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변호인의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점
원심판결에는 다음과 같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피고인 B의 제3자개입의 점에 관하여
이 사건 당시 F단체은 노동관계법상의 복수노조금지조항으로 인하여 설립신고를 하지는 못하였으나 실질적인 노동조합이었고, G노동조합은 F단체에 가입되어 있었으므로 F단체의 쟁의부장이던 위 피고인이 H 주식회사의 노동쟁의에 개입한 것은 제3자개입이라고 볼 수 없다.
피고인 B의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1항 아.의 옥외집회의 점에 관하여
I 주식회사의 노동조합설립 방해행위에 대하여 J단체 마창지역협의회에서 항의서한을 전달하는 행사에 위 피고인이 함께 참여하여 I 주식회사 정문 앞에서 구호를 몇 번 외치기는 하였으나 집회를 개최할 의사는 전혀 없었다.
피고인 A, B의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2항의 가.의 1996. 12. 26. 노동법개정안 국회통과와 관련한 집회에 관하여
㈎ 위 노동법개정안은 그 입법절차나 내용이 헌법에 위반한 것임이 명백하여 피고인들은 헌법에 보장된 민주적 기본질서를 수호하기 위하여 국민의 저항권을 행사한 것으로서 적법한 행위를 한 것이며, 나아가 ㈏ 위 집회는 F단체에서 주최한 것이 아니라 J단체에서 주최한 것으로 피고인 B은 위 집회에 참석은 하였으나 원심 판시와 같이 위 집회를 주최한 것은 아니며, ㈐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2항의 가. 3)의 경우 집회신고시에 차도로 행진할 것과 출발지와 목적지를 모두 신고하여 교통의 방해는 이미 예상할 수 있었던 것이므로 교통방해죄는 성립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며, ㈑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2항의 가. 4)의 경우 피고인 B은 위 집회의 주최자도 아니며, 피고인들은 모두 행렬의 선두에 있어 1㎞나 떨어진 후방에서 일어난 판시 폭력행위에 대하여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없으며, ㈒ 피고인 A가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2항의 나.와 같이 집회참석을 독려하였다고 하여 각 근로자들의 소속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2항의 나.와 제7항의 이른바 총파업 등에 관하여
원심 판시와 같이 각 집회가 개최된 것은 사실이나, 위 집회에 참석한 노동조합은 모두 쟁의절차를 거쳤을 뿐 아니라 집회신고까지 하였으므로 이는 정당한 쟁의행위로서 업무방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 A의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8항에 대하여
위 집회는 노동절 기념행사로 열린 적법한 집회였으므로 위 피고인으로서는 위 집회가 공공의 안녕질서에 위협을 가할 것이 명백한 집회로 변질될 것인지 여부를 알 수 없었고, 차도로 행진하는 것이 불법인지 여부도 알지 못하였다.
양형부당의 점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선고형의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항소이유 가.의 (1)에 대하여
구 노동쟁의조정법상의 제3자 개입금지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노동조합은 노동조합으로서의 실질을 갖추고 소정의 규약을 갖추는 외에 구 노동조합법 소정의 절차에 의하여 행정관청에 설립신고가 된 노동조합이라야 할 것인바, 당시 G노동조합이 F단체에 가입되어 있었다 하더라도 위 F단체은 피고인측에서 자인하고 있는 바와 같이 당시 설립신고가 되어 있지 아니한 임의단체였을 뿐이므로 이를 제3자개입금지의 예외가 되는 "당해 노동조합이 가입한 산업별연합단체인 노동조합"으로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므로 피고인이 F단체 쟁의부장으로서 위 쟁의행위에 가입하였다고 하여 제3자개입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수 없다 할 것이어서 위 논지는 이유 없다.
항소이유 가.의 (2)에 대하여
집회인지 여부는 여러 사람이 특정한 공동목적을 위하여 모인 것인지 여부에 따라 객관적으로 결정되는 것이지 주최자에게 집회를 개최할 의사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서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인바, 19명의 인원이 타인의 사업장 앞에서 공동의 목적으로 연좌하여 1시간 이상 구호를 외쳤다면 이는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는 옥외집회로 충분히 인정될 수 있다 할 것이므로 논지는 이유 없다.
항소이유 가.의 (3) (가)에 대하여
저항권은 초실정법적인 자연법질서 내의 권리주장으로서 그 개념 자체가 막연할 뿐 아니라 실정법을 근거로 국가사회의 법질서 위반여부를 판단하는 재판권 행사에 있어서는 적용될 수 없다 할 것이고, 가사 위 노동법개정안의 입법절차나 내용이 위헌이어서 이를 규탄하고 시정하려는 집회 또는 시위라 하더라도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에 정한 절차에 따라야 할 것이므로 위 논지도 이유 없다.
항소이유 가.의 (3) (다)에 대하여
집회신고시에 차도로 행진할 것을 신고하였다고 하더라도 다른 사정이 없는 한 집회 또는 시위의 주최자는 질서유지인을 두어 교통소통에 지장이 없도록 하여야 할 것임에도 약 1.5㎞ 구간의 편도 3차로를 완전히 점거하여 행진하거나 연좌하여 구호를 외침으로써 도로의 통행을 2시간 동안 불가능하도록 한 것이라면 교통방해죄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이 점 논지도 이유 없다.
항소이유 가.의 (4)에 대하여
쟁의행위는 근로조건과 관련하여 사용자와의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지 이 사건과 같이 법률의 개정 등의 정치적인 문제에 관하여 집회 및 시위를 통하여 사용자 아닌 정부에 대한 의사표시를 하는 것은 쟁의행위의 범위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므로 위 집회 및 시위에 참여한 근로자들의 소속 노동조합이 그 근로조건에 대하여 쟁의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는 피고인들의 업무방해죄의 성립과는 상관없는 일이라 할 것이어서 위 항소논지는 더 나아가 살필 것 없이 이유 없다.
나머지 사실오인 주장에 대하여
원심이 적법한 증거조사를 거쳐 채택한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적법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위법이 있음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이 점 논지도 이유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이 사건 범행의 경위, 결과, 피고인들의 연령, 직업, 범죄경력, 기타 기록에 나타난 양형의 자료가 되는 여러 가지 사정을 참작하면 원심이 피고인들에게 선고한 형량은 적정하고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결론
따라서 피고인들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한다.
1999. 8. 11.
판사 손기식(재판장) 최인석 이영동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