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부산 해운대구 D건물 320호에서 E(이하 'E'라고 한다) 이라는 상호로 상시근로자 1명을 고용하여 신발도 · 소매업을 하는 사용자로서, 2011. 2. 14.경부터 2012. 4. 8.경까지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F에 대한 임금 69,153,540원과 퇴직금 2,845,098원을 당사자 사이에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판단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과 변호인은 검찰이 증거로 제출한 연봉근로계약서는 위조된 것이고, F이 피고인으로부터 신발을 공급받아 판매하는 일을 하면서 피고인의 사무실에 자주 드나들었는데 사무실에서 할 일 없이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 일도 가르쳐줄 겸 해서 F을 거래처나 회의에 데리고 다니고 하면서 일부 업무적인 도움을 받은 적이 있고 수익이 생기면 금전적으로 지원해 줄 생각도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명시적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F을 고용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공소사실을 부인한다.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연봉근로계약서, 피고인과 거래처, F 사이에 오고간 이메일, F, G, H의 수사기관 또는 이 법정에서의 진술이 있다. 먼저 연봉근로계약서에 관하여 보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들이 인정된다.
피고인이 E라는 상호로 한 사업의 내용은 신발 제조업자와 신발 유통업자의 중간자로서 신발과 관련하여 시장성 있는 아이템을 선정하여 디자인하고 견본품을 제작하여 양산에 들어가도록 하는 것이다. ② 피고인은 신발 관련업계에서 20년가량 일한 그 분야의 전문가로서 2010. 5.경 처음으로 독립하여 사업을 꾸렸는데, 원래는 2009.10.경 같은 업계에서 일해 오던 I과 동업으로 일을 하다가 사실상 실패하고 위와 같이 단독으로 사업을 시작하였으나, 그마저 여의치 않아 2012. 5.경 폐업하였다. ③ F은 원래 보험과 관련한 일을 하던 사람으로 2009. 11.경부터 부수입을 얻기 위하여 피고인에게서 신발을 공급받아 헬스장 등에 판매하는 일을 하였는데 그 수입은 불과 몇 십만 원 정도에 불과하였고, 그 외에는 신발과 관련한 일을 한 경험이 없다. ④ F은 신발 등의 잡화 도 · 소매업을 하기 위하여 2010. 5. 20. J이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하고,2010. 7. 15. 피고인과 사이에 물품공급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내용은 피고인이 F에게 E 관련 신발제품을 공급하고 그 대금을 지급받는다는 것이었다(F은 위 계약서가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나, 그 이유에 관하여 수사기관에서는 피고인이 독점적으로 신발을 공급해 줄 수 없다고 하였기 때문이라고 진술하였다가 이 법정에서는 피고인이 계약서에 인감증명서를 첨부하자는 자신의 요구를 거절하였고 오직 그 문제로 인하여 계약이 무산되었다고 진술한 점,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실제로 2010. 8. 4.부터 피고인과 F 사이에 신발공급거래가 있었던 점 등으로 미루어 F의 위 주장은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⑤ 피고인은 2010. 8. 4.부터 2011. 12. 21.까지 F에게 신발을 공급하였고, F은 피고인과의 거래내역을 별도의 서류로 정리해 두었는데(수사기록 제22, 49 내지 75쪽, F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그 내역에 의하면 F은 2010. 8. 4.부터 2011. 12.21.까지 신발을 공급받았음에도 2011. 2. 26.까지 공급받은 신발의 대금으로 2011. 4.25. 336,000원을 송금한 것을 끝으로 피고인에게 나머지 신발대금을 전혀 지급하지 않았다(F은 연봉근로계약서 작성 이후에는 피고인의 근로자의 지위에서 신발을 판매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신발을 판매한 대금을 피고인에게 입금하였다거나 신발판매대금과 미지급 임금을 상계처리 하였다는 등의 주장을 한 바도 없다). ⑥ 특히 F의 주장에 의하면 F이 피고인에게 위 돈 336,000원을 지급할 무렵 F은 2개월 이상 급여를 지급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그럼에도 F은 현금서비스를 받아서 피고인에게 위 돈을 지급하였다[F이 피고인으로부터 공급받은 신발은 원래 피고인이 G에게서 공급받은 것인데, G의 사실확인서(수사기록 제332, 354쪽)에는 G로부터 신발대금을 요구받은 피고인이 F에게 신발대금을 독촉하자 F이 현금서비스를 받아 이를 지급하였다고 기재되어 있고, 또한 F이 피고인으로부터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바람에 빚을 내서 생계를 유지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제출한 자료에도 F이 2011. 4. 25. 삼성카드에서 35만 원의 현금서비스를 받은 것이 나타나 있다].
이와 같이 F의 경력은 피고인의 사업에 크게 도움이 될 만한 것이 아니었고, 피고인의 사업 역시 지지부진하여 별다른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던 사정 등으로 보아 연봉근로계약서에 기재되어 있는 월 500만 원의 임금약정은 현실성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G은 이 법정에서 월 110만 원과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하고 2012. 5.경 F을 고용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연봉근로계약서 상의 계약기간이 시작된 이후에도 F은 종전과 마찬가지로 피고인과 신발거래를 계속한 것으로 보이는 점, 아울러 F은 피고인이 직접 연봉근로계약서에 날인하였다고 주장하나, 연봉근로계약서 작성에 사용되었다는 피고인의 도장은 피고인이 일본에서 구입한 것으로 잉크가 내장되어 있어 날인을 할 때 따로 인주를 묻힐 필요가 없음에도 연봉근로계약서에 날인된 인영은 위 도장에 인주를 묻혀 찍는 바람에 도장의 테두리가 여러 겹으로 나타나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위 연봉근로계약서는 진정하게 작성된 것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이를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증거로 쓸 수 없다.
다음으로 피고인과 거래처, F 사이에 오고간 이메일, F과 G, H의 수사기관 또는 법정에서의 진술에 관하여 보건대, 연봉근로계약서의 작성 경위가 석연치 않은 점 등 위에서 본 여러 사정들에 비추어 피고인이 F과 사이에 연봉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영업을 계속하면서도 급여 명목의 돈을 한 번도 지급한 적이 없고 그럼에도 14개월 동안이나 근로를 제공하였다는 F의 주장은 오히려 믿기 어렵고, G의 수사기관이나 이 법정에서의 진술의 요지는 피고인이 F을 고용한 것으로 알고 있고, 이러한 사실을 알고는 피고인에게 "내가 (F을 고용해서) 쓸려고 했더니 네가 쓰네."라고 말한 적이 있다는 것과 F이 임금을 받지 못하였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는 것에 불과한데다, G은 피고인이 평소 돈 관계나 업무 처리가 명확하지 못하다고 생각하여 피고인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H의 수사기관이나 이 법정에서의 진술 역시 F으로부터 들은 것에 지나지 않으며, 피고인과 거래처, F 사이에 오고간 이메일의 내용을 보더라도 그것이 반드시 피고인과 F 사이의 근로계약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려워 위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사경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