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등법원판결

부산고등법원 2018. 11. 7. 선고 2018누21828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 중 원고들에 대한 부분을 취소한다.

2.

원고들은 2015. 1. 1.부터 피고의 통합건강증진사업 방문건강관리 전담인력으로 무기계약직 근로자의 지위에 있음을 확인한다.

3.

소송 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관계법령 및 피고의 본안 전 항변과 그에 대한 판단

가.

제1심 판결의 인용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제1심 판결 제10면 제8행 다음에 아래 나.항 기재 내용을 추가하는 이외에는 제1심 판결 중 원고들에 대한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나.

추가하는 내용

원고들은 2015. 12. 9.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대전지방법원 2015구합105710호로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소송을 제기하여 2016. 4. 21. 위 법원으로부터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받고, 2016. 11. 23. 항소심인 대전고등법원으로부터 원고들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위 법원 2016누10983호)을 선고받았으나, 2018. 6. 15. 상고심인 대법원으로부터 위 대전고등법원 판결을 파기환송하는 판결(2016두62795호)을 선고받아, 2018. 10. 24. 환송심인 대전고등법원으로부터 원고들의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위 법원 2018누11416호)을 선고받았다.

2.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2015. 1. 1.부터 피고의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 중 방문건강관리사업 담당 인력으로서 피고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되었는데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으므로 이 사건 소로 그 확인을 구한다.

3.

판단

가.

기간제법 제4조는 제1항 본문에서 "사용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갱신 등의 경우에는 그 계속근로한 총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는 한편, 단서에서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는 예외를 규정하고 있고, 제2항에서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들의 입법 취지는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근로자의 지위를 보장하려는 데에 있다(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4두45765 판결 등 참조).

이러한 기간제법 규정의 형식과 내용,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반복하여 체결된 기간제 근로계약 사이에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의 예외사유에 해당하는 기간이 존재하더라도, 계약체결의 경위와 당사자의 의사, 근로계약 사이의 시간적 단절 여부, 업무내용 및 근로조건의 유사성 등에 비추어 예외사유에 해당하는 기간 전후의 근로관계가 단절 없이 계속되었다고 평가되는 경우에는 예외사유에 해당하는 기간을 제외한 전후의 근로기간을 합산하여 기간제법 제4조의 계속근로한 총기간을 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나.

앞서 인정한 사실에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들은 피고가 근로계약기간 만료를 통보하기 전에 이미 2년을 초과하여 계속근로한 경우에 해당하여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있다.

1)

원고 F는 K구보건소에서 ① 2011. 10. 1.부터 2011. 12. 31.까지 독감예방접종사업 부문 간호사로, ② 2012. 1. 1.부터 2012. 12. 31.까지 방문건강관리사업 부문 방문간호사로, ③ 2013. 1. 1.부터 2014. 12. 31.까지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 부문 방문간호사로 각 근무하였다.

원고 J은 K구보건소에서 ① 2012. 1. 1.부터 2012. 5. 31.까지 건강증진사업 부문 운동처방사로, ② 2012. 6. 1.부터 2012. 12. 31.까지 방문건강관리사업 부문 운동처방사로, ③ 2013. 1. 1.부터 2014. 12. 31.까지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 부문 운동처방사로 각 근무하였다.

2)

원고들이 통합건강증진사업으로 통합되기 전의 방문건강관리사업에 종사한 기간(②기간)은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5호의 예외사유에 해당하지만, 그 기간을 전후하여 근무한 기간(①, ③기간)은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의 예외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3)

①, ③기간 사이에 ②기간이 존재하지만 원고들은 ①, ②, ③기간 동안 시간적 단절 없이 계속하여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 ②기간은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5호의 예외사유에 해당하여 기간제법 제4조의 계속근로한 총기간에 포함되지 않을 뿐이다.

4)

①, ③기간 동안 원고들은 K구보건소에 소속되어 원고 F는 간호사로, 원고 J은 운동처방사로 근무하였다. ①. ③기간 동안 원고들이 한 구체적 업무 내용이 보건소 내에서의 예방접종 내지 지역주민 건강관리에서 취약계층의 가정을 방문하여 건강관리나 운동지도 등을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하더라도 간호사 또는 운동처방사로서의 업무가 본질적으로 변경된 것은 아니다.

5)

피고는 ②, ③기간 동안 채용절차를 거쳐 원고들과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기도 하였으나, 그 채용의 경위나 채용절차의 진행과정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과 피고에게 이전의 근로관계를 완전히 종료하고 별도의 근로관계를 새로이 개시하는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6)

피고와 원고들 및 원고들이 소속된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이 2014. 6. 30. '원고들이 2013. 1. 1. 이전에 근로한 기간이 단절된다'는 취지로 합의하였으나, 기간제법 제4조는 강행규정으로 보아야 하므로, 그러한 합의에 의해 기간제법 제4조의 계속근로한 총기간 해당 여부가 달라진다고 볼 수 없다.

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들이 2014. 6. 30. 피고와 이 사건 합의(부제소합의)를 하지 아니하였다면 피고는 원고들의 계약기간을 2014. 12. 31.까지 연장하지는 아니하였을 것인데, 원고들은 이 사건 합의에 의하여 계약기간을 2014. 12. 31.까지 연장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음에도 이에 반하여 기간제 근로자에 해당됨을 다투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므로 배척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신의성실의 원칙(이하 '신의칙'이라고 한다)은 법률관계의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추상적 규범을 말한다. 신의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 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지는 것이 정당한 상태에 이르러야 하고, 이와 같은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 단체협약 등 노사합의의 내용이 근로기준법 등의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에,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다면 강행규정으로 정한 입법 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되므로, 신의칙을 적용하기 위한 일반적인 요건을 갖춤은 물론 강행규정임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그러한 주장이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6두62795 판결 등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에 나타난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기간제 근로계약 체결 경위와 이 사건 합의에 이르기까지의 과정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살펴보더라도, 원고들이 이 사건 합의의 내용과 달리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에 해당한다거나, 신의칙을 우선 적용하여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따라서 원고들은 2015. 1. 1.부터 피고의 통합건강증진사업 방문건강관리 전담인력으로 무기계약직 근로자의 지위에 있다고 인정되고 피고가 원고들에게 계약기간 만료를 통보한 것은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할 것임에도,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들로서는 그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 할 것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각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 판결 중 원고들에 대한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들이 2015. 1. 1.부터 피고의 통합건강증진사업 방문건강관리 전담인력으로 무기계약직 근로자의 지위에 있음을 확인한다.

판사 박종훈(재판장) 최봉희 이재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