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독일법인 'C'(이하 '독일 본사'라고 한다)는 한국에서 조선기자재 수출업 및 선박 관련 기술자문 용역업 등을 하기 위해 2010. 3. 9. 원고를 설립하였고, 독일본사는 원고의 유일한 사원이다. 한편, 피고는 2010. 3. 9.부터 2016. 11. 21.까지 원고의 이사로, 2016. 3. 9.부터 2016. 11. 21.까지 원고의 대표이사로 각 재직하였던 사람이다.
피고는 원고로부터 2010년도에 215,000,000원, 2011년도에 284,550,000원, 2012년도에 319,126,310원, 2013년도에 322,537,250원, 2014년도에 309,903,420원, 2015년도에 229,600,000원, 2016년도에 186,014,460원 합계 1,866,731,440원의 급여를 지급받았다.
원고는 2012. 8. 16.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라 원고에 고용된 근로자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기 위해 기업은행의 '확정급여형 퇴직연금' 상품에 가입하고 2012. 8. 20.부터 2016. 11. 3.까지 합계 355,424,513원의 퇴직금 부담금을 납부하였는데, 피고는 원고로부터 2016. 11. 8. 퇴직금 210,643,439원을 지급받았다.
피고는 2016. 11. 3.경 이사로 재직하던 중 업무용 차량으로 사용하던 에쿠스 승용차(D, 이하 '이 사건 승용차'라 한다)를 원고로부터 6,000,000원에 매수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2, 3, 5, 6, 갑 10의 1 내지 7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피고는 상법 제567조(준용규정) 및 제388조(이사의 보수)에 따라 원고의 유일한 사원인 독일 본사의 결의를 통해서만 보수를 지급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약정한 월 보수액인 유로화 8,500유로를 초과하는 급여 및 퇴직금을 지급받았다. 피고가 2010년도부터 2016년도까지 초과 지급받은 급여액의 합계는 881,364,305원이고, 2016. 11. 8. 수령한 퇴직금은 210,643,439원이다.
피고는 상법 제564조 제3항(이사와 회사 간의 거래)에 따라 원고로부터 이 사건 승용차를 매수함에 있어 원고의 유일한 사원인 독일 본사의 승인을 받아야 함에도 그와 같은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시가 20,000,000원인 이 사건 승용차를 6,000,000원에 매수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 또는 부당이득반환으로 1,106,007,744원(= 급여 881,364,305원 + 퇴직금 210,643,439원 + 이 사건 승용차의 시가차액 14,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는지 여부,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고(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6다78466 판결 등 참조), 전체적으로 보아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되는 이상, 근로자에 대한 위 여러 징표 중 일부 사정이 결여되었거나 다른 지위를 아울러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그러한 사유만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며(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8도11087 판결 등 참조), 한편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참조).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면, 피고가 2010. 3. 9.부터 2016. 11. 21.까지 원고의 이사로, 2016. 3. 9.부터 2016. 11. 21.까지 원고의 대표이사로 재직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지만, 앞서 든 증거, 갑 4, 8, 9, 을 1, 2, 3, 7, 을 11, 을 12의 1, 2, 을 14의 1 내지 10, 을 15의 1, 2, 을 16, 17, 18, 20, 21, 22, 23, 24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비록 피고가 형식상 이사라는 임원 직함을 가지고 원고 회사의 업무 전반을 처리함에 있어 사실상 다소 큰 권한을 행사하고 있었다 하여도 이는 독일 본사의 구체적·개별적인 지휘·감독 하에 근로를 제공하고, 경영성과나 업무성적에 따른 것이 아니라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으로 급여를 지급받은 것에 지나지 않으므로, 피고는 그 실질에 있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는 독일 본사와 사이에, 2001. 11. 21. 독일 본사가 한국에서 조선기자재를 구매함에 있어 피고가 독일 본사 대신 선박 등의 시운전에 참여하여 기자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여부를 검사하고 매월 미화 7,000달러를 지급받기로 하는 기술자문용역계약을 체결하였고, 2007. 9. 1.경 피고가 위와 같은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매월 유로화 8,500유로를 독일 본사로부터 지급받기로 하는 급여인상 약정을 체결하였다.
독일 본사는 피고에게 2010. 1. 19. 독일 본사는 한국에서 원고를 설립할 계획을 가지고 있고 이를 위해 피고가 처리할 업무, 피고의 역할 등을 통지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우리가 어제 대화를 통해 한국지사의 설립과 관련하여 동의했던 사항들을 다시 확인하기 바랍니다.
-회사의 이름은 '유한회사 A'이다.
-독일 본사가 사원 지분 모두를 보유한다.
-피고는 회사의 대표자로 취임한다.
-회사는 기존의 사무실을 그대로 사용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직접 고용된다.
-피고는 4명의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다.
-현지 회계법인을 통해 새로운 회사의 회계보고서를 작성하고, 피고는 매 분기마다 독일본사에 회계보고를 한다.
피고는 원고가 설립된 이후 기존에 수행하던 기술자문 업무 이외에도 독일본사를 위해 자재구매, 자재조달, 수리지원, 선박안전 검사, 세무·회계업무 등을 수행하고 이를 독일 본사에 보고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다. 구체적으로, 피고는 이사로 재직한 기간 동안 구매한 자재에 대한 견적서를 발송하고 독일 본사에 비용의 상환을 청구하는 업무를 약 11,147건 처리하였고, 원고에 고용된 6명의 직원에 대한 관리 및 감독 업무, 지급된 임금, 상여금, 퇴직금 등 그 내역에 대한 회계업무, 독일 본사가 소유하는 선박의 안전 및 보안 유지를 위한 검사 및 수리 업무 등을 수행하였는데, 피고는 구체적인 업무처리 경과과정에 대하여 수시로 전화, 이메일을 통해 독일 본사에 보고하였다(피고가 위 기간 동안 독일 본사의 직원과 사이에 주고받은 이메일 발·수신 내역의 합계는 384,807건에 이른다).
원고는 설립 이후로 매분기 및 매년 단위로 회계 법인을 통한 회계 감사를 받았는데, 원고의 설립 이후 첫 분기에 해당하는 2010. 7. 29.자 재정보고서(을 3 참조) '급여총액란'에 급여 33,136,350원, 퇴직연금 3,880,000원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것을 포함하여 피고가 이사로 재직한 기간 동안에 작성된 분기별 재정보고서의 급여, 퇴직연금란에는 피고에 대한 급여와 퇴직금 부담금도 포함되어 있고, 2012년도 회계보고서(을 24 참조) '피고용인 임금 및 급여란'에 미화 494,889.63달러, '퇴직연금'란에 미화 133,916.36달러가 기재되어 있는 것을 포함하여 피고가 이사로 재직한 기간 동안 매년 시행되는 회계 감사에 따라 작성된 연도별 회계보고서에는 피고에 대한 급여와 퇴직금 부담금이 포함되어 있다.
한편, 피고가 원고의 이사로 재직하였던 기간 동안 피고의 근로소득세는 원천징수 되었고, 원고가 2012. 8. 16. 원고에 고용된 근로자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기 위해 '확정급여형 퇴직연금' 상품에 가입할 당시에도 피고는 근로자로 포함되었다.
피고가 이사로 취임한 이후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사 선임에 따른 별도의 위임계약서가 작성된 사실이 없고, 독일 본사는 피고에게 2016. 10. 14. '표준고용 계약서'(Standard Employment Contract)를 첨부한 이메일을 발송하였는데, 위 이메일에는 '피고는 표준고용 계약서를 작성한 뒤 독일 본사의 인사부에 발송하라'는 취지의 기재가 있다.
급여 및 퇴직금 관련 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는 피고가 급여 및 퇴직금을 부당하게 수급하였다고 주장하나, 피고가 근로자에 해당하는 점은 앞서 가.항에서 본 것과 같으므로 피고가 지급받은 급여 및 퇴직금은 그 실질이 이사의 보수에 해당하지 않아 상법 제388조에서 정한 절차를 거쳐야만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지급된 급여 및 퇴직금이라고 볼 수 없다.
나아가, 원고의 급여 및 퇴직금 관련 주장을 피고가 근로자에 해당하더라도 그 지급근거를 알 수 없어 부당하게 수급된 것이라는 취지로 선해하더라도, 갑 1, 5, 6, 9, 갑 10의 1 내지 7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의 설립 이전인 2007. 9. 1. 기준으로 매월 유로화 8,500유로를 급여 명목으로 지급받은 사실, 피고가 원고의 이사로 재직하는 기간 동안 합계 1,866,731,440원의 급여를 지급받은 사실, 피고가 2016. 11. 8. 퇴직금 210,643,439원을 지급받은 사실이 인정되지만,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매분기 및 매년 단위로 시행되는 회계감사 절차에 따라 피고에게 지급되는 급여, 피고의 퇴직금을 위해 적립되는 퇴직금 부담금에 대한 정보가 포함된 재정보고서, 회계보고서가 작성되었던 점, 피고는 위 재정보고서, 회계보고서를 첨부한 이메일을 독일 본사에 발송하여 매분기마다 회계감사 결과를 보고하였던 점, 독일 본사는 약 7년 동안 피고에게 지급되는 급여, 피고를 위해 적립하는 퇴직금 부담금에 관하여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점, 피고는 원고가 설립된 이후 기존에 수행하던 기술자문 업무 이외에도 자재구매, 자재조달, 수리지원, 선박안전 검사, 세무·회계업무 등을 수행하고 이를 독일 본사에 보고하는 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원고의 설립 이후에도 2007. 9. 1. 기준으로 산정 된 급여인 유로화 8,500유로를 계속하여 지급받기로 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와 같은 사실 및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급여 및 퇴직금을 부당하게 수급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가 급여 및 퇴직금 합계 1,092,007,744원을 부당하게 수급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손해배상청구 및 부당이득반환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이 사건 승용차 관련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가 2016. 11. 3.경 이 사건 승용차를 원고로부터 6,000,000원에 매수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고, 갑 7의 1, 2, 3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승용차와 연식이 같은 중고차의 시세가 약 20,000,000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지만, 을 9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2015. 12. 31. 기준으로 작성된 원고의 '유형자산감가상각비명세서'에는 이 사건 승용차의 기초가액이 70,543,550원이고, 기말상각누계액이 70,542,550원에 해당하여 미상각잔액이 1,000원에 불 과한 점, 중고차는 연식, 모델명뿐만 아니라 주행거리에 따른 시가의 변동이 크므로 연식이 같은 중고차라는 이유만으로 그 시가를 이 사건 승용차의 시가로 인정하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위와 같은 사실 및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승용차의 시가가 20,000,000원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승용차의 시가가 20,000,000원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손해배상청구 및 부당이득반환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홍기(재판장) 김성대 여규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