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등법원판결

부산고등법원 2016. 3. 10. 선고 2015나2560 판결

주문

1.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항소와 피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3.

제1심 판결 중 주문 제1항의 '490,990,900원'을 '490,994,900원'으로, '486,845,000원' 을 '486,849,000원'으로 각 경정한다.

이유

1.

인정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5호증, 제7, 10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제1심 법원의 대구지방국세청장, 남대구세무서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된다.

가.

원고는 초경합금 제품의 제조·판매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다.

나.

피고 B은 원고 회사의 실질적인 사주인 E의 조카로 E의 신임을 받아 2001. 5. 18. 원고 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고, 2011. 6. 9.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하였다.

다.

원고는 F(대표 G)을 비롯한 몇몇 거래처에 대하여 물품을 공급하고도 그 대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여 외상매출금채권액이 계속 누적되었는데, 피고 B은 위 거래처들로부터 물품대금을 회수하기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위 거래처들에 대한 물품공급을 중단하고 그 채권을 대손상각처리할 경우 거래처 감소로 인하여 원고 회사의 매출도 줄어들게 되고 그로 인하여 자신에 대한 E의 신임에도 부정적 영향이 미칠 것이 우려되었다. 그래서 피고 B은 G 등 부실 거래처의 대표들과 위 부실 거래처를 관리하던 원고의 직원들을 모아 그들로부터 자금을 마련한 다음, 원고의 기존 거래처인 H의 대표인 피고 C을 대표이사로 하여 1999. 4. 2. 주식회사 D(이하 'D'이라고 한다)을 설립하였다.

라.

D이 설립된 후부터 원고는 대표이사인 피고 B의 뜻에 따라 기존의 부실 거래처에 물품을 공급하는 대신 D에 물품을 공급하였고(별지(1) 표 기재와 같이 2002년 말기준 원고의 D에 대한 외상매출금채권액은 267,469,956원이고, 2003년 이후에도 10억 원 이상의 물품을 공급하였다), D은 위 물품을 원고의 거래처들이나 새로운 거래처들에게 공급하여 얻은 영업이익으로 원고에 대한 물품대금채무를 변제하였다.

마.

그런데 일부 외상매출금채권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고, D의 거래처 중에도 사실상 물품대금의 회수를 기대하기 어려운 부실 거래처가 생겨나 D이 원고에 대한 일부 물품대금을 변제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자, 피고 B은 피고 C에게 D이 원고에게 이형가공 등 용역을 제공한 것처럼 가장하여 그 채권으로 원고의 D에 대한 물품대금채권과 상계처리하는 방법으로 D의 원고에 대한 채무를 해결하자고 제안하였고, 피고 C도 이를 받아들였다.

바.

피고 C은 피고 B의 위와 같은 제안에 따라 2003. 6. 30. 마치 원고가 D에 외주가공 등을 맡겨 5,515,400원(부가가치세 포함) 상당의 채무가 발생한 것처럼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였고, 피고 B은 위 세금계산서상의 채무에 기하여 원고의 D에 대한 매출채권 중 같은 금액 상당을 상계처리하고, 거래처 원장 등의 장부에도 그와 같이 기재하였다. 피고 B은 위 일시경부터 2011. 3. 25.경까지 위와 같은 방법으로 별지(2)의 표 기재와 같이 총 94회에 걸쳐 원고의 D에 대한 채권 합계 550,444,400원을 상계처리 하였다.

사.

원고는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위와 같이 D으로부터 허위의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은 것에 관하여 관할 세무서로부터 총 4,145,900원(2005년 1기 620,400원, 2006년 1기 677,600원, 2009년 1기 635,800원, 2009년 2기 635,800원, 2010년 1기 628,100원, 2010년 2기 631,400원, 2011년 1기 316,800원)의 세금계산서불성실가산세를 부과 받았다.

아.

D은 2011. 6. 14. 주주총회결의에 의해 해산되었고, 2011. 11. 24. 청산종결 되었다.

2.

판단

가.

공동불법행위의 성립

피고들이 마치 D이 원고에 대하여 외주가공비채권을 가진 것과 같은 외관을 만들어내어 원고의 물품대금채권과 상계처리 한 것은 그 실질에 있어서 원고의 물품대금채권의 포기 또는 D에 대한 물품대금채무의 면제에 해당하고, 그 과정에서 원고는 세금계산서불성실가산세까지 부과 받았으므로, 원고는 피고들의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장부상 상계처리 된 금액 상당의 채권을 상실하고 가산세를 지출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보아야 한다.

설령 이와 달리 보더라도, 별지(1)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가 D과 계속적인 거래관계를 유지하면서 매년 그 전 해에 상계처리 한 금액 이상의 물품대금을 회수해 온 사실로 미루어 피고들이 상계처리를 하지 않았다면 원고로서는 그 금액 상당의 물품대금을 모두 회수할 수 있었을 것임에도 피고들이 원고의 거래처 원장 등에 허위의 사실을 기재하는 등 부정한 회계처리를 하여 원고로 하여금 채권을 회수할 기회를 상실하게 하는 손해를 입게 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B은 원고의 대표이사로서 위와 같은 회계처리를 피고 C에게 제안하고 원고의 직원들에게 그와 같은 업무처리를 지시하는 등으로, 그리고 피고 C은 피고 B의 제안에 따라 D의 대표이사로서 D 명의로 허위의 세금계산서를 발급하는 등의 실무를 처리하는 방법으로 불법행위에 각 가담하였다고 보아야 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상계처리 된 물품대금 550,444,400원과 세금계산서불성실가산세 4,145,900원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들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들의 주장

①

상계처리 된 물품대금채권이 최초의 상계처리일 이전에 이미 발생해 있었던 채권임을 전제로, 위 물품대금채권은 3년의 단기소멸시효가 적용되는 채권이므로 상계처리를 시작한 때부터 3년이 지난 이후에는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보아야 하는 이상 그 부분 채권을 회수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하여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할 수 없다.

②

별지(2) 목록 제1 내지 11항 기재 손해배상채권은 불법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이 지난 이후 청구된 것이므로 시효로 소멸하였다.

③

피고 B이 원고에게서 받은 공로주로 위 손해배상채무의 변제에 갈음하였다.

④

피고 B의 원고에 대한 퇴직금채권으로 원고의 손해배상채권과 상계한다.

⑤

원고의 피고 B에 대한 감독 소홀이나 피고 C이 D의 명목상 대표에 불과한 점 등을 감안하여 공평의 원칙상 피고들의 책임을 일정 범위 내로 제한하여야 한다.

(2)

판단

㈎ 위 ① 주장에 관하여 본다. 별지(2)의 표 기재와 같이 상계처리된 원고의 물품대금채권이 2003. 3. 이전에 변제기가 도래한 채권이라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고, 오히려 위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상계처리 된 채권 중 상당 부분은 2003년 이후의 계속적 거래 과정에서 발생된 채권이며, 설령 원고의 물품대금채권 중 일부 소멸시효가 완성된 것이 있다고 하더라도 D에서 그러한 사실을 알지 못하거나 시효이익을 포기하고 채무를 변제할 가능성이 없지 않은 이상 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그 채권 금액 상당의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 위 ② 주장에 관하여 본다. 이 사건 소가 별지(2) 표 순번 제1 내지 11항 기재 상계처리가 있은 날부터 10년이 지난 2014. 5. 2.에 제기되었음은 기록상 명백하므로, 별지(2) 표 순번 제1 내지 11항 기재 각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채권, 합계 63,595,400원(= 5,515,400원 + 5,775,000원 + 6,187,500원 + 5,940,000원 + 5,665,000원 + 5,802,500원 + 6,022,500원 + 5,582,500원 + 5,555,000원 + 5,830,000원 + 5,720,000원)은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할 것이다.

㈐ 위 ③ 주장에 관하여 본다. 을가 제2, 3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 B이 원고로부터 공로주를 받았다거나 원고와 피고 B이 위 공로주의 반환으로 손해배상채무의 변제에 갈음하기로 약정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주장도 이유 없다.

㈑ 위 ④ 주장에 관하여 본다.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는 대외적으로는 회사를 대표하고 대내적으로는 회사의 업무를 집행할 권한을 가지므로, 대표이사로서의 지위가 형식적·명목적인 것에 불과하여 실제 경영자로부터 구체적·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아 근로를 제공하고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으로 보수를 지급받았음에 그쳤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하는바(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9두1440 판결 등 참조), 을가 제10호증의 1, 2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 B이 원고의 근로자로서 원고에 대하여 퇴직금채권을 갖는 지위에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그와 같이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나아가, 설령 원고에 대한 퇴직금채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들이 주장하는 상계는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것으로서 민법 제496조에 의하여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위 주장도 이유 없다.

㈒ 끝으로 위 ⑤ 주장에 관하여 본다.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용하여 고의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자가 바로 그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유로 자신의 책임을 감하여 달라고 주장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고, 이는 고의적 불법행위가 영득행위에 해당하는 경우 과실상계와 같은 책임의 제한을 인정하게 되면 가해자로 하여금 불법행위로 인한 이익을 최종적으로 보유하게 하여 공평의 이념이나 신의칙에 반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므로, 고의에 의한 불법행위의 경우에도 위와 같은 결과가 초래되지 않는 경우에는 과실상계나 공평의 원칙에 기한 책임의 제한은 가능하다(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6다16758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이 사건에 있어서 피고들의 위 불법행위로 인한 이익은 D에 모두 귀속되었는데, 피고 B은 D의 실질적인 운영자로서, 피고 C은 그 가족들과 함께 D의 실무를 맡아 처리한 사람으로서 D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이고, 실제로 위와 같은 상계처리로 인하여 D이 보유하게 된 자금 중 일부는 피고들에 대한 채무의 변제에 사용된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은 피고들에 대한 책임의 제한이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피고들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490,994,900원[= (550,444,400원 - 63,595,400원) + 4,145,900원] 및 그 중 486,849,000원에 대하여 각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11. 6. 5.부터 피고들이 이행의무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제1심 판결 선고일인 2015. 4. 17.까지는 민법이 정하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하는 연 20%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4,145,900원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소장 부본 최종 송달 다음날인 2014. 6. 12.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하는 연 20%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각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항소와 피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제1심 판결 중 주문 제1항의 '490,990,900원'은 '490,994,900원'의 오기이고, '486,845,000원'은 '486,849,000원'의 오기임이 분명하므로 이를 경정한다.

판사 최인석(재판장) 채대원 사경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