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등법원판결

부산고등법원 2003. 1. 8. 선고 99나7756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 D과 피고 사이의 소송은 1999. 9. 1. 위 원고의 사망으로 종료되었다.

3.

원고 A, B, C, E, F, G의 청구를 각 기각한다.

4.

소송비용은 제1, 2심 모두 원고 A, B, C, E, F, G의 부담으로 한

이유

1.

직권판단

원고 D의 해고무효확인 청구에 대하여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기록에 의하면, 위 원고는 제1심 판결선고 후인 1999. 9. 1. 사망하였음이 명백한바, 위 망인의 근로자로서의 지위는 일신전속권으로서 상속의 대상이 된다고 할 수 없으므로, 해고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소송은 위 망인이 사망함으로써 중단됨이 없이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다.

2.

원고 D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이하 이 사건 원고들이라고 한다)의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해고의 경위

아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1 내지 3, 5 내지 7, 갑 제2호증, 갑 제3호증의 1, 2, 갑 제4호증, 갑 제5호증의 1 내지 4, 6 내지 8, 갑 제6호증, 갑 제7호증의 1 내지 8, 을 제5호증, 을 제20호증의 1 내지 6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I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1)

피고 회사는 여객자동차운송업 등을 영위하는 택시회사이고, 원고 E은 1989. 6. 22., 원고 G은 1991. 1. 8., 원고 A은 1994. 11. 21., 원고 F은 1995. 5. 9., 원고 C은 1995. 12. 1., 원고 B은 1997. 6. 1. 피고 회사에 각 택시운전기사로 입사한 근로자들이다.

(2)

소외 J단체 K노동조합(이하 K노조라고 한다)은 부산광역시에서 택시운송사업에 근무하는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하여 1992. 1. 21. 설립신고를 한 지역별·업종별 단위노동조합이고, 반면 소외 L노동조합(이하 L노조라고 한다)은 K노조에 그 소속 근로자들이 가입하지 아니한 M 주식회사 등 4개 택시회사 소속 근로자들이 조합원이 되어 1997. 5. 13. 설립신고를 하고 같은 달 21. 설립신고증을 교부받은 노동조합인데, 그 규약상으로 부산광역시에서 택시운송사업에 근무하는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어 K노조와 그 조직대상을 같이 하는 지역별·업종별 단위노동조합이다.

(3)

피고 회사 소속 근로자들은 K노조가 설립된 이후에는 거의 전원이 위 노동조합에 가입함으로써 K노조가 그들을 위하여 피고 회사 또는 피고 회사로부터 단체교섭권을 위임받은 소외 N조합과 단체협약을 체결하여 왔고, 또 K노조의 규약에 따라 피고 회사 내에 설립된 위 노동조합의 분회가 단체협약에서 정하지 아니하거나 위임한 사항에 관하여 직접 피고 회사와 협의를 해 왔다.

(4)

그러던 중 1997. 12.경 당시 피고 회사 근로자 전원이 조합원으로 가입되어 있던 K노조는 피고 회사로부터 단체교섭권을 위임받은 소외 N조합과 1998년도 단체협약(유효기간: 1998. 1. 1.부터 1999. 12. 31.까지)을 체결하면서 그 내용에 "회사는 종업원이 노동조합 가입을 거부하거나 탈퇴할 때는 즉시 해고하여야 한다"는 이른바 유니언 숍(Union Shop) 협정(단체협약 제2조 제3항)을 두었다.

(5)

그 후 원고 A, F은 1998. 6. 25., 원고 B, C, E, G은 같은 달 26. K노조를 각 탈퇴한 다음, 원고 F은 1998. 6. 25., 원고 A, B, C, E, G은 같은 달 26. L노조에 각 가입하였다.

(6)

그러자 K노조는 위 단체협약에 따라 피고 회사에게 원고들에 대한 해고를 요구하였고, 이에 피고 회사는 원고들이 K노조를 탈퇴하였다는 이유를 들어 위 단체협약의 유니언 숍 협정에 기하여 1998. 7. 5. 원고 B, C, F을, 같은 달 11. 원고 A, E, G을 각 해고하였다

나.

이 사건 해고의 정당성 여부에 관한 판단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2호 본문은 근로자가 어느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아니할 것 또는 탈퇴할 것을 고용조건으로 하거나 특정한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될 것을 고용조건으로 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금지하는 한편, 그 단서에서 노동조합이 당해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3분의 2 이상을 대표하고 있을 때에는 근로자가 그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될 것을 고용조건으로 하는 단체협약의 체결은 예외로 한다고 규정하여 특정 노동조합이 근로자의 3분의 2 이상을 대표하고 있을 때에는 노동조합의 단결력 강화를 위하여 단체협약으로 이른바 유니언 숍 협정을 체결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고, 이러한 유니언 숍 협정이 있는 경우에는 사용자는 그 노동조합에 대하여 노동조합을 탈퇴한 근로자를 해고할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고 할 것이어서 어느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탈퇴하였다는 점을 사유로 한 사용자의 해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상의 정당한 해고에 해당된다고 할 것인바, 앞서 인정한 바에 의하면 이 사건 원고들이 K노조를 탈퇴할 무렵 피고 회사 소속 근로자 전원이 K노조의 조합원이었으므로 K노조는 위 법 조항이 규정하는 당해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3분의 2 이상을 대표하는 노동조합에 해당된다고 할 것이어서 앞서 본 단체협약상의 유니언 숍 협정은 유효하고, 따라서 피고가 K노조를 탈퇴한 이 사건 원고들을 위 노동조합의 요구를 받아 유니언 숍 협정에 따라 해고한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당하다고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원고들은, 현행법이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을 제외하고는 복수노조의 설립을 전면적으로 허용하고 있고, 이에 따라 K노조와 L노조는 그 조직대상을 같이 하기는 하나 초기업적인 지역별·업종별 단위노동조합으로서 각 적법하게 설립되어 복수노조로서 존재하고 있는바, 이와 같은 경우 이 사건 원고들은 근로자의 단결권의 본질적인 내용이라고 할 수 있는 근로자의 단결선택권에 의하여 기존에 가입해 있던 K노조를 탈퇴하고 새로이 L노조에 가입할 수 있고, 이러한 경우에는 K노조와 피고 회사 간의 유니언 숍 협정의 효력은 이 사건 원고들에 대하여 미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므로 위 유니언 숍 협정에 의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없어 무효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유니언 숍 협정은 근로자로 하여금 자신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특정 노동조합에 가입하도록 강제하고 있어 근로자의 자주적 단결권을 침해하는 점이 없지 않으나 당해 노동조합의 조직력과 통제력을 강화하여 노동조합의 단일하고 결집된 교섭능력을 증진시킴으로써 결국 노동조합에 가입되어 있는 다수의 근로자들에게 이익이 된다는 긍정적 기능도 있어 현행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은 노동조합이 당해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3분의 2 이상의 다수 근로자를 대표하는 경우에 한하여 다수 근로자의 이익을 위하여 유니언 숍 협정을 유효한 것으로 인정하고 있고, 구 노동조합법{1987. 11. 28. 법률 제3966호,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법률 5244호) 부칙 제3조로 폐지} 역시 노동조합이 분열하면 교섭력이 약화되어 근로자에게 불리하고, 노동조합 상호간의 경쟁으로 인하여 노사관계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이유로 조직대상을 같이 하는 복수노조의 설립을 전면적으로 금지한 바 있으며, 그 후 복수노조설립의 전면적 금지는 근로자의 자주적 단결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현행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은 제5조에서 "근로자는 자유로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복수노조의 설립을 허용하는 한편, 그 부칙 제5조에서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는 경우에는 제5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2001년 12월 31일까지는 그 노동조합과 조직대상을 같이 하는 새로운 노동조합을 설립할 수 없다(제1항), 노동부장관은 2001. 12. 31.까지 제1항의 기한이 경과된 후에 적용될 교섭창구 단일화를 위한 단체교섭의 방법, 절차 기타 필요한 사항을 강구하여야 한다(제3항)"라고 규정함으로써 2001. 12. 31.까지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 단위에서 복수 노동조합의 존재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앞서 본 바와 같은 폐단 즉 노동조합의 분열로 인한 교섭력의 약화, 노동조합 상호간의 경쟁으로 인한 노사관계의 혼란 등을 방지하고 있다.

나아가, 이 사건에 관하여 보면, ① K노조와 소외 N조합과의 단체협약상의 유니언 숍 협정은 위 노동조합의 단일하고 결집된 교섭능력을 보호함으로써 위 노동조합과 근로자들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서 위 협정은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존중되어야 하고, 적어도 위 노동조합과 그 소속 근로자 및 소외 N조합과 그 소속 택시회사 등으로부터 함부로 무시되어서는 아니 될 것인바, 이 사건 원고들이 유니언 숍 협정이 체결된 상태에서 위 노동조합을 탈퇴하여 조직대상을 같이 하고 독립된 단체교섭권을 가지는 다른 노동조합인 L노조에 가입하는 것을 허용한다면 사실상 피고 회사 내에는 단체교섭권을 가지는 노동조합이 복수로 존재하게 되어 위 유니언 숍 협정의 근본이 와해되어 위 유니언 숍 협정은 유명무실한 것이 되어 버리는 결과가 되므로 위 협정이나 유니언 숍에 관한 앞서 본 법 조항에서 이 사건과 같은 경우에는 위 협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는 예외조항을 두고 있지 아니함에도 그 적용을 배제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위 협정의 근저를 뒤흔드는 것으로서 쉽사리 허용되어서는 아니 되고(다만 독립된 단체교섭권을 가지는 복수노조가 전면적으로 허용되는 2002. 1. 1.부터는 달리 해석할 여지도 있을 것이다), ② 뿐만 아니라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5조 및 부칙 제5조 제3항의 취지는 과거에 금지되어 왔던 복수노조의 설립을 허용하는 한편, 교섭창구의 단일화를 위한 단체교섭의 방법 등 필요한 사항이 마련되는 2001. 12. 31.까지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별도의 단체교섭권을 가지는 복수노조를 허용하지 아니함으로써 하나의 사업체에 교섭창구의 이중화로 인한 노사관계의 혼란을 방지하자는 데에 있다 할 것이고, 더구나 기존의 K노조가 단체교섭권의 단일화를 위하여 유니언 숍 협정까지 맺고 있는 이 사건에 있어서 이 사건 원고들이 위 노동조합을 탈퇴하여 L노조에 가입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은 하나의 사업체인 피고 회사 내에 사실상 복수노조를 허용하여 단체교섭권을 가지는 노동조합이 복수가 되는 결과가 되고, 이러한 결과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위 부칙 조항의 취지에도 명백히 반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위에서 본 어느 관점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에 있어서는 K노조에 가입되어 있는 피고 회사 내의 3분의 2 이상의 다수 근로자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유니언 숍 협정은 이 사건 원고들에 대하여도 그 효력이 미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와 반대의 견해를 전제로 하는 이 사건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 D과 피고 사이의 소송은 종료되었고, 원고 D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각 기각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 판결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원고 D과 피고 사이의 소송이 종료되었음을 선언하고, 원고 D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청구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종백(재판장) 김태경 소영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