담보물권의 효력을 부여하는 별도의 제도가 존재한다. 따라서 임차인이 그 사정을 알았다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정도의 사항에 관하여 신의칙에 위반하여 거짓말하거나 묵비한 경우가 아니라면,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자신의 일반적 재산상태나 변제자력을 고지하지 않았다고 해서 임차인을 기망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임대차계약 체결 여부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항에 관하여 거짓말하거나 묵비하였다고 평가될 수 있는지 살핀다. 피해자 AH는 AP 건물에 관하여 AM조합의 1순위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사실을 임대차계약 체결 전부터 알고 있었다. 또 AP 건물에 관한 등기부 을구에 2018. 3. 13. 순위번호 3번으로 마쳐진 주택임차권도 임차보증금 120,000,000원, 임대차계약일자 2016. 1. 29., 주민등록일자 2016.1. 29., 점유개시일자 2016. 1. 29., 확정일자 2016. 1. 29. 등 해당 임차권의 순위를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모두 등기되어 있었고, 피고인이 그 등기사항이나 등기의 효력에 관하여 피해자 AH에게 거짓말하였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다. 이처럼 등기부에 공시된 주택임차권의 경우, 일반인에게도 주택임대차 보호제도가 비교적 널리 알려져 있는 점을 고려할 때, 피고인이 그 임차권이 등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효력이 없다거나 등기된 사항이 실제와 다르다는 등으로 피해자 AH를 적극적으로 속인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면, 피고인이 피해자 AH에게 이전해 주려는 2순위 근저당권보다 임차권등기의 배당순위가 우선한다는 사실을 먼저 나서서 고지하지 않았다고 해서 곧바로 기망에 이를 정도의 고지의무 위반을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검사가 항소이유로 드는 녹취록(피고인이 제출한 증 제4호)에서 피고인이 피해자 AH에게 '그러니까 은행 다음 순위로 지금 이제 설정이 돼 있거든요. 그러니까 그거를 (중략) 순위가 지웠다 다시 하게 되면 순위가 바뀌니까, 그 채권자 명의만 이제 그걸로 양도를 해 주는 거예요. 그러면 은행 다음으로 2순위이기 때문에, 2순위로서의 그 보장은 받아요.'라고 말한 것(공판기록 273, 274쪽)은 '2순위 근저당권자 지위를 취득하게 해 주겠다'는 정도의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대화의 앞뒤 맥락에 비추어 자연스럽다. 그러나 피고인의 위 말이 '실제로 AP 건물에 관하여 경매가 실행될 때 모든 채권자 중 2순위로 배당받도록 보장해 주겠다'는 뜻이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실제로 경매에서 배당순위는 각종 법리나 법령에 따른 선순위 채권자 발생 여부에 따라 등기부 기재와 달라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또한 위 대화에 이어서 피해자 AH는 '그러면 그거를 다 보장을못 받을 수도 있다는 말씀이네요'라고 말하고, 피고인이 '못 받게 되면 그걸 이제 어떻게 해야 되느냐, 그거를 뭐 지금 파는 매매가격으로 2억 7,000이든 2억 8,000이든 했을 때 보장을 받겠죠. 근데 그 이하로 될 때는 얼마에 그게 낙찰이 된다든가 그럴지 모르니까. 그게 문제가 만약에 됐을 경우에, 경매가 진행됐을 경우에를 말씀드리는 거예요. 이게 쉬운 게 아니에요, 사모님. 그 판단을 잘 하셔야 되고'라고 말하기도 하였으며, 피해자 AH도 '지금 아무리 말씀을 들어도, 그 집이 아무리 좋아도, 사장님 말씀대로 아닌 것 같아요. 거기는 제가 접어야 될 것 같고' 등의 대화를 피고인과 주고받으며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의 환수 가능성이나 위험성에 대하여 신중하게 고려하여 임대차목적물을 선택한 정황을 볼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에 대하여 사기죄에서의 기망행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므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항소심에서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 및 행사죄, 주민등록법위반죄의 경우 판결이 확정된 조세범처벌법위반죄, 사기죄와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야 하는 점 등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사유로 참작하는 한편, 피고인이 동종 범죄를 포함하여 여러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매우 많고, 실형 전과도 많은 점, 그럼에도 경제적 이익을 위하여 다양한 범죄를 저지른 점, 무면허운전, 음주측정거부 범행은 재판 중이거나 집행유예 기간 중에 저질렀고 공무수행에 지장을 초래한 정도가 큰 점 등을 피고인에게 불리한 양형사유로 참작하여 형을 정하였다.
항소심에서 원심의 형을 변경할 만한 새로운 사정을 찾을 수 없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여러 양형조건을 살펴보아도 원심의 형이 합리적 재량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과 검사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러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박은진(재판장) 홍은아 이현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