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6. 2. 5. 선고 2025노3888 판결

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피해자 G에 대한 각 사기죄에 관하여)

피고인이 H매장(이하 '이 사건 유흥주점'이라 한다)에 방문하여 주류 등을 제공받기 전 이 사건 유흥주점의 사장이라고 칭하던 K에게 미리 전화하여 외상거래 승낙을 받았으므로, 공소사실과 같은 기망행위를 하였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년 2개월)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사기죄의 요건인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관한 것이어야 할 필요가 없으며,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하여 행위자가 희망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09. 10. 15. 선고 2009도7459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실 및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유흥주점에서 서비스와 주류, 음식 등을 제공받더라도그 대금을 지불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종업원 L에게 마치 이를 지불할 것처럼 행세하면서 기망하여 2025. 5. 7.경 시가 690,000원 상당의 주류를, 2025. 5. 10.경 시가 1,480,000원 상당의 주류를 각 제공받아 편취한 점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1)

피해자 G는 수사기관에서 "L 실장에게 듣기로, 피고인이 2025. 5. 7.경 이 사건 유흥주점에 방문하여 무제한 5개, 주대 1개<1>를 주문하고 술을 마신 뒤, 나갈 때가 되자 본인이 D호텔을 운영하고 있고, 지금 술에 취해서 돈을 지불할 수 없으니 다음날 지불하겠다고 이야기하며 계산을 하지 않고 나갔다고 하였다. 또 피고인이 2025. 5. 10.경 다시 방문하여 오늘 놀고 난 후 전에 계산하지 못한 대금까지 한 번에 결제할 테니 주문을 받아달라고 하며 무제한 12개, 담배 4개를 주문하였고, 이후 지금은 돈이 없으니 내일 계좌이체로 지불하겠다며 또 다시 계산하지 않고 그냥 돌아갔다고 하였다."고 진술하였다(2025고단621 사건의 증거기록 11쪽 이하 참조). 피고인도 위 각 날짜에 이 사건 유흥주점에 방문하여 주류를 제공받았으나, 당시 그 대금을 즉시 지불할 자금이 없었던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2)

피고인은 2025. 5. 7. 이 사건 유흥주점의 사장이라고 칭하는 K에게 연락하여 1,000,000원은 당일 결제하고 그 이상 나오는 금액은 외상으로 하여 다음 주 정도에 지불하겠다고 동의를 구한 후 이 사건 유흥주점에 방문하여 놀았고, 당시 1,690,000원이 나와 그 중 1,000,000원을 지불하였으며, 2025. 5. 10.에도 K에게 2025. 5. 7.자 대금을 포함하여 일주일 안에 1,000,000원, 또 일주일 후 1,000,000원을 지불할 테니 외상으로 주류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하였고, K이 동의해서 이 사건 유흥주점에 방문하여 놀았는데 그 후 여력이 없어 지급하지 못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피해자 G가 제출한 이 사건 유흥주점의 2025. 5. 7.자 영수증에는 '무제한 5개 650,000원, 주대 1개 40,000원, 공급대가총액 690,000원'으로 기재되어 있어(2025고단621 사건의 증거기록 19쪽) 피고인의 주장과 일치하지 않는다(위 영수증이 실제 주문내역과 다르게 작성될 별다른 이유가 없다).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유흥주점의 영수증에 기재된 공급자의 성명 및 계좌번호 예금주가 모두 피해자 G이고, 이 사건 유흥주점의 사업자등록명의도 위 피해자일 뿐 K이 이 사건 유흥주점의 사장이나 운영자라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다. 피고인이 외상 허락을 받았다는 K은 그 존재나 신원이 불분명하고, 이 사건 유흥주점과 어떠한 관련성이 있는지도 확인되지 않는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주장을 그대로 믿기 어렵고, 설령 피고인의 주장대로 K으로부터 외상을 허락받았다 하더라도 K에게 피해자 G 소유의 주류와 서비스를 제공할 권한이 있었다고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으며, 피고인이 그 외상 허락을 신뢰할 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3)

피고인이 2024. 4.경부터 D호텔을 운영하기는 하였으나, 당시 위 호텔은 기존 운영자인 M과 건물주 사이의 분쟁으로 인하여 정상적인 운영이 곤란한 상태였다.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하루 매출은 평균 약 100,000원에 불과하여 각종 공과금 등을 납부하고 나면 피고인이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실질적으로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피고인은 위 호텔 운영 외에는 달리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고, 개인적으로 보유한 재산도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아무런 자금이 없는 상태에서 자신이 주류 대금을 결제하겠다며 지인들과 함께 이 사건 유흥주점에 방문하여 주류를 제공받았고, 장래의 호텔 운영 수익으로 그 대금을 결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 하에 결제를 다음으로 미루었다. 따라서 피고인은 처음부터 주류 대금을 결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3.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하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는 한편, 피고인이 교제하던 연인을 상대로 변제자력 등을 거짓말하여 3년간 약 70,000,000원을 편취한데다, 사기 범행으로 기소된 뒤 무전취식 범행을 저지르고 퇴직금도 지급하지 않았으며, 편취한 돈을 유흥비나 생활비로 탕진하고 유흥주점에서 무전취식하는 범행을 반복하는 등 죄질이 나쁜 점, 피해자들의 용서를 받지 못한 점 등을 불리한 정상으로 고려하여 형을 정하였다.

항소심에서 원심의 형을 변경할 만한 특별한 양형조건의 변화가 없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조건을 살펴보더라도 원심의 형이 합리적 재량의 범위를 벗어나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과 검사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다만 원심판결문 제3쪽 제9, 18행의 각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부분은 '피해자의 종업원 L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L로부터'의 오기임이 증거에 의하여 명백히 인정되고, 이를 정정하더라도 공소사실의 동일성이나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실질적으로 해치지 않으므로,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의하여 직권으로 위와 같이 경정한다).

판사 박은진(재판장) 홍은아 이현정

각주1) 무제한은 여성 직원과 함께 1시간 동안 소주와 맥주를 무제한으로 마시는 것을 의미하고, 주대는 안주를 의미한다(2025고단621 사건의 증거기록 10쪽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