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등법원판결

부산고등법원 2017. 2. 6. 선고 2014나8394 판결

주문

1.

피고 HL의 항소를 기각한다.

2.

당심에서 확장된 청구에 따라, 피고 HL은 원고에게 10억 원 및 이에 대하여 2015. 7. 10.부터 2017. 2. 6.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원고의 피고 GQ, GV, JR에 대한 항소와 위 피고들에 대하여 당심에서 확장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4.

항소 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청구확장으로 인한 비용 포함) 중, 원고와 피고 HL 사이에 생긴 비용은 피고 HL이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GQ, GV, JR 사이에 생긴 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원고 회사는 자동차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피고들은 원고 회사 울산공장(이하 '이 사건 공장'이라 한)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이다.

2)

피고들이 속해 있는 A 비정규직지회(이하 '이 사건 노조 지회'라 한다)는 이 사건 공장 사내하청업체에 소속된 근로자들로 구성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금속노동조합(이하 '금속노조'라 한다)의 원고 회사 지회이다.

나.

이 사건 쟁의행위의 경위

1)

이 사건 노조 지회는 원고 회사를 상대로 소속 근로자 전원을 원고 회사의 정규직으로 전환하여 달라는 취지의 요구를 꾸준히 해 왔다.

2)

이 사건 노조 지회 소속 근로자인 B에 대한 부당해고구제신청기각 취소소송에서 대법원(2008두4367호)이 2010. 7. 22. 원고 회사가 근로자파견을 받아 B을 2년 이상 사용하였으므로 관계 법률에 따라 원고가 직접 고용한 것으로 간주된다는 취지의 파기환송판결(이하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이라 한다)을 선고하자, 이 사건 노조 지회는 2010. 10. 6.경부터 같은 해 11. 5.경까지 4차례에 걸쳐 금속노조를 통하여 원고 회사에 기본급 90,982원 등 임금을 인상하고, 사내하청업체에 근무하는 모든 근로자를 전원 원고 회사의 정규직으로 전환하며, 정규직 전환과 동시에 사내하청근로자의 입사일을 기준으로 미지급된 임금을 지급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특별교섭을 요구하였으나, 원고 회사는 이 사건 노조 지회 소속 근로자들이 원고 회사와 근로계약관계에 있지 아니하므로 교섭의 당사자가 될 수 없다는 취지로 위와 같은 교섭요구를 거절하였다.

3)

이에 이 사건 노조 지회는 2010. 11. 5.경 금속노조를 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고, 2010. 11. 8.경 임시대의원회의를 개최하여 쟁의발생결의를 한 후, 쟁의행위를 주관할 쟁의대책위원회를 구성하였으며, 2010. 11. 12. 조합원총회를 개최하여,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하여 재적 1,690명 중 찬성 1,290명, 찬성률 76.34%로 쟁의행위를 가결하였다. 그러나 중앙노동위원회(2010조정53호)는 2010. 11. 15.경 이 사건 노조 지회가 금속노조 명의로 원고 회사를 사용자로 하여 신청한 조정신청에 대하여 "본 노동쟁의 조정신청 사건은 당사자인 원고 회사와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 사이에 직접적인 고용관계가 있는 것으로 단정할 수 없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 노동쟁의 요건을 충족하고 있지 않아 조정대상이 아니라고 인정한다. 신청인은 노동관계법상 다른 적절한 절차를 통해 해결방법을 강구할 것을 권고한다."는 취지의 결정을 하였다.

4)

이 사건 공장의 사내하청업체 중 하나인 C이 2010. 11. 14.자로 폐업하고 D이 사내하도급업무 및 고용관계를 승계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C 소속 근로자 중 이 사건 노조 지회에 소속되어 있던 근로자들은 D으로의 전직을 거부하면서 원고 회사에 자신들을 직접 고용하여 달라고 요구하였다.

5)

이 사건 노조 지회는 C 소속 근로자들의 문제를 계기로 파업을 단행하기로 계획하여, 당시 이 사건 노조 지회 쟁의대책위원회 위원장이었던 LR는 2010. 11. 12.경 쟁의대책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 회사가 구 C 소속 근로자들에 대하여 이 사건 공장시트사업부 1공장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면 2010. 11. 15. 07:00경 출근선전전을 개최한 후 즉시 파업을 개시한다"는 취지의 결정을 하였다. 그리고 2010. 11. 14.경 이 사건 공장 시트사업부 1공장 소속 이 사건 노조 지회 조합원들과 별도의 간담회를 개최하여, "구 C 소속 근로자들은 2010. 11. 15. 07:00경 이전에 공장 안으로 미리 들어가고, 나머지 조합원들은 11. 15. 07:00경 출근선전전에 합류하였다가 파업에 돌입하라"는 취지의 지침을 시달하였다.

6)

피고 HL은 이 사건 노조 지회의 다른 조합원들과 공모하여, 2010. 11. 15. 14:00경 이 사건 공장 1공장 '자동차 문짝 탈부착 생산라인(속칭 CTS 공정)'을 폭력으로 점거하기 시작하여, 이 사건 공장 2공장 소속 이 사건 노조 지회 조합원 200여 명이 위 생산라인 점거에 합류하는 등 2010. 11. 15.경 14:00경부터 2010. 12. 9.까지 25일간 900명의 이 사건 노조 지회 조합원이 위 생산라인을 강제로 점거하였고(이하 '이 사건 쟁의행위'라 한다), 이로 인하여 이 사건 공장 1공장의 1라인은 290.12시간, 2라인은 278.27시간 각 가동 중단되었다.

다.

피고 HL에 대한 형사판결

피고 HL은 이 사건 쟁의행위와 관련하여 업무방해죄로 기소되어, 울산지방법원(2011고정2090)에서 2012. 10. 25. 벌금 250만 원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은 2012. 11. 2.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7, 18, 19, 20, 24, 25, 26, 3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갑27호증의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주장

전국금속노동조합과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는 2004. 7. 6. '금속노조 2004년 중앙교섭 잠정합의서'를 작성하면서 회사가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손해배상 및 가압류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부제소합의를 하였고, 위 중앙교섭 잠정합의서는 '금속산별합의서'라는 명칭으로 매년 갱신되어 왔는데, 원고 회사는 2008. 9. 29. 전국금속노동조합과 "회사는 금속산별 기본협약 중 사용자단체 가입관련 조항을 제외한 산별기본협약에 합의한다"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그렇다면 위 부제소합의 조항은 원고 회사와 전국금속노동조합 조합원인 피고들 사이에 적용되는 것으로서, 원고 회사가 위 조합의 조합원들인 피고들을 상대로 피고들이 노동조합 활동의 일환으로 한 쟁의행위에 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이 사건에 있어서, 이 사건 소는 위와 같은 부제소합의에 반하여 부적법하다.

나.

판단

을3, 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 회사가 2008. 9. 29. 전국금속노동조합과 사이에 금속산별 기본협약 중 사용자단체 가입관련 조항을 제외한 산별기본협약에 합의한다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한 사실, 전국금속노동조합과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 사이에 체결된 금속산별협약상 회사가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된 사실은 각 인정할 수 있으나, 한편, 을3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 회사와 전국금속노동조합이 2008. 10.까지 협의체를 구성하여 2009. 2.까지 산별교섭 구조 등 제반사항에 대하여 합의할 것을 조건으로 원고 회사가 2009년 중앙교섭에 참여할 것을 합의하였으나, 결국 2008. 10.까지 협의체가 구성되지 아니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결국 조건의 불성취로 원고 회사는 2009년 중앙교섭에는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원고 회사가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의 구성원임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는 이상, 전국금속노동조합과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 사이에 체결된 금속산별협약의 효력이 원고에게 미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피고들의 위 부제소 합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본안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

피고들은 공동하여 위법한 이 사건 쟁의행위를 함으로써 원고 회사에 손해를 가하였으므로, 공동불법행위자로서 공동하여 원고 회사가 입은 손해 중 원고 회사가 일부 청구로 우선 구하는 80억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들

피고들은 원고 회사가 이 사건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노조 지회와의 단체교섭을 거부함에 따라 원고 회사가 단체교섭 요청을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하여 이 사건 쟁의행위를 한 것이므로, 이 사건 쟁의행위는 정당한 것으로서 원고 회사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나.

판단

1)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이 사건 쟁의행위가 불법행위를 구성하는지 여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조는 "사용자는 이 법에 의한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경우에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에 대하여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규정하여 사용자의 손해배상청구에 대하여 제한을 가하고 있으나, 여기에서 그 민사상 배상책임이 면제되는 손해는 정당한 쟁의행위로 인하여 입은 손해에 국한된다고 풀이하여야 할 것이고, 정당성이 없는 쟁의행위는 불법행위를 구성하고 이로 말미암아 손해를 입은 사용자는 노동조합이나 근로자에 대하여 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정당한 쟁의행위라고 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이어야 하고, 또 단체교섭과 관련하여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 등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어서 그 목적이 정당하여야 하며, 그 시기와 절차가 법령의 규정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여야 할 뿐 아니라, 그 방법과 태양에 있어서 폭력이나 파괴행위를 수반하는 등 반사회성을 띤 행위가 아닌 정당한 범위 내의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09다29366 판결 참조).

이 사건 노조 지회 조합원들은 원고 회사 울산공장 내의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로서 원고 회사에 2년 이상 파견되어 근무하였다면 원고 회사와 직접적인 근로계약관계에 있는 것으로 간주되어 원고 회사에 대한 단체교섭의 주체가 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그러나 단체교섭의 주체가 될 수 있다 하더라도 쟁의행위는 그 방법과 태양에 있어서 폭력이나 파괴행위를 수반하는 등의 반사회성을 띠지 않아야만 정당한 쟁의행위로 인정받을 수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사내하청노조원들이 위력으로 이 사건 공장 1공장을 점거하고 그 가동을 중단시킨 데에까지 나아갔고, 이는 원고 회사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방해하거나 법질서의 기본원칙에 반하는 폭력의 행사로 나아간 것으로 사회통념상 용인될 정도를 넘어선 반사회적 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쟁의행위는 정당성이 없는 쟁의행위로서 원고 회사에 대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나)

불법행위자의 범위

(1)

피고 HL

피고 HL이 2010. 11. 15.부터 같은 해 12. 9.까지 이 사건 쟁의행위에 가담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위 인정사실에 ① 수인이 공동의 불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연대하여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교사자나 방조자는 공동행위자로 보는 점(민법 제760조), ② 공동불법행위의 성립에는 공동불법행위자 상호 간에 의사의 공통이나 공동의 인식이 필요하지 아니하고 객관적으로 각 그 행위에 관련 공동성이 있으면 되는 점(대법원 2012. 8. 17. 선고 2010다28390 판결 참조), ③ 일반조합원이 불법쟁의행위시 노동조합 등의 지시에 따라 단순히 노무를 정지한 것만으로는 조합간부들과 함께 공동불법행위책임을 진다고 보기 어려우나, 피고 HL은 적극적으로 원고 회사 공장을 점거하고 그 생산라인 가동을 전면 중단시켜 원고의 손해의 발생·확대를 의도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 HL은 이 사건 쟁의행위를 주도한 노조원들과 부진정연대책임의 관계에 있는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원고 회사에 불법행위로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2)

피고 GQ, GV, JR

위 인정사실과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 피고들이 단순한 파업 참여의 정도를 넘어 이 사건 점거행위를 공모하거나, 이 사건 점거행위에 직접 가담하는 등 이 사건 쟁의행위를 주도한 노조원들과 함께 공동불법행위책임을 질 정도로 불법행위에 가담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 회사의 위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2)

손해배상의 범위

가)

고정비 손해

(1)

제조업체에 있어서 불법휴무로 인하여 조업을 하지 못함으로써 그 업체가 입는 손해는, 조업중단으로 제품을 생산하지 못함으로써 생산할 수 있었던 제품의 판매로 얻을 수 있는 매출이익을 얻지 못한 손해와 조업중단의 여부와 관계없이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차임, 제세공과금, 감가상각비, 보험료 등)을 무용하게 지출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들 수 있고, 이러한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측에서는 불법휴무로 인하여 일정량의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였다는 점뿐만 아니라, 생산되었을 제품이 판매될 수 있다는 점까지 입증하여야 할 것이지만, 판매가격이 생산원가에 미달하는 소위 적자제품이라거나 조업중단 당시 불황 등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어서 장기간에 걸쳐 당해 제품이 판매될 가능성이 없다거나, 당해 제품에 결함 내지는 하자가 있어서 판매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의 간접반증이 없는 한, 당해 제품이 생산되었다면 그 후 판매되어 당해 업체가 이로 인한 매출이익을 얻고 또 그 생산에 지출된 고정비용을 매출원가의 일부로 회수할 수 있다고 추정함이 상당하다(대법원 1993. 12. 10. 선고 93다24735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공장 1공장이 2010. 11. 15. 14:00부터 2010. 12. 9.까지 1라인은 290.12시간, 2라인은 278.27시간 동안 각 가동 중단된 사실, 이 사건 공장 1공장에서 2010년 지출된 고정비가 400,815,288,129원(= 직접비, 준직접비 383,640,550,965원 + 간접비 17,174,737,164) 인 사실, 이 사건 공장의 2010년 가동계획시간이 총 3,925.2시간인 사실(1공장 중 1라인의 가동계획시간은 합계 3,925.2시간, 2라인의 가동계획시간은 합계 3,920.7시간인바, 시간당 고정비는 총 고정비를 총 가동시간으로 나누어 산출함에 비추어, 분모인 가동시간이 줄어들면 시간당 고정비가 늘어나 피고 HL에게 불리한 결과가 초래되므로, 더 긴 가동시간인 1라인의 가동계획시간 3,925.2시간을 기준으로 하여 고정비를 산정하기로 한다), 노무비 중 3,990,000,000원, 복리후생비 중 282,000,000원, 수도광열비 중 13,688,000,000원 부분은 공장가동시간의 변화에 따라 유의미하게 변동하는 변동비로서 그 합계가 17,960,000,000원(= 3,990,000,000원 + 282,000,000원 + 13,688,000,000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쟁의행위로 원고가 입은 손해 중 고정비 상당의 손해액은 27,141,837,620원[= (지출고정비 400,815,288,129원 - 변동비 17,960,000,000) ÷ 2010년 연간 가동시간 3,925.2 × 이 사건 공장 1공장 가동중단시간 278.27시간(1공장의 1라인과 2라인의 각 중단 시간 중 공통되는 운영중단시간인 278.27시간을 기준으로 하여 원고의 손해액을 산정한다). 원 미만 버림]으로 산정된다.

(2)

피고 HL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기계고장, 설비 수리 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하여

피고 HL은, 가동중단시간을 산정함에 있어 기계고장, 설비 수리, 휴식 시간 등 여러 사정으로 인한 중단시간을 고려한 평균 실가동률을 고려하여 이를 초과하는 중단기간에 대하여는 원고 회사가 손해를 입은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쟁의행위로 원고 회사의 이 사건 공장 1공장이 가동 중단되는 결과가 현실적으로 발생한 이상, 가정적인 인과관계에 불과한 기계고장 등의 가능성만으로 이미 존재하는 인과관계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공장 1공장 중단기간 중 기계고장 등이 발생할 가능성은 변론 전체에서 드러난 제반 사정들과 함께 책임제한의 사유 정도로 고려될 수 있을 뿐이므로, 피고 HL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근로자들의 휴식시간 등 변동비적 요소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하여

피고 HL은, 위 고정비 손해액은 원고 회사의 근무시간 중 하루 80분의 휴식시간을 고려하지 않는 등 변동비적 요소를 고려하지 않아 그 손해액이 과다하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갑31호증(유사사건의 감정결과회보서)의 기재에 의하면, 연봉제, 월급제 근로자들에 대한 급여는 월 정액급여로 보아 전액 고정비로 분류하였고, 시급제 기술직군에 대한 상여, 연월차 등에는 임금의 고정비율을 적용하는 등 노무비, 복리후생비, 수도광열비 전반에 걸쳐 변동비적 성격의 비용을 산정하여 모두 제외하였음을 알 수 있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 HL의 주장은 이유 없다.

(다)

간접비를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하여

피고 HL은, 간접비용은 울산공장 인사·총무·경리 등 울산공장 전체를 통합하여 관리하는 것이고 별도로 1공장 부분을 구분하여 분리할 수 없으므로 고정비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갑3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 회사의 울산공장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제조간접비로 집계되어 일정한 배부기준에 따라 1공장, 2공장, 3공장, 4공장, 5공장, 소재공장, 시트공장, 엔진/변속기 공장, CKD 공장, 제품2공장 등 총 10개 공장의 비용으로 배부되는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 HL의 주장은 이유 없다.

(라)

권리남용 주장에 대하여

피고 HL은, 위 고정비 손해액이 천문학적 금액을 사내유보금으로 보유하고 거액의 당기순이익을 벌어들이는 원고 회사에게는 그다지 큰 금액이 아니지만 근로자들에게 있어서는 연봉의 100배 이상에 해당하는 거액으로서 이 사건 청구는 오로지 피고 HL에게 고통을 줄 목적임이 분명하여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 HL 등의 불법적인 업무방해행위로 인하여 원고 회사에 거액의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였고, 원고 회사는 매출이익의 손해를 모두 제외하고 손해의 일부분인 고정비만을 전보받기 위하여 이 사건 청구를 하고 있는 이상, 이를 가리켜 권리남용이라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이 부분 피고 HL의 주장도 이유 없다.

나)

생산자재, 장비 및 기타 손실액, 1공장 수선비 손해

(1)

갑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쟁의행위로 원고 회사의 울산공장 1공장에 생산자재 손실 50,354,810원, 장비 손실 123,000,000원, 기타 손실 122,605,370원 등 총합계 295,960,180원의 손해가 발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2)

그러나 나아가 갑5, 29호증의 각 기재 및 갑28호증의 영상만으로는 1공장 수선비용 80,669,068원의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오히려 위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공장 수선비 중 일부는 이 사건 점거행위로 손상된 건물을 복구하는 비용이 아니라 이 사건 점거행위에 대응하기 위하여 원고가 철조망, 펜스 등을 설치하는 데 임의로 지출한 비용에 불과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손해배상책임의 제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사건에서 불법행위의 발생경위나 진행경과, 그 밖의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불법행위자의 책임비율을 제한할 수 있다 할 것인데(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0다93790 판결 등 참조), 위 인정사실 및 위에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노조 지회 소속 근로자 중 일부가 법원의 판결을 통하여 원고 회사의 근로자로 고용간주되는 파견근로자의 지위를 확인받았다면 그와 유사한 상황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내협력업체의 근로자들도 법원의 판결을 통하여 파견근로자의 지위를 확인받을 가능성이 있음에도, 원고 회사는 문제 해결을 위하여 이 사건 노조 지회와 대화를 시도하기보다는 단체교섭을 거부하는 태도로 일관하여 원고 회사와 이 사건 노조 지회 및 그 조합원들과의 갈등이 심화된 점, ② 하청근로자들이 쟁의행위를 오랫동안 지속하던 중 이 사건 노조 지회 소속 근로자 중 B에 대한 대법원 2008두4367 판결이 2010. 7. 22. 선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 회사는 위 판결이 오직 근로자 B에게만 적용된다고 주장하며 하청업체의 반복적인 폐업과 하청 근로자들의 전직 등과 같이 우회적인 방식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였는데, 이런 쟁의행위의 경과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쟁의행위에 관한 모든 책임을 파업을 주도한 노조원들에게만 물을 수 없는 점, ③ 이 사건 쟁의행위로 원고 회사의 피해가 큰 것은 이 사건 공장의 생산설비가 대규모인 것에서 기인한 측면도 있는 점, ④ 위 가동중단기간 중 기계고장 발생의 가능성을 아예 배제하기 어려운 점 등을 참작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과 손해의 공평, 타당한 분담을 지도원리로 하는 손해배상 제도의 이념에 부합한다.

한편으로, 원고 회사는 개발비를 수년간 상각자산에 포함하여 감가상각 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고정비 감정 당시 영업 비밀 보호를 위해 개발비 관련 전표를 일체 제출하지 않아 불가피하게 개발비가 감정에서 모두 제외되었고, 2010년 원고 회사의 ERP 시스템 교체로 인하여 간접비의 상당부분이 감정에 반영되지 못하고 제외된 점 등도 덧붙여 감안하면, 피고 HL의 책임을 원고 회사가 입은 손해의 60% 정도로 제한함이 상당하다.

4)

소결론

원고가 손해배상청구에서 손해액 중 일부만을 청구하고 있는 경우에 손해배상액을 제한함에 있어서는 손해의 전액에서 책임감경사유나 책임제한비율을 적용하여 산정한 손해배상액이 일부 청구를 초과하지 않을 경우에는 손해배상액을, 일부 청구액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일부 청구액을 인용하여 줄 것을 구하는 것이 당사자의 통상적인 의사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8. 12. 11. 선고 2006다5550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피고 HL은 원고에게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으로 80억 원{원고의 손해액 16,462,678,680원[= (고정비 손해 27,141,837,620원 + 생산자재 등 손해 295,960,180원) × 피고 HL의 책임 비율 60%]이 원고가 구하는 80억 원을 초과하므로 위 금액만 인용} 및 그 중, ① 30억 원에 대하여는 이 사건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소장 부본 최종 송달 다음날인 2012. 2. 11.부터 이 사건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14. 10. 23.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② 40억 원에 대하여는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청구취지정정서 부본 최종 송달 다음날인 2014. 1. 9.부터 이 사건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14. 10. 23.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③ 원고가 당심에서 청구를 확장한 나머지 10억 원에 대하여는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항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15. 7. 10.부터 당심 판결 선고일인 2017. 2. 6.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 HL에 대한 청구(당심에서 확장된 청구 포함)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피고 GQ, GV, JR에 대한 청구(당심에서 확장된 청구 포함)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할 것인바, 확장 전의 당초 청구에 관한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이에 대한 피고 HL의 항소 및 원고의 피고 GQ, GV, JR에 대한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고, 당심에서 확장된 청구에 따라, 피고 HL으로 하여금 원고에게 10억 원 및 이에 대하여 2015. 7. 10.부터 2017. 2. 6.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것을 명하며, 원고의 피고 GQ, GV, JR에 대한 당심에서 확장된 청구는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손지호(재판장) 박준용 문상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