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3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확정일로부터 5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검사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죄로 의율하여 공소를 제기한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3항의 주식회사 네오그린 관련 업무상횡령의 점과 관련하여, 이 부분 횡령으로 인한 이득액은 4억 2,000만 원으로서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소정의 '5억 원 이상'이라는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서, 다만 위 공소사실에는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업무상횡령죄의 공소사실이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로 주문에서는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하였다.
이에 대하여 검사가 항소를 제기하지 않아 위 무죄부분은 당사자 사이의 공격·방어의 대상에서 벗어나 사실상 심판대상에서 제외되었고, 달리 직권으로 심리·판단할 사항도 보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위 무죄부분에 대하여는 원심판결의 결론을 따르고, 피고인만이 항소를 제기한 원심판결의 유죄부분에 관하여만 본다.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1의 가.항 광고업무 계약대금 횡령의 점 중 범죄일람표 (1) 순번 4, 5, 8, 14 내지 18 기재 돈 부분에 관하여
원심은 피고인이 주식회사 M(이하 "M") 또는 주식회사 O(이하 "O")에 광고업무 계약대금 등을 부풀려 지급하였다가 위 회사들로부터 되돌려받은 위 돈을 피해자 주식회사 I(회사명이 주식회사 G에서 2007. 7. 26. 주식회사 I로 변경되었다. 이하 변경 전후를 구별하지 않고 "I")의 계좌에 입금한 행위를 I에 대한 관계에서 횡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으나, 피고인은 되돌려받은 위 돈을 I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입금하면서 단지 회계처리의 편의상 그 명목을 대표이사 가지급금 반제, 단기대여금 상환으로 한 것일 뿐이므로, 피고인에게는 불법영득의 의사가 없었다.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2항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은 I와 주식회사 K(이하 "K") 사이에 체결된 업무전산 개발용역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에 의하여 1, 2차 중도금 합계 953,865,000원(= 1차 중도금 437,140,000원 + 2차 중도금 516,725,000원)을 지급하였을 뿐이므로, 이를 I에 대한 배임행위라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부분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이 사건의 여러 양형조건에 비추어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3년 6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1의 가.항 광고업무 계약대금 횡령의 점 중 범죄일람표 (1) 순번 4, 5, 8, 14 내지 18 기재 돈 부분에 관한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위 2.의 가.1)주장 관련]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부터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과 같은 취지로 다투어 왔는데, 이에 대하여 원심은,『 증거에 의하면, ① 피고인은 2003. 9.경 H과 사이에 I의 주식 전체와 자산 일체를 대금 145억 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양도·양수계약을 체결하면서 그 무렵 H에게 위 양수대금 중 200억 원을 계약금 명목으로 지급하였고, 2005. 9. 21.경 체결된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계약(차주 1, 대주 산은캐피탈 주식회사, 시공사 한일건설 주식회사, 금융자문사 대우 증권 주식회사, 대출금 200억 원)의 대출금 중 절반인 100억 원을 나머지 양수대금의 일환으로 H에게 지급한 사실, ② 이때 피고인은 I와 사이에 I가 위 100억 원을 피고인에게 대여하되, 피고인은 2006. 10.경까지 피고인이 향후 취득할 I의 주식 중 49%를 처분하여 상환하는 내용의약정을 체결한 사실, ③ 그러나 피고인은 현재까지 I에 위 양수대금 채무 100억 원을 변제하지 아니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사실과 같이 피고인이 I에 대하여 100억 원 상당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1의 가.항 기재와 같이 M 또는 O로부터 되돌려받은 광고업무 계약대금 중 일부 돈을 '대표이사 가지급금 반제' 로 입금한 행위는 그 일부 금원이 피고인 자신의 소유임을 전제로 그 돈으로 I에 대한 100억 원의 채무를 변제함으로써 자신의 채무를 소멸시킨다는 의사 즉, I의 돈을 자기의 소유인 경우와 같이 사실상 또는 법률상 처분하는 불법영득의사가 발현된 것으로서 I에 대한 횡령행위에 해당한다. 』라고 판단하여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이 법원의 판단
법리
업무상횡령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사람이 불법영득의 의사로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하여야 하고(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1항), 여기서 '불법영득의 의사'라 함은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사람이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보관하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경우와 같이 사실상 또는 법률상 처분하는 의사를 의미한다(대법원 2013. 8. 23. 선고 2011도7637 판결 등 참조).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대표이사 가지급금 반제' [범죄일람표 (1) 순번 4, 5, 8] 또는 '단기대여금 상환' [위 범죄일람표순번 14 내지 18] 명목으로 I의 계좌에 입금한 것을 두고, I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한 입금이라는 그 실질을 도외시 한 채 형식적인 회계처리상의 명목에만 착안하여 I에 대한 관계에서 피고인의 불법영득의사가 발현된 횡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피고인은 2005. 9. 21.경 G의 재개장을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이하 "PF") 대출계약을 체결하면서 I가 대주인 산은캐피탈로부터 200억 원을 대출받으면서 그 중 100억 원은 I가 피고인에게 대여하는 것으로 처리하고, 피고인은 위 100억 원으로 H에게 I의 주식 및 자산 일체에 관한 양수대금을 지급한 사실, 피고인이 H으로부터 I의 주식을 취득한 날로부터 13개월 이내에, 피고인이 소유하고 있는 I의 주식의 49%를 제3자에게 매각하고, 그 매각대금 100억 원을 수탁회사인 주식회사 다올부동산신탁이 관리하는 운영계정에 입금하기로 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런데 한편, 피고인은 이후 2006. 8. 9.경 대주를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로 하는 제2차 PF 대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계약에서는 당초의 위 PF 대출계약과는 달리 피고인이 I의 주식을 13개월 이내에 매각하고 그 매각대금을 수탁회사의 운영계정에 입금하기로 하는 등의 내용이 제외된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에 따르면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가지급금 반제 또는 단기대여금 상환 명목으로 I의 계좌에 돈을 입금할 그 당시에는 피고인이 I에 위 100억 원의 양수대금 관련 채무를 실제로 변제하여야만 했거나 그 변제가 반드시 요구되는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I의 자금운용과 관련한 일계표에는 피고인이 I의 계좌에 2006. 10. 2. 2,000만 원, 2006. 10. 9.에 2,000만 원, 2006. 10. 11.에 4,500만 원을 입금[범죄일람표 (1) 순번 4, 5, 8]한 명목이 '대표이사 가지급금 반제'로 기재되어 있고(증거기록 2,026쪽,2,032쪽, 2,036쪽), 계정별원장에는 2006. 10. 2.자 2,000만 원의 입금은 그 명목이 '인정이자 미수수익 입금'이라고 기재되어 있는바(증거기록 2,506쪽), 이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인이 I의 계좌에 위 돈을 입금한 것이 피고인의 I에 대한 위 100억 원 양수대금 관련 채무의 변제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또한, I의 경리업무를 총괄하였던 T이 작성한 일계표에 의하면 피고인이 2007. 8. 2.부터 2007. 8. 9.까지 입금한 돈[범죄일람표 (1) 순번 14 내지 18]은 그 명목이 '네이밍 잔금 회수(위 순번 14, 15, 16, 18)' 또는 '대표이사 입금(위 순번 17)'이라고 기재되어 있는바(증거기록 590, 591쪽), 이에 따르면, 피고인은 0에 광고업무 계약대금 등을 부풀려 지급하였다가 되돌려 받은 위 돈을 I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I의 계좌에 입금하면서, 떳떳하지 못한 방법으로 마련된 위 돈의 성격상 마땅히 회계처리할 명목이 없자 그 명목을 단기대여금 상환 등으로 하여 처리한 것으로 보이는 반면, 달리 위 입금으로 피고인의 I에 대한 위 100억 원의 양수대금 관련 채무 또는 그 밖에 피고인의 I에 대한 어떤 특정 채무를 소멸시킨 것으로 볼만한 사정은 엿보이지 아니한다.
피고인이 M 또는 O로부터 되돌려받은 돈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범죄일람표 (1) 순번 1, 2, 3 기재 범행과는 달리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의 돈은 피고인이 이를 I의 계좌에 입금하였고, 그 돈은 I를 위한 운영자금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바, 이는 오히려 피고인이 위 돈을 개인적인 용도로 임의로 소비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사정이라고 할 것이다.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2항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의 점에 관한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위 2.의 가.2)주장 관련]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부터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과 같은 취지로 다투어 왔는데, 이에 대하여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이 부분 원심 판시의 요지 -
증거들에 의하면, ① 피고인이 2005. 9. 27.경 I와 K 사이에 '업무전산 개발용역 계약'을 체결하면서 K는 업무전산 프로그램을 개발한 후 I에 관련시스템과 전산장비를 납품하고, I는 K에 대금 2,185,700,000원을 계약금 30%, 중도금 40%, 잔금 30%로 나누어 지급하기로 약정한 후, 같은 날 K에 계약금 명목으로 655,710,000원을 지급하게 한 사실, ② 위 업무전산 개발용역 계약은 동물 관리, 입장객 관리, 직원 관리 등 J 운영에 필요한 전 분야의 전산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그러한 전산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전산기기 및 관제시스템을 납품하는 내용인 사실, ③ 그런데 당시 K는 독자적으로 전산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고, 이에 따라 2006. 3. 30.경 나인정보시스템에 대금 590,000,000원에 소프트웨어 개발 용역을 하도급 주었으며, 이와 별개로 I에 약 100,000,000원 상당의 컴퓨터 20 ~ 30대를 납품한 사실, ④ K는 J 전산시스템의 성격상 소프트웨어 개발이 완료되어야 이를 운영할 수 있는 전산기기 및 관제시스템을 납품할 수 있기 때문에 나인정보시스템의 소프트웨어 개발의 완료를 기다리고 있었으나, 나인정보시스템은 이 사건 공사의 설계 변경으로 인하여 소프트웨어 개발을 완료하지 못한 사실,⑤ K는 2006. 10. 2.경까지 나인정보시스템에 위 하도급대금 중 491,500,000원을 지급한 사실,⑥ 한편 위 업무전산 개발용역 계약상 '중도금의 지급은 이 사건 공사의 진척에 따라 I와 K의 합의 하에 그 지급일자를 정한다' 고 약정되어 있는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위 업무전산 개발용역 계약의 계약금은 일반적인 계약금의 비율을 상회하는 30%의 비율로 계산한 655,710,000원으로 책정되었는데, K는 위 계약금 655,710,000원을 지급받은 후, I에 100,000,000원 상당의 컴퓨터를 납품한 것외에는 전산프로그램의 소프트웨어 개발을 하도급 줄 회사를 정하지도 아니한 상태에서 I로부터 판시 제2항 기재와 같이 2005. 12. 9.경 437,140,000원을 1차 중도금 명목으로 지급받은 점, 또한 K는 나인정보시스템에 전산프로그램의 소프트웨어 개발을 하도급 주었으나, 이 역시 이 사건 공사의 지연 등으로 완료되지 못한 상태에서 I로부터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2항 기재와같이 2006. 10. 2.경 516,725,000원을 2차 중도금 명목으로 지급받은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I로서는 이미 지급한 계약금 외에 추가로 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음에도, 피고인이 I의 대표이사 지위를 이용하여 I의 자금을 부당 집행함으로써 I에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이 법원의 판단
법리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하고, 이 경우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라 함은 사무의 내용, 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률의 규정, 계약의 내용 혹은 신의칙상 당연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과 사이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포함하고(대법원 2002. 7. 22. 선고 2002도1696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본인의 이익을 위하여 문제가 된 행위를 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범의를 부인하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입증할 수밖에 없고,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3. 2. 11. 선고 2002도5679 판결, 2004. 7. 9. 선고 2004도810 판결 등 참조).
판단
위와 같은 법리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한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에 더하여, 위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까지를 보태어 보면, 피고인 I의 대표이사로서 임무에 위배하여 I로 하여금 K에 1,2차 중도금 합계 953,865,000원(= 1차 중도금 437,140,000원 + 2차 중도금 516,725,000원)을 지급함으로써 I에게 동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고, K에게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득을 얻게 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할 것인바,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사실인정 및 판단은 그대로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피고인은 또한, 검사가 이 부분 공소사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죄로 의율하여 공소를 제기하였는데 원심은 별도의 공소장변경절차 없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죄를 인정하였는바, 이는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불이익을 초래한 것이므로 원심의 이러한 조치는 위법하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횡령죄와 배임죄는 다 같이 신임관계를 기본으로 하는 같은 죄질의 재산범죄로서 동일한 범죄사실에 대하여 단지 법률적용만을 달리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법원은 횡령죄로 기소된 공소사실에 대하여 공소장 변경 없이도 배임죄를 적용하여 처벌할 수 있는 것이므로(대법원 1999. 11. 26. 선고 99도2651 판결, 2010. 5. 13. 선고 2010도2541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이 법원이 추가로 인정하는 사정들 -
K는 2005년도에는 약 18억 5,000만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였으나, 2006년도에는 약 24억 원의, 2009년도에는 약 41억 원의 큰 적자를 기록하였고, 2009년도부터 폐업하는 2011년도까지 계속 적자를 기록하며 마침내 2011. 6. 30.경에는 폐업하였다(증거기록 2,519쪽). I가 K에게 중도금을 지급할 당시인 2005년 말부터 2006년 말경에는 이미 K의 경영상태는 그다지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계약에서 중도금의 지급은 이 사건 공사의 진척에 따라 I와 K의 합의 하에 그 지급일자를 정하기로 하였는바, I의 대표이사인 동시에 K의 대표이사였던 피고인으로서는 이 사건 공사의 진척 정도 및 K의 재정상태를 충분히 알고 있었으며, 이에 따라 적절한 중도금 지급시기를 조정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위 계약의 총 대금에서 계약금은 30%, 중도금은 40%의 비중을 차지하며, 위 계약금 및 중도금은 계약일로부터 불과 1년 사이에 지급되었다. 이는 납품기일이 공사완료일 이전 90일, 60일인 점에 비추어 극히 이례적이다.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전산장비 등의 납품기일이 공사완료일 90일 내지 60일 전인데, 시공사인 한일건설 주식회사는 2006. 8. 9. 공사도급계약상 공사대금이 증액되고 증액된 금액을 적기에 지급받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예정준공일(2005. 12.로부터 24개월)에 준공을 하겠다는 준공보증확약서를 작성하였고(공판기록 238쪽), 부산시는 이 사건 J사업에 관하여 2006. 12. 20. 준공예정일을 2006. 12.에서 2007. 12.로 변경하는 내용으로 실시계획 변경인가를 고시하였으며(공판기록 244쪽), K가 I로부터 중도금을 지급받은 것은 2005. 12. 9.경 및 2006. 10. 2.경인바, 피고인은 I로 하여금 K에게 중도금을 지급하게 할 당시에 준공예정일에 공사가 완성되지 못하리라는 것 및 준공예정일이 연기될 수 있음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할 것이고, I의 입장에서는 이 사건 계약의 중도금을 굳이 위 시기에 지급해야 할 당위성이 있었던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K의 자금이 I의 운영자금으로 쓰이기도 하였고,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I의 자금이 K의 운영자금으로 쓰이기도 하였는바, 피고인은 K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하여 마침 체결되어 있던 이 사건 계약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파기의 범위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범죄일람표 (1) 순번 4, 5, 8, 14 내지 18 기재 돈 부분에 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의 점은 위법하여 파기되어야 하는데, 이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원심 판시 제1의 가.항 기재 횡령의 점은 위 파기부분과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고, 또한 위 나머지 원심판결 판시 제1의 가.항 기재 횡령의 점은원심 판시 제2, 3항 기재 각 죄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결국 원심판결의 유죄부분은 전부 파기를 면할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새로 고쳐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