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등법원판결

부산고등법원 2006. 12. 8. 선고 2006나17942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 주식회사에게 25,000,000원, 원고 주식회사에게 5,000,000원을 각 지급하라.

2.

원고들의 나머지 항소를 각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이를 2분하여 그 1은 원고들의, 나머지는 피고들의 각 부담으로 한다.

4.

제1항 중 금전의 지급을 명하는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고들이 제1심 법원에서 피고들에 대하여 위 청구취지 기재와 같은 청구를 하였는데, 제1심 판결이 그 청구를 기각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들이 항소하면서 위 항소취지 기재와 같은 범위에서 불복하였는데, 환송 전 판결이 원고들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이 상고하면서, 피고들이 연대하여 원고 에게 25,000,000원을, 원고 에게 5,000,000원을 지급할 것을 구하는 범위에서 불복하였고, 환송판결이 그 불복범위에서 환송 전 판결을 파기하였다.

따라서,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위와 같이 파기된 부분에 한정된다.

2.

인정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호증, 갑 제3호증의 1, 2, 갑 제4 내지 34호증, 갑 제42호증, 갑 제43호증의 1 내지 74, 갑 제46호증의 1 내지 9, 갑 제47호증의 1 내지 9, 갑 제48호증의 1 내지 7, 갑 제49호증의 1 내지 7, 갑 제50 호증의 1 내지 9, 갑 제51호증의 1 내지 10, 갑 제52호증의 1 내지 10, 갑 제53호증의 1 내지 14, 갑 제54호증의 1 내지 7, 갑 제55호증의 1 내지 7, 갑 제56호증의 1 내지 10, 갑 제57호증의 1 내지 9, 갑 제58호증의 1 내지 10, 갑 제59호증의 1 내지 7, 갑 제60호증의 1 내지 13, 갑 제61호증의 1, 2, 갑 제62호증의 1 내지 4, 갑 제63호증, 을제1호증의 1 내지 6, 을 제2호증의 1, 2, 3, 을 제3호증의 1 내지 8, 을 제4호증의 1 내지 25, 을 제10호증의 1 내지 20, 을 제11호증의 1 내지 15, 을 제19호증, 을 제20호증의 3 내지 6의 각 기재(갑 제7호증은 갑 제62호증의 1, 갑 제11호증은 갑 제62호증의 2, 을 제4호증의 2는 을 제18호증의 2, 을 제4호증의 3은 을 제18호증의 3, 을 제4호증의 4는 을 제18호증의 1, 을 제4호증의 6은 을 제18호증의 4, 을 제4호증의 8은 을 제18호증의 5, 을 제4호증의 10은 을 제18호증의 6, 을 제4호증의 11은 을 제18호증의 7, 을 제4호증의 13은 을 제18호증의 9, 을 제4호증의 15는 을 제18호증의 10, 을 제4호증의 17은 을 제18호증의 12, 을 제4호증의 20은 을 제18호증의 14, 을 제4호증의 22는 을 제18호증의 15, 을 제4호증의 25는 을 제18호증의 18과 각 같다)와 제1심 증인 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인정되고, 이에 어긋나는 을 제17호증, 을 제21호증의 2 내지 5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환송 전 당심 증인 의 각 증언은 믿지 아니하며, 달리 반증이 없다.

○원고 의 화섬부문과 원고 은 울산 남구 소재 울산공장에서 화섬제품을 제조하였는데, 2001. 4. 1. 이전에는 이 원고들의 대표이사를 겸임하다가 2001. 4. 2.부터는 이 원고 의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원고들의 인사 및 회계 업무를 분리하였다.

○원고들의 위 울산공장 근로자들은 1993.경 ·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조'라 한다)을 결성한 이래 원고별로 구별하지 않고 위 울산공장의 유일한 교섭 단체로 원고들과 단체교섭을 하였는데, 피고들과 은 아래에서 보는 이 사건 파업 당시 이 사건 노조의 일반 조합원들이었다.

○이 사건 노조는 2000. 11. 8. 당시 원고들을 대표하던 과 사이에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그에 부가된 고용보장 합의서도 작성하였는데, 위 단체협약 제42조는 "회사는 회사의 사정에 의하여 조합원 20인 이상이 관련되는 일시 대량 인사를 행할 경우 그 방법에 대하여는 사전에 조합과 합의한다. 회사는 기업경영이 위태로울 정도의 급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인정될 때 감원 및 감축규모, 정리대상, 선정방법, 절차에 대하여 사전에 조합과 합의한다"라고 규정하였고, 위 고용보장 합의서의 내용은 "회사는 현재 재직 중인 조합원을 인위적으로 감원하지 않는다. 회사는 권고사직, 희망퇴직, 명예퇴직과 정리해고 등은 하지 않는다. 본 합의서는 2000. 11. 8. 타결된 단체협약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는 것이다.

○원고들을 포함한 국내 화섬업체들은, 1990년대 초반 세계적인 화섬 경기호황에 따라 생산설비를 늘렸다가, 1990년대 중반부터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저임금의 노동력을 바탕으로 화섬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하여 세계적 공급과잉 상태가 초래되면서 많은 기업이 부실화되어, 그 중 한일합섬, 고합, 동국무역, 새한, 금강화섬, 대하합섬 등 6개 업체가 워크아웃, 회사정리, 화의 등의 절차에 들어가고, 많은 업체들이 2000년 이후 계속된 수출 및 내수물량의 감소, 원자재 가격의 상승, 세계적인 경기불황 등의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 등으로 진출하고 있던 중이었고, 원고 의 화섬부문은 2000년 이후 스판덱스를 제외한 나머지 생산품들의 영업실적이적자에 빠졌고, 스판덱스도 2001년부터는 적자가 되었으며, 원고 은 1999년부터 적자 상태로 있었다.

○원고들은 국내외 화섬분야의 동향과 실질적인 영업부진에 대하여 경영위기로 진단하고, 2000. 8.경부터 2001. 6.경까지 수차례에 걸쳐 공장가동률 하락과 재고량 증가로 인하여 경쟁력을 잃은 생산라인을 선택하여 기계정대(가동중단)를 실시하여 432명을 휴업하게 하였고, 2001. 6. 5. 기준으로 약 80%의 공장가동률을 유지하였다.

○이 사건 노조는 2001. 4. 10. 원고들을 상대로 기본급 13% 인상, 성과급 200% 인 상지급 등의 임금요구안 및 가족수당·근속수당 인상, 장기근속수당 인상 및 신설, 교대조 만근시 유급휴가 1일 부여, 해고자 복직, 고용보장을 위한 신규투자 등 6개항의 별도 요구안을 제출하고 2001. 5. 23.까지 7회에 걸쳐 교섭을 요구하였으나, 원고들은 과 이 별개의 법인으로서 근로조건 등의 결정권을 가진 대표이사가 서로 다르므로 분리교섭을 해야 한다며 교섭연기를 요청하였고,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노조는 원고들이 별도 법인인 것은 사실이나 동일한 임금협약 및 단체협약의 적용을받으며 그동안 통일적으로 교섭해온 관례에 비추어 조직분리를 이유로 분리교섭을 요구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맞서는 등 교섭방식에 대한 이견으로 인하여 교섭이 진행되지 못하였다.

○그 후 원고들과 이 사건 노조는 2001. 5. 29부터 2001. 6. 5.까지 교섭을 진행하였으나, 그 교섭 중 원고들이 일부 한계공정에 따라 기계가동을 정지하고 원고 탄소섬유 공정 근로자 19명, 원고 가연·단섬 부서 근로자 232명에 대한 휴업실시 방침을 세워 이를 시행하였고,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노조는 위 휴업조치가 정리해고를 위한 사전조치라는 이유로 반대하면서 신규투자를 통한 고용안정대책을 수립할 것을 원고들에게 요구하는 한편, 원고들은 경영악화로 인한 구조조정의 불가피함을 내세우면서 임금 14.5% 삭감 또는 희망퇴직 실시 등의 고통분담을 통한 해결책을 제시하면서 맞서는 바람에 교섭이 전혀 진척되지 않았다.

○이 사건 노조는 상급단체인 의 "6. 12. 연대파업" 일정에 맞추어 파업에 돌입하기 위하여 2001. 5. 31.부터 2001. 6. 2.까지 사이에 전 조합원을 상대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하여 구조조정 저지를 위한 찬반 투표안 및 임금협상안이 각 가결된 이후 2001. 6. 5. 주식회사 의 울산공장에 공권력이 투입되어 연맹 울산본부 산하 노동조합의 파업농성을 강제해산하고 파업주동자를 검거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노동조합의 파업투쟁을 지원하기 위한 동정파업을 강행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2001. 6. 7. 긴급 대의원대회를 개최하여 같은 날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하고, 조정기간이 끝나는 2001. 6. 18. 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정하였다가, 2001. 6. 11.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조정기간이 끝나기 전인 2001. 6. 16. 파업에 돌입하기로 재차 결정하였다.

○그런데 2001. 6. 12. 원고들의 위 울산공장에 인근한 고합 울산1공장에서 전면파업이 일어나고, 연맹 울산본부로부터 총파업에 돌입할 것을 요구하는 압력이 거세졌으며, 이 사건 노조의 간부들이 등 노조간부들의 불법주차를 막는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직원 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이 사건 노조의 위원장인 은 2001. 6. 12. 09:00경 노조간부 21명으로 구성된 쟁의대책위원회 긴급회의를 소집하였고, 쟁의대책위원회는 조정기간 종료 전임에도 불구하고, 같은 날 10:00부터 노조간부들이 파업에 돌입하고 같은 날 23:00부터 전격적으로 전면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노조의 대의원급 이상 간부 72명은 같은 날 10:00경 전면파업 시각을 앞당겨 같은 날 12:00부터 시행하기로 바꾸어 결의하고, 같은 날 12:00경부터 대의원들 및 간부급 직원들이 10명에서 40명씩 무리를 지어 다니면서 정상적인 생산작업을 하고 있던 조합원들에게 공장가동을 중단시키고 회사 정문 앞 잔디밭으로 집결하도록 요구하여 파업집회를 개최하는 등으로 원고들의 아크릴 공장, 나일론 공장, 스판덱스 공장, 폴리에스터 공장의 가동을 표준행동절차(Standard Operating Procedures)를 거치지 아니하고 급작스럽게 중단되게 하고, 같은 날 15:55경 쟁의부장 의 지휘 하에 사수대장인 등 사수대원 40여명이 정문 경비실에 들어가 근무 중인 경비원들을 강제로 몰아내고 점거한 후, 정문, 스판덱스 공장 후문, TN후문 등 3개소의 출입문을 생산현장에서 사용하는 카트기, 대차 등으로 바리케이트를 설치하여 봉쇄하고 사수대원을 10여명씩 배치하여 방문객 및 관리자, 제품과 원료의 입고 및 출고 차량을 통제하는 등 전면파업에 돌입하여 2001. 6. 12.부터 2001. 9. 1.까지 파업(이하 '이 사건 파업'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 의 화섬부문과 원고 은 석유화학 원료를 중합 반응시켜 원사를 생산하는데, 그 대부분의 공정은 섭씨 250도 이상의 고온에서 이루어지고, 그 공정을 중지시키기 위해서는 표준행동절차에 따라 중지하여야 하며, 표준행동절차의 내용은, 원료의 투입을 서서히 줄이면서 공정 속에 있는 원료가 모두 소진되도록 하고, 원료가 소진되면 온도와 압력을 내리며, 마지막으로 기계를 세척한 후 전 공정을 멈추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노조는 2001. 6. 12. 위와 같이 전면파업에 돌입하여 조합원들에게 파업집회에 참여하도록 독려하면서 그들로 하여금 갑자기 공정을 중단하게 하거나 진행 중이던 작업을 방치하도록 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 은 2001. 6. 12. 12:20경 스판덱스 2팀에서 근무 중, 피고 는 같은 날 12:20경 방사근무 중, 피고 은 같은 날 12:20경 T/U 근무 중, 는 같은 날 12:25경 TN 방사2팀에서 근무 중, 은 같은 날 15:00경 TN 방사1팀에서 근무 중, 은 같은 날 12:20경 장섬3팀에서 근무 중, 은 같은 날 12:45경 NSD팀에서 근무 중, 각 부서장의 허락도 없이 위와 같은 표준행동절차에 따르지도 아니한 채 진행 중이던 작업을 방치하고 각 근무부서에서 무단이탈하였으며, 그 후 피고 은 사수대 대원으로 활동하며 회사 출입문을 봉쇄하거나 출입을 통제하는 등 이 사건 파업에 참가하였다.

○위와 같이 피고들 및 위 이 표준행동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채 작업공정을 급격히 중단시키는 바람에 각 공정단계에 있던 원료들이 저급하거나 쓸모없는 물건만을 생성하다가 기계 내에서 그대로 굳어버려, 이후 공정과정에 있던 원료, 부품 및 오일을 폐기하고 기계의 재가동을 위하여 파이프나 기계 내에서 굳어버린 원료 및 오일 등을 제거하여 기계를 보수하여야만 하는 등 심각한 손상이 일어났다.

○한편 이 사건 노조의 위 2001. 6. 7.자 조정신청에 대하여,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서는 2001. 6. 15. '노사가 휴업과 관련된 고용안정 문제에 대하여만 교섭을 하였지 노동조합의 임금인상 요구안에 대한 실질적인 교섭은 이루어지지 않아, 본 조정신청사건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상 노동쟁의로 보기 어려워 교섭방식이나 고용안정 문제 등은 노사협의회나 기타 노사가 공감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을 통하여 합리적으로 해결하고 노동조합의 임금인상요구 안에 대하여는 성실하고 적극적인 교섭으로 자주적으로 해결'할 것을 권고하였다.

3.

본안 전 항변에 대하여

원고들은 이 사건 소로써 피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파업으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바,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이 사건 소는 원고들이 피고들과 사이에 계속 중인 해고무효확인 소송에서 우월한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제기한 것이고, 이 사건 파업의 실질적인 책임자라고 할 이 사건 노조에 대하여는 소를 제기하지도 않고, 이 사건 파업시 가장 주요한 역할을 담당한 노조위원장 등 핵심 임원에 대한 소는 취하하면서 일반 조합원에 불과한 피고들에 대한 소만 유지하는 것은 형평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서, 이 사건 소는 소권남용에 해당하여 부적법하다고 항변한다.

살피건대, 원고들이 애초에 이 사건 노조의 위원장, 부위원장을 비롯하여 주요 간부들에 대하여도 손해배상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가 취하한 사실, 피고들이 원고들을 상대로 울산지방법원 2002가합1853호로 정리해고무효 확인의 소를 제기하여 2004. 6. 17. 피고들 패소판결을 받고 2005. 4. 20. 위 판결에 대한 항소가, 2006. 9. 22. 상고가 각 기각된 사실은 이 법원에 현저하나, 위와 같은 사정들만으로는 원고들의 이 사건 소 제기가 소권을 남용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들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4.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이 사건 파업의 정당성 여부에 관하여

(1)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이하 '법'이라고만 한다) 제3조는 "사용자는 이 법에 의한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경우에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에 대하여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나,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정당한 것으로서 법 제3조에 의하여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이 면제되는 손해는 '정당한 쟁의행위로 인한 손해'에 국한되며(대법원 1994. 3. 25. 선고 93다32828, 32835 판결 참조),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정당한 것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첫째 그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이어야 하고, 둘째 그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 데에 있어야 하며, 셋째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였을 때에 개시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찬성결정 등 법령이 규정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넷째 그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함은 물론 폭력의 행사에 해당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여러 조건을 모두 구비하여야 하며(대법원 2001. 10. 25. 선고 99도4837 판결 참조), 정리해고나 사업조직의 통폐합 등 기업의 구조조정의 실시 여부는 경영주체에 의한 고도의 경영상 결단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이는 원칙적으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고, 그것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나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순한 의도로 추진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노조가 실질적으로 그 실시 자체를 반대하기 위하여 쟁의행위에 나아간다면, 비록 그 실시로 인하여 근로자들의 지위나 근로조건의 변경이 필연적으로 수반된다 하더라도 이러한 쟁의행위는 그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3. 12. 11. 선고 2001도3429 판결 등 참조) 할 것이다.

또한 법 제45조 제2항에서는 "쟁의행위는 조정기간 내에 조정이 종료되지 아니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법 소정의 조정절차를 거치지 아니하면 이를 행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러한 조정기간은 조정의 신청이 있은 날로부터 10일(법 제54조 제1항)인데, 쟁의행위에 있어 조정전치주의의 원칙은 분쟁을 사전에 조정하여 쟁의발생을 회피하는 기회를 주고 또한 쟁의발생을 사전 예고케 하여 손해방지조치의 기회를 부여하려는 데에 그 취지가 있는 것이지, 쟁의행위 자체를 금지하려는 것은 아니므로 쟁의행위가 조정을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쟁의행위로서의 정당성이 상실된다고 볼 것은 아니지만, 그 위반행위로 인하여 국민생활의 안정이나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예기치 않은 혼란이나 손해를 끼치는 것과 같은 부당한 결과를 초래하였을 때에는 쟁의행위로서의 정당성이 결여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2. 12. 8. 선고 92누1094 판결 참조).

(2)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이 사건 파업은 실질적인 주된 목적이 회사의 경영악화로 인한 일부 사업장에 대한 휴업조치 및 희망퇴직, 정리해고 등과 같은 구조조정에 반대하여 전면적으로 이의 철회를 요구하기 위한 것으로 그 목적에 있어서 정당성을 결여한 것이고, 또한 쟁의행위가 금지되는 조정기간 종료일 2001. 6. 17. 이전인 2001. 6. 12.에 전면 파업에 돌입하여 적법한 절차를 지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 수단과 방법도, 원고들의 생산시설과 공정에 피해를 입힐 것이 명백하고도 직접적인 행위들인 급작스러운 공장가동 중단, 공장출입의 봉쇄 등으로서 위법하여, 이 사건 파업은 정당성을 결여한 불법파업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나.

피고들의 손해배상책임에 관하여

(1)

노동조합의 의사결정에 따라 불법쟁의행위에 참가한 일반 조합원의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불법쟁의행위로 인한 손해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아니하나, 근로자의 근로내용 및 공정의 특수성과 관련하여 그 노무를 정지할 때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 또는 손해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그가 노무를 정지할 때에 준수하여야 할 사항 등이 정하여져 있고, 당해 근로자가 이를 준수함이 없이 노무를 정지함으로써 그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하였거나 확대되었다면, 그 근로자가 일반조합원이라고 할지라도 그와 상당인과관계에 있는 손해에 대하여는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다.

(2)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들은 작업 도중 공정을 중지시키기 위해서는 표준행동절차에 따라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파업 당시 위와 같은 표준행동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채 작업공정을 급격히 중단시킨 후 근무부서에서 무단이탈하였고, 이로 인하여 공정과정에 있던 원료, 부품 및 오일을 폐기하여야 하고 기계의 재가동을 위하여 파이프나 기계 내에서 굳어버린 원료 및 오일 등을 제거하여 기계를 보수하여야만 하는 등 손해가 발생하였으므로, 피고들은 원고들이 입은 위와 같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할 것이다.

5.

손해배상의 범위

가.

갑 제35호증의 1, 2, 갑 제36호증의 2, 갑 제37호증의 1 내지 14, 갑 제38호증의 1 내지 11, 갑 제40, 44, 45호증의 각 기재와 제1심 증인 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들 및 위 이 2001. 6. 12. 위와 같이 작업공정을 급격히 중단시킴으로써 원고들이 다음과 같은 손해를 입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원료, 부품 및 오일을 폐기함으로 인한 손해액

○원고

▷나일론 공장 나일론 블록 폐기 46,284,000원

▷나일론 공장 오일 폐기 24,864,440원

▷스판덱스 공장 폐도프 686,700,000원

▷스판덱스 공장 오일 폐기 250,000,000원

▷합계 : 1,007,848,440원(=46,284,000원+24,864,440원+686,700,000원+250,000,000원)

○원고

▷PE 단섬유 공정 오일 폐기 12,556,756원

▷PE 장섬유 공정 오일 폐기 7,862,335원

▷PE 칩 손상비용 68,385,600원

▷합계 : 88,804,691원(=12,556,756원+7,862,335원+68,385,600원)

(2)

원료 폐기물들의 처리비용

○원고 : 51,231,180원

○원고 : 38,169,600원

(3)

파손된 파이프 수리·교체비용 및 기계보수비용

○원고 : 729,260,514원

○원고 : 204,050,000원

나.

따라서 피고들의 공정중단 행위와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액은 원고 에 대하여 1,788,340,134원(=1,007,848,440원+51,231,180원+729,260,514원), 원고 에 대하여 331,024,291원(=88,804,691원+38,169,600원+204,050,000원)이라 할 것이다.

다.

한편으로,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정리해고의 실시와 같은 경영권의 본질적인 내용과 관련된 문제들에 대하여는 노동조합이 쟁의행위의 목적으로 삼을 수 없음이 원칙이 나이 문제에 대한 노동조합과 사용자의 자율적인 교섭이나 협의까지 금한다고 볼 수는 없고, 원고들은 이 사건 파업 이전인 2000. 11.경 이 사건 노조와 사이에 단체협약과 같은 효력의 고용보장합의를 체결한 바 있으므로 적어도 이 사건 노조와 상당 기간 동안 구조조정과 관련된 협의 내지 합의를 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초기에 이 사건 노조로부터 임금교섭을 위한 단체교섭을 여러 차례 요청받고도 형식상 원고들 사이의 조직체계가 분리되었다는 명목으로 기존의 관행과 달리 분리교섭을 요구하면서성의 있는 대응을 충분히 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으며, 원고들이 이 사건 노조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은 취하하고 노조간부 및 조합원들 중 일부에 대해서만 소를 유지하고 있고, 피고들이 이 사건 노조의 일반 조합원으로서 이 사건 파업을 주도하였다거나 이 사건 파업으로 인하여 어떤 이득을 보았다고 볼 수 없으며, 그 밖에 이 사건 파업의 경위, 그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손해액의 전체적인 규모, 당사자들 사이의 책임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하면, 피고들이 배상하여야 할 손해액의 범위를 원고 에 대하여 25,000,000원, 원고 에 대하여 5,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6.

결론

그렇다면,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 에게 앞서 본 바와 같은 이 법원의 심판범위 내로서 위 인정과 같은 25,000,000원, 원고 에게 같은 5,000,000원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들의 청구를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 판결 중 위에서 인용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피고들에 대하여 위 돈을 지급을 명하며, 원고들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고의영(재판장) 문상배 이환승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