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5. 12. 9. 선고 2025노952 판결

주문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주식회사 C(이하 'C'라 한다)와 피고인 주식회사 D(이하 'D'라 한다) 사이의 도급계약서(이하 '이 사건 도급계약서'라 한다), 피해자 F과 피고인 C 사이의 근로계약서, 피고인 D 직원 J의 진술로 나타나는 피해자에 대한 업무지시 형태, 휴가사용승인 권한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C와 피고인 D 사이에 체결된 도급계약의 실질을 근로자파견계약이라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나.

피고인 A에 대한 원심의 형(벌금 30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검사의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항소심이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참조).

나.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즉 ① 피고인 D가 작업에 필요한 인력을 피고인 C에 요청하면 피고인 C가 근로자들을 모집한 다음 피고인 D의 현장에서 작업을 하도록 하는 형태로 이 사건 도급계약서상의 업무가 진행된 점, ② 피고인 D 현장에 투입될 직원들의 선발 과정에 피고인 D 소속 반장이 관여한 것으로 보이고, 그 반장이 현장에서 직접 업무교육이나 안전교육을 실시하며 구체적인 작업 내용 등의 지시를 내리고 감독을 한 점, ③ 피고인 C 소속이면서 피고인 D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피고인 D에서 제공하는 출퇴근 버스를 이용하고 그와 함께 제공된 장비 등을 사용하여 작업하였으며, 피고인 D 소속 직원이나 다른 협력사 직원들과 같은 공간에서 동일한 업무를 담당한 점, ④ 피고인 C는 피고인 D를 상대로 그 현장 근무 인원들의 근무시간만을 기준으로 일률적으로 도급비를 청구하였는데, 이러한 대가지급방법이나 실제 진행된 업무 등에 비추어 피고인 C 소속 근로자들의 담당 업무가 전문적인 기술이나 근로자의 숙련도 등이 필요한 업무였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 C가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근로자파견사업 허가를 받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도급계약서의 명칭이나 형식과 달리 피고인 C가 근로자를 피고인 D에 파견하여 피고인 D의 지휘 · 명령에 따라 피고인 D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C, D가 도급관계에 있음을 전제로 피고인 A이 사업주인 피고인 C의 대표로서 근로자의 추락위험방지의무가, 피고인 B이 도급인인 피고인 D의 대표로서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에 대한 산업재해 예방조치의무가 각각 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보아,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 중 업무상 과실치상 및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과 피고인 주식회사 C의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각 무죄를 선고하고, 피고인 B과 피고인 D에 대한 주위적 공소사실(피고인 D와 피고인 C 사이에 도급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전제로 한 피고인 B의 업무상 과실치상 및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 피고인 D의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이유 무죄로 판단하였다.

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대조하여 면밀하게 살펴보면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당심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도 없으며, 달리 원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이유에 더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보태어 보면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고,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1)

피고인 D 현장에 투입된 직원들은 여러 소속[피고인 D 소속(직영)이거나, 피해자 F처럼 피고인 C 소속이거나, 다른 협력사(주식회사 AM 등) 소속]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들이 구분되어 작업을 하지는 않았다.

2)

피고인 D 직원 J은 수사기관에서 '매일 아침 피고인 C 팀장에게 작업 내용을 전달하면, 그 팀장은 소속 근로자에게 작업 지시를 하였다'고 진술하였으나, 원심 법정에서 '작업 내용 등 업무지시는 (내가) 아침마다 직원들에게 직접하였다'고 진술을 번복하였다. 현장에 같이 투입된 다른 협력사(주식회사 AM) 직원 M의 진술, 피고인 C 직원 L의 진술은 위 J의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과 일치하고, 위 1)과 같은 실제 작업형태를 보태어 보면 구체적인 작업지시는 현장에 투입된 직원들의 소속과 상관없이 피고인 D에서 하였다고 보기 충분하다.

3)

휴가사용 승인 권한에 대하여, 검사는 위 J의 진술(이 부분 진술은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이 일치한다)을 근거로 위 권한이 피고인 C에게 있었다고 주장한다. 피고인 C 측에서 매일 아침 현장에 나와 소속 근로자의 근태관리를 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위 J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근로자들이 먼저 피고인 D 측에 휴가 사용 등을 알리고, 그 다음에 피고인 D 측 또는 근로자가 직접 다시 피고인 C 측에 알려 최종 승인을 받았다는 것인바, 작업 상황 등 실제 현장 사정을 파악하고 있는 것은 피고인 D 측이기 때문에, 작업과 관련된 실질적인 측면에서 피고인 D가 먼저 승인을 한 다음 피고인 C에서 절차적인 측면에서 승인을 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이러한 절차에 비추어 휴가사용 승인 권한이 전적으로 피고인 C에게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4)

이 사건 이후 폐업한 피고인 C를 대신한 주식회사 AN(피고인 C와 직원 등 인적 구성이 일부 동일하다)도 피고인 C와 마찬가지로 2021년경 피고인 D와 도급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위 주식회사 AN는 이후 고용노동부장관의 허가없이 근로자파견사업을 행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약식명령을 발령받았다.

5)

그 밖에 검사가 주장하는 이 사건 도급계약서, 피해자 F과 피고인 C 간의 근로계약서 등은 형식적인 요소일 뿐이다.

3.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하고, 항소심은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

피고인 A은 피해자 I, Q으로부터 국민연금 등 공제 명목의 금원을 보관하던 중 이를 임의로 횡령하였다. 이는 단순한 횡령을 넘어 사회보장제도의 신뢰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서 그 죄질이 나빠 엄벌하여야 함이 마땅하다. 다만, 피고인 A은 자신의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절차에 따라 국민연금 등 피해금액을 납부하고 있다. 피고인 A에게 동종전과나 벌금형을 초과하는 처벌전력은 없다.

다.

살피건대, 원심이 설시한 양형의 이유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검사가 항소이유로 주장하는 양형요소들은 이미 원심에서 충분히 고려된 것으로 보이며, 당심에 이르러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평가하여 반영해야 할 만한 새로운 양형조건은 찾아볼 수 없다. 위와 같은 사정 및 그 밖에 피고인 A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여러 양형조건을 다시 참작하여 보아도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검사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진웅(재판장) 박준범 강주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