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등법원판결

부산고등법원 2002. 11. 8. 선고 2001누3693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변론의 전취지에 의하여서도 명백히 다투지 않는 것으로 인정된다.

가.

원고는 부산 사하구 B 에 공장을 둔, 냉간압연강판 제품의 제조 및 판매, 금속가공기계 제조 및 판매업체로서, 1999. 9. 22. 부산광역시 사하구청장으로부터 연면적 598.40㎡의 공장증축허가를 받아 같은 해 11.경 그 증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시작하였다.

나.

망 C (이하 '망인'이라 한다)는 2000. 4. 13. 08:30경 이 사건 공사 현장의 7.5m 높이 철구조물 천정에서 크레인 주행 빔 설치를 위한 측량작업 중 추락사(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하였다.

다.

피고는 같은 해 6. 14. 이 사건 사고를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법'이라 한다)상의 업무상 재해로 보아 망인의 유족에게 유족보상일시금 74,127,300원을 지급한 후, 같은 해 7. 1.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가, 사업주인 원고가 법이 정한 산업재해보상보험(이하 '보험'이라 한다) 가입신고를 태만히 한 기간 중에 발생하였다는 사유로 별지 관계 법령 1. 항 기재의 법 제72조 제1항 제1호, 그 2.항 기재의 시행령 제78조 제1항에 따라 위 유족보상일시금의 50%에 해당하는 37,063,650원의 징수금을 부과(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하였다.

2.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아래 나.(1)항 판시의 이 사건 구조물 공사는 D 가 원고로부터 도급받아 시행하였고, 망인은 D 에게 고용되어 작업하였거나 위 공사 중 일정 부분을 하도급받아 시행한 것이다.

따라서, 망인은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고, 원고는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한 사업주가 아니다.

나.

사실관계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4, 5, 9호증, 갑10호증의 3, 4, 6 내지 11, 13 내지 17, 19, 20, 21, 24, 갑11호증의 2, 을3, 5, 6호증, 을4호증의 2, 4, 5, 6의 각 일부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1)

이 사건 공사는 기존 공장 건물 옆의 빈 공터에 약 8m의 높이로 H-빔 16개를 설치한 후 칼라시트를 외부마감재로 사용하여 새로운 공장 건물을 사실상 신축하는 것으로, 공장바닥을 콘크리트로 시공하고 공장 내부에 화장실과 정화조 탱크, 위생배관 등을 설치하는 공정(이하 '기초 공사'라 한다)과 설계도면에 따라 철구조물을 설치한 다음 칼라시트를 사용하여 지붕과 벽체의 외부마감을 하는 공정(이하 '구조물 공사'라 한다)으로 대별할 수 있다.

그런데, 원고측에서는 위 1.가.항 판시의 공장증축허가 신청 전 건축사 E 에게 설계도면작성을 의뢰하면서 시공방법 등에 대하여 문의한 결과 E 로부터 건축법의 개정으로 이 사건 공사는 그 규모상 관련 법령에 별다른 제한이 없고 건축주가 직접 인부들을 모아 시공하여도 문제가 없다고 하자, 공사비를 절감할 의도로 이 사건 공사를 위 판시의 기초 공사와 구조물 공사의 두 부문으로 나누어, 아래 (2), (3)항 판시와 같이 D 등과 별도로 계약을 체결한 후, 1999. 11. 25. 착공예정일을 '같은달 26.', 설계 및 공사감리자를 '건축사 E', 공사시공자를 '건축주 직영'으로 하여 착공 신고하였다.

(2)

원고 회사는 같은 해 10. 중순경 그 대표이사 F 의 매제인 G 에게 이 사건 구조물 공사에 대한 견적을 받아줄 것을 의뢰하였고, 그후 G 을 통하여 가장 낮은 견적비용을 제출한 D 와 접촉하여 이 사건 구조물 공사를 의뢰하였는데,

D 는 그 무렵 원고 회사에 노임과 보험료, 중기사용료 등을 포함한 2,660만원의 1차 견적과 노임과 보험료를 포함한 1,697만원의 2차 견적(철골작업비 1,000만원 + 지붕체 벽체 판넬작업비 497만원 + 보험료 200만원)을 제출하였다가 최종적으로 같은 해 11. 18. 그 무렵부터 사용하기 시작한 H 이라는 상호를 이용하여 원고와의 사이에 H 대표 D 외 5명'의 명의로 공사기간을 시공 후 30일, 총공사대금을 1,250만원으로 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였다.

(가)

공사범위는 신축 공장의 철구조물 축조, 크레인 주행 빔(Beam)과 거더(Girder) 설치, 지붕 잇기 및 벽체 부분 칼라시트 설치로 한다.

(나)

원자재와 부자재는 원고가 제공하고, 구조물 설치에 필요한 중기 사용은 다른 데 도급한다.

(다)

H 대표 D 외 5명'은 작업 수행 중에 발생되는 어떠한 재해 및 안전사고(현장설치 및 시운전 포함)에 대하여 민·형사상의 책임을 진다.

(3)

원고 회사는 같은 해 12. 13. 기초 공사와 관련하여 I와의 사이에 그 계약 상대방의 명의를 I 외 17명', 공사기간을 2000. 1. 30., 공사대금을 1,400만원으로 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의 계약(품내기 약정)을 체결하였다.

(가)

공사내용은 기초 공사, 중이층 스라브 및 화장실 내부 천정공사, 정화조 탱크 설치공사 및 위생배관공사로 한다.

(나)

장비와 소모자재는 원고가 부담하고, 기타 거푸집은 공사자가 부담하며, 공사자는 바닥정리 마감까지 한다.

(다)

I 외 17명'은 작업 수행 중에 발생되는 어떠한 재해 및 안전사고(현장설치 및 시운전 포함)에 대하여 민· 형사상의 책임을 지고, 각 그 주민등록등본을 원고 회사에 제출한다.

(4)

D 는 이 사건 사고 약 10년 전부터 양산, 부산 등지에서 철구조물 제작 ·설치와 관련한 일일노동을 하여 왔는데, 위 (2)항 판시의 계약 무렵인 1999. 11.경부터는 위와 같은 철구조물 관련작업을 수주하고 인부들을 모집하기 위해 자신의 집 전화번호를 연락처로 삼아 H 이라는 명함을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하였으나, 사업자등록을 하거나 별도의 사무실을 갖춘 바는 없었다.

(5)

이 사건 구조물 공사의 착공 후 원고 회사는 가지고 있던 기존 재고 자재를 활용하도록 한 이외에 그 밖의 소요 자재인 철근, 신나 등을 각 거래처로부터 구입하여 D 측에 공급하였고, D 는 원고가 제공한 설계도면에 맞추어 그가 데려 온 인부들과 함께 절단, 용접 등 직접 작업을 하고 중장비를 임차(다만 그 영수증은 원고 명의로 교부받거나 세금계산서의 공급받는 자를 원고 명의로 한 것으로 보인다, 을6호증 참조)하여 작업하였다.

이러한 시공과정에서 감리자인 J 설계사무소측에서 몇 차례 현장을 다녀가기는 하였으나, 공정에 대하여 별다른 지시나 감독을 한 바는 없었던 반면, G 은 이따금 공사현장에 들러 공사진행상황을 둘러보고 공사진척 정도를 원고측에 알리거나 원고측의 요청에 따라 필요한 중기 임차나 자재(장갑 등 소모자재까지를 포함하여) 구입을 하고[그 결과 을6호증(영수증)상의 원고 회사 결재란에는 G 의 서명이 자주 보이며, 그의 서명이 결재자 중 가장 먼저 등장한다] 구조물 공사와 관련하여 페인트도색작업이나 녹제거 작업의 미비사항에 대하여 D 등에게 보완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6)

한편 원고 회사는 그 건축공사 자재 사급내역(을3호증)에 구조물 공사와 관련하여 위와 같이 추가로 구입한 철근 등 자재 외에 중기 사용료까지를 포함하여 기재하고, 현금출납부(을7호증)에도 D 외 5명의 명의로 된 철골공사 인건비 지불 항목을 두고 그 지출금액을 기재하는 한편 이 사건 공사 도중 D 와 I 를 통하여 구조물 공사에 투입된 인부 6명과 기초 공사에 투입된 인부 18명의 주민등록등본을 제출받았다.

(7)

그런데 이 사건 구조물 공사 도중 그 현장에 놓여 있던 기존공장의 질소탱크 이설문제가 생기게 되자, 원고 회사는 약정 공사기간을 넘긴 2000. 1. 3.경 D 등에게 공사중단지시를 하였다가 같은 해 3.경 관련 법령에 따라 질소탱크 이설을 마친 후 공사재개를 지시하였고, 그 결과 종전까지 구조물공사를 하던 인부들이 이미 다른 공사현장으로 떠난 버렸던 탓에 D 는 다른 인부들을 동원하여 공사를 마치기로 하고 그의 처외삼촌인 망인 등과 협의한 끝에 망인과 K 에게 400만원을 지급한다는 약정 하에 잔여 부분 공사를 시공하게 하여 같은 달 20.경 구조물 공사가 재개되었는데, 원고 회사가 이에 대하여 별달리 이의한 바는 없었다.

그후 망인이 K 등과 함께 (당초에는 L 을 포함하여 3명이 작업을 하였으나 나중에 M N O 등 3명이 추가되어 사고 발생 당시에는 모두 6명이 작업을 하였다) 잔여공사를 진행하던 중 이 사건 사고를 당하였다.

(8)

이 사건 사고 후, 망인의 유족측에서 원고 회사 사무실을 점거하고 보상을 요구하자, 원고측에서는 산재처리가 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하였고, 그후 유족측의 신청으로 1.다.항 판시와 같이 유족보상일시금이 지급되었다.

(9)

원고 대표이사 F 은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근로자의 안전관리업무를 담당하면서, 추락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망인으로 하여금 작업하게 하였다는 등의 산업안전보건법위반등 죄의 공소사실로 기소되었으나, 1심법원에서 망인은

F 과의 관계에서 사용종속관계에 있는 근로자가 아니어서 F 을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판결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에 대하여 검사가 항소 및 상고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어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다.

판단

(1)

(가) 법 제5조의 규정에 따라 보험이 적용되는 '사업'이라 함은 경영조직으로서의 독립성을 가진 최소 단위의 경영체로서 일정한 조직 하에 유기적으로 서로 연관되어 행해지는 작업의 일체를 말하는 것이고, 법 제7조의 규정에 따라 보험가입자가 되어야 할 사업주는 위와 같은 사업을 자신의 지배범위 아래에서 영위하는 자를 말하는 것이므로, 어느 특정 사업에 있어서 사업주를 누구로 보아야 할 것인지는 그 사업의 구체적인 내용과 성격, 사업에 대한 지배권의 소재 등을 모두 고려하여 합목적적으로 결정되어야 한다.

(나)

보험에 가입한 사업주는 근로기준법 소정의 근로자 즉,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자신의 근로의 대상으로 사용자로부터 금품을 받을 것을 목적으로 사용자와의 사이에 실질적인 사용종속관계를 유지하면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자에 대한 관계에서만 보험가입자로서의 책임을 지는 것이지만(대법원 1996. 6. 11. 선고 96누1504 판결 등 참조), 어떠한 자가 특정 사용자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근로계약의 존재 여부나 그 형식만을 기초로 판단할 것은 아니며, 법이 보험제도를 규정하고 운용하고 있는 취지를 충분히 고려하여 그 근로의 실질에 있어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2)

그런데, 위 나.(1) 내지 (8)항 판시 사실관계에 나타난 여러 사정 특히, 이 사건 구조물 공사와 관련한 D 와의 계약상 공사대금이, D 가 장비임차료를 빼고 순수노임과 보험료만을 포함하여 제출하였다는 2차 견적금액의 순수노임 부분에도 미치지 못하는 점, 구조물 설치에 필요한 중기사용부분에 대하여 별도로 도급한다는 특약을 두었고, G 과 원고회사측에서 자재구입과 장비임차에 직, 간접으로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구조물 공사의 공사대금 결정방법과 공사내용 및 시공에 대한 지휘·감독, 자재와 장비의 부담자, 공사에 따른 법적 책임의 부담과 원고측의 공사관련비용 회계처리 등의 제반 측면이 그 계약내용이나 실질에 있어 원고 자신이 실질적인 사업주로서 인부들을 고용하여 시행하였다고 자인하는 기초 공사의 그것과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으면서, 양 공사가 모두 동일 장소, 동일 위험권 내에서 같은 목적물의 완성을 위하여 행해지는 것이며, 양자의 공사내용 등을 비교할 때 기초공사에 비하여 특히 구조물 공사에 대한 지휘, 감독에 이계향을 포함한 원고 회사의 내부 인력 외에 별도로 전문기술자의 협력을 요하는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원고가 직영하였다고 자인하는 기초 공사 부분에 대하여도 보험가입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과 원고측과 D 는 이 사건 구조물 공사에 있어서 공정중단 등을 포함하여 공사기간의 장단은 문제삼지 않았고 그에 따라 공사기간의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이나 공사대금 증액에 대하여 별달리 특약한 바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판단하면, 원고와 D 사이에 체결된 위 계약은 D 와 그가 동원한 다른 인부들이 이 사건 공사에 있어 철구조물 축조와 설치 등의 특정한 노무를 제공하거나 원고를 대신하여 장비를 임차하고, 그 대가로서 성과급 형태의 임금과 장비임차료 상당을 일괄지급 받기로 하는 노무도급계약의 성질을 띤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위 나.(9)항 판시 사실만으로는 위 인정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

이러한 사정에다가 위 (1)항 판시의 법리를 대비하여 판단하면, 자재의 선택, 공사의 중단과 속행 및 포괄적 · 일반적인 지휘, 감독 등 이 사건 구조물 공사의 시공에 관한 지배권이 실제로 원고측에 보유되어 기초 공사 뿐만 아니라 구조물 공사를 포함한 이 사건 공사 전부가 원고를 그 사업주로 하는 하나의 사업으로 시행되었고, 망인은 D 와 원고 회사 사이에 체결된 노무도급계약에 기하여 실질적으로는 원고 회사에 대하여 자신의 근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서 D 를 통하여 원고로부터 약정성과금을 지급받기로 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며, 인부의 선정이나 구성에 원고 회사가 관여한 바 없다거나, 계약상 안전사고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D 측에서 지기로 명문화하였다거나(이러한 사정들은 기초 공사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구조물 공사에 소요되는 장비가 D 명의로 임차되었다거나 D 가 공사에 참가한 인부들을 위하여 사보험에 가입한 바 있고 피고 또한 2000. 1. 12.경 원고측에 대하여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한 보험성립신고와 보험료납부 안내 후 원고측으로부터 이 사건 구조물공사 계약서 등을 송부받은 후 보험성립신고를 더 이상 독촉하지 않았다거나, 망인이 자신의 작업도구로 작업을 하였다거나 원고 회사가 망인의 소득에 대하여 원천징수를 한 바 없다는 등의 원고 주장 사정만으로는 그 결론을 달리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가.항 주장은 이유없고,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을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이를 탓하는 원고의 항소는 이유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문종(재판장) 임성근 강후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