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6. 5. 28. 선고 2025구합200611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2011. 3. 10. 설립되어 상시근로자 28명을 사용하여 철근콘크리트 공사업을 경영하는 법인이다.

나.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24. 5. 24. 원고가 시공하는 '부산 E 공동 주택' 현장(이하 '이 사건 현장'이라 한다)에서 철근 반장으로 근무하던 중 2024. 6. 21. 원고로부터 부당하게 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다.

다.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2024. 9. 19. 부산지방노동위원회(이하 '초심지노위'라 한다)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초심지노위는 2024. 11. 18. 원고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해 이 사건 근로관계가 종료되었고, 원고가 해고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보하지 않았다고 보아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F).

라.

원고는 초심지노위 판정에 불복하여 2024. 12. 18.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5. 3. 31. 초심 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 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C).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이 사건 현장의 철근콘크리트공사 중 철근가공조립공사는 시공참여자 G, H 등 7명에게 재하도급 되었고, 참가인은 그 중 시공참여자 G에 의하여 채용되어 근로를 제공하였을 뿐,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실질적인 근로계약 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참가인의 사용자가 원고임을 전제로 원고가 정당한 사유 없이 참가인을 해고하였다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3.

관련 법규

별지 기재와 같다.

4.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여부

가.

관련 법리

1)

사용자라 함은 근로자와의 사이에 사용종속관계가 있는 자, 즉 근로자와의 사이에 그를 지휘 · 감독하면서 그로부터 근로를 제공받고 그 대가로서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자를 말한다(대법원 1997. 9. 5. 선고 97누3644 판결 등 참조).

2)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수 있고, 그 중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 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 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2011. 3.24. 선고 2010다92148 판결).

3)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참조).

나.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과 을가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원고는 2024. 5. 24. 참가인과 근로계약서(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는데,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사용자가 원고로 기재되어 있고, 근무장소는 이 사건 현장, 담당업무는 철근반장, 근무기간은 2024. 5. 24.부터 10개월로 각 기재되어 있다.

2)

참가인에 대한 임금은 원고 명의로 지급되었고, 참가인에 관한 고용보험 등 보험신고도 원고 명의로 이루어졌다. 원고는 참가인이 이 사건 현장에서 근무한 기간에 관하여 고용보험 일용근로내역을 신고하였다.

3)

이 사건 현장의 작업은 원고의 현장소장 또는 현장관리자가 전체 공정과 작업범위를 정하여 시공참여자 측에 지시하고, 시공참여자 또는 그 현장관리자가 이를 현장근로자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4)

참가인은 2024. 6. 21.경 철근부장 I로부터 '공무부장 J이 본사의 방침으로 퇴사하라고 전해 달라고 하였다.'라는 이 사건 해고 통보를 듣고 2024. 6. 22.부터 출근하지 아니하였다.

다.

구체적 판단

1)

원고의 사용자 지위 인정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들과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의 사용자는 원고라고 봄이 타당하다.

가)

처분문서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처분문서의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그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는바(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2다23482 판결, 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4다6006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작성된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사용자가 원고로 명시되어있고, 근무장소, 담당업무 및 근무기간도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를 참가인의 사용자로 인정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원고는 참가인에게임금을 직접 지급하였고,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 신고도 원고 명의로 하였다.

나)

이에 대하여 원고는 위 근로계약서 작성 및 보험 신고 등은 시공참여자 명의로 신고할 수 없는 재하도급 구조 때문에 형식적으로 이루어진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1)

살피건대, 원고가 이 사건 현장의 철근콘크리트공사 중 철근가공조립공사를 시공참여자 G 등에게 재하도급한 사실과 G이 원고와 사이에 철근가공조립공사에 관하여 톤당 단가를 정한 시공참여계약을 체결한 사실, G이 이 사건 현장에서 I를 철근부장 또는 현장관리자로 두었고, 참가인이 I를 통하여 이 사건 현장에 투입된 사실 등은 인정된다.

(2)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근로계약서 작성뿐 아니라 임금 지급 및 고용 보험 신고가 모두 원고 명의로 이루어진 이상, 이를 단순한 형식에 불과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아가 이 사건 현장의 작업지시 구조를 보면, 원고의 현장소장이 전체 공정과 작업범위를 정하여 시공참여자 측에 지시하고, 시공참여자 또는 그 현장관리자가 이를 현장 근로자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작업이 이루어졌다. 증인 G도 이 법정에서, '원고의 현장소장이 일주일 또는 한 달 단위의 작업지시를 하였고, G 측은 그 지시에 맞추어 작업을 수행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는 시공참여자 측이 참가인 등 현장근로자에게 일정한 작업 내용을 전달하였더라도, 그 전제가 되는 공정 배정과 작업범위의 설정은 원고의 현장관리 체계 안에서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I나 G이 참가인에게 구체적인 작업 내용을 전달한 것은 원고가 정한 공정과 작업범위를 현장 단계에서 실행·전달한 것에 불과하고, 이를 두고 G이 원고로부터 독립하여 참가인의 노무 제공을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하였다거나, 참가인이 원고가 아닌 G에게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2)

이 사건 해고의 존부 및 정당성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을나 제2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과 원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참가인의 의사에 반하여 원고 측의 일방적 의사에 따라 종료된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참가인에게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아니한 이상,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 위반되므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가)

참가인은 2024. 6. 21.경 I로부터 더 이상 출근하지 말라는 취지의 통보를 받은 후 실제로 이 사건 현장에 출근하지 못하였다. 참가인이 자발적으로 퇴직 의사를 표시하였다거나 원고 또는 시공참여자 측과 합의하여 근로관계를 종료하였다고 볼 만 한 자료는 없다.

나)

오히려 참가인은 2024. 6. 27. 원고의 J 공무부장에게 전화하여 해고 사유를 문의하였는데, J 공무부장은 '참가인의 다른 지역 현장의 근무기간과 이 사건 현장의 근무기간을 합산하면 1년이 도과하여 퇴직금이 발생하기 때문이다'라는 취지로 답변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위 통화 내용이 J이 사실관계를 정확히 알지 못한 상태에서 한 오해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참가인은 근로계약서상 예정된 근무기간이 남아 있었음에도 더 이상 이 사건 현장에 출근하지 못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참가인의 귀책사유나 자발적 퇴직 의사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다음과 같이 주장하나,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1)

원고는 참가인의 근로관계 종료가 시공참여자 G 측의 독자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은 원고 명의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원고로부터 임금을 지급받았으며, 원고 명의로 고용보험 신고가 이루어졌다. 또한 참가인은 원고의 현장관리 체계 안에서 이 사건 현장에 투입되어 철근반장 업무를 수행하였다. 이러한 근로관계의 형성 및 수행 경위에 비추어 보면, I 또는 G이 참가인에게 근로관계 종료 의사를 전달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원고의 현장관리 체계와 무관하게 시공참여자 측이 독자적으로 한 조치라고 보기 어렵다.

(2)

또 원고는 참가인이 일용직 근로자이므로 해고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그러나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근무기간이 10개월로 기재되어 있고, 참가인의 담당업무도 단순하고 일시적인 노무 제공 업무가 아니라 이 사건 현장의 철근반장 업무였다. 따라서 참가인이 일당을 기준으로 임금을 지급받았거나 원고가 고용보험 일용근로내역을 신고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참가인과 원고 사이의 근로관계가 매일 단절되어 1일 단위로 성립·종료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근로계약서의 기재와 참가인의 담당업무, 이 사건 현장의 공사 진행 상황, 참가인이 실제로 이 사건 현장에 계속 근무할 것을 전제로 투입된 경위 등을 종합하면, 참가인에게는 적어도 이 사건 현장에서 일정기간 계속 근로할 것을 예정한 근로관계가 형성되어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라)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는데, 원고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해고 사유 등의 서면통지 의무도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그 사유의 정당성 여부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절차상 위법하여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3)

소결

결국 참가인은 원고의 근로자이고 이 사건 해고는 원고에 의한 부당해고이다. 따라서 같은 취지에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인 초심지노위의 판정이 정당하다고 보아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정당하다.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5.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고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선오(재판장) 나광윤 김하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