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등법원판결

부산고등법원 2012. 4. 18. 선고 2011나2463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들 패소부분을 각 취소한다.

2.

가. 피고는 원고 A에게 110,409,492원, 원고 B에게 66,577,056원, 원고 C에게 111,115,577원, 원고 D에게 66,071,979원을 각 지급하라.

나.

피고는 2011. 12. 1.부터 원고 A, C, D가 주식회사 F나 G 주식회사에 복직할 때까지 또는 각 60세가 될 때까지 매월 원고 A에게 1,136,670원씩, 원고 C에게 910,000원씩, 원고 D에게 542,500원씩을 각 지급하라.

3.

원고들의 각 나머지 항소를 각 기각한다.

4.

소송총비용 중 5분의 1은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1976년경부터 철제 휀스 제작 및 설치업을 영위해 오다가 1991. 4. 1. 이를 법인화하여 주식회사 F(이하 'F'라 한다)를 설립하고 이를 운영해 왔고(대표이사로 재직하다가 2003. 5. 13.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동서인 H를 명목상 대표이사로 내세운 다음 자신은 회장 직함을 사용하며 실질적으로 위 회사를 운영해 왔다), 원고 A은 2000. 10. 9.부터, 원고 B은 2000. 6. 10.부터, 원고 C는 2001. 8. 7.부터 각 F의 생산직 근로자로서, 원고 D는 2001. 9. 1.부터 F의 사무직 근로자로서 근무하다가 2004. 1. 1. 퇴직처리되었다.

나.

원고들의 단체교섭 요구와 쟁의행위

(1)

원고들은 2003. 2. 11. 부산지역 일반노동조합에 가입하여 F 현장위원회(이하 '노동조합'이라 한다) 소속 조합원이 되었고, 이후 그 수석현장위원인 원고 A의 주도 아래 조합원으로 활동하면서 사업주인 피고에게 '근로기준법상 주당 44시간 근로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매일 1시간씩 초과근로하였으므로 지난 3년간 누적된 개인별 연장근로수당 등을 지급하여야 한다. 임금수준이 너무 낮으므로 급료인상이 되어야 한다, 기본급과 수당지급 체계로 된 근로계약을 체결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하며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하였다.

(2)

노동조합은 2003. 4. 24.부터 2003. 5. 22.까지 F와 5차례에 걸쳐 단체교섭을 진 행하였으나 별다른 합의를 이루지 못하였고, 피고는 단체교섭이 진행 중이던 2003. 5. 13.경 F의 대표이사를 H로 교체하였다. 이에 원고들은 피고에게 단체교섭에 대한 성의가 없다고 판단하고, 다른 조합원들과 함께 2003. 5. 23.부터 2003. 5. 29.까지 사이에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F 건물 앞 대로변에서 F 사장 E는 체불임금 지급하고 단체교섭에 성실하게 임하라, 노동임금 갈취하는 악덕업주 E 사장은 각성하라'는 등의 내용이 기재된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확성기를 사용하여 위와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구호로 외치고, 위 현수막과 피켓을 행인들이 볼 수 있도록 든 채로 위 회사 정문을 출발하여 위의 구호를 외치면서 부산광역시청을 거쳐 회사로 돌아오는 등으로 거리행진을 하기도 하였다.

(3)

노동조합은 2003. 5. 28.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하였는데, 부산지방노동위원회가 2003. 6. 5. 노사 당사자간 주장의 현격한 차이로 조정안 제시가 불가능하다며 조정안을 제시하지 아니하고 조정을 종료하는 결정을 내리자, 2003. 6. 9.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행위 신고서를 제출함과 아울러 쟁의행위에 돌입하였다.

다.

쟁의행위 기간 중의 단체교섭과 교섭결렬에 따른 파업 및 직장폐쇄

(1)

한편, 노동조합은 위 쟁의행위 기간 중인 2003. 6. 16. F 대표이사인 H와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하였는데, 그 교섭 당시 기본급과 수당을 비롯한 대부분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합의가 이루어져 그때까지 합의된 사항에 대하여 H가 서명하였고, 다만 영업사원 2명의 급여가 문제되어 이를 조정하던 중 형이 교통사고를 당하였다는 연락을 받고 H가 급히 가는 바람에 단체협약안이 완전하게 마무리되지 못하였다.

(2)

그런데 피고는 2003. 6. 26.경 노동조합과 위 H 사이에 합의된 위와 같은 단체협약안의 조인을 거부하였고, 이에 노동조합은 2003. 6. 27.부터 1주일 동안 시한부 파업에 돌입하였다.

(3)

파업기간 중 쟁의행위는 조합원인 원고들이 다른 조합원들과 함께 회사 주위에서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개최하거나 농성하는 형태로 이루어졌는데, 이에 대하여 F는 2003. 7. 3. 원고들을 포함한 노동조합의 조합원 전원에 대하여 기간을 2003. 12. 31.까지로 하여 직장폐쇄 실시를 공고하고 이를 부산지방노동청에 신고하였다.

라.

직장폐쇄 이후 F의 폐업에 이어 신설회사가 설립되기까지의 경과

(1)

노동조합은 F의 직장폐쇄 이후 2003. 7. 16., 2003. 7. 22., 2003. 9. 19., 2003. 10. 27. 4차례에 걸쳐 업무에 복귀할 의사로 직장폐쇄의 철회를 요청하였는데 F가 노동조합과의 교섭에 응하지 아니하자 위법한 직장폐쇄를 주장하며 시위를 계속하였다. 또한 노동조합은 연장근로수당 등의 임금 체불에 대하여 피고를 근로기준법위반으로 고소하고 피고와 F를 상대로 체불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며, 부산지역 일반노동조합 명의로 F가 사용하고 있던 KS 인증과 전문건설업 면허를 취소하라거나 F의 부실공사를 조사해 달라는 민원을 관할관청 등에 제기하기도 하였다.

(2)

그 후 관할관청과 해당 등록기관의 심사절차 및 F의 자진반납에 의하여 F의 KS인증과 전문건설업 면허가 각 취소되었고, 근로기준법위반의 형사사건에서 일부 임금체불이 인정되어 피고는 그 체불임금 전액을 지급한 다음 기소유예처분을 받았으며, 체불임금 소송에서 원고들에게 일부 승소판결이 내려졌다.

(3)

피고는 2004. 1. 1. 이종 처남인 I에게 F의 사무실을 보증금 20,000,000원 및 월 임대료 3,500,000원에 임대하고, F 소유의 공장 기계 및 자재 일체를 50,000,000원에 매도하는 것처럼 허위의 부동산임대차계약서 및 매매계약서를 각 작성한 후 2004. 1. 2. F에 대하여 폐업신고를 하고, 원고들을 비롯한 전 직원을 2004. 1. 1.자로 퇴직처리하였다.

(4)

또한 피고는 I의 명의로 2003. 12. 26.경 주식회사 J(회사성립일 2000. 6. 3., 본 점 소재지 : 수원시, 목적 : 철물 공사업 등, 발행주식의 총수 : 40,000주)의 대표이사 K으로부터 주식회사 J 법인체와 철물 공사업 면허 및 공제조합 출자증권 30구좌 등의 운영권을 33,000,000원에 양수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고, 2004. 1. 6.경까지 위 양수대금을 피고의 돈으로 모두 지급하였다.

(5)

피고는 2004. 1. 9. 주식회사 J의 상호를 G 주식회사(이하 'G'라 한다)로 변경등기하고, I를 G의 이사 및 대표이사로, 피고의 아들인 L을 G의 이사로 각 등기하였으며, 2004. 1. 16. G의 본점을 F의 본점 소재지(부산 부산진구 M)로 이전하여 등기한 후 G의 전반적인 업무를 관장하는 등 위 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6)

피고는 G의 본점을 2004. 1. 27. 부산 부산진구 N로 변경등기하였다가 2008. 5. 7. 다시 위 M로 변경등기하였는데, 위 N는 피고가 시의원에 당선되어 개인 사무실로 사용하기 위하여 2004. 1. 5.경 0으로부터임차한 곳의 주소일 뿐이고, G는 2004. 1. 9.경부터 계속 F의 본점 소재지에서 운영되고 있다.

마.

그 이후의 경과

(1)

직장폐쇄기간 중의 임금 청구 소송

원고들은 F의 직장폐쇄가 정당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F를 상대로 직장폐쇄기간 동 안의 임금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바(이 법원 2005가단81973호), 위 사건에서 F의 직장폐쇄가 수동적, 방어적인 수단을 넘어 쟁의행위의 정당성을 결여하였다고 보아 F에 그 기간 동안의 임금 지급을 명한 판결이 2006. 5. 17. 선고되고, 그 후 F가 항소하였으나 2006. 9. 14. 항소기각판결(이 법원 2006나8211호)이, 2006. 12. 7. 상고기각판결(대법원 2006다66494호)이 각 선고되어 1심 판결이 확정되었다.

(2)

피고에 대한 형사처벌

피고는 직장폐쇄 이후 근로자들의 직장폐쇄 철회 요청을 무시한 채 결국 F를 폐업하고 새로 G를 설립한 것과 관련하여, 직장폐쇄기간에 수차례 F를 상대로 위와 같이 고발이나 민원을 제기한 노동조합 소속 근로자들을 해고할 의도로 폐업의 형식을 빌어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들을 해고하였다는 근로기준법위반의 범죄사실로 기소되어 2008. 2. 22. 벌금 3,000,000원의 형이 확정되었다.

(3)

원고들의 재취업

원고 A은 2007. 1. 1. 부터 2010. 12. 31.까지, 원고 B은 2006. 10. 1.부터, 원고 C는 2005. 3. 18.부터, 원고 D는 2005. 3. 2.부터 각 계속하여 다른 직장에서 근무하며 급여를 받아 왔다.

[인정 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 13 내지 19, 41 내지 43호증, 갑 제20호증의 7, 8, 28, 31, 을 제1, 24, 28, 30 내지 36호증, 을 제6호증의 4 내지 10, 13, 14의 각 기재, 갑 제39호증의 일부 기재, 제1심 증인 P의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의 성부

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각 증거에 의하면 노동조합이 쟁의행위에 돌입한 것을 계기로 피고가 F의 직장폐쇄를 단행한 이후 노동조합의 직장폐쇄 철회 요청을 받고도 이를 무시한 채 계속하여 직장폐쇄를 유지하던 중 원고들을 비롯한 조합원들이 관할관청에 F에 대한 민원을 제기하고 피고나 F를 상대로 고소나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등의 행동을 하자, 사실은 F를 진정으로 폐업할 의사가 없음에도 폐업의 형식을 빌어 노동조합원인 원고들을 해고할 의도로 F에 대하여 폐업신고를 하고 같은 장소에서 동종의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피고가 F를 폐업하여 원고들을 퇴직처리한 것은 위장폐업에 따른 부당해고라 할 것이다.

위와 같은 피고의 행위는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로서, 정당성을 갖지 못하여 효력이 부정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인 원고들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는, 자신은 F와 별개의 개인일 뿐만 아니라 F의 직장폐쇄, 폐업 당시 F의 대표이사도 아니었으므로, F의 폐업 또는 원고들에 대한 해고에 대하여 책임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근로계약상 임금을 지급할 민사상 채무와 불법행위책임은 별개의 문제라할 것인데, 원고들은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 근로계약상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위장폐업에 따른 부당해고로 인한 불법행위책임을 주장하고 있으므로, 피고가 그러한 불법행위자인지 여부가 문제된다 할 것이다.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각 증거에 의하면, 피고가 F에 이어 G를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위장폐업을 지시 내지 주도한 것으로 보이고, 을 제59호증의 기재, 증인 I의 증언은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려우며, 피고가 제출한 다른 증거들을 더하여 보더라도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따라서 피고는 불법행위를 한 당사자로서 원고들에 대하여 불법행위책임을 진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피고는, F가 폐업에 이른 것은 원고들을 포함한 조합원들이 영업을 할 수 없도록 집회, 농성 등을 하고, 관할관청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으로 인하여 KS 인증과 전문건설업 면허가 각 취소되어 더 이상 영업을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므로 이는 위장폐업이 아니라는 취지로 다툰다.

살피건대, 원고들을 포함한 조합원들이 쟁의행위를 한 사실과 F의 KS 인증 및 전문건설업 면허가 각 취소된 사실은 위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고, 이로 인하여 F의 영업에 일부 손실이 발생하였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피고가 F에 대하여 폐업신고를 한 후 동일한 장소에서 동종의 영업을 하는 G를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점 등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각 증거에 의하면, 피고가 노동조합원인 원고들을 해고할 의도로 F에 대하여 폐업신고를 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F가 영업 손실 등으로 인하여 폐업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의 을 제16, 17, 59호증의 각 기재, 당심 증인 I의 증언은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거나 위 각 증거에 피고가 제출한 다른 증거들을 더하여 보더라도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3)

피고는, 원고들이 자진하여 퇴직금을 수령한 이후 4년이 더 지나 이 사건 청구를 하는 것은 신의칙 내지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을 제12호증의 1, 3, 4, 6, 을 제60 내지 6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들이 2004년에 퇴직금을 수령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그로부터 4년 정도 지난 2008. 5. 2.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다.

그러나 위 1.의 마.항에서 본 바와 같이 F의 직장폐쇄, 폐업과 관련하여 원고들과 F 내지 피고 사이에 계속적인 분쟁이 있어 왔고, 이 사건 소는 피고가 F를 위장폐업하여 원고들을 부당해고하였다는 근로기준법위반죄로 벌금형의 형사판결을 선고받고 위 판결이 확정된 2008. 2. 22.부터 2개월여 만에 제기된 것이다.

그렇다면 원고들이 2004년에 퇴직금을 수령하였다는 사정만으로(퇴직금을 수령할 당시 원고들과 F 내지 피고 사이에 어떠한 합의가 있었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 원고들이 F의 폐업 내지 원고들에 대한 해고의 효력을 다투지 아니할 것으로 피고가 신뢰하게 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4)

피고는, 원고들 내지 노동조합이 2004년 1월 초부터 피고를 상대로 F의 위장폐업을 철회하라는 시위를 하거나 위장폐업에 따른 손해배상 주장을 한 점, F의 본점 소재지에서 G로 상호와 간판만 변경되어 있어 원고들이 2004년 1월 당시 두 회사가 동일하다고 인식할 수 있었던 점, 대법원 2006다66494 사건에서 원고들이 위장폐업의 불법성 주장을 해 왔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은 F가 폐업한 직후 또는 적어도 2005. 5. 2. 이전에 피고가 F를 위장폐업하여 원고들을 부당해고하였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으므로,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은 이 사건 소가 제기된 2008. 5. 2. 이전에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청구권은 피해자가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날로부터 3년간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하고, 여기서 '손해를 안날'이란 손해발생의 추정이나 의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피해자가 손해 및 가해자를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F와 G가 동일성을 유지하는지 여부는 두 회사의 소재지 및 업종, 두 회사의 자본 성격, 설립자, 출자자, 임원, 종업원 등과 F와의 관련성, 영업목적 등 두 회사의 운영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알 수 있는데, 기업 외부에 있는 근로자들인 원고들이 G의 설립(피고가 주식회사 J를 인수하여 대표이사를 I로, 상호를 G로 각 변경하고 본점을 F 소재지로 이전하는 등 일련의 과정을 G의 설립으로 본다) 시점에 F와 G가 실질적으로 동일한 회사로서 F의 폐업과 G의 설립 등 일련의 행위가 위장폐업으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는 사실을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더구나 이 사건은 F나 G의 대표이사가 아닌 실질적 사주인 피고에 대하여 위장폐업에 따른 불법행위책임을 묻는 것이므로 원고들이 G의 설립 시점에 불법행위 가해자가 피고임을 알았다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원고들로서는 2008. 2. 22. 피고에 대한 형사판결이 확정된 때에 피고가 F를 위장폐업하여 원고들을 부당해고한 사실을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하게 되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그 이전에 원고들 내지 노동조합이 피고를 상대로 위장폐업 철폐시위를 하거나 피고를 형사고소하는 등의 행위를 한 것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 및 가해자에 대한 추정이나 의문에 불과하다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의 시효소멸 주장은 이유 없다.

3.

손해배상의 범위

가.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F의 직장폐쇄일인 2003. 7. 3.부터 원고들이 F 내지 G에 복직할 때까지 임금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하면서, 그 기간 중 원고들이 다른 직장에서 수입을 얻은 기간 동안은 임금의 30%를 공제한 금액의 지급을 구한다.

나.

판단

(1)

부당해고기간 중의 임금 상당액

위장폐업으로 인한 부당해고가 불법행위에 해당하는 경우 그로 인한 손해는 부당해고가 없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재산상태와 부당해고 결과 현재의 재산상태의 차이로서 부당해고기간의 임금 상당액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장폐업에 의한 부당해고일인 2004. 1. 1.부터(원고들은 직장폐쇄일인 2003. 7. 3.부터 2003. 12. 31.까지의 임금 상당도 손해배상으로서 구하나, 이는 위장폐업에 의한 부당해고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손해라 볼 수 없으므로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들이 F 또는 G에 복직할 때까지 임금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2)

원고들의 재직 가능 기간

다만 원고들이 F 또는 G에 복직하기 전에 정년에 달하는 경우에는 원고들이 재직할 수 있었던 기간 동안만 부당해고기간으로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것이다.

F나 G의 정년에 관하여 보면, 위 회사에는 정년에 관한 취업규칙이나 규정이 없으나 F의 업무 내용, 근로 조건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의 정년을 60세가 될때로 봄이 상당하므로(피고는 정년이 58세라는 취지의 주장도 하나,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원고들이 복직하기 전에 60세에 이른 경우에는 그 때까지를 부당해고기간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한편 피고는, G의 재정 상태 악화로 인하여 2004. 1. 2. 이후 얼마 되지 않아 원고들을 정리해고 하여 근로관계가 단절될 수밖에 없는 상태였다고 주장하나, 을 제65 내지 68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G가 원고들을 해고하여야 할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중간수입의 공제 범위

사용자의 부당해고가 불법행위에 해당함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경우 그 손해의 범위를 산정함에 있어서는 손해배상의 일반이론에 따라 손해의 원인이 된 사실과 상당인과관계에 있는 이득을 모두 공제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들이 부당해고기간 동안 다른 직장에서 근무하여 얻은 수입은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하여야 한다.

이 경우 그 공제의 범위에 관하여, 원고들은 임금의 30%만을 공제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피고는 원고들이 얻은 수입을 모두 공제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므로, 이에 관하여 본다.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은 근로자의 최저생활을 보장하려는 취지에서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휴업하는 경우에는 사용자는 휴업기간 동안 그 근로자에게 평균임금의 100분의 70 이상의 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에서의 휴업이란 개개의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따라 근로를 제공할 의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의사에 반하여 취업이 거부되거나 또는 불가능하게 된 경우도 포함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6. 4. 23. 선고 94다446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 사건의 경우에도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이 적용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원고들이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 중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 소정의 휴업수당의 한도에서는 이를 이익공제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고 그 휴업수당을 초과하는 금액에서 중간수입을 공제하여야 할 것이다.

갑 제8호증의 1, 4, 5, 6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들이 2003년 6월에 받은 급여는 원고 A이 1,136,670원, 원고 B이 826,670원, 원고 C가 1,300,000원, 원고 D가 775,000원인 사실, 위 각 급여는 원고들의 평균임금에는 미치지 못하는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고, 원고들은 자신들이 다른 직장에서 근무하였던 기간 동안은 중간수입을 공제하여 평균임금의 70%의 범위 내인 위 2003년 6월 급여의 70%만을 구하고 있으므로, 공제의 범위에 관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고,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원고별 손해액의 계산

(가)

원고 A

①

2004. 1. 1.부터 2006. 12. 31.까지 : (1,136,670원×36개월) +{1,136,670×0.05×(94+93+92+...+61+60+59)÷12} = 53,963,408원(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

②

2007. 1. 1.부터 2010. 12. 31.까지 : {(1,136,670원×0.7)×48개월} + {(1,136,670 원×0.7)×0.05×(58+57+56+...+13+12+11)÷12} = 43,682,228원

③

2011. 1. 1.부터 2011. 11. 30.까지 : (1,136,670원×11개월) + {1,136,670원×0.05×(10+9+8+...+3+2+1)÷12} = 12,763,856원

④

2011. 12. 1.부터 F나 G에 복직 시까지 또는 60세가 될 때까지 : 월 1,136,670원

(나)

원고 B

①

2004. 1. 1.부터 2006. 9. 30.까지 : (826,670원×33개월) + {826,670원 ×0.05×(94+93+92+...+64+63+62)÷12} = 36,146,145원

②

2006. 10. 1.부터 2010. 7. 8.까지 : {(826,670원×0.7×45개월) + (826,670원×0.7)×0.05×(61+60+59+...+19+18+17)÷12} + {(826,670원×0.7×8일÷31일) + (826,670원×0.7×8일÷ 31일)×0.05×16÷12 = 30,430,911원

(다)

원고 C

①

2004. 1. 1.부터 2005. 3. 17.까지 : {(1,300,000원×14개월) + 1,300,000원×0.05×(94+93+92+...+83+82+81)÷12} + {(1,300,000×17일÷31일) + (1,300,000×17일 ÷31일×0.05×80÷12)} = 25,785,954원

②

2005. 3. 18.부터 2011. 11. 30.까지 : {(1,300,000원×0.7×14일÷31일) + (1,300,000원×0.7×14일÷31일)×0.05×80÷12} + {(1,300,000원×0.7×80개월) + (1,300,000×0.7)×0.05×(79+78+77+...+3+2+1)÷12} = 85,329,623원

③

2011. 12. 1.부터 F 내지 G에 복직 시까지 또는 60세가 될 때까지 : 월 910,000원

(라)

원고 D

①

2004. 1. 1.부터 2005. 3. 1.까지 : (775,000원×14개월) + {775,000원 ×0.05×(94+93+92+...+83+82+81)÷12} = 14,805,729원

②

2005. 3. 2.부터 2011. 11. 30.까지 : (775,000원×0.7×81개월) + {(775,000원 ×0.7)×0.05×(80+79+78+...+3+2+1)÷12} = 51,266,250원

③

2011. 12. 1.부터 F 내지 G에 복직 시까지 또는 60세가 될 때까지 : 월 542,500원

(원고들은 매월 임금 상당액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모두 계산한 후 다른 직장에서 근무한 기간 동안 매월 임금의 3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공제하는 방식으로 계산하고 있으나, 해당 월의 임금에서 손익공제를 한 나머지 금액에 대하여만 지연손해금이 발생하는 것이므로 위와 같이 계산한다).

다.

소결론

그러므로 피고는 원고 A에게 110,409,492원(= 53,963,408원 + 43,682,228원 + 12,763,856원), 원고 B에게 66,577,056원(= 36,146,145원 + 30,430,911원), 원고 C에게 111,115,577원(= 25,785,954원 + 85,329,623원), 원고 D에게 66,071,979원(= 14,805,729원 + 51,266,250원)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고, 또한 2011. 12. 1.부터 원고 A, C, D가 F나 G에 복직할 때까지 또는 각 60세가 될 때까지 매월 원고 A에게 1,136,670원씩, 원고 C에게 910,000원씩, 원고 D에게 542,500원씩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따라서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위 각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각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 중 위 인정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들 패소부분은 부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를 일부 받아 들여 위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피고에게 위 각 금액의 지급을 명하며, 원고들의 각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문형배(재판장) 정성호 강경숙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