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판결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1. 7. 7. 선고 2020가합102562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피고는 유가증권시장, 코스닥 시장, 코넥스시장 및 파생상품시장의 개설, 운영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설립된 주식회사이다.

2)

원고 A 우리사주조합(이하 ‘원고 조합’이라 한다)은 근로복지기본법에 따라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자사주를 취득·관리하기 위하여 구성된 단체이고, 원고 B는 원고 조합의 대표자이자 피고의 주주이다.

나.

피고의 임시주주총회

1)

피고는 2020. 2. 6. 16:00 피고의 서울사옥 신관 21층 대회의실에서 2020년 제1차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였다(이하 ‘이 사건 주주총회’라 한다). 이 사건 주주총회의 안건은 ‘제1호 상임감사위원 선임의 건’, ‘제2호 코스닥시장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제3호 상근임원 등의 퇴직금지급기준 개정의 건’이었다(이하 ‘제1, 2, 3호 안건’이라 한다).

2)

피고는 이 사건 주주총회를 통지하면서 주주들이 의결권 행사를 위임할 경우 피고에 제출해야 할 별지1과 같은 위임장을 첨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위임장’이라 한다).

3)

D 주식회사를 포함한 21명의 주주들(이하 ‘이 사건 주주들’이라 한다)은 위임장의 대리인란을 공란으로 둔 채 이를 피고에게 제출하였다

4)

피고에 의해 피고 경영지원본부 경영관리팀장이자 우리사주조합원인 E가 이 사건 위임장의 대리인으로 보충되었고, E는 이 사건 주주총회에 참석하여 이 사건 주주들로부터 위임받은 13,236,469주의 의결권을 대리행사하였다.

5)

피고의 발행주식 총수는 보통주식 20,000,000주이다. 제1호 안건은 의결권 있는 주식 17,092,270주, 참석주식 13,201,419주, 찬성 13,201,419주로 가결되었고, 제2, 3호 안건은 각 의결권 있는 주식 17,565,311주, 참석주식 13,674,460주, 찬성 13,674,460주로 각 가결되었다(이하 ‘이 사건 결의’라고 한다).

[인정 근거] 갑 제1, 2, 5호증, 을 제1, 4, 10, 11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가.

피고의 정관 제16조의2 제2항은 주주만이 대리인이 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피고가 피고 자신의 주주가 아님은 명백하므로 주주가 아닌 피고는 의결권 행사를 위임받을 수 없음에도 피고는 이 사건 위임장을 교부받아 의결권 행사를 위임받았다. 피고는 나아가 이 사건 위임장의 대리인란에 주주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 우리사주조합원 E를 기재하여 위 E에게 의결권 행사를 재위임하였다. 위와 같이 정관에 위배하여 의결권을 재위임받은 E가 이 사건 주주총회에서 이 사건 주주들의 의결권을 행사하였으므로, 이 사건 결의는 위법하다(이하 ‘제1 주장’이라 한다. 원고들은 E가 피고의 의사결정과 무관하게 개인의 지위에서 대리인란을 보충한 것이 위법하다고도 주장하나, 원고들의 위 주장은 대리인인 피고가 E에게 대리권을 재위임한 것이 위법하다는 제1 주장과 양립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증인 E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 사실과 사정, 즉 E는 피고 경영지원본부 경영관리팀장으로서 조직관리 규정에 따라 주주총회 업무를 담당한 점, 백지위임장을 수령한 주체는 피고인 점, 피고의 경영관리팀 직원들이 백지위임장 보충 업무를 수행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E는 개인이 아닌 피고의 주주총회 업무 담당자의 지위에서 위 보충권을 행사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나.

피고는 아래와 같이 의결권 제한에 관한 상법 및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이라 한다)을 위반하여 의결권 수를 산정하였다. 그로 인해 이 사건 주주총회에서 행사가 제한되었어야 할 주식의 의결권이 행사되었으므로, 이 사건 결의는 위법하다. 올바른 의결권 수는 별지2 표의 ‘원고의 주장’란 기재와 같다(이하 ‘제2 주장’이라 한다).

1)

자본시장법 제406조<1>는 피고 주식의 동일인보유한도(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5)를 정하고 있다. 위 동일인보유한도는 자기주식, 상호주 등 의결권이 없는 주식을 제외한 발행주식총수를 기준으로 산정되어야 함이 그 문언상 명백하다. 그럼에도 피고는 제1 내지 3호 안건을 결의하는 과정에서 이를 제외하지 않고 2,000만 주를 기준으로 동일인보유한도를 산정하였다.

2)

자본시장법 제380조 제5항<2>은 상임감사위원을 선임하는 경우 최대주주 등은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3을 초과하는 주식에 관하여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고, 여기서 최대주주란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를 기준으로 본인 및 그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특수한 관계가 있는 자가 누구의 명의로 하든지 자기의 계산으로 소유하는 주식을 합하여 그 수가 가장 많은 경우의 그 본인“을 의미한다(자본시장법 제9조 제1항,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2조 제6호). 최대주주판단 및 의결권 행사한도인 위 100분의 3을 계산할 때에도 자본시장법 제406조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의결권이 없는 주식을 제외한 발행주식총수가 기준이 되어야 함에도 피고는 제1호 안건을 결의함에 있어 이와 달리 의결권을 계산하는 잘못을 범하였다.

3)

총회의 결의에 관하여 특별한 이해관계 있는 자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상법 제368조 제3항)<3>. 그럼에도 상근임원 등의 퇴직금 산정 기초가 되는 월평균임금에 경영평가성과급을 추가하는 내용의 제3호 안건에 관하여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는 우리사주조합원 F 외 9인이 표결에 참여하였다.

3.

판단

가.

제1 주장에 관하여

1)

이 사건 위임장 제출의 의미

가)

제1 주장은 이 사건 위임장의 제출이 피고에 대한 대리권 수여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아래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주주들은 피고에게 이 사건 위 임장을 제출함으로써 단지 백지위임장의 대리인란을 보충할 권한(또는 대리권을 실제로 행사할 자에게 백지위임장을 교부할 권한)을 부여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1)

추후 대리인의 기재가 보충될 것을 예정하고 대리인란을 공란으로 하여 백지위임장을 교부한 경우, 백지위임장 발행인의 의도는 위 위임장에 대리인으로 기재되는 자에게 대리권을 수여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원고의 주장과 같이 백지위임장의 교부만으로 대리권의 수여가 이루어진다고 본다면, 백지위임장이 전전유통 된 경우 복임행위가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위임장을 잠시라도 소지하였던 자들은 누구라도 대리권을 보유하고 이를 행사할 수 있게 되는데 이러한 결과는 백지위임장 발행인의 의사라고 보기 어렵다).

(2)

회사가 주주의 의결권을 대리행사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명문의 규정은 없으나, 원고의 주장과 같이 ① 회사 자신은 주주의 의결권을 대리행사 할 수 없고 ② 백지위임장의 교부는 대리권의 수여에 해당한다고 보는 경우, 본건에서 이 사건 주주들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는 자에게 의결권 행사를 위임한 것이 된다. 이 사건 주주들의 의사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는 피고에게 대리권을 수여하여 의결권 행사를 포기하려는 것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3)

이 사건과 유사하게 의결권대리행사의 권유가 이루어지는 경우에도 보통 대리인란을 백지로 한 위임장에 주주의 서명날인을 받은 후 회사가 대리인 성명을 보충하여 그에게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하고 있다.

나)

원고들은, “주주로부터 의결권 행사를 위임받은 대리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의결권 행사의 취지에 따라 제3자에게 그 의결권의 대리행사를 재위임할 수 있다.”는 대법원 2014. 1. 23. 선고 2013다56839 판결을 제시하며, 대리인란이 백지로 된 위임장을 교부받은 자가 다시 제3자에게 의결권을 대리행사하도록 하는 것은 대리인란의 보충권한 수여가 아니라 의결권 대리행사의 재위임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대법원 판결은 백지위임장을 교부받은 자가 이후 자신이 대리인으로 기재된 위임장을 재차 교부받은 사안에 관한 것으로, 본건에 직접 적용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2)

E의 의결권 대리행사의 유효성

가)

원고들은, 정관 제16조의2 제2항<4>에 따라 대리인이 될 수 있는 ‘주주’는 주주명부상의 주주를 의미하므로 주주명부에 기재되지 않은 우리사주조합원 E는 의결권을 대리행사 할 수 있는 주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3, 4호증, 을 제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면, 정관 제16조의2 제2항의 ‘주주’가 주주명부상의 주주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없다. 우리사주조합원인 E는 의결권을 대리행사 할 수 있는 주주에 해당한다.

(1)

근로복지기본법의 우리사주조합 명의 주식의 의결권행사에 관한 규정을 보면, ① 우리사주조합은 소속 근로자가 주식을 취득하기 위하여 설립한 단체이고, 근로자 등이 우리사주조합을 통하여 그 주식회사의 주식을 취득한다고 정하고(제32조), ② 우리사주조합이 취득한 우리사주는 조합원의 계정과 조합의 계정으로 구분하여 배정할 것을 정하였으며(제37조), ③ 우리사주조합의 조합장은 우리사주조합원의 의사표시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하거나 우리사주조합원이 의결권 행사를 본인에게 위임할 것을 조합장에게 요청한 경우 조합장은 그 우리사주조합원에게 의결권 행사를 위임하도록 정하고 있다(제46조 제2항). 위 내용을 종합적으로 해석하면, 근로복지기본법의 규정은 우리사주조합의 조합원 개인이 해당 회사의 주주임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2)

원고 B 등이 피고를 상대로 2017. 12. 29. 제기한 주주총회결의취소등의 소에서도 위와 같은 이유를 들어 우리사주조합원은 주주총회결의취소의 소를 제기할 수 있는 주주에 해당한다고 보았다(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17가합10744 판결). 이에 대해 원고들은, 본건은 주주권의 행사가 회사와 주주를 둘러싼 다수의 이해관계인 사이의 법률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음을 고려하여 대리인의 자격을 가진 자를 획일적으로 확정할 필요가 있는 사안으로서, 우리사주조합원과 회사 사이의 문제에 불과한 위 판결과는 경우가 다르다고 다툰다(주주명부에 기재되지 않아 다른 주주들이 전혀 알지 못하는 우리사주조합원이 주주로서 대리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주주 기타 이해관계자들이 객관적으로 예측할 수 없었던 사정이라는 주장도 같은 취지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주주명부에 기재되지 않은 우리사주조합원이 의결권을 대리행사 하는 것이 의결권을 위임한 주주의 의사에 반하지 않고, 회사도 이러한 의결권 행사를 인정하는 경우라면 이와 같은 방식의 권리행사가 이해관계인의 법률관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아래 나)(1)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대리인의 자격을 주주로 한정하는 정관규정의 취지가 ‘주주총회가 주주 이외의 제3자에 의하여 교란되는 것을 방지하여 회사 이익을 보호하는 것’임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3)

원고들은, 피고가 주주명부상의 주주인 우리사주조합에만 정관 제11조 제3항에 따라 주주총회 소집통지를 하고, 정관 제16조 제1, 2항에 따라 의결권 행사에 필요한 서면과 참고자료를 송부한 점을 지적하며, 정관의 규범적인 해석에 따를 때 정관 제16조의2 제2항의 주주도 주주명부상의 주주로 해석되어야 한다고 다툰다. 그러나 근로복지기본법 시행령 제28조 제1항 제1호는 우리사주조합의 대표자가 7일 이상의 기간을 정하여 조합원에게 주주총회 의안에 대한 의사표시 및 의결권 행사의 위임 요청 여부를 확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결국 우리사주조합에만 주주총회 소집통지 등이 이루어지더라도 위 시행령에 따라 조합원에게 같은 내용의 통지가 이루어질 것이 예정되어 있으므로, 피고의 소집통지 등이 주주명부상의 주주에게만 이루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원고들은 실제로 우리사주조합원에게 우리사주 의결권 행사 안내문을 발송하였다).

(4)

원고들은, 피고 정관 제9조의3 제2항 제5호<5>의 규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 정관은 우리사주조합원을 주주로 보고 있지 않다고 다툰다. 그러나 ① 피고 정관 제9조의3 제2항이 각 호에 따라 주식을 배정 받는 자는 주주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의미를 포함한다고 볼 수 없는 점(예를 들어 같은 항 제2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일반공모증자 방식의 신주발행에 기존 주주의 참여가 배제된다고 볼 수는 없다), ② 실무상 피고 정관 제9조의3 제2항과 같은 규정은 그 문구에도 불구하고 이를 주주배정에 대응하는 제3자 배정의 근거 조항으로 보고 있는 점, ③ 그렇게 보지 않더라도 위 규정은 우리사주매수선택권을 행사함과 동시에 우리사주조합원이 되고자 하는 자, 우리사주조합에는 가입하였으나 아직 회사의 주식을 취득하지 않은 자 등에게도 우리사주매수선택권을 부여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 정관 규정을 근거로 우리사주조합원이 정관에서 규정하는 ‘주주’에서 제외된다고 볼 수는 없다.

(5)

피고의 정관 제14조의2에서도 ‘주주’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데(“주주의 의결권은 1주마다 1개로 한다.”) 위 조항이 우리사주조합원을 제외한 주주명부상의 주주에게만 적용된다고 제한적으로 해석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오히려 그와 같이 해석하는 경우 주식평등원칙을 정하고 있는 상법 제369조 제1항에 위배된다).

나)

설령 원고들의 주장대로 우리사주조합원은 정관 제16조의2 제2항에서 정한 주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아래와 같은 이유로 E의 의결권 대리행사는 정관규정에 위배되지 않는다.

(1)

상법 제368조 제3항 전문은 “주주는 대리인으로 하여금 그 의결권을 행사하게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대리인의 자격을 제한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경우에 정관의 규정에 의하여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정도의 제한을 가하는 것까지 금지하는 취지라고는 해석되지 아니하고, 대리인을 주주로 한정하는 취지의 정관규정은 주주총회가 주주 이외의 제3자에 의하여 교란되는 것을 방지하여 회사 이익을 보호하는 취지에서 인정된 것이므로, 그 범위 내에서는 합리적인 이유에 의한 상당한 정도의 제한으로 볼 수 있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5다22701, 22718 판결 참조). 상법 제368조 제3항이 주주의 대리인에 의한 의결권 행사를 보장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위 정관의 기본취지가 보장되는 이상 주주 아닌 자에 의한 대리권 행사가 절대적으로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

(2)

주주가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회사에 대리인 선임권을 부여하고 회사가 회사 직원을 대리인으로 선임하여 그로 하여금 의결권을 대리행사 하도록 허용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주총회가 제3자에 의하여 교란되어 회사 이익이 침해되는 위험은 없는 반면에, 그 위임을 받은 회사 직원이 주주가 아니라는 사유를 들어 의결권의 대리행사를 불허하게 되면 주주의 의사에 따른 의결권 행사 기회가 박탈되어 주주총회 결의를 왜곡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오히려 그것이 결의의 공정성을 현저히 해할 수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은 경우에는 회사 직원에 의한 의결권의 대리행사는 허용되어야 하고 이를 가리켜 정관규정에 위반한 의결권 대리행사라고 할 수 없다.

다)

원고들은, 피고의 기관에 해당하는 E가 자신을 이 사건 주주들의 대리인으로 백지보충하고 이 사건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한 것은 피고 스스로가 이 사건 주주들의 의결권을 대리행사 한 것과 동일하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는 상법 제369조 제2항<6>의 취지를 잠탈하는 위법한 행위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E가 피고의 기관 지위에서 백지보충권을 행사하였다고 하여 이 사건 주주들의 대리인으로서 의결권을 행사할 때에도 피고의 기관 지위에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E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주주들로부터 백지위임장의 대리인란을 보충할 권한을 부여받은 피고의 기관으로서 이 사건 위임장에 우리사주조합원인 E를 대리인으로 기재한 것이고, 우리사주조합원의 지위에서 이 사건 주주총회에 참석하여 이 사건 주주들의 의결권을 대리행사하였다.

3)

소결

피고의 우리사주조합원인 E가 이 사건 주주들의 의결권을 대리행사 한 것은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원고들의 제1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제2 주장에 대한 판단

1)

자본시장법상‘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의 의미

앞서 든 증거, 갑 제6, 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면, 자본시장법 제380조 제5항, 동법 제406조 제1항, 동법 제9조 제1항에 의해 준용되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2조 제6호에서 말하는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란, ➀ 전체 발행주식수에서 의결권이 배제된 종류주식(상법 제344조의3)과 같이 발행당시 의결권이 없는 주식(이하 ‘의결권 배제주식’이라 한다)의 수뿐만 아니라, ➁ 자기주식 및 상호주식(상법 제369조 제2, 3항)과 같이 발행 당시에는 의결권이 있으나 소유상태에 따라 일시적으로 그 행사가 제한된 주식(이하 ‘의결권 제한주식’이라 한다)의 수도 제외한 것을 의미한다.

가)

자본시장법 제406조 제1항의 동일인보유한도는 거래소의 운영이 특정주주의 의사(의결권 행사)에 따라 좌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공익적 목적을 가진다. 이와 같은 규정 취지를 고려할 때, 동일인보유한도는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 수를 기준으로 산정해야 한다[동일한 취지의 규정으로 볼 수 있는 자본시장법 제167조(공공적 법인이 발행한 주식의 소유제한)에서는 의결권 없는 주식이 발행주식 총수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같은 이유에서, 최대주주를 판단하고(자본시장법 제9조 제1항에 의해 준용되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2조 제6호), 상임감사위원 선임 시 제한되는 의결권 수를 산정함에 있어서도(자본시장법 제380조 제5항)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 수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 같은 법에서 동일한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면 그 해석도 동일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타당하다는 점에서도 그러하다(피고도 2020. 11. 4.자 준비서면에서 이러한 주장을 한 바 있다). 나) 상법과 자본시장법에서 의결권 없는 주식을 포함하는 경우에는 단순히 ‘발행 주식총수’라고 지칭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상법 제342조의2 제1, 3항, 동법 제369조 제3항, 자본시장법 제34조 제2항 제2호, 동법 제165조의15 제2, 3항 등)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라는 표현은 그와는 달리 해석되어야 한다.

다)

피고는, 주식 등의 대량보유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에 자기주식도 포함시키고 있고(자본시장법 제147조 제1항, 동법 시행규칙 제17조 제2항), 의결권 배제주식과 의결권 제한주식은 구분되어야 한다는 점을 근거로 자본시장법 제406조 제1항의 해석에 있어서도 의결권 제한주식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의결권 배제주식과 의결권 제한주식 모두 의결권이 없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으므로 해당 규정에서 달리 정함이 없는 이상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를 계산할 때 의결권 배제주식과 의결권 제한주식에 차이를 둘 근거가 없는 점, ② 자본시장법 제406조 제1항은 의결권 제한주식의 포함 여부에 관한 별도의 기재가 없는 점, ③ 피고가 제시하는 위 시행규칙 규정과 반대로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에서 자기주식을 명시적으로 제외하는 경우도 존재하는 점(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8조 제1항. 피고는, 과거 조세심판원이 동항에서 정하는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에는 자기주식이 포함된다고 판단한 점도 주장의 근거로 들었으나, 위 조항은 ‘공익법인 등이 출연 받은 주식 등의 비율 산정방법의 합리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 산정 시 자기주식을 제외하는 것으로 개정되었다)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라)

피고는,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에 의결권 제한주식이 제외된다면 피고의 주주는 수시로 변동하는 자기주식 및 상호주식의 수를 확인하고 그때마다 동일인보유한도를 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하므로 주주들의 법적 지위가 불안정해진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피고는 상장회사가 아니고 그 성격상 주주가 증권 및 금융회사 등에 한정되므로 주주의 변동이 주주들의 법적 안정성을 해칠 정도로 빈번하게 일어난다고 보기 어려운 점(피고도 ‘주주 대다수가 증권 및 금융회사로서 신규 진입이 어려운 점 등으로 인해 제3자에게 주식을 자유롭게 처분하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② 자기주식의 수와 비율 등의 정보는 피고의 감사보고서에서 쉽게 확인이 가능한 점, ③ 동일인보유한도를 초과한 주식에 대한 처분명령은 재량사항에 불과하고 실제로 피고의 일부 주주들도 동일인보유한도를 초과하여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의 주장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2)

특별한 이해관계의 존부

제3호 안건과 관련하여 특별한 이해관계로 인한 의결권 제한이 문제되는 것은 집행간부 F, G, H, I, J, K, L, M, N, O이다.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면, 위 F 외 9인은 제3호 안건에 관하여 특별한 이해관계를 가지지 않는다.

가)

상법 제368조 제3항에서 주주가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요건으로 정한 ‘특별한 이해관계’는 일반적으로 주주의 입장을 떠나 개인적인 이해관계를 가지는 경우를 의미한다(대법원 2007. 9. 6. 선고 2007다40000 판결 등 참조).

나)

회사의 업무집행은 이사회의 결의로 하며(상법 제393조 제1항), 주주총회는 법 또는 정관에 정하는 사항에 한하여 결의할 수 있고(상법 제361조), 그 외의 사항에 대해서는 승인 권한이 없다.

다)

피고의 정관 제34조 제2항은 상근임원의 퇴직금지급기준에 대하여 주주총회의 승인을 얻을 것을 정하고 있다. 집행간부에 임원의 결격사유에 관한 정관 제18조 제1항이 준용되기는 하지만 피고의 정관 제17조, 제39조에 따를 때 집행간부는 피고의 임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집행간부의 퇴직금지급기준에 대하여는 주주총회가 승인권을 가지지 않는다.

라)

결국 제3호 안건은 「상근임원 등의 퇴직금 지급기준」 중 상근임원 부분의 승인에 대한 것이어서 위 안건의 결의에 의해 집행간부의 퇴직금 지급기준이 변경되는 것이 아니다. 상근임원이 아닌 집행간부 F 외 9인은 제3호 안건에 대해 개인적인 이해관계를 가진다고 볼 수 없다.

3)

이 사건 주주총회의 의결권

가)

제1호 안건

(1)

동일인보유한도 산정 시 의결권 제한주식을 제외해야 함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의 동일인보유한도는 913,270주[= (발행주식총수 20,000,000주 - 자기주식 909,843주 - 상호주 824,746주) × 5%, 소수점 이하 버림, 이하 같다]이다. 따라서 동일인보유한도를 초과하여 의결권이 없는 주식은 1,047,020주[= P 주식회사 252,075주(= 보유주식 1,165,345주 - 동일인보유한도 913,270주) + Q 주식회사 및 R 주식회사 338,372주(= 보유주식 1,251,642주 - 동일인보유한도 913,270주) + S 주식회사 369,843주(= 보유주식 1,283,113주 - 동일인보유한도 913,270주) + T 주식회사 86,730주(= 보유주식 1,000,000주 - 동일인보유한도 913,270주)]이다.

(2)

다음으로 누가 최대주주에 해당하는지 살펴보면, 위 (1)항 기재 4개 회사가 각 동일인보유한도에 해당하는 913,270주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위 4개 회사가 최대 주주이다.

(3)

상근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는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의 3%에 해당하는 516,551주[= (발행주식총수 20,000,000주 - 자기주식 909,843주 - 상호주 824,746주 - 동일인보유한도 초과주식 1,047,020주) × 3%]를 초과하는 주식에 대하여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으므로, 위 4개 회사는 각 396,719주(= 913,270주 - 516,551주), 합계 1,586,876주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4)

결국 제1호 안건에 대하여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 수는 15,631,515주[= (발행주식총수 20,000,000주 - 자기주식 909,843주 - 상호주 824,746주 - 동일인보유한도 초과주식 1,047,020주 - 3% 초과 주식 1,586,876주)]이다.

나)

제2, 3호 안건

제3호 안건의 경우 상법 제368조 제3항의 특별이해관계자가 존재하지 않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렇다면 제2, 3호 안건에 대하여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 수는 각 17,218,391주[= (발행주식총수 20,000,000주 - 자기주식 909,843주 - 상호주 824,746주 - 동일인보유한도 초과주식 1,047,020주)]이다.

4)

소결

원고들의 제2 주장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타당하다.

다.

이 사건 주주총회결의의 취소 여부

1)

결의방법의 법령 또는 정관 위반

앞서 본 바와 같이 제1호 안건에 관한 의결권 있는 주식은 15,631,515주임에도 이 사건 주주총회에서는 17,092,270주로 산정되어 1,460,755주의 의결권이 초과 행사된 사실, 제2, 3호 안건에 관한 의결권 있는 주식은 17,218,391주임에도 17,565,311주로 산정되어 346,920주의 의결권이 초과 행사된 사실이 인정된다. 이는 결의방법이 법령에 위반된 경우이므로 주주총회결의 취소사유에 해당한다.

2)

재량기각

가)

상법 제379조는 “결의취소의 소가 제기된 경우에 결의의 내용, 회사의 현황과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그 취소가 부적당하다고 인정한 때에는 법원은 그 청구를 기각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다. 위 조항은 결의의 절차에 하자가 있는 경우에 결의를 취소하여도 회사 또는 주주에게 이익이 되지 않든가 이미 결의가 집행되었기 때문에 이를 취소하여도 아무런 효력이 없든가 하는 때에 결의를 취소함으로써, 회사에 손해를 끼치거나 일반거래의 안전을 해치는 것을 막고 결의취소의 소의 남용을 방지하려는 취지이다(대법원 2003. 7. 11. 선고 2001다45584 판결 등 참조).

나)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주주총회 결의를 취소할 경우 피고와 그 주주들에게 무용한 수고와 비용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1)

이 사건 주주총회에서 일부 의결권 없는 주식의 의결권이 행사된 하자가 있기는 하나, 이 사건 주주총회에 직접 또는 대리인을 통해 참석한 피고의 주주들은 위와 같은 하자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이의 제기 없이 이 사건 주주총회에 상정된 안건에 만장일치로 찬성하였으며 달리 이 사건 결의의 내용과 관련하여 어떠한 분쟁이 있다고 볼 자료가 없다.

(2)

여기에, 피고에게 의결권 행사를 위임한 주주들과 피고의 관계, 위임이 이루어진 의결권의 수, 이 사건 주주총회 참석주주의 찬성률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결의를 취소하고 다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하더라도 같은 내용의 안건이 부결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3)

이 사건 결의가 취소되더라도 원고들에게 어떠한 이익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 반면, 피고는 자본시장법에서 정한 임원(상근감사위원)과 정관에서 정한 코스닥시장위원회 위원에 결원이 생겨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저해되는 등 손해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4)

피고는 관련 조항에 대하여 유권해석을 받는 등 적법한 의결권 산정을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는바, 추후 동일한 위반행위가 이루어질 가능성은 없다고 보인다.

라.

소결

이 사건 결의에는 의결권 산정의 하자가 존재하나 그 결의를 취소하는 것은 앞서 본 바와 같이 부적당하여 재량에 의해 결의취소청구를 기각한다.

4.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노행남(재판장) 이윤규 이나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