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198,482,311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1. 31.부터 2022. 10. 12.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30%는 원고가, 70%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부산 강서구 C에서 비석면, 특수고무판, 후렌지 마개 등을 유압재단기 등을 이용하여 제작하는 회사인 D(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를 운영하는 사람이고, 원고는 피고에 고용된 근로자이다.
원고는 2020. 1. 31. 16:45경 유압재단기를 이용하여 고무마개를 만드는 작업을 하던 중 재단기에 이물질이 끼어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원고는 팔을 재단기 안쪽으로 넣어 이물질을 제거하려고 하였고, 그 과정에서 원고의 팔뚝이 재단기 내에 들어가 있는 상태에서 재단기 앞쪽에 있는 작동 버튼 중 하나를 원고의 어깨로 누르게 되었다. 이에 재단기가 작동하면서 원고의 우측 팔이 재단기 사이에 끼이게 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를 당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우측 수부․수근관절부․전완부 압궤 손상, 우측 수근관절 다발부 개방성 탈구 등의 상해를 입었다.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원고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2020. 1. 31.부터 2021. 9. 30.까지의 요양급여 36,356,440원 및 휴업급여 42,065,680원과 장애급여 74,429,128원을 각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일부 다툼 없는 사실, 갑1호증, 갑2호증의 1 내지 5, 갑7,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책임의 인정
사용자는 고용 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여야 할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7다12082 판결 등 참조).
사업주는 기계, 기구, 그 밖의 설비에 의한 위험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1항 제1호). 나아가 사업주는 기계, 기구 또는 설비에 설치한 방호장치를 해체하거나 사용을 정지해서는 아니 된다. 다만 방호장치의 수리․조정 및 교체 등의 작업을 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방호장치에 대하여 수리․조정 및 교체 등의 작업을 완료한 후에는 즉시 방호장치가 정상적인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93조)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법률규정 등에 비추어 위험한 기계를 사용하여 수입을 얻는 사용자가 그 기계의 위험으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하는 것은 근로자에 대한 안전배려의무에 포함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앞서 든 증거들 및 갑5호증, 갑6호증의 1 내지 4, 을1, 2호증의 각 1, 2, 을3호증의 1 내지 5, 을4호증의 1, 2, 3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피고 회사 내 재단기에 대한 필요한 방호 조치를 다 취하지는 못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사무직 종사 근로자 외의 근로자 중, 판매 업무에 직접 종사하지 않는 근로자는 매 분기 6시간 이상의 정기교육을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별표 4). 그럼에도 원고가 2015. 8.경 피고 회사에 입사 이후 위험한 기계인 유압재단기 작업을 전담하여 왔음에도 피고 회사의 영세성(피고, 피고의 남편, 피고의 아들, 원고를 포함한 직원 2명 등 도합 5명이 근무하는 회사이다)으로 인해 근로자안전보건교육을 주기적으로 실시하지 못하였다.
피고 회사에 설치된 유압재단기의 경우 광전자식 안전센서가 장착되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경우에는 작업자의 안전을 위해 ‘양수모드’로 작업을 하도록 하였어야 함에도 작업의 능률을 위해 ‘한손모드’로 재단기가 작동하게끔 조작하고 나아가 버튼 위에 단단한 스펀지를 붙여 손가락을 깊게 집어넣지 않아도 누를 수 있도록 조작을 함으로써 원고가 더 많은 위험에 노출되었음에도 이를 제지하지도 않았다.
유압재단기는 항상 사고의 위험이 존재하는 기계인바, 사고의 위험을 알리는 주의문구 등을 붙이는 등으로 작업자의 주의를 환기시켜 사고를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한 바도 없다.
책임의 제한
다만 원고로서도 피고 회사에서 4년 이상 유압재단기 작업을 전담함으로써 회사 내에서 유압재단기의 작동법이나 주의사항을 제일 잘 알고 있었으므로 스스로의 안전을 도모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원고 본인이 직접 작업의 효율성을 위해 ‘한손모드’로 작업스위치를 변경하고 조작 버튼 위에 단단한 스펀지를 부착하였을 뿐 아니라 재단기 내 이물질 제거를 위해 비치된 각목과 쇠막대를 사용하지 아니한 채 직접 손으로 이물질을 제거하다가 팔이 재단기에 끼임으로써 이 사건 사고의 발생 및 손해의 확대에 기여하였다. 원고의 이와 같은 부주의를 피고가 배상할 손해액을 산정하는 데 참작하되 기본적으로 피고가 위험한 기계를 사용하는 사업자로서 필요한 안전조치, 방호조치를 다하지 못한 잘못 또한 인정되므로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60%(원고의 과실비율 40%)로 제한한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단리할인법에 따르고, 당사자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는 것은 배척한다.
일실수입(소극적 손해) : 359,497,292원
⑴ 인적사항 : 남자, E생, 사고 당시 만 30세 3개월
⑵ 월 소득 및 가동기간 : 만 65세가 되는 2054. 10. 30.까지 도시일용노임에 의한 소득을 얻음
⑶ 노동능력상실율 :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우측 완관절 16%, 우측 엄지손가락 17%, 2수지 10%, 3수지 60/7%, 4주시 40/7%, 5수지 30/7% 등 중복장해 48.2%의 노동능력을 상실한 것으로 평가한다.
[인정근거] 이 법원의 F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결과
⑷ 계산
기왕치료비 : 3,986,750원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9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향후치료비 : 25,082,271원
25,082,271원[= 28,428,280원 × 2022. 10. 12. 기준 호프만 수치 0.8823]
[인정근거] 이 법원의 G병원장 및 F병원장에 대한 각 신체감정촉탁 결과
공제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은 재해근로자 또는 수급권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때 그 손해 발생에 재해근로자의 과실이 경합된 경우 재해근로자가 청구할 수 있는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재해근로자의 전체 손해액에서 먼저 근로복지공단의 보험급여 전액을 공제한 다음 과실상계(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
손해배상은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피해자로 하여금 근로기준법이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휴업급여나 장해급여 등을 이미 지급받은 경우에 그 급여액을 일실수입의 배상액에서 공제하는 것은 그 손해의 성질이 동일하여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것 사이에서만 가능하다. 따라서 피해자가 수령한 휴업급여금이나 장해급여금이 법원에서 인정된 소극적 손해액을 초과하더라도 그 초과부분을 기간과 성질을 달리하는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할 것은 아니며, 휴업급여는 휴업기간 중의 일실수입에 대응하는 것이므로 그것이 지급된 휴업기간 중의 일실수입 상당의 손해액에서만 공제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5. 4. 25. 선고 93다61703 판결 등). 이러한 점에서 이 사건 사고 이후 2021. 9. 30.까지 요양기간 동안의 일실수입을 별도로 청구하지 아니하는 이 사건에 있어 원고가 수령한 요양급여 및 휴업급여를 공제하여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휴업급여 공제
요양종결 이후의 일실수입 합계액 359,497,292원에서 앞서 본 장애급여 일시금 74,429,128원을 공제하면 일실수입액은 285,068,164원이 남게 된다.
책임의 제한
피고의 책임비율 : 60%
계산 : 188,482,311원[= 314,137,185원(= 일실수입 285,068,164원 + 기왕치료비 3,986,750원 + 향후치료비 25,082,271원) × 60%]
위자료
사고의 경위, 피고의 안전배려의무 위반의 내용과 정도, 원고의 과실의 내용과 정도, 원고의 연령, 부상과 후유장애의 정도 기타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위자료를 10,000,000원으로 정한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금 198,482,311원(= 재산상 손해 188,482,311원 + 위자료 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인 2020. 1. 31.부터 피고가 그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2. 10. 12.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헌기
각주1) 일시금으로 계산한 금액
각주2) 두 개의 버튼이 눌러져 있을 때 재단기가 작동하게 하는 장치
각주3) 요양종결일인 2021. 9. 30. 다음날부터의 일실수입을 구함.
각주4) 이 법원의 G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결과 감정인은 타과의 수술 치료가 종료되고 6개월 후 향후치료를 시작하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한편 이 법원의 F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결과 감정인은 2002. 4. 6. 현재 정형외과 치료가 종료된 것으로 판단하였다. 이에 2022. 4. 6.로부터 6개월이 경과한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22. 10. 12.경 향후치료비가 지출되는 것으로 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