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전제사실
원고의 숙부(叔父)인 H은 창원시 마산합포구 C에서 'D병원'을 운영하던 L에 대한 2011. 2. 24.자 강제집행 인락부 채무공정증서에 기하여 'D병원'에서 사용하던 의료용품, 시설장비 등 일체의 유체동산에 대하여 2011. 11. 8.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2011본1040호로 강제경매를 신청하였다.
2012. 5. 1. 진행된 위 동산경매기일에서 133,630,000원으로 매수신고한 원고가 최고가매수신고인으로서 그 대금을 지급하고 위 유체동산 일체(이하 '이 사건 유체동산 일체'라고 한다)를 매수하였다.
원고와 피고는 2012. 7. 20. 매도인을 원고, 매수인을 피고로 하여, 원고가 위 동산경매절차에서 매수한 이 사건 유체동산 일체에 관하여, 매매대금을 334,234,265원으로 하는 매매계약서(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서'라고 한다)를 작성하고, 같은 날 공증인가 법무법인 부산 등부 2012년 제613호로 인증 받았다(갑 1호증).
그 매매계약서에는 "계약 당일에, 매수인은 매매대금을 전액 지급하고, 매도인은 이 사건 유체동산 일체에 대한 모든 권리를 매수인에게 양도한다"라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 이 사건 매매계약서에 기하여 이 사건 유체동산 일체에 관한 매매대금 334,234,265원의 지급을 구함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이 사건 유체동산 일체에 관한 매매 사실이 객관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이 사건 매매계약서는 금융조달의 편의를 위하여 형식적으로만 작성된 것으로서 무효라고 다툰다.
피고가 내세우는 통정허위표시 주장의 근거
• 피고가 금융기관으로부터 금원을 차입함에 있어 이 사건 유체동산 일체를 담보로 제공할 필요가 있었고, 그 과정에서 편의상 이 사건 매매계약서를 작성한 것이다.
• 앞서 본 동산경매절차에서의 매수대금 133,630,000원 중 1억 원은 피고가 부담하였고 원고는 매수인 명의만 제공한 것이므로, 피고가 새삼스럽게 이를 원고로부터 다시 매수할 이유가 없다.
• 피고는 이 사건 유체동산 일체의 매수대금이 133,630,000원임을 알고 있었으므로 334,234,265원이라는 높은 가격으로 이를 매수할 이유도 없다.
• 피고가 매매대금을 지급함이 없이 이 사건 유체동산 일체를 점유·사용하고 있음에도 원고는 이 사건 소 제기 직전까지 피고에게 매매대금 지급을 촉구한 바 없다.
원고의 반박
• 이 사건 매매계약서는 처분문서이므로 그 기재 문언대로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이 인정되어야 한다.
• 위 동산경매절차에서의 매수대금 133,630,000원은 원고의 숙부인 H이 조달하였다.
• 이 사건 매매계약서에는 상세한 물건목록이 첨부되어 있는데, 통정허위표시에 의하여 작성된 것이라면 그렇게까지 할 이유가 없다.
• 피고는 이 사건 매매계약서를 작성함에 그치지 않고, 통정허위표시에 의하여 작성된 것이라면 필요가 없는 인증까지 받았다.
• 피고는 동산경매절차에서의 매수대금 133,630,000원 중 1억 원은 자신이 부담하였다고 주장하나, 그 1억 원은 'D병원' 직원들의 인건비로 지출된 것이고, 더구나 피고는 원고를 상대로 위 1억 원에 관한 대여금 반환 소송까지 제기한 바 있다.
이 사건 매매계약서가 통정허위표시에 의하여 작성된 것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인정사실
'E병원' 개설 경과
피고는 위 H, M, B과 함께, L이 개업을 준비 중이던 'D병원' 건물 일부를 임차하여 공동으로 장례식장을 개설·운영하기로 하고, H을 통하여 2010. 7. 29. 위 요양병원 건물 공동소유자인 L 등에게 계약금 1억 원을 지급하고 임차인 명의를 M의 아들인 원고로 하여 임차보증금 5억 원인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는 등 상당한 금원을 출연하면서 장례식장을 개설하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D병원'은 2011. 3.경 개업하기는 하였으나, 경영난으로 인하여 그 부지와 건물(이하 부지와 건물을 합하여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에 압류 또는 가압류가 계속되면서 장례식장 개설이 지연되고, 2011. 11. 7.에는 근저당권자인 주식회사 조흥저축은행(이하 '조흥저축은행'이라 한다)의 신청에 의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임의경매개시결정(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N)이 내려지게 되었다.
그 무렵 피고와 H, M, B은 장례식장을 개설하려던 계획을 바꾸어, F을 새로 합류시켜, 'D병원'에서 사용하던 이 사건 유체동산 일체와 이 사건 부동산을 경매절차를 통하여 인수하는 방법으로 새로이 'E병원'을 개설하여 운영하기로 하였다.
이 사건 유체동산 일체에 관하여는 '전제사실 가.항'에서 본 바와 같이 동산경매절차에서 2012. 5. 1. 원고가 133,630,000원에 이를 매수하였다.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임의경매절차에서는 3,125,100,000원으로 최고가 공동매수신고한 피고와 G(F의 처이다)이 2012. 7. 27. 그 대금지급을 완료함으로써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하였다.
피고와 F은 2012. 9.부터 재단법인 P(이하 'P'이라 한다)을 통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서 'E병원'을 개설·운영하였는데, 피고는 P의 대표권 있는 이사로 2012. 8. 6.부터 2015. 3. 3.까지 재직하였고, F은 2012. 10. 5.부터 현재까지 P의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E병원' 개설에 필요한 자금 조달
피고와 H, M, B, F은 'D병원'에서 사용하던 이 사건 유체동산 일체와 이 사건 부동산을 인수하여 새로이 'E병원'을 개설하여 운영하기로 계획하면서, 자금조달은 주로 피고와 F이 맡고, H은 'D병원'의 행정부장 직에 있던 I과 협의하여 인수업무를 진행하였다.
조달된 자금은 I 명의로 개설된 부산은행(Q, 구 계좌번호 R) 계좌와 'D병원'의 경리 차장 직에 있던 K 명의로 개설된 경남은행 (J) 계좌를 통하여 관리되었다.
I 명의의 위 계좌에는 동산경매기일을 앞 둔 2012. 4. 9. 피고의 처인 S으로부터 1억 원이 입금되었다.
K 명의의 위 계좌에서는 송금인을 I 명의로 하여 2012. 4. 12. 원고에게로 1억 원이 출금되었고, 2012. 4. 30. 원고 명의로 개설된 부산은행(T) 계좌로부터 H 명의로 98,868,000원이 입금되었다가, 같은 날 8,800만 원(= 5,000만 원 + 3,800만 원)이 출금되었으며, 2012. 5. 9. I 명의로 69,182,058원이 입금되었다.
그 중 69,182,058원은 동산경매절차에서 2012. 5. 9.경매신청채권자인 H에게 배당된 액수와 동일하다.
한편, 임의경매절차에서의 이 사건 부동산 매수대금 3,125,100,000원 대부분은 대금 지급기일인 2012. 7. 27. 조흥저축은행으로부터 피고가 대출을 받아 조달하였다.
이 사건 매매계약서 작성 경위
위와 같이 피고가 2012. 7. 27. 조흥저축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으면서, 임의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한 피고와 G은 같은 날 조흥저축은행에게 채권최고액 37억 원인 근저당권을 설정해 줌과 아울러 이 사건 유체동산 일체를 담보로 제공하였다.
조흥저축은행으로부터의 대출 업무는 주로 'D병원'의 행정부장 직에 있던 I이 담당하였는데, 조흥저축은행이 위 근저당권 이외에 추가로 이 사건 유체동산 일체에 관한 질 권 설정을 요구하자, I은 이 사건 유체동산 일체가 대출명의인인 피고의 소유임과 시가를 입증할 자료가 필요하게 되었다.
이에 I은 2012. 7. 20. 피고와 H에게 그 사정을 설명하였고, H은 조카인 원고에게 이를 지시하였으며, 같은 날 피고는 원고 및 I과 함께 공증인가 법무법인 부산 사무실에 가서 '전제사실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매매계약서를 작성하고 인증까지 받은 후 I을 통하여 조흥저축은행에게 이 사건 유체동산 일체를 피고의 대출금에 대한 담보로 제공하였다.
이 사건 매매계약서에는 상세한 물건목록이 첨부되어 있는데, 그 물건목록은 경매절차에서 작성된 경매대상 물건명세서와는 그 형식과 세부 항목 등 전체적인 내용이 동일하다.
'E병원' 개설 이후의 경과 (2013. 2. 7. 피고와 H 사이의 합의)
'E병원' 개설 이후 피고가 'E병원'의 운영을 주도하면서, 그 운영 및 수익배분에서 제외된 H은 그 개설 과정에서 출연한 자신의 자금과 노력에 대한 보상을 피고에게 요구하였다.
그 결과 피고와 H은 2013. 2. 7. 피고가 H의 위 출연에 대한 보상으로 7억 원을 2016. 2. 7.까지 H에게 지급하되, H이 위 돈을 지급받으면 'E병원'에 관한 모든 권리를 포기하기로 합의하였다.
H은 2014. 10. 31. 피고에 대한 위 합의금 채권 7억 원 중 4억 원을 M에게, 3억 원을 U에게 각 양도하였다.
M과 U은 2014. 11. 19. 피고를 상대로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14가합3718호로, 주위적으로는 자신들이 피고와 사이에 성립된 위 2013. 2. 7.자 합의의 실질적 당사자임을 주장하면서 위 합의금의 지급을, 예비적으로는 위 양수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 2015. 7. 24. 제1심 법원에서 주위적 청구를 기각하고, 예비적 청구 중 203,927,027원 부분은 제3자의 추심명령의 송달이 채권양도통지에 앞선다는 이유로 이를 각하하며, 나머지 금원인 합계 496,072,973원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는 판결이 선고되었으며, 이에 피고가 항소하여 부산고등법원 2015나54479호로 항소심 계속 중이다.
기타 관련 소송의 내용 및 경과
• 피고는 'D병원'의 행정부장으로 재직하면서 병원 인수자금 계좌[부산은행(Q,구 계좌번호 R)]를 관리하던 I을 상대로 2015. 4. 28.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15가단204887호로,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2012. 4. 9. 위 계좌에 처 S 명의로 입금한 1억 원의 반환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 그 경위는 다음과 같다.
원고가 2014. 11. 19.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여 이 사건 매매계약서에 기한 매매대금을 청구하자, 피고는 2014. 12. 24.자 답변서를 통하여 동산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유체동산 일체의 매수대금으로 피고가 입금한 위 1억 원이 사용되었다고 주장함과 동시에, 만약 원고의 주장대로 위 1억 원이 이 사건 유체동산 일체의 매수대금으로 직접 사용되지 않았다면 이를 반환받아야 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에 피고는 일단 2014. 12. 29. I에게 위 1억 원의 반환을 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내고, I을 상대로 2015. 2. 17. 가압류결정(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15카단25)을 받았으며, I의 신청에 의하여 2015. 4. 7. 제소명령(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15카소6)이 발령되자, 이에 응하여 2015. 4. 28. 위 소송을 제기하였다.
위 소송에서 피고는, 위 1억 원이 이 사건 유체동산 일체 및 이 사건 부동산의 인수자금 용도로 사용되지 않았음을 전제로 부당이득, 손해배상, 대여금 등으로 청구원인을 구성하였으나, 그러한 주장이 이 사건에서의 피고 주장 사실, 즉 위 1억 원이 이 사건 유체동산 일체 및 이 사건 부동산의 인수자금 용도로 사용되었다는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자, 피고는 "위 소를 취하하고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하기로 하는 법원의 화해권고결정을 받아들여 2016. 1. 13. 위 소송이 종료되었다.
• 'D병원'의 행정부장으로 재직하던 I은 'E병원' 개설 이후 P이 운영하는 'E병원'의 행정원장으로 2014. 8.경까지 계속 근무하였는데, 그 임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15. 1. 26. P을 상대로 임금지급을 구하는 지급명령을 신청함과 동시에, 그 무렵 피고를 근로기준법위반으로 수사기관에 고소하였는바, 그에 따라 피고는 2015. 2. 17.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2015고단135호로 근로기준법위반죄로 기소되어 현재 제1심 진행 중이고, 위 임금지급을 구하는 지급명령에 대하여는 P의 이의신청으로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15가단3565호 소송절차로 이행되어 현재 제1심 진행 중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3 내지 10호증, 을 1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각 포함), 제1심에서의 증인 H의 증언, 제1심 법원의 금융거래정보제출명령에 대한 주식회사 경남은행의 2015. 7. 16.자, 주식회사 부산은행의 2015. 8. 17.자 각 회신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계약당사자 사이에 어떠한 계약 내용을 처분문서인 서면으로 작성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함은 물론이지만(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9다92487 판결 참조), 비록 의사표시가 처분문서인 서면으로 작성되었더라도 그것이 상대방과 통정한 허위의 의사표시라면 무효이고(민법 제108조 제1항), 의사표시가 상대방과 통정한 허위인지 여부는 사실인정에 관한 문제이다.
이 사건 유체동산 일체 매수 경위 및 자금조달에 관한 앞서 본 인정사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피고는 H, M, B, F(이하 '피고 등'이라 한다)과 함께 'D병원'에서 사용하던 이 사건 유체동산 일체와 이 사건 부동산을 인수하여 새로이 'E병원'을 개설하여 운영하기로 하였는데, 이는 'D병원'에서 사용하던 이 사건 유체동산 일체는 새로이 개설할 'E병원'의 운영에 필요한 것으로서 피고 등이 매수할 필요가 있었음을 뜻한다.
동산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유체동산 일체를 매수한 원고는 위 인수에 동참한 적이 없고, 피고 등의 일원인 M의 아들 겸 H의 조카로서 당시 30세 남짓에 불과하였으며, 자신이 독자적으로 이 사건 유체동산 일체를 매수할 납득할만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로써 구체적인 인수업무를 맡은 H이 피고 등의 인수 과정의 일환으로 이 사건 유체동산 일체를 매수함에 있어 그 매수명의인으로 원고를 내세웠음을 알 수 있다.
이 사건 유체동산 일체와 이 사건 부동산의 구체적인 인수업무는 H과 I이 담당하였는데, 피고는 위 인수를 위하여 앞서 본 동산경매기일을 앞 둔 2012. 4. 9. 피고의처인 S 명의로 1억 원을 I 명의 계좌로 송금하였고, 이는 이 사건 유체동산 일체에 관한 경매절차에서 2012. 5. 1. 원고에게 매각된 대금 133,630,000원의 약 7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한편, 인수자금을 관리하던 K 명의 계좌에, 2012. 4. 30. 98,868,000원이 원고 명의 계좌로부터 송금인을 H으로 하여 입금되었고, 2012. 5. 9. 동산경매절차에서 경매신청채권자인 H에게 배당된 69,182,058원이 그대로 송금인 명의를 I으로 하여 K 명의 계좌로 입금된 바 있기는 하나, 그러한 사실이 있다고 하여 피고가 이 사건 유체동산 일체의 매수대금 중 1억 원을 부담한 사실 자체에는 변함이 없다.
이 사건 매매계약서 작성 경위에 관한 앞서 본 인정사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위 임의경매절차에서 3,125,100,000원에 이 사건 부동산의 최고가 매수신고인으로서 매가허가 받은 피고는 2012. 7. 27. 대금지급기일에 매수대금을 납부하기 위하여 I을 통하여 조흥저축은행에 대출을 신청하였는데, 이 사건 유체동산 일체까지도 담보로 제공하라는 조흥저축은행의 요구에 따라 원고, 피고 및 I이 이 사건 매매계약서를 작성하고 인증까지 받은 후 I을 통하여 조흥저축은행에게 이 사건 유체동산 일체를 피고의 대출금에 대한 담보로 제공하였고, H은 위와 같은 조흥저축은행의 요청을 I을 통하여 알고 있었음에도, 이 사건 매매계약서 작성 및 인증 당시 참여하지 않았음을 자인하고 있는데, H이 동산경매절차에서 매수대금을 출연한 실제 매수인이라면, 단순히 명의자에 불과한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매매계약서에 기재할 매매대금 액수를 전적으로 결정하도록 방임하였다는 점을 납득하기 어렵다.
한편 이 사건 매매계약서에는 매매대금이 334,234,265원이라고 기재되어 있는데, 피고가 'D병원'에서 사용하던 이 사건 유체동산 일체와 이 사건 부동산을 인수하여 새로이 'E병원'을 개설하여 운영하기로 하였던 사람으로서, 동산경매절차에서 2012. 5. 1. 이 사건 유체동산 일체를 원고가 매수한 대금이 133,630,000원이라는 사실을 모를 리 없었다고 보이는 점에서, 그로부터 불과 3개월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 사건 유체동산 일체를 약 2.5배나 되는 금액으로 매수한다는 것은 쉽사리 납득되지 않는다.
그 외에도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E병원' 개설 이후 H이 그 개설 과정에서 출연한 자금과 노력에 대한 보상을 피고에게 요구함에 따라, 피고와 H은 2013. 2. 7. 피고가 H의 출연에 대한 보상으로 H에게 7억 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하였는바, 가사 H이 이 사건 유체동산 일체의 취득에 상당 부분 기여한 바가 있다고 하더라도, 위 합의된 7억 원 이외에 H이 추가로 그 기여에 대한 보상을 피고에게 구할 수는 없다고 보이는데,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H이 그 기여에 대한 보상을 구하는 측면이 적지 아니하다고 보인다.
피고가 I을 상대로 제기한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15가단204887호 대여금 청구사건에서의 피고의 주장이, 피고가 2012. 4. 9. I에게 송금한 1억 원이 앞서 본 동산경매절차에서의 이 사건 유체동산 일체의 매수대금 용도로 사용되지 않았음을 전제로 하는 것은 원고의 주장과 같으나, 앞서 '인정사실 5)항'에서 본 바와 같이 그 경위가 수긍할 만하고, 결국 피고가 그 소를 취하하는 내용으로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되었으니, 피고가 I을 상대로 제기한 위 소송에서 그와 같이 주장하였다는 사실만으로는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에게 유리한 여러 사정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보인다.
I이 'E병원'의 행정원장으로 근무하면서 그 임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주장과 관련된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15가단3565호 임금 청구 소송과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2015고단135호 근로기준법위반 형사피고사건은, I이 현재 피고와 그와 같은 문제로 다툼이 있다는 점에서, 이 사건 청구에 관련되어 피고에게 다소 불리한 듯한 I의 진술은 이를 전적으로 신뢰할 수는 없을 여지가 있다.
소결론
위와 같은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이 사건 유체동산 일체에 관한 매매 사실이 객관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이 사건 매매계약서는 금융조달의 편의를 위하여 형식적으로만 작성된 것으로서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며, 원고가 주장하는 앞서 본 '제2의 다.항'과 같은 사실은 인정되지 않거나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매매계약서가 통정허위표시에 의하여 작성된 것이라는 결론을 뒤집기 부족하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매매계약서에 기하여 이 사건 유체동산 일체에 관한 매매대금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고,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손지호(재판장) 박준용 문상배
각주1) 당시 원고는 30세 남짓으로, 'D병원'의 외래 담당 직원이었다.
각주2) 경매목록 순번 제1~407, 동산경매절차에서 감정평가법인이 평가한 감정가는 133,629,000원이다.
각주3) 원고의 아버지로서, 처 O 명의로 개설된 계좌를 사용하였다.
각주4) 창원시 마산합포구 C 대 991.7㎡
각주5) 위 지상 5층 건물
각주6) 'D병원' 구내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사람이다.
각주7) 그 1주일 전인 2012. 7. 20. 이 사건 매매계약서가 작성되었다.
각주8) '농어민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의료기관 개설운영사업' 등을 목적으로 2010. 7. 26. 설립된 재단법인이다.
각주9) 피고와 F은 의사 면허가 없었으므로 요양병원을 개설, 운영하려면 그것이 가능한 별개의 주체가 필요하였다.
각주10) 재단법인 P의 실질적 운영주체가 피고이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각주11) 피고는 H, I과는 달리 'D병원'의 운영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각주12) 따라서 가사 피고가 2012. 4. 9. I에게 송금한 1억 원이 이 사건 유체동산 일체의 매수대금으로 직접 사용되지 않고 다른 용도로 지출되었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이 사건 유체동산 일체의 매수대금 중 1억 원을 부담한 사실 자체에는 변함이 없다.
각주13) 이는 2012. 4. 12. K 명의 계좌로부터 송금인 명의를 I으로 하여 원고에게 1억 원이 송금된 것이 거의 그대로 반환된 것으로 보인다.
각주14) H이 출연한 69,182,058원은 결국 H을 포함한 피고 등이 공동 인수자금으로 출연한 돈에 불과하고, 위 69,182,058원의 근원적인 출처인 동산경매절차의 집행권원인 K 명의의 강제집행 인락부 채무공정증서의 작성 원인이 된 K에 대한 대여자금 역시 이를 H이 전적으로 출연한 것이라는 자료는 없다.
각주15) 이 사건 매매계약서에 매매대금으로 기재되어 있는 334,234,265원이라는 액수에 관하여, 매매계약서 작성 이전에 H과 피고 사이에 합의되었다는 자료는 전혀 없다.
각주16) 앞서 본 M과 U이 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14가합3718호 양수금 청구 사건에서 M과 U은 그들의 투자자금 부분을 H이 대신하여 합의서를 작성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H도 위 합의에는 자신의 기여에 관한 부분은 제외되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는 듯하나, 이를 인정할 자료는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