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등법원판결

부산고등법원 2026. 6. 10. 선고 2024나57203 판결

주문

1.

이 법원에서 교환적으로 변경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19. 3.경 설립되어 고무, 화학섬유 및 플라스틱 성형기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고 회사는 산업용 커스터마이징 귀마개 제조 및 유통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며, 피고 D은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이다.

나.

피고 C은 2019. 8.경 원고의 현장실습교육생으로 선발되어 실습을 받던 중 원고의 근로자로 취업하였다. 한편 원고와 피고 C 사이에 2020. 7. 1. 작성된 근로계약서 제6조 제1항에서는 "피고 C은 업무상 알게 된 비밀을 외부에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정하고 있다(이하 '이 사건 비밀유지조항'이라고 한다).

다.

피고 C은 2020. 9.경 원고를 퇴사한 이후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다.

라.

원고는 2019년경부터 별지 기재 차음필터(이하 '원고 측 차음필터'라고 한다)를 이용한 개인 맞춤형 귀마개(이하 '원고 측 귀마개'라고 한다)를 제작하여 판매하였고, 피고 회사는 2020년경부터 개인 맞춤형 귀마개(모델명: E, 이하 '피고 측 귀마개'라고 한다)를 제작하여 판매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8,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가.

원고 측 차음필터는 원고가 상당한 투자와 노력으로 만든 성과물인데, 피고 회사는 원고의 직원이었던 피고 C을 통해 부당하게 취득한 원고 측 차음필터 기술을 이용하여 피고 측 귀마개를 제조 및 판매하고 있다. 이러한 피고 회사 측의 행위는 부정경쟁방지법상 '아이디어 모용' 행위 또는 '성과 모용' 행위로서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

나.

또한 원고 측 차음필터 기술 및 영업 관련 문서 등을 피고 회사에 유출한 피고 C의 행위는 이 사건 비밀유지조항을 위반하여 원고에게 손해를 입힌 업무상 배임행위에 해당하고, 피고 D은 피고 C의 위와 같은 불법행위에 가담하였으며, 피고 회사는 법인의 대표자인 피고 C이 그 직무에 관하여 원고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부담한다.

다.

이에 원고는 피고들을 상대로 ①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에 기하여 원고 측 차음 필터 기술을 이용한 차음필터 또는 이를 삽입한 맞춤형 귀마개의 제작, 유통, 판매의 금지 및 ② 부정경쟁행위 및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피고 회사가 얻은 이익 상당액 63,486,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3.

판단

가.

관련 규정

부정경쟁방지법상 이 사건과 관련된 규정은 별지2 관련 규정 기재와 같다.

나.

구체적 판단

피고 회사가 피고 C이 원고를 퇴사한 이후인 2020년경부터 피고 측 차음필터를 제작 및 판매하기 시작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다. 그리고 갑 제26, 47호증의 기재, 이 법원 감정인 U(이하 '감정인'이라고 한다)에 대한 감정촉탁결과(이하 '이 사건 감정결과'라고 한다)에 의하면, 원고 측 귀마개와 피고 측 귀마개는 모두 소리가 통과하는 공간을 좁아지게 만드는 물리적인 방법으로 소음을 감쇄시키는 '패시브 노이즈 캔슬링' 방식의 차음필터를 사용하는 사실, 원고의 의뢰로 피고 측 귀마개가 원고의 영업비밀을 침해하는 것인지 여부를 검토한 특허법인 T 소속 변리사 V가 '피고 측 귀마개는 원고 측 귀마개의 제품 및 기술적 특징과 유사하므로, 원고의 영업비밀을 침해한 것'이라는 취지의 의견을 밝힌 사실, 원고의 의뢰로 이 사건 감정결과의 적정성을 검토한 특허법인 W 소속 변리사 X가 '감정인이 성실하게 감정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의견을 밝힌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16, 20 내지 25호증, 을 제12 내지 14, 18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감정인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측귀마개를 제작 및 판매한 피고 회사의 행위가 부정경쟁방지법에서 부정경쟁행위로 정한 '성과 모용' 또는 '아이디어 모용'에 해당한다거나 또는 피고 C이 원고에 대하여 비밀유지의무를 위반하는 업무상 배임행위를 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①

감정인은 원고 측 귀마개와 피고 측 귀마개의 각 구조 및 제작공정 등을 비교한 결과, "원고 측 귀마개와 피고 측 귀마개에 사용된 각 차음필터는 세부적으로는 다른 방식이다", "피고 측 귀마개의 제작에 활용되는 기술 중 패시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하는 나선형필터 구조는 원고가 특허권자가 아닌 국내특허에서 나타나고, 귓본 형상에 대응되는 이어플러그를 가지고 이어플러그 상단에 내측 방향으로 함몰 구비된 차음필터 삽입부를 가지는 기술은 원고가 특허권자가 아닌 공개특허에서 나타나며, 가필터 결합 및 고정기능의 상부몰드를 사용하도록 추가한 구성은 피고가 등록한 특허기술에 포함되어 있다", "피고 회사가 원고의 기술 및 영업비밀을 침해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는 취지의 의견을 밝혔다. 이와 같은 감정인의 판단이나 감정방법이 경험칙에 반한다거나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볼만한 객관적인 자료는 없다.

②

변리사 V나 변리사 X가 밝힌 앞서 본 의견은 원고가 소송절차 외에서 개인적으로 의뢰하여 제출받은 이른바 사감정(私鑑定) 결과로서 비록 감정의견이 소송법상감정인 신문이나 감정의 촉탁방법에 의한 것이 아니고 소송 외에서 작성된 서면이라 하더라도 법원이 합리적이라고 인정하면 사실인정의 자료로 할 수 있기는 하나(대법원1999. 7. 13. 선고 97다57979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사감정은 법원에 의한 감독, 당사자의 기피권과 신문권, 허위감정 등에 대한 제제 등 소송법이 규정하는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조건이 보장되어 있지 않으므로 그 실질적 증명력을 인정하는 데 신중할 필요가 있는데, 위 각 의견을 살펴보아도 이 법원에서 소송법에 따른 절차를 거쳐 채택한 감정인의 감정의견을 뒤집을 만한 객관적인 증거력을 인정하기 부족하다.③ 원고는, 최초에는 벨기에 업체인 Y으로부터 나선형 차음필터를 수입하여 맞춤형 귀마개를 제작하다가 원고의 자체 실험·개발을 통해 원고 측 차음필터를 개발하게 되었다고 주장하나, 원고 및 Y은 위 나선형 차음필터에 관하여 별도의 특허등록을 하지 아니하였다(2024. 8. 16. 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12면 참조).

이에 대하여 원고는, 해당 기술이 특허 등록으로 인해 공개되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고 판단하여 별도의 특허 등록을 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하나, 특허권의 등록권자는 특허권의 존속기간 동안 특허발명을 실시할 권리를 독점하는 점(특허법 제94조 제1항 참조), 원고가 위 나선형 차음필터 외에 다른 기술에 대하여는 특허 등록을 마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원고의 주장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④

원고가 원고 측 차음필터의 개발을 위해 상당한 투자나 노력을 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도 없다.

⑤

원고와 피고 회사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하 '공단'이라 한다)에 제출한 기술능력 및 생산체계 향상 매뉴얼, 사업계획서의 내용이 유사하기는 하나, 위와 같은 서류는 원고와 피고 회사가 생산하는 귀마개 제품에 대하여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안전 인증을 받기 위하여 제출하는 서류에 불과한 점, 위 매뉴얼의 내용이 공단에서 제작및 배포한 매뉴얼의 내용과 상당부분 일치하는 점, 원고의 매뉴얼이나 사업계획서에 원고 측 차음필터 기술에 관한 핵심적인 내용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와 같은 원고의 매뉴얼이나 사업계획서 내용이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원고의 아이디어라거나 원고의 투자 및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또는 이 사건 비밀유지조항이 적용되는 비밀에 해당한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⑥

원고의 대표이사 G은 피고들을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및 업무상배임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경찰 및 검찰은 피고들에 대하여 불송치결정 및 불기소결정을 하였고, G이 부산고등법원 2024초재520호로 위 불기소결정에 대한 재정신청을 하였으나, 위 법원은 2025. 4. 4. 위 재정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법원에서 교환적으로 변경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기로 한다(영업비밀 침해를 원인으로 하는 구소는 이 법원에서 이루어진 교환적 변경으로 취하되어 제1심판결은 실효되었다).

판사 최환(재판장) 김다혜 양철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