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C, D, E, G, H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과 I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기각하고, 나머지 공소사실에 관하여 유죄 또는 무죄를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검사가 공소기각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만 항소를 제기하고 공소기각 부분에 대하여는 항소를 제기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중 공소기각 부분은 분리·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대상에서 제외된다.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의 점에 관하여
피해자 주식회사 K(이하 '피해자 K' 또는 'K'라고 한다)의 은행 대출을 위해 같은 회사의 주식을 매수하였다거나 은행 대출금을 같은 회사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하였다는 피고인의 진술은 믿기 어렵다. 설령 피고인의 진술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개인적인 주식매매대금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피해자 K 소유의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준 것은 배임행위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이 피해자 N으로부터 K의 주식을 매수할 당시 주식매매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고, 피해자 N은 당시 피고인에게 지급능력이 없었음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으므로, 피고인이 피해자 N을 기망하여 K의 주식 33만 주(시가 32억 원 상당)를 편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판단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의 점에 관한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2. 11. 19.부터 피해자 K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자금 집행 등 회사 운영을 전반적으로 관리하였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 K의 대표이사로서의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피해자 K 및 그 주주에 재산상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는 등 회사재산을 적정하게 관리, 보전하여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그 임무에 위배하여 2014. 7. 4.경 부산시 수영구 M에 있는 N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O(이하 'O'라고 한다) 사무실에서, 개인적으로 N으로부터 피해자 K의 주식 200,000주를 19억 2,500만 원에, O로부터 피해자 K의 주식 130,000주를 12억 7,500만 원에 각 매수하면서 피해자 K를 연대보증인으로 설정하고 위 주식 매매대금의 지급을 담보하기 위하여 발행인 '피해자 K 대표이사 A', 액면금 '19억 2,500만 원', '12억 7,500만 원'으로 된 약속어음 2장을 각 발행하였다.
피고인이 정해진 기일에 N과 O에 위 주식매매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되자, 2015. 5. 15.경 피해자 K 소유인 김해시 P 토지 및 Q 외 2필지 지상 제1호 건물(이하 '이 사건 각 부동산'이라 한다)에 채권최고액 '20억 원', 채무자 '피해자 K 및 피고인', 근저당권자 'O'로 된 근저당권설정등기와 '채권최고액 '25억 원', 채무자 '피해자 K 및 피고인', 근저당권자 'N'으로 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주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N에게 채권최고액 25억 원, O에 채권최고액 20억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자 K에 채권최고액 합계 45억 원 상당에 해당하는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관련 법리
경영상의 판단과 관련하여 기업의 경영자에게 배임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일반적인 업무상배임죄에 있어서 고의의 입증 방법과 마찬가지의 법리가 적용되어야 함은 물론이지만, 기업의 경영에는 원천적으로 위험이 내재하여 있어서 경영자가 아무런 개인적인 이익을 취할 의도 없이 선의에 기하여 가능한 범위 내에서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기업의 이익에 합치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신중하게 결정을 내렸다 하더라도 그 예측이 빗나가 기업에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바, 이러한 경우에까지 고의에 관한 해석기준을 완화하여 업무상배임죄의 형사책임을 묻고자 한다면 이는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임은 물론이고 정책적인 차원에서 볼 때에도 영업이익의 원천인 기업가 정신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게 되어 당해 기업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 될 것이므로, 현행 형법상의 배임죄가 위태범이라는 법리를 부인할 수 없다 할지라도, 문제된 경영상의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판단대상인 사업의 내용, 기업이 처한 경제적 상황, 손실발생의 개연성과 이익획득의 개연성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다는 인식과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미필적 인식을 포함)하의 의도적 행위임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배임죄의 고의를 인정하는 엄격한 해석기준은 유지되어야 할 것이고, 그러한 인식이 없는데 단순히 본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결과만으로 책임을 묻거나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는 이유로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2도9148 판결,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 등 참조).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원심 설시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위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정을 보태어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하에 의도적으로 피해자 K 소유의 부동산에 관하여 N과 O 명의로 각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심이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피해자 K의 경제적 상황 및 사업의 내용
피해자 K는 친환경적인 분체 수지를 제조·판매하는 회사로서 2012. 11. 19. 설립된 이후 2014년경까지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기는 하였으나, 자본이 충분하지 못하고, 순이익을 내지 못하는 등으로 인하여 재무구조가 상당히 불안하였다.
피해자 K는 김해시 P 등 토지 및 지상 건물(이하 '김해공장'이라 한다)을 임차하여 분체 수지 제조공장으로 사용하였는데, 2014. 1. 23. 창원지방법원 AJ, AK(병합)호로 임의경매개시결정이 내려져 경매절차가 진행되었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 K의 거래처로부터 안정적인 물량 공급을 위해 자가공장을 확보하라는 요청을 받은 상황이었으므로, 피해자 K로서는 회사가 직접 소유하는 제조공장을 확보할 필요성이 있었다.
그러나 당시 피해자 K는 보유하고 있던 여유 자금이 없었으므로 새로운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받거나 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않는 이상 제조공장을 직접 확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경영상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등
양산공장 신축 관련 대출내역 및 그 사용처
피해자 K는 2014. 8. 28. 주식회사 한국외환은행(이후 주식회사 하나은행에 합병되었다, 이하 '하나은행'이라고 한다)으로부터 기업일반자금대출(시설) 명목으로 128억 5,000만 원과 21억 5,000만 원을 대출받는 내용의 여신거래약정을 체결하였다(당심의 하나은행에 대한 2016. 12. 9.자 사실조회회신서).
피해자 K는 제조공장을 신축하기 위하여 그 부지로 주식회사 Z(이하 'Z'이라 한다) 소유의 양산시 T, AL 토지(이하 '양산공장 부지'라고 한다)를 매수하였는데, Z은 하나은행으로부터 매매대금 명목으로 피해자 K의 대출금을 지급받은 후 2014. 11. 18. 양산공장 부지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180억 원, 채무자 피해자 K, 근저당권자 하나은행으로 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주고, 2014. 11. 28. 피해자 K에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공판기록 제47, 311, 312면).
피해자 K는 주식회사 대구은행(이하 '대구은행'이라 한다)으로부터 시설자금 대출 명목으로 추가로 대출을 받았고, 2014. 11. 18. 양산공장 부지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36억 원, 채무자 피해자 K, 근저당권자 대구은행으로 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주었다(공판기록 제47, 161면).
김해공장 관련 대출내역 및 그 사용처
피해자 K는 김해공장에 관한 임의경매절차가 진행 중이던 2014. 6. 30. 주식회사 부산은행(이하 '부산은행'이라 한다)으로부터 김해공장에 관한 근저당권부채권을 양도받은 후(공판기록 제299, 300면), 2015. 2. 26. 위 경매절차에서 김해공장의 4/10 지분을 매수하면서 위 근저당권부채권으로 상계하는 방법으로 매매대금을 지급하였다.
한편 피해자 K는 2015. 2. 26. 주식회사 신한은행(이하 '신한은행'이라 한다)으로부터 70억 원을 대출받아 부산은행에 채권양도대금을 지급하는 등 김해공장 매수비용으로 사용하였고, 같은 날 김해공장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84억 원, 채무자 피해자 K, 근저당권자 신한은행으로 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주었다(원심 2016고합36호 사건 증거기록 제526면).
피고인 보유 지분의 증대 필요성 등
하나은행은 대출을 받는 차주가 법인인 경우 기업의 실질적 소유자 1인으로 하여금 연대보증을 하도록 할 수 있고, 연대보증을 할 수 있는 기업의 실질적 소유 주로 보는 요건을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는바(당심의 하나은행에 대한 2016. 12. 9.자 사실조회회신서), 이러한 요건에 해당하는 연대보증인이 있을 경우 은행 대출이 더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피해자 K가 대출받을 당시 피고인은 연대보증을 할 수 있는 자격이 되지 않았고, N 등 다른 주주들은 연대보증을 하려고 하지 않았다.
하나은행 직원인 AH은 당심 법정에서 '대출 과정에서 대표이사의 지분율이 낮아 경영권이 불안정하다 싶으면 지분율에 관해 권고하기도 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인 AH에 대한 당심 증인신문녹취서 제4면).
피해자 K가 2014. 8. 28. 하나은행으로부터 양산공장 신축을 위해 대출을 받을 당시 W이 실무에 관여하였는데, 피고인은 W로부터 대출받기 위해서는 대표이사의 지분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진술하였다(당심 제5회 공판조서).
W은 당심 법정에서 '대표이사의 지분율을 높여달라는 요구가 대출에 대한 허가사항은 아니었으나, 대표이사의 지분율이 낮으면 불안하므로, 대출담당자가 대표이사의 지분율을 높일 방법을 강구해 보라고 하였다. 원심 법정에서는 조건부로 대출을 승인받았다고 하였으나 대표이사의 지분율을 높이면 대출 과정에서 유리하다라는 정도로 대출담당자에게 들었다. 당시 대출받기 위해 산업은행, 기업은행, 대구은행 등 은행 여덟 군데 정도를 찾아갔는데, 피해자 K의 기술력 등은 다 좋은 데 심사여건에 대해 몇 가지 이야기를 들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인 W에 대한 당심 증인신문 녹취서 제3, 4, 8면).
하나은행은 '피해자 K에 관한 대출거래 당시 팀장 및 담당자에게 확인한 결과 피고인의 지분율을 높일 것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회신하기는 하였으나(당심의 하나은행에 대한 2017. 1. 18.자 사실조회회신서), '대출 과정에서 대표이사의 지분율이 낮아 경영권이 불안정하다 싶으면 지분율에 관해 권고하기도 한다'는 하나은행 직원 AH의 당심 법정에서의 진술과 피고인의 당초 지분율이 1.1%로 하나은행의 연대보증인 자격 요건조차 갖추지 못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회신내용만으로 W이 허위진술을 한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고, 적어도 W로부터 은행에서 피고인의 지분율을 높여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 K가 대출받기 위해서는 자신의 지분율을 높여야만 한다고 인식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과 피해자 K의 부회장으로 있던 AB는 W로부터 은행 대출을 받기 위해서 피고인의 지분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 당시 최대주주이던 V과 N에게 은행대출을 받기 위해 피고인의 지분율을 높일 필요가 있음을 설명하기도 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 등을 종합해보면, 피해자 K가 하나은행, 대구은행, 신한은행으로부터 대출받아 회사 소유의 제조공장을 확보하려는 상황에서, 피고인의 피해자 K에 대한 지분율을 높이는 것이 피해자 K가 대출받을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이 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을 비롯한 피해자 K의 임직원과 N, V 등도 그와 같이 인식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의 주식 매수의 다른 동기 유무
피해자 K의 주주이던 AM가 2013년경 피고인 등을 상대로 창원지방법원 2013카합283호로 피고인의 이사 및 대표이사로서의 직무집행의 정지를 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하는 등 피해자 K 내에서 경영권 분쟁이 있었으나, 그 후 AM가 피해자 K의 주식을 모두 처분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N과 O로부터 주식을 매수한 2014. 7. 4.경에는 피해자 K 내에서 경영권 분쟁이 있었다는 정황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피고인이 2014. 7. 4.경 대표이사로서의 지위나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에서 별도로 주식을 매입할 필요는 없었을 것으로 보이고, 이 무렵 피고인이 은행으로부터 피해자 K의 공장 신축자금을 대출받기 위한 목적 외에 주식을 매수할 다른 동기가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다.
또한 피고인이 개인적인 손해를 감수해가면서까지 주식의 가치가 액면가에 이르지 못했던 피해자 K의 주식을 N과 O만의 이익을 위하여 매수해 줄 동기나 이유도 발견되지 않는다.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근저당권의 설정 경위 등
N은 피고인이 주식매매대금을 지급할 재산이 없음을 알았고, 이에 N은 피고인과 AB에게 피해자 K로 하여금 피고인의 주식 매매대금채무에 대해 연대보증할 것과 주식매매대금에 상응하는 금액을 액면금으로 하는 피해자 K 명의의 약속어음을 발행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
피고인은 피해자 K에 대한 자신의 지분율을 높이기 위해 불가피하게 피해자 K 명의로 연대보증하고, 약속어음을 발행하는 방법을 선택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N이 2015. 4.경 피해자 K의 예금채권 등을 압류하기 시작하자, 회사 영업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그 압류를 해제하려고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N과 O 명의로 각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었다.
손실 발생 및 이익 획득의 개연성
이 사건 각 부동산이 포함된 창원지방법원 AK 임의경매사건의 대상 부동산, 기계기구 등에 관한 2014. 4. 23. 기준 감정가격은 합계 9,749,363,640원이었고, 그 중 공장용지(8,066.9m²)와 건물(연면적 6,652.99m²)에 관한 감정가격은 합계 7,848,524,440원이었다(공판기록 제309면, 위 경매절차에서 K가 위 경매대상 부동산의 4/10 지분을 매각받았다).
그런데 피고인이 2015. 5. 15. N과 O에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준 이 사건 각 부동산은 위 경매 목적물의 일부로서 토지 면적 5,588.3m²(원심 2016고합36호 사건 증거기록 제651면), 건물 면적 3,364.87m²(연면적, 원심 2016고합36호 사건 증거기록 제717, 732면)에 불과하고,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해서는 이미 2015. 2. 26. 채권최고액 84억 원, 채무자 피해자 K, 근저당권자 신한은행으로 된 선순위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으므로, 피해자 K에 발생할 손해 및 N과 O가 취득한 이득은 피고인에 대한 주식 매매대금 32억 원에 훨씬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피해자 K가 하나은행, 신한은행 등에서 받은 대출금으로 양산공장, 김해공장을 확보하여 제대로 가동이 되었다면 피해자 K로서는 보다 안정적으로 분체수지를 제조·판매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K가 양산공장 부지와 김해공장 부지 및 건물을 동시에 매수함으로써 금융이자가 증가한 것이 피해자 K가 부도에 이르게 된 한 원인이 되었던 것으로 보이나, 피고인의 경영상 판단이 결과적으로 피해자 K에 위험을 초래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은행 대출과 관련되어 이루어진 N과 O에 대한 근저당권설정행위가 배임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에 관한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2. 11. 19.부터 2015. 7.경까지 K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회사를 운영한 사람이다.
피고인은 2014. 7. 4.경 부산 연제구 R에 있는 법무법인 S 사무실에서 O의 대표이사인 피해자 N에게 '나에게 당신과 당신의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K의 33만 주를 매도하면 2014. 9. 30.까지 계약금 5억 원을 지급하고, 이후에 매월 약 1억 원씩 분할하여 주식매매대금 32억 원을 모두 지급하겠다'라는 취지로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당시 개인적인 재산이 전혀 없고, 피고인이 운영하는 K의 자본금이 부족한 상태에서 자금 압박을 받으면서 은행 대출금과 투자자들의 차입금 등에 의존하여 지속적으로 적자 경영을 하여 왔으며 회사 직원들의 월급조차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으므로, 피해자 N으로부터 K 발행 주식을 매수하더라도 그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이와 같이 피해자 N을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 N으로부터 피해자 N 소유의 주식 20만 주(시가 19억 2,500만 원 상당) 및 O 명의 주식 13만 주(시가 12억 7,500만 원 상당)를 교부받아 합계 주식 33만 주(시가 32억 원 상당)를 편취하였다.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정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며, 이와 같은 증명이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유죄로 판단할 수는 없다. 그리고 형사항소심은 속심이면서도 사후심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점과 아울러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 등에 비추어 볼 때에, 제1심이 증인신문 등의 증거조사 절차를 거친 후에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증명이 부족하다고 보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경우에, 항소심의 심리 결과 일부 반대되는 사실에 관한 개연성 또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하더라도 제1심이 일으킨 합리적인 의심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을 정도에까지 이르지 아니한다면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다는 제1심의 판단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단정하여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5도11428 판결 등 참조).
한편 사기죄의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대법원 1995. 4. 25. 선고 95도424 판결 참조), 친척·친지와 같은 인적 관계 및 계속적인 거래 관계 등에 의하여 대주가 차주의 신용 상태를 인식하고 있어 장래의 변제 지체 또는 변제 불능에 대한 위험을 예상하고 있었거나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경우에는 차주가 차용 당시 구체적인 변제의사, 변제능력, 차용조건 등과 관련하여 소비대차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허위 사실을 말하였다는 등의 다른 사정이 없다면, 차주가 그 후 제대로 변제하지 못하였다는 사실만을 가지고 변제능력에 관하여 대주를 기망하였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6. 4. 28. 선고 2012도14516 판결 참조).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원심 설시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위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정을 보태어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 N이 피고인의 기망행위로 K의 주식 33만 주를 편취당하였음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입증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심이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도 이유 없다.
K에서 부회장으로 있었던 AB의 다음과 같은 진술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 N은 K에 최초 투자를 시작한 2013. 6.경부터 V이 최대주주가 될 무렵인 2014. 6.경까지 K의 경영에 관여하였기에 당시 대표이사인 피고인이 주식매매대금 32억 원을 지급할 자력이 없었음을 알았고, K 또한 경영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연대보증채무나 약속어음금채무를 변제할 수 없다는 점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N은 주식 매도 당시 K의 자산 상태 및 피고인의 담보가치 있는 개인 재산이 없음을 알고 있었으므로, 피고인의 개인 재산이 아닌 K 소유의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N은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에게 주식을 매도할 당시의 구체적 상황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는 모호하게 답변하거나 '피고인이 채무를 변제하지 않았음에도 K가 부도가 난 이후에 연락조차 하지 않았으므로 사기가 분명하다'는 취지로만 답변하였던 반면에, 다음과 같이 피고인의 주장이나 AB의 진술에 일부 부합되는 진술을 하기도 하였는바, 당시 피고인이나 K의 지급능력을 알 수 없었다는 취지의 피해자 N의 진술은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피해자 N이 주식을 매도할 당시 K의 사정이 어려웠고 주식의 실질적 가치도 떨어진 상태였으며, 피해자 N은 피고인 외에 제3자에게 주식 매도를 여러 차례 시도하였음에도 매도가 되지 않았고, 달리 투자금을 회수할 방법이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해자 N이 피고인에게 주식을 매도하였고, 그 후 대금 지급을 수차례 연장해주었으며, 회사가 정상화되면 피고인이 주식을 타에 매도하여 피해자 N에 대한 주식대금을 지급하는 것에 피해자 N도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해자 N이 피고인에게 K 주식 33만 주를 매도할 때에 정한 변제기 등 구체적인 계약조건은 피해자 N의 요구에 의해 정해진 것이고, 피고인이 적극적으로 계약조건을 제시하며 피해자 N에게 주식 매도를 요구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각 범행은 피고인이 근로자들에게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서 미지급된 임금 및 퇴직금 합계액이 약 2억 9,000만 원에 이르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한편 피고인이 이 사건 각 범행을 모두 인정하면서 반성하고 있는 점, 피해 근로자들이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의 전부 또는 상당 부분을 체당금으로 지급받은 점, 피고인은 2015년에 건축법위반죄로 벌금형의 처벌을 받은 외에는 다른 형사처벌 전력은 없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위와 같은 사정들과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한 점(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등을 종합해보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다만 원심판결의 법령의 적용 중 '1. 상상적 경합'의 "근로자퇴직급여위반죄"(원심판결문 제3면 제4행)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무죄 부분 중 '1. 공소사실의 요지'의 "채권최고액 200,000,000원" (원심판결문 제4면 18행)은 "채권최고액 2,000,000,000원"의, "채권최고액 250,000,000원"(원심판결문 제4면 19행)은 "채권최고액 2,500,000,000원"의 오기임이 분명하므로,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의하여 직권으로 이를 경정하기로 한다].
판사 권순형(재판장) 최문수 이세훈
각주1) ◈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1월 ~ 4년 6월
각주2) ◈ 양형기준상 권고형의 범위
각주3) 2016. 7. 1.부터 시행되는 양형기준에 각 근로기준법위반죄, 각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에 대한 양형기준이 설정되었으나, 이 사건 공소제기 당시에 는양형기준이 설정되지 않은 범죄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