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제1, 2항 기재와 같다.
이유
제1심판결의 인용 및 수정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쓸 이유는, 제1심판결 이유 제3의 나.항을 아래와 같이 고쳐 쓰고, 제4항을 삭제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제1심판결의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고쳐 쓰는 부분]
근로계약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 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참조). 한편 기간제 근로자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및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사용자의 갱신거절의 정당성에 대한 판단의 기준 시점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갱신거절 당시, 즉 기간제 근로계약의 종료 당시를 기준으로 하되, 특히 갱신기대권 인정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기간제 근로계약의 종료 시점을 기준으로 그 당시까지 존재하는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그 인정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이러한 법리를 토대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에 명시한 계약기간이 지나더라도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형성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❶ 원고와 피고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마다 1년 단위로 계약기간을 명시하였다.
❷ 원고와 피고가 2008. 12. 31.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작성한 근로계약서 제2조에는 '본 계약으로 인한 근로계약기간은 2009. 1. 1.부터 2009. 12. 31.까지이며, 2008년도 맞춤형 방문건강관리사업 전담인력인건비 예산의 조기집행완료로 계약기간이 단축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고, 그 제12조 제3항 가.호는 피고가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사유로 '보건복지부의 건강증진기금 관련 예산의 폐지, 감소 또는 시·군·구 업무의 조정 등에 의하여 근로계약을 유지할 수 없을 때'를 규정하고 있다.
❸ 원고와 피고가 체결한 근로계약에는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이나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를 설정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❹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제2항의 내용과 체계,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방지를 통한 기간제 근로자의 지위 안정의 측면과 경기변동에 따른 사용자의 고용량 조정을 통한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라는 사용자 측의 이익을 조화롭게 추구하기 위한 기간제법의 입법취지, 기간제법이 기간제 근로자의 총사용기간을 원칙적으로 2년으로 제한할 뿐 기간제 근로계약의 재체결에 정당한 사유의 존재를 요구하거나 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적 체결이 가능한 횟수를 제한하고 있지 않은 사정 등을 감안하면, 재계약 체결에 대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간제법 시행 이후에 신규로 체결된 기간제 근로계약은 근로관계가 2년의 기간 내에 종료될 것으로 예정되어 있는 것이 보다 일반적인 모습이다. 이 사건에 있어서 통합 전 방문건강관리사업과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의 성격이나 업무의 내용이 유사하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곧바로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에 대한 기대권이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즉, 이 사건에 있어서 기간제법의 적용을 받지 않던 통합 전 방문건강관리사업 하에서 1년마다 있어온 피고와 원고 사이의 계약 갱신은 원고를 비롯한 통합 전 방문건강관리사업 종사자들을 2년을 초과하여 사용하여도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이 되지 않음을 전제로 이루어진 것에 불과하여, 이를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에 대한 기대권이 발생하는 사유로 삼는 것은 양 당사자, 특히 사용자의 객관적인 의사가 왜곡될 수 있어 부적절하다. 결국 위와 같이 기간제법의 적용을 받지 않던 시점의 계약갱신행위가 원고에게 추상적인 사실상의 '기대'를 넘어 구체적으로 무기계약직으로의 전환에 대한 '기대권'까지 가지도록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❺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이 기간제법상 기간제 근로자 사용기간의 제한을 받게 된 시점인 2013. 1. 1.부터 원고가 근로한 기간은 2년을 초과하지 않는다. 기간제법 시행 이후에 신규로 체결된 기간제 근로계약에 대해 일정한 경우 재계약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최대 계약기간인 2년 이내의 기간 동안 추가적인 재계약 체결에 대한 기대권이 형성될 정도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지만, 이 사건의 경우에는 다음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그러한 사정을 찾아보기 어렵다.
보건복지부가 2014년 11월 각 지방자치단체에 '통합건강증진사업 전문인력의 무기계약직 전환'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함에 따라 원고의 무기계약직 전환에 대한 사실상의 기대가 형성되었다고 볼 여지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사용자인 피고의 의사와 무관하게 제3자의 영역에서 이루어진 것에 불과하므로, 그러한 사정에 기초하여 사용자인 피고에 대한 관계에서 구체적인 '기대권'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원고는 2012년까지 각 기간제 근로계약의 계약기간이 만료된 후 매년 피고로부터 퇴직금을 지급받았고, 2014년 근로계약의 계약기간이 만료된 후에도 마찬가지로 퇴직금을 지급받았다.
방문건강관리사업 종사자들이 소속된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은 2014년 10월에 2014. 1. 1. 당시 체결한 근로계약의 기간(2014. 1. 1. ~ 2014. 12. 31.)을 연장하기 위하여 사용자인 각 지방자치단체 측과 교섭을 시도하고, 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절차를 거쳤으며,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14. 11. 6. 무기계약직 전환 문제의 원만하고 평화로운 타결을 위한 권고안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이는 사용자인 피고가 재계약 체결을 거절하는 의사를 지속적으로 표시하여 왔음을 드러내는 사정이다.
피고는 2013. 1. 1. 이후 원고와 두 차례 재계약을 체결한 다음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서 정한 2년을 초과하기 전 근로계약이 만료되었음을 알리는 이 사건 계약기간 만료 통보를 하였다. 피고는 2014. 12. 15.에는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에 종사할 인력을 시간선택제 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하기 위한 채용시험 공고를 하였고,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에 종사하던 근로자 15명 중 12명은 실제로 위 채용시험에 응시하여 전부 채용되었다. 이는 사용자인 피고가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이 기간제법의 적용을 받게 된 시점 이후에는 사용기간을 2년 이내로 제한하려는 의사를 명시적, 묵시적으로 표시하여 재계약 체결에 관한 기대권을 배제 내지 제한하려는 일련의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❻ 보건복지부는 2014. 11. 4. 광역지방자치단체장에게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 전문인력의 고용안정을 위한 협조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내면서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이 상시적, 지속적인 국고보조사업으로 근속기간이 2년을 초과하는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무기계약직 전환대상 사업이라고 하면서도, 정작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비용부담과 관련하여서는 사업비로 편성된 무기계약직 인건비는 연차적으로 지방비로 전환할 것을 권고한다고 하여 점차 지방자치단체들로 하여금 인건비를 충당하게 할 의도를 밝혔고, 그 내용은 기관의 여건에 따라 시간선택제, 임기제 공무원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하여 숙련된 전문인력이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검토를 요망한다는 정도에 불과하다.
❼ 피고가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이 기간제법의 적용을 받게 된 2013. 1. 1. 이후에도 원고와의 계약을 갱신하였으나, 이는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의 시행에 앞서 2012년 12월 말 보건복지부에서 하달한 '기간제 근로자들에 대한 불필요한 해고를 자제해 달라'는 취지의 긴급지시사항 및 노동조합 측의 요구에 따라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근로계약을 갱신한 것일 뿐이므로 이러한 사정을 무기계약으로의 갱신에 대한 기대권과 직결시키기는 어렵다. 한편 기간제법상 사용자는 2013. 1. 1. 이후로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것이므로, 즉시 재계약 체결을 거절하지 않았다는 사정에 기초하여 새삼스럽게 갱신기대권이 발생한다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에 기간제법이 적용되게 된 2013. 1. 1. 이후에는 재계약 체결에 대한 기대권을 배제하려는 사용자의 의사가 객관적으로 명백히 표시된 사정이 인정되므로, 원고에게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거나 근로계약이 갱신되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이상,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2014. 12. 31. 기간 만료로 종료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한다.
판사 손지호(재판장) 김종기 구자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