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판결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15. 9. 24. 선고 2015가합100661 판결

주문

1.

피고가 2014. 8. 13. 원고에 대하여 한 해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15,199,496원과 이에 대하여 2015. 1. 1.부터 2015. 3. 16.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금액을 지급하 라.

3.

원고의 나머지 주위적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1/3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관계

피고는 2013. 12. 23. 게임물의 윤리성 및 공공성을 확보하는 등의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고, 원고는 2014. 1.경 피고의 계약직 직원으로 채용되어 피고의 C부 게임조사팀에서 나급 책임직급으로 근무하였는데, 피고와 체결한 근로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

해임경위

1)

원고는 2014. 7. 31. 21:40경 부산 사하구 다대포해수욕장 부근 B노래방에서 C부 소속 직원들과 함께 회식을 하였는데, C부 소속 D팀장 E, 주임 F, 책임직급 원고, G팀 주임 H이 G팀 계약직 신입사원 I을 상대로 회식자리의 흥을 돋운다는 명분으로 I의 바지 지퍼를 내려 그 안에 여러 장의 휴지를 한꺼번에 넣은 후 손으로 한 장씩 빼서 공중에 날리고, I의 와이셔츠를 벗기고, 내의 앞부분을 목뒤로 넘겨 가슴, 배 등의 맨살이 보이도록 한 후 거부의사를 표명하며 팔로 몸을 가리는 I의 양팔을 잡아 뒤로 들어 올리고 입맞춤을 하는 등 추행하고, 이를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하였다(이하 '이 사건 추행'이라 한다).

2)

피고는 2014. 8. 13.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가 이 사건 추행으로 인사규정 제34조 제1항 제1호, 제7호, 복무규정 제5조 제2항, 행동강령 제25조를 위반하여 같은 팀 소속 직원인 I에게 중대한 피해를 준 행위가 인정된다'는 이유로 해임의 징계의결을 한 후 원고를 해임(이하 '이 사건 해임'이라 한다)하였다.

3)

피고는 이 사건 추행을 이유로 E, F, H(이하, 'E 등'이라 한다)도 해임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와 E 등은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E 등은 2015. 1. 8. 부산지방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판정에 따라 업무에 복귀하였으나, 원고는 근로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각하 판정을 받았다.

4)

원고와 E 등은 이 사건 추행에 관하여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업무상위력등에의한추행)죄로 기소되어 2015. 1. 21.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14고단2196호 판결로 E 등은 각 벌금 200만 원을, 원고는 벌금 100만 원을 선고받았다.

5)

이 사건과 관련된 피고의 규정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7, 8, 9호증, 을 제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해임은 무효라고 주장한다.

①

징계사유의 부존재

원고는 당시 노래방에서 막내인 I이 동료들과 잘 어울리려 노력하는 것이 기특하여 I을 다독이며 장난스럽게 뽀뽀 한 번 하자고 입술을 내밀었는데 I이 이에 호응한 것일 뿐이고, 이 사건 추행도 회식 자리에서 술에 취해 무대에 올라간 직원들끼리 몸을 부대끼며 춤을 추는 과정에서 발생하였고 원고와 E 등 4명의 행위가 동시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약간의 시차를 두고 이루어졌으므로 원고와 E 등 간에 이 사건 추행을 모의하거나 공동으로 행동한 것이 아니며, 피고의 행동강령 제25조는 남자들 사이의 행위를 규제하려는 것이 아니라 남자와 여자 사이의 행위를 규제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에는 적용할 수 없고 원고가 I에게 입맞춤한 행위는 평균적인 대한민국 남자 직장인들의 회식 장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으로 I이 기꺼이 응하였으므로 성추행이나 성희롱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②

재량권의 일탈 · 남용

설령 원고에게 일부 징계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해임은 지나치게 과중하여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것으로 무효이다.

나.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1)

피고는, 기존 게임물등급위원회와 사이에 직원 간 고용관계를 승계하지 아니하였고 계약갱신관행도 존재하지 아니하며, 원고의 계약직 근로계약기간이 2014. 1. 1.부터 2014. 12. 31.까지로 이 사건 소송 계속 중 이미 근로관계가 종료된 이상 그 근로계약기간 중에 있었던 이 사건 해임의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이 없다고 주장한다.

2)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등 참조). 또한 과거의 법률관계라 할지라도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그 법률관계에 관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인정될 때에는 그 법률관계의 확인소송은 즉시확정의 이익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피건대,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 부칙(2013. 5. 22. 법률 제11785호로 개정된 것) 제4조 제1항은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설립과 동시에 종전의 게임물등급위원회는 폐지된 것으로 보며, 게임물관리위원회는 그 설립일부터 종전의 게임물등급위원회가 가진 모든 권리 · 의무 및 재산을 승계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원고가 2006. 1.경부터 게임물관리위원회와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매해 갱신한 이후 2014. 1.경 피고와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 2014년 피고와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던 계약직 직원들이 원고를 제외하고는 2015년에도 모두 재계약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바, 원고를 비롯한 계약직 근로자들과 피고 사이에는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또한 피고의 무기계약근로자등관리규칙 제12조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징계 해고처분을 받은 때로부터 3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자를 무기계약근로자 등(무기계약근로자 및 기간제근로자)으로 채용할 수 없는 결격자로 취급하므로, 해임의 효력을 다투는 원고로서는 그 계약기간이 종료하였더라도 피고의 무기계약근로자이나 기간제근로자로 채용될 수 있는 법률상의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이 사건 해임의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3)

따라서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해임무효확인청구에 관한 판단

1)

징계사유에 관하여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위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원고는 피고의 직원으로서 근무 장소뿐만 아니라 회식 자리에서도 성희롱 등 불미스런 일을 저지르지 않아야 할 의무가 있고, 여기서 성희롱이란 남녀고용평등과 일 ·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제12조와 피고의 임직원 행동강령 제25조 등 관련 규정에 의하면 이성 · 동성 여부를 불문하고 사업주 ·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등을 의미하는 것인 점, 이 사건 추행의 경우 직장 회식 자리에서 직급이 낮고 나이가 어린 I을 상대로 저지른 사안으로 I이 거부의사를 표명하였음에도 추행과 촬영까지 이루어진 점, 그로 인하여 이에 가담한 원고와 E 등이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업무상위력등에의한추행)죄로 형사 처벌을 받았던 점, 원고가 I에게 입맞춤한 행위가 평균적인 대한민국 남자 직장인들의 회식 장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라고 보기 어렵고 I이 이에 관하여 동의를 하였다고 볼 만한 근거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원고가 이 사건 추행에 가담한 것은 피고의 인사규정 제34조 제1항 제1호, 제7호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징계양정에 관하여

이와 같은 원고의 행위는 피고의 건전한 근무 환경 조성을 위해 마련된 피고의 관련 규정과 직장 내 성추행을 근절하기 위해 수립된 법률에 정면으로 위배되고 결국 피고의 직원뿐만 아니라 피고 조직 자체에도 해를 초래할 수 있는 행위인 점, 원고와이 사건 추행으로 인하여 피해를 입은 I, 그 외 다른 직원들과의 관계 등에 비추어 볼 때, 그 비위행위의 정도가 가볍지 않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한편, 앞서 본 인정사실 및 갑 제7호증, 을 제5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가 이 사건 추행 과정에서 I에게 직접 행한 행위는 얼굴을 잡고 입맞춤을 한 것에 한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이 사건 추행은 직원들의 회식 중 우발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원고도 다소 술에 취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 사건 추행행위에 가담한 직원들 중 원고를 제외한 나머지 E, F, H에 대한 해임은 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하다고 판정되어 현재 E 등이 복직되어 근무하고 있는 점, ④ E 등에 비하여 원고가 이 사건 추행에 가담한 정도와 처벌 수위가 다소 낮은 점, 그 밖에 이 사건 추행 사고 경위, 원고와 다른 추행당사자들과의 형평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여러 징계 중 고용관계를 해소하는 징계인 해임을 택한 것은 원고의 비위행위 정도 등에 비추어 지나치게 가혹하여 징계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것이라 할 것이다.

3)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해임은 피고의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여 무효이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로서는 그 확인을 구할 이익도 있다.

다.

임금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해임이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해임된 다음날인 2014. 8. 14.부터 원고의 근로계약기간 종료일인 2014. 12. 31.까지 4개월 18일 분의 임금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한편 원고는 피고와의 근로계약이 갱신되어 계속 근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정당한 기대권을 가지고 있음을 이유로 원직 복귀시까지 매월 3,318,200원의 비율로 계산한 금액의 지급을 구한다. 그런데, 갑 제2 내지 4, 8, 9호증, 을 제1호증의 2, 제3, 6, 7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관련 규정에 근거한 심사기준에 의하여 직원을 채용하는 사실, 계약직 직원의 경우에도 피고는 직원에 대한 근무성적을 평가할 수 있으며 그 결과를 계약의 해제, 재계약, 차기년도 보수 등에 반영할 수 있고 형사 사건으로 기소된 때 등 일정 사유가 발생하였을 경우 계약의 해지도 가능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러한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가 계약직 직원을 채용할 때 객관적인 심사 기준에 따라 근로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할 권한과 의무가 있고 그 심사기준으로 직원의 기존 근무 경력이 있다면 당시 징계사유 유무 등의 평정 자료도 심사대상이 되어야 하며 그 결과 일정한 요건을 갖추지 못할 경우 계약 체결 또는 계약 갱신을 거절하는 것이 정당하다. 그러므로 이 사건 해임이 무효이고, 원고에게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피고와의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다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은 원고의 징계 사유와 피고의 관련 규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피고와의 재계약 또는 계약갱신에 필요한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가 원고의 이 사건 추행과 관련된 징계사유 등을 포함한 평정과 심사결과를 배제한 채 원고와의 근로계약을 갱신하였을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해임이 없었더라면 피고와의 근로계약이 갱신되었을 것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해임 무렵 피고로부터 월 3,318,200원의 임금을 지급받아 온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기간에 해당하는 임금 15,236,447원[= 13,272,800원(= 3,318,200원 × 4월) + 1,963,647원(= 3,318,200원 × 12월 / 365일 × 18일), 원 미만 버림] 중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15,199,496원의 임금과 이에 대하여 2015. 1. 1.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인 2015. 3. 16.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인용하고 나머지 주위적 청구는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원(재판장) 권순향 이승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