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등법원판결

부산고등법원 2018. 7. 18. 선고 2017누11865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판결 2면 5행의 "B대대 C중대에서 훈육관으로 근무하였고"를 "B대대에서 2015년도에는 J중대 훈육관으로, 2016년도에는 C중대 훈육관으로 각 근무하였고"로 고치는 외에는 제1심판결의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원고는 항공과학고등학교의 훈육관으로서 이 사건 학생들을 면담하면서 위로하고 격려하는 차원에서 학생들에게 의사를 물어본 후 가볍게 안아주거나 손을 잡아주었을 뿐, 학생들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성희롱을 한 사실이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2)

원고가 공군부사관으로 임관된 후 현재까지 18년 이상 성실하게 복무하여 온 점, 수차례 개인 표창 및 상장을 수상하는 등 직분에 충실하여 온 점, 이 사건으로 인하여 이미 상당한 인사상 불이익을 받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에는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여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

나.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다.

인정사실

1)

원고는 2015. 5. 16. 소속대 중대장실에서 훈육을 담당하는 반 학생이던 E(K생, 당시 만 17세)에 대한 정기면담을 마친 후 E을 포옹하였는데, E은 당시 상황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진술하였다.

2)

원고는 2015. 6. 16. 소속대 중대장실<1>에서 훈육을 담당하는 반 학생이던 F(L생, 당시 만 17세)에 대한 정기면담을 마친 후 F을 포옹하였는데, F은 당시 상황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진술하였다.

3)

원고는 2015. 7. 10. 00:30경 훈육을 담당하지 않는 반 학생이던 G(M생, 당시 만 18세)에 대한 면담을 마친 후 G과 함께 여학생 생활관 앞까지 걸어간 후 G을 포옹하였는데, G은 당시 상황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진술하였다.

4)

원고는 2015. 9. 18. 13:55경 소속대 J중대 생활관 앞에서 훈육을 담당하지 않는 반 학생이던 H(N생, 당시 만 17세)의 손을 잡고 주변 계단 2층까지 약 10m 걸어 올라간 후 H와 면담을 하였는데, H는 당시 상황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진술하였다.

5)

원고는 2015. 10. 3. 18:30경 소속대 내에서 훈육을 담당하지 않는 반 학생이던 I(O생, 당시 만 19세)의 손을 잡고 여학생 생활관 쪽으로 걸어가면서 I과 면담하였는데, I은 당시 상황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진술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 내지 7호증, 제13 내지 15호증, 제17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징계사유의 존부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15호증의 기재, 당심의 원고 본인신문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학생들을 포옹하거나 손을 잡은 행위는, 설령 원고에게 성적인 동기나 의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객관적으로 이 사건 학생들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혐오감 또는 수치심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이고, 원고의 행위로 인해 이 사건 학생들이 성적 수치심을 느꼈음이 인정되므로, 원고의 행위는 성희롱에 해당한다. 이 사건 처분에는 징계사유가 존재한다.

①

원고는 2015년도 1학기부터 항공과학고등학교의 3학년 학생을 훈육하는 J중대 훈육관직을 맡았는데, 훈육관은 학생들을 교육·평가하고 생활지도를 하며 학생들에게 이익과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우월한 지위에 있다. 이 사건 학생들은 J중대에 속한 3학년 학생들로서 그 중 E, F은 원고가 직접 훈육을 담당하던 반 학생들이었고, 다른 학생들도 원고가 가르치는 교과목의 수업을 듣거나 간접적인 지도를 받던 학생들이었다.

②

항공과학고등학교는 항공우주분야 전문 부사관을 임관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학교로 학교를 졸업하여 임관된 학생들은 상명하복에 의한 위계질서가 요구되는 공군에서 부사관으로 근무하게 되는데, 학생들이 원고를 비롯한 훈육관들로부터 받는 평가와 평판은 장차 학생들의 군경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③

그런데다가 이 사건 학생들 중 I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은 만 17세, 18세의 미성년자여서, 원고가 포옹을 요구하거나 손을 잡을 당시 이를 거절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④

원고가 E, F, G과 상담을 마친 후 포옹을 한 것은 비록 상체만 가볍게 닿은 상태에서 등을 두드려 주는 정도에 불과하였다고 하더라도, 상담을 하던 중 포옹으로 격려를 해야 할 계기가 생겨서 한 것이 아니라 상담이 종료될 때 원고가 요구하여 이루어진 것이어서 그 경위에 비추어 포옹행위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었던 점, 그 밖에 상담 장소(중대장실과 같이 밀폐된 장소이거나, 여학생 생활관 앞), 시간(밤늦은 시간), 주변 상황(원고와 대상 학생만 있고 다른 사람이 없는 상황) 등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객관적으로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혐오감 또는 수치심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원고가 H와 I의 손을 잡은 것도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누기도 전에 손부터 잡은 것이어서 상담과정에서 필요에 의해 신체적 접촉을 하게 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특히, 원고는 G과의 상담을 시작하기 전에 P 훈육관이 오해할 것을 염려하여 G과 같이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P 훈육관을 피하였던 점, 그 후 00:30경 상담을 마친 다음 상담장소에서 여학생 생활관 앞까지 데려다 주고 그곳 생활관 앞에서 비로소 '한번 안아 보자'라고 하면서 포옹한 것이어서 단순한 격려 행동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⑤

원고의 군경찰 및 징계조사 과정에서 한 진술이나 당심 원고 본인신문 과정에서 한 진술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2015. 6. 16. F과의 정기면담 시 F이 포옹을 부끄러워하고, 2015. 6. 30. Q과의 정기면담 시 Q이 포옹을 거부하는 등 여학생들이 신체적 접촉을 부담스러워함을 인지하였음에도 2015. 7. 10. G을 포옹하고, 2015. 9. 18. 및 2015. 10. 3. H, I의 손을 잡는 등 같은 행위를 반복하였다. 원고는 상담과정에서 여학생들에게 신체적 접촉을 하는 행위가 비난가능성이 있는 행위였음을 인식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⑥

이 사건 학생들은 원고가 포옹하거나 손을 잡은 것과 관련하여 '성적 수치심이나 굴욕감을 느꼈다'고 명확히 표현하지는 않았으나 모두 '당황하거나 불편한 감정을 느꼈고, 원고가 훈육관이라서 원고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고 응하게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 사건 학생들이 원고의 행위에 대해 성적 의미를 가지는 행위로 분명히 연결하여 진술하지 않은 것은 이 사건 학생들의 나이 및 경험, 원고와의 관계 등 이 사건 학생들의 특별한 사정을 고려하면 충분히 수긍된다. 이 사건 학생들은 당시 당황하거나 불편한 감정을 느꼈음을 분명히 진술하였으며, 나아가 '원고가 훈육관 자리에서 내려왔으면 좋겠다'거나 '후배들에게는 같은 행동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진술하여 원고의 행위가 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원한기도 하였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학생들이 당시 성적 굴욕감·혐오감 또는 수치심을 느꼈음이 인정된다.

⑦

원고는 군경상담학, 상담심리학에 관심을 가지고 군상담사 자격 등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배운 내용대로 학생들에 대한 상담 효과를 높이기 위하여 신체적 접촉을 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는 이 사건 학생들과 같은 나이의 여학생들에게 상담 과정에서 신체적 접촉을 함으로써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음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하는 뚜렷한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2)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이 있는지 여부

가)

군인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으며, 군인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이어야 한다(대법원 2014. 1. 29. 선고 2013두19882 판결 등 참조).

나)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항공과학고등학교에서 고등학생들을 가르치는 훈육관으로서 자신이 보호·감독해야 할 5명의 학생들을 상담과정에서 계속적으로 포옹 등 신체적 접촉을 하였던 점, ② 이러한 원고의 행위는 한창 감수성이 예민하고 올바른 성적 가치관을 형성해야 할 이 사건 학생들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줄 수 있는 것인 점, ③ 특히 장래 공군 부사관으로서 국가의 안전보장을 위해 군 복무를 하여야 하는 이 사건 학생들에게 훈육관의 지위에서 한 원고의 행위는 이 사건 학생들의 군 복무의지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었던 점, ④ 앞서 본 원고의 행위의 경위나 결과, 그 비위행위의 내용 및 성질, 원고가 수행하는 훈육관으로서의 직무의 특성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행위는 군인 징계령 시행규칙 제2조 제1호 가목 [별표 1] 장교, 준사관 및 부사관에 대한 징계의 양정 기준(이하 '이 사건 징계양정기준'이라 한다)에서 정한 비행의 유형이 '품위유지의무 위반 중 성희롱'으로 적어도 '비행의 정도가 심하고 경과실인 경우'에 해당하여 정직 내지 감봉에 처할 수 있는 사유인 점, ⑤ 원고가 징계 전력이 전혀 없고 그동안 성실히 군 복무해 왔다는 등의 정상은 이 사건 징계처분 과정에서 충분히 고려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징계양정기준상 더욱 무거운 징계가 가능한 사안에서, 경징계에 해당하는 감봉 1개월을 선택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이 위 징계사유로 삼은 비위사실의 내용과 정도,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등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명백하게 부당한 것으로서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할 수 없다.

3)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연우(재판장) 이동현 이세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