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판결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0. 11. 11. 선고 2019가합106636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당사자 지위

피고는 주거복지 증진과 도시재생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한 각종 보증업무 등을 사업목적으로 하는 공기업이고, 원고는 1996. 6. 13. 피고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2019. 6. 30. 정년퇴직한 자이다.

나.

정리해고 및 복직

1)

피고는 1998. 12. 31. 경영상의 이유로 원고를 비롯한 32명을 정리해고하였다. 당시 원고는 경남지사 부지사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2)

원고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이하 ‘지노위’라 한다)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기각되었다. 원고는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라 한다)에 재심신청을 하였고, 중노위는 1999. 6. 15. 원고의 재심신청을 인용하며 원직복직을 명하였다. 원고는 1999. 7.경 복직하였다.

3)

피고는 중노위의 위 판정에 대해 취소의 소를 제기하였으나 기각되었고(서울행정법원 99구21222호), 위 판결은 2000. 12. 23. 확정되었다(이하 ‘이 사건 판결’이라 한다).

다.

복직 이후 원고의 근무

1)

피고는 1997. 7. 15. 복직한 원고에게 본점 대기를 지시하였다가, 1999. 10. 11. 대기발령하였다.

2)

피고는 취소소송 기각 판결이 확정되자 2001. 1.경 원고를 서울중앙지점 팀원으로 전보발령하고, 2001. 7. 30.에는 신설된 채권회수팀 팀원으로 발령하였다.

3)

원고는 이후 부산지점, 광주지점, 서울강남지점 등에서 팀원, 조사역, 전문역 등으로 근무하다가 2019. 6. 30. 정년퇴직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중노위가 1999. 6. 15. 피고의 해고처분을 취소하고 원직복직을 명하였으므로 피고는 즉시 원고를 원직에 복직시켰어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는 1997. 7. 15. 원고를 일응 복직시킨 후 원직으로 인사발령하지 않고 본점대기를 지시하였다가 1999. 10. 11. 대기발령하였다. 위 대기발령은 무효이다.

나.

해고가 무효라는 사실이 확정되면 사용자는 근로자를 원직에 복직시키고 원직복직시까지의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원고에 대한 정리해고가 무효라는 사실이 소송을 통해 확정되었음에도 피고는 원고에게 팀장이 아닌 팀원의 직책을 부여하고 고의로 연고지에서 먼 곳으로 전보하는 등 정상적이지 않은 인사발령을 거듭하였다. 이러한 인사행태는 원고가 퇴직할 때까지 계속되었다. 이는 원직복직에 해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원고와 함께 정리해고되었다가 복직한 다른 직원들과의 형평성에도 어긋나 부당하다.

다.

피고가 원고를 대기발령 없이 즉시 원직에 복직시켰거나, 사실상 강등에 해당하는 인사발령이나 부당한 전보발령을 하지 않고 원직에 상응한 직책에 인사발령하였더라면 원고는 퇴직할 때까지 이에 상응한 임금을 추가로 지급받을 수 있었다. 원고는 무효인 대기발령과 부당한 인사발령에 따라 아래 [표1] 기재 임금 합계 342,300,852원을 지급받지 못하는 불이익을 입었다. 피고는 원고에게 원직복직 미이행에 따른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표1: 원고의 청구내역]

라.

피고의 인사발령은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한 처분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재산상 손해에 대한 배상으로 임금 상당의 342,300,852원을 지급하고,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120,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대기발령이 무효인지 여부

1)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고,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 결정되어야 할 것이고, 업무상의 필요에 의한 전보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고, 전보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는 볼 수 없다(대법원 1997. 7. 22. 선고 97다18165, 18172 판결 등).

2)

피고가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원고를 포함한 여러 명을 정리해고한 사실, 원고는 피고의 정리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지노위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기각된 사실, 원고는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노위의 1999. 6. 15.자 인용결정에 따라 1997. 7. 15. 복직한 사실, 피고는 원고에게 본점대기를 명하였다가 1999. 10. 11. 대기발령하였고, 2000. 12. 23. 이 사건 판결이 확정되자 2001. 1. 1. 원고를 서울중앙지점으로 발령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3)

피고의 인사규정(을 제4호증) 제28조 제1항 제1호는 ”직무수행능력의 부족, 근무태도의 불성실 또는 기타의 사유로 직무부여가 부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자“를 대기발령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동조 제2항 단서, 제25조 제1항 제14호 단서는 “대기발령의 원인행위에 대해 민·형사 소송 등 별도의 법적절차가 진행 중인 경우 그 절차의 확정 시까지는 대기발령을 유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제29조 제1항은 “장기교육, 파견근무자 등 공사가 필요로 하는 경우 본점대기를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4)

위와 같은 사실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원고에 대한 정리해고의 적법 여부가 법원의 판결에 의해 확정될 때까지 피고의 인사규정에 근거하여 한시적으로 원고에게 본점대기 및 대기발령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지노위에서 원고에 대한 정리해고가 위법하지 않다는 결정이 내려졌던 사실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재심결정에 불복하여 소를 제기한 것은 납득할만한 점, 피고는 이 사건 판결이 확정되기도 전에 일단 원고를 복직시켜 최소한의 구제조치를 취한 점, 이 사건 판결이 확정되자 피고는 즉시 원고에 대한 대기발령을 철회하고 전보발령 한 점 등을 더하여 보면, 피고의 인사 조치는 권리남용에까지 이르지 않은 사용자의 재량권 범위 내의 행위라고 봄이 타당하다.

5)

피고의 원고에 대한 1999. 7. 15.자 본점대기 및 1999. 10. 11.자 대기발령은 무효라고 볼 수 없다.

나.

인사발령의 부당성 여부

1)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에 관하여 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구제명령이 확정되거나 법원의 판결에 의하여 해고무효가 확인된 경우, 사용자는 해고된 근로자가 종사하였던 원직에 복직시켜야 하고, 다만 직제개편 등으로 복귀할 원직이 없어진 경우에는 동일하거나 실질적으로 유사한 직책과 직무를 부여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2)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원고는 정리해고 되기 전 창원지점의 부지점장(직급: 관리직원 3급, 직위: 차장)으로 근무한 사실, 이 사건 판결이 확정된 이후에는 아래 [표2] 기재와 같이 근무한 사실이 인정된다.

3)

위 사실에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에 대한 피고의 인사발령은 원직복직에 해당하고, 나아가 부당한 인사권 행사라고 보이지 않는다.

가)

원고가 복직하기 이전, 피고는 직제규정 개정에 따라 직급별, 부서별 정원을 감축하면서 각 지점의 부지점장 직책을 폐지하였고, 경영정상화를 위한 조직개편을 하며 창원지점을 부산지점으로 통합하여 원고가 복귀할 원직이 없어졌다.

나)

피고는 이 사건 판결이 확정되자 원고를 원직 소재지인 창원과 거리가 먼 서울중앙지점으로 발령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1~2년마다 직원들을 전보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는 해고되기 전까지 창원지점에서 이미 2년 6개월가량 근무한 상태였으므로, 피고가 순환배치 원칙에 따라 원고를 창원 부근이 아닌 새로운 지역으로 발령한 것이 명백히 불합리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원고는 해고 당시와 동일한 관리직원 3급으로 복직하였고, 급여도 이에 따라 지급받았으며, 인사발령문(을 제3호증)에 따르면, 조사역으로 근무할 당시에는 팀장 또는 파트장 대우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라)

원고는 자신을 팀원이나 조사역이 아닌 선임팀장 또는 팀장으로 발령했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① 원고는 해고될 당시 관리직원 3급이었던 점, ② 피고의 인사규정 제10조, [별표1]에 따르면 관리직원 3급은 팀장뿐만 아니라 조사역 또는 팀원의 직책을 부여받을 수 있는 점(관리직원 2급인 D도 조사역 또는 팀원으로 근무한바 있다), ③ 직제규정개정에 따른 정원조정 통보서(을 제1호증)는 “지점의 팀장은 관리직원 2~4급으로 하되 각 지점의 선임팀장은 관리직원 2~3급으로 함”이라고 정하고 있을 뿐이어서, 관리직원 3급 모두가 팀장 내지 선임팀장이 된다고 해석할 수는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부지점장이던 원고를 팀원 또는 조사역으로 보직발령 하는 것 또한 원직복직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마)

원고는, 원고와 함께 정리해고되었다가 복직한 E 및 F은 원직인 부서장, 선임팀장으로 복직하였는데 원고에게만 동일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니 부당하다고 주장하나, 팀원 또는 조사역 발령도 원직복직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나아가 E은 원고보다 근무기간이 길고 직급 또한 관리직원 1급으로 원고보다 높았으므로 원고와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F은 원고와 마찬가지로 팀원으로 복직하였다가 약 5년이 지난 2005. 10.경에야 팀장으로 발령된 것으로, 이는 복직 후의 평정이 반영된 인사로 볼 수 있다(채권회수팀에서의 실적순위를 보더라도 F은 2위로, 4위인 원고보다 높았다). 원고와 함께 복직한 G, H은 원고와 마찬가지로 퇴직 시까지 조사역 또는 팀원으로 근무하였다는 점까지 더하여 보면, 원고에 대한 피고의 인사조치가 부당하게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바)

원고는 피고가 자신을 창원, 서울, 광주 등 연고지 이외의 지역으로 발령한 것을 문제 삼고 있다. 그러나 피고는 직원의 순환배치를 원칙으로 하므로 원고의 연고지 근무가 보장되어 있지 않은 점, 원고는 연고지인 부산에서(부산지점, 부산울산지사, 영남관리센터) 약 8년간 근무하였고, 부산과 가까운 창원지점, 경남지사에서 약 4년 10개월간 근무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의 연고지 근무를 부당하게 제한하였다고 볼 수 없다.

사)

원고는 피고가 2003.경부터 2005. 8.경까지 원고를 채권회수팀에 인사발령한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법리에 따라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는 점, 피고는 경영악화로 정부지원금을 받게 되면서 채권회수팀을 신설하게 된 점, 채권회수팀 운영계획안에 지원자 부족 시 인사발령으로 충원한다는 내용이 존재하는 점, 피고가 현실적인 필요에 의해 신설한 부서에 인사발령을 하는 것을 업무에서의 배제나 강등으로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다.

소결

피고의 대기발령과 인사발령이 무효라거나 부당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임금 및 손해배상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노행남(재판장) 이윤규 여규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