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등법원판결

부산고등법원 2017. 8. 9. 선고 2017노146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피고인이 피해자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E(이하 '피해자'라고 한다)로부터 돈을 차용한 것이 아니라 G 영농조합법인(이하 'G'이라 한다)과 피해자 사이의 감자 위탁구매 및 판매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에 따라 돈을 투자받았고, 그 투자금을 감자를 구매하는 데 그대로 사용하였으므로,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고 볼 수 없다. 또한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계약에 따라 투자받을 당시에는 약정 투자수익금을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으나 그 후의 예상하지 못한 외부적인 사정으로 인해 변제하지 못하게 된 것일 뿐이므로, 피고인에게 기망의 고의가 있다고도 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징역 10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사기죄의 요건으로서의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 있어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관한 허위표시임을 요하지 아니하고,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하여 행위자가 희망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04. 4. 9. 선고 2003도7828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무리한 사업의 확충 및 사업의 부진에 따라 변제의 능력이나 의사마저 의심스러운 상황에 처하고서도 이러한 사실을 숨긴 채 고율의 이자를 내세워 금전을 차용한 후 이를 주로 상환이 급박해진 기존채무 변제를 위한 용도에 사용한 경우 혹은 금원 차용의 용도나 변제할 자금의 마련방법에 관하여 사실대로 고지하였더라면 상대방이 응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임에도 그 용도나 변제자금의 마련방법에 관하여 진실에 반하는 사실을 고지하여 금전을 교부받은 경우에는 사기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6. 4. 13.선고 2003도3686 판결 등 참조).

한편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으며, 미필적 고의에 의하여도 사기죄는 성립되는 것인바,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로서 미필적 고의라 함은 범죄사실의 발생가능성을 불확실한 것으로 표상하면서 이를 용인하고 있는 경우를 말하고,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하려면 범죄사실의 발생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하며, 그 행위자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의 여부는 행위자의 진술에 의존하지 아니하고,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하여 일반인이라면 당해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11도769 판결 등 참조).

2)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원심 설시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위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정을 보태어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감자 매입대금 등을 지급받더라도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약정금을 변제할 수 없다는 점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면서도 이를 용인한 채 피해자의 직원인 D에게 변제의사나 능력이 있는 것처럼 거짓말하여 피해자로부터 감자 매입대금 등 명목으로 합계 20억 8,000만 원을 지급받은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의 기망행위 및 편취의 범의가 모두 인정되는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

이 사건 계약의 내용 및 그에 따른 G과 피해자의 수익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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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 계약의 주요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해자는 G에 감자 2,000톤의 매입대금 18억 원(= 2,000,000kg × 900원/kg, 상차도 비용 포함)을 지급하되, 선급금과 계약금 10억 원은 2012. 9. 30.까지 지급하고, 잔금 8억 원과 창고 입고에 따른 부대비용은 감자의 구매 및 창고 입고가 완료된 후 2012. 10. 말까지 지급하여야 한다(제2, 3조, 특약사항 제9조). 한편 G은 감자 2,000톤 중 150g 이하 감자(이하 '기본 등급'이라 한다) 800톤을 인수하고 그 인수대금 6억 1,600만 원(= 800,000kg × 770원/kg)을 2012. 12. 31.까지 피해자에게 지급하여야 하고, 왕왕(230g 이상), 왕특(150g 초과, 230g 미만) 등급 감자의 경우 G이 우선적으로 구매할 수 있으나, 협의가 되지 않을 경우 피해자의 의사대로 처분하되, 피해자가 그 판매를 G에 위임하는 경우 G은 왕왕 등급 감자의 경우 9억 1,800만 원(= 540,000kg × 1,700원/kg)을, 왕특 등급 감자의 경우 9억 2,400만 원(= 660,000kg × 1,400원/kg)을 최저 금액으로 보장하고 위 인수대금 합계 18억 4,200만 원을 2013. 3. 31.까지 피해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제2조, 특약사항 제2 내지 4항). 다만 시세가 변동함에 따라 판매시기를 연장하는 데에 상호 협의가 이루어진 때에는 G이 피해자에 대한 대금정산을 2013. 4. 30.까지 할 수 있다(특약사항 제5, 6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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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기본 등급 감자의 거래에 있어서는 900원/kg에 매입한 감자를 770원/kg에 확보할 수 있어 항상 이득을 보게 된다. 한편 왕왕, 왕특 등급 감자의 거래에 있어서는 피해자가 이를 직접 처분할 경우에는 이득도 손실도 보지 않으나, 감자가격이 상승하여 왕왕 등급 감자가 1,700원/kg, 왕특 등급 감자가 1,400원/kg을 넘기는 경우 G이 이를 우선 인수하여 높은 가격에 판매함으로써 이득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감자가격이 위 최저 보장가격(1,700원/kg, 1,400원/kg) 이하로 하락하는 경우에는 G이 왕왕, 왕특 등급 감자를 위 최저 보장가격으로 인수해야 하므로 손실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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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피해자의 경우에는 G이 이 사건 계약대로 기본 등급 감자의 인수대금 6억 1,600만 원, 왕왕 등급 감자의 최저 보장 인수대금 9억 1,800만 원, 왕특 감자의 최저 보장 인수대금 9억 2,400만 원 합계 24억 5,800만 원(이하 '최소 보장 인수대금'이라 한다)을 변제한다면, 감자가격의 변동이나 수요처의 확보 여부 등과 상관없이 어떠한 경우에도 손해를 보지 않고 이득을 얻을 수 있는 데다가 감자가격이 상승하여 왕왕, 왕특 감자를 위 최저 보장 인수대금보다 더 비싼 가격에 처분하는 경우에는 더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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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 계약체결의 경위 및 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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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도의 감자가격은 2012. 1.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하다가 2012. 5.에 이르러 최고점에 이르고, 그 후에는 가격이 계속 하락하여 이 사건 계약이 체결되기 전인 2012. 7.경에는 2012. 1.경의 가격보다 낮아졌고, 이후 2013. 1.까지 큰 가격 변화가 없다가 이후 2014년까지 가격이 점차 하락하였다(증거기록 1권 2-49면, 2권 265, 26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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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G과 피해자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게 된 2012. 9.경은 감자가격이 최고점에 이르렀던 2012. 5.경뿐만 아니라 2012. 1.경보다도 감자가격이 떨어졌던 때인바, 감자 유통업에 오래 종사하였던 피고인으로서는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면서 향후 감자가격이 계속하여 하락할 경우 피해자에게 최소 보장 인수대금을 지급함으로써 큰 손실을 볼 수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피고인이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던 것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12. 9.경 근로자의 임금조차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자금 사정이 악화되었던 G이 이 사건 계약을 통하여 회사운영비와 F 주식회사(이하 'F'라고 한다) 등에 납품할 감자 매입대금을 확보할 수 있는 방편이 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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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피해자는 앞서 본 바와 같이 G이 최소 보장 인수대금만 지급한다면 이 사건 계약을 통해 손해를 볼 이유가 없었던바, 피고인이 최소 보장 인수대금의 지급약정을 한 것이 피해자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고 감자 매입대금과 감자 운반비 및 당근 매입대금까지 지급하게 된 주된 이유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는 감자 유통을 영업으로 하지 않던 회사로서 감자 매입과 판매에 관한 경험이 없었으므로, G이 원금에 상당한 수익까지 포함된 '최소 보장 인수대금'을 지급해 주기로 약정하지 않았다면 피해자가 G에 감자 매입대금 등 명목의 돈을 지급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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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의 자력 및 감자 매입대금 등의 사용 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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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은 상주시 V 토지와 그 지상에 설치된 농업용시설을 소유하고 있었고 그 감정가격이 768,881,000원에 이르렀던 것으로 보이나, 이에 관하여는 채권최고액 6억 5,000만 원 상당의 근저당권이 이미 설정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공판기록 175면), 그 밖에 G이 이 사건 계약 당시 소유하고 있던 부동산 등 자산에 관한 자료는 확인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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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은 2013. 5.~6.경 기준으로 F에 대해 약 13억 내지 16억 원의 물품대금채권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공판기록 133면 내지 137면 등). 그러나 G은 2012. 6.경 부터 직원들에 대한 임금을 미지급하기 시작하였고, 2012. 6. 11. 농협은행 주식회사로부터 대출받은 3억 원의 대출금채무가 있었으며(공판기록 176면), 2012. 2.경부터 미지급하기 시작한 농산물 매입대금채무가 2013. 2. 22.경에는 약 12억 원에 이르고 있었고(공판기록 145면),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O(이하 'O'이라 한다)과 체결한 공동사업약정에 따라 2013. 2.까지 부담할 출자금도 10억 원에 이르는 상황이었다(증거기록 2권 1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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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받은 감자 매입대금 중 일부를 직원들 급여, G의 회사운영비, 쌀, 고구마, 양파 매입대금 등에 지출하거나 G의 차입금을 상환하는 데에 사용하는 등 이 사건 계약과는 관련 없는 용도에 사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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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이 이 사건 계약 체결 후에 피해자의 자금으로 새로 매입한 감자는 950톤 정도밖에 되지 않는데(증거기록 2권 383, 384면, 공판기록 235면), 그 중에서도 P, N으로부터 매입한 550톤에 관한 매입대금에 관해서는 G이 매입대금 일부만을 지급하였을 뿐이고, 나머지는 G과 공동사업약정을 체결한 O이 부담한 것이었다(증거기록 1권 2-126 내지 129면, 증거기록 2권 1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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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은, 감자 1,050톤은 2012년 감자가격이 폭등하여 무리하게 고가의 감자를 매수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전년도에 농민들과 계약한 물량으로 충당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2012. 9.경부터 2012. 12.경까지의 감자가격은 폭등한 가격이 아니라 2011년도의 평균가격과 비슷한 수준인바(증거기록 2권 265, 266면), 피고인은 가격이 높아 나머지 1,050톤을 매수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기존에 매입한 감자의 매입대금을 지급할 자력이 없어 피해자로부터 받은 돈을 이 사건 계약과는 상관없이 매입한 기존의 감자 매입대금채무에 충당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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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은 2012. 10. 26.경 피해자로부터 당근 매입대금 1억 원을 지급받았으나, 2012. 12. 말경까지 G의 계좌거래내역 중 당근 매입대금으로 사용된 금액은 3, 900만 원밖에 되지 않는다(증거기록 1권 1-86면, 2권 45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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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G은 2012. 11. 26.경 피해자 측에 2012. 9. 14.부터 2012. 11. 20.까지 매입한 감자 약 2,004톤을 보관하고 있다는 취지의 감자보관확인서를 교부하고(증거기록 1권 1-166면), 2012. 11. 29. 피해자로부터 감자 운반비 등 1억 8,000만 원을 지급받았는데, 위 감자보관확인서에 기재된 G의 매입내역은 실제와 일치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G이 실제 감자 운반비 등으로 1억 8,000만 원을 지출하였는지를 확인할 자료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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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본 G의 자력과 피해자로부터 받은 자금의 실제 사용 내역 등에 비추어보면, 피해자로부터 감자 매입대금 등 합계 20억 8,000만 원을 지급받을 당시 피고인에게 기망의 고의가 있었음을 추단케 한다. 이 사건 계약 당시 피해자가 G의 자력을 알 수 있었다거나, 이 사건 계약과는 상관없는 G의 독단적인 자금 사용을 피해자가 동의하였다고 볼만한 자료도 없다.

○

G의 최소 보장 인수대금 미지급 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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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은 G의 F에 대한 물품대금채권에 대한 위 R의 가압류결정정본이 2013. 2. 22. F에 송달되기 전까지는 정기적으로 물품대금을 지급받았고, 2013. 1.~2.경 F로부터 최소 8억 원 정도를 지급받았음에도, 피해자에게 이 사건 계약에 따라 2012. 12. 31.까지 지급하기로 한 기본 등급 감자의 인수대금 6억 1,600만 원을 지급하지 않았고, 위 돈을 직원들 인건비, 회사운영비 또는 다른 외상물품대금채무의 변제금으로 사용하거나 심지어 다음 연도에 필요한 감자를 구매하기 위한 매입계약금으로 사용하였다(증거기록 2권 35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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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G이 2013. 2. 28.에 이르러서야 피해자에게 102,607,480원을 변제하고(공판기록 138면), 2013. 5. 23. 및 2013. 5. 24. 합계 10억 9,000만 원을 변제하였으나(공판기록 140, 141면), 이 또한 피고인의 변제계획에 따라 지급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을 피해자 측에 소개하였던 I의 요청에 의한 것이거나 피해자가 R의 가압류를 해제하기 위해 2013. 4. 30. 해방공탁금을 대여해주기까지 하자, 비로소 이를 변제한 것으로 보인다(공판기록 119, 1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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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은 F로부터 받은 물품대금으로 피해자에 대한 최소 보장 인수대금을 변제하지 않았던 이유에 관하여, 검찰 피의자신문 당시 "F로부터 물품대금을 지급받더라도, 피해자가 지급한 돈으로 매입한 감자를 판매하지 못할 경우 피해자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한 최소 보장 인수대금은 변제할 수 없다."(증거기록 2권 399면)고 진술하였는바, 피고인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할 당시부터 이 사건 계약을 통해 G에 수익이 발생하여야만 피해자에게 최소 보장 인수대금을 지급하려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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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이 채무를 불이행하게 된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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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은, 감자가격이 2012년 말경부터 폭락하여 최소 보장 인수대금을 변제할 수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기본 등급 감자의 인수대금 6억 1,600만 원의 지급기일은 2012. 12. 31.이고, 왕왕 등급 감자 인수대금 9억 1,800만 원과 왕특 등급 감자 인수대금 9억 2,400만 원의 지급기일은 2013. 3. 31.이며, 피해자와의 협의에 따라 연장 가능한 최종 지급기일은 2013. 4. 30.인데, 2012. 9.부터 2013. 1.까지의 감자가격은 거의 변동이 없다가 2013. 1.부터 2013. 4.까지 감자가격이 하락하기는 하나, 그 하락 폭은 중품을 기준으로 할 경우 kg당 397원[= 7,945원(= 24,436원 - 16,491원)÷20kg, 원 미만 버림]으로 2012. 5.부터 이 사건 계약 체결일 무렵인 2012. 9.까지의 중품의 하락 폭인 kg당 1,228원[= 24,567원(= 49,467원 - 24,900원)÷20kg, 원 미만 버림]보다 적은바, 이와 같은 감자가격의 하락은 피고인이 예상할 수 있었던 범위로 보이므로, 감자가격의 하락은 G의 최소 보장 인수대금 지급과 관련하여 예상할 수 없는 외부적인 사정이라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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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은, 피해자가 이 사건 계약에 따라 매입한 감자를 롯데마트 등에 납품하기로 약정하였으나 피해자가 이를 납품하지 못함으로써 피고인이 지급해야 할 최소 보장 인수대금의 규모가 커져 채무를 불이행하게 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 주장과 같은 내용이 이 사건 계약에 명시되어 있지 않고, 오히려 이 사건 계약 내용에 의하면, 피해자가 왕왕, 왕특 등급 감자를 스스로 처분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G이 피해자에게 최소 보장 인수대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따라서 피해자가 제3자에게 왕왕, 왕특 등급 감자를 처분하지 못함으로써 피고인이 지급해야 할 최소 보장 인수대금이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해진 최대 금액인 24억 5,800만 원에 이르렀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이 최소 보장 인수대금이 늘어난 것이나 G이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최소 보장 인수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책임이 피해자에게 있다고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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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은, 피해자가 G의 F에 대한 물품대금채권에 대해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을 얻음으로써 피고인과 F 사이의 거래가 끊기게 되었고 이로 인해 G이 채무를 불이행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해자가 위 물품대금채권을 압류한 시기는 2013. 5.경으로 G과 피해자 사이에 협의에 따라 연장 가능한 최소 보장 인수대금의 최종적인 지급시기인 2013. 4. 30.보다도 뒤인 점, G의 다른 채권자들이 이미 2013. 2.경부터 수차례에 걸쳐 위 물품대금채권에 가압류를 하기도 하였던 점, G은 매월 F로부터 받는 물품대금 외에 별다른 수입 재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피해자가 한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으로 인해 G이 채무불이행에 이른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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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G이 피해자에게 최소 보장 인수대금을 변제할 수 없었던 이유는, G이 다수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는데다가 직원들의 급여나 회사운영비를 지출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급박하게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한편, 감자가격이 오를 것을 기대하고 무리하게 사업을 확충하고자 피해자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면서 G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최소 보장 인수대금을 피해자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감자 매입대금 등 합계 20억 8,000만 원을 지급받을 당시 G의 사업이 낙관적으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피해자에게 최소 보장 인수대금을 지급할 수 없음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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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담보설정계약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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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기에 앞서 2012. 9. 17. 피해자의 자회사인 농업회사법인 E 주식회사(이하 'E'라고 한다)와 사이에 상품거래계약에 따른 채무이행을 담보하기 위하여 G이 소유한 감자 등 농산물의 소유권을 E에 이전하기로 하는 양도담보설정계약을 체결하였다(공판기록 9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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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G은 E가 아닌 피해자와 사이에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것이므로, 위 양도담보설정계약에 따른 목적물은 이 사건 계약에 따른 피해자의 약정금채권의 담보가 되지 못한다. 또한 그 계약의 대상이 된 목적물 전부가 당시 실제로 존재하였는지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계약서 기재 자체에 의하더라도 G의 소유가 아니었음이 분명한 일부 농산물(계약서 제1조 제2, 3호 기재 농산물)의 경우 그 후 G이 그 전부에 관해 소유권을 취득하였음을 확인할 자료도 없으므로, 위 양도담보설정계약에 따른 목적물의 담보가치가 충분하였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감자 매입대금 등 명목의 돈을 받더라도 약정한 최소 보장 인수대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를 기망하여 20억 8,000만 원을 편취한 것으로서 그 죄질과 범행방법이 불량한 점, 피해금액이 거액임에도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고,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고 있는 점, 피고인이 근로기준법위반, 폐기물관리법위반, 사기죄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한편 G이 피해자에게 약 11억 9,000만 원에 이르는 돈을 직접 변제하였고, 피해자와 F 사이에 진행 중인 추심금청구 소송의 결과에 따라 피해자가 피해금액 전부를 변제받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범행은 판결이 확정된 사기죄 등과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야 하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위와 같은 사정들과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한 점(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등을 종합해보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권순형(재판장) 최문수 이세훈

각주1) 피고인은 경찰 조사 시 'F로부터 1달에 4~5억 원 정도가 들어왔으니 2013. 1.~2.경 최소 약 8억 원의 물품대금이 F로부터 들어왔을 것이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권 2-113면). 이와 같이 2013. 5.~6.경 기준 G의 F에 대한 물품대금채권액이 늘어난 이유는 G의 F에 대한 물품대금채권에 대한 R의 가압류결정(서울중앙지방법원 2013카단193)이 2013. 2. 22. F에 송달된 이후에 F가 G에 대한 물품대금지급을 중단하였기 때문이다.

각주2) 피해자는 2013. 4. 30.경 R이 한 가압류집행을 해제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G에 2억 7,000만 원을 대여해 주기도 하였으나, 이후 또다시 W이 G의 물품대금채권에 가압류집행을 하자, 비로소 피해자도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을 받았다(공판기록 227, 228면).

각주3) ◈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9월 ~ 7년 6월

각주4) ◈ 양형기준의 적용 여부: 판결이 확정된 사기죄 등과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양형기준이 적용되지 않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