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 B에게 10,000,000원 및 이에 대한 2021. 2. 24.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 A의 청구 및 원고 B의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 A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 A가 부담하고, 원고 B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의 9/10는 원고 B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 사실
피고는 부산 해운대구 D에서 ‘E학원’이라는 상호로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원(이하 ‘이 사건 학원’이라 한다)을 운영하여 왔다. 원고 A는 2006. 6. 20.부터 2020. 11. 1.까지, 원고 B은 2007. 7. 6.부터 2020. 10. 21.까지 이 사건 학원에서 수학을 가르치면서 피고로부터 매월 강사료를 지급받았다.
원고들과 피고는 위 근무기간 동안 별도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는 않았다.
피고와 원고 B은 2018. 9.경부터 동업으로 ‘F학원’이라는 상호의 학원을 개설하여 운영하다가 2019. 1.경 폐업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퇴직금 등 청구에 관한 판단
당사자의 주장
원고들은,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재직기간에 상응하는 퇴직금 및 연차휴가수당(이하 합하여 ‘퇴직금 등’이라 한다)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피고는, 원고들이 피고와 동업으로 이 사건 학원을 운영하였고 피고로부터 지휘·감독을 받지도 않은 등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원고들에 대한 퇴직금 등 지급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원고들의 근로자성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한편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실심의 심리 결과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소송과정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참조).
판단
갑 제1호증의 1 내지 3, 갑 제4호증의 9, 11,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증인 G의 일부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원고들은 피고가 큰 틀에서 정한 강의시간표에 따라 정해진 강의실에서 강의를 하였고, 신규 수강생에 대한 반 배정권한이 피고에게 있었던 사실, ② 원고들은 여름 및 겨울방학에 진도계획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하였고, 피고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학원에서 개설한 네이버밴드에 그날그날 수업 진행내용 등을 게시하거나 학부모들의 문의에 직접 답글을 달기도 한 사실, ③ 원고들은 피고에게 매일 ‘일일보고’라는 제목으로 수업 진행내용, 출결사항 등을 보고하거나 학생 상담 결과를 보고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피고는 원고들에게 피드백문자를 바로바로 보내도록 지시하면서 ‘기본업무에 협조가 안 이루어지는 경우 더 이상 같이 가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로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한 사실, ④ 피고는 매주 수요일에 이 사건 학원 소속 강사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정기회의를 진행한 사실, ⑤ 피고는 강사들에게 책상, 컴퓨터, 프린터 등을 제공하였고, 원고들은 피고가 제공한 강의실에서 피고가 제공한 교재로 강의를 진행한 사실, ⑥ 원고 A는 피고의 지시로 피고를 대신하여 정기회의를 진행하기도 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갑 제4호증의 5, 7, 을 제1, 2, 4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증인 G의 일부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통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앞서 인정한 사실만으로 원고들이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들은 이 사건 학원에서 고정급의 급여를 지급받은 것이 아니라 수강생의 수에 따라 구간별로 차등하여 급여를 지급받았다.
원고들은 2018년경까지는 고정급제로 급여를 지급받다가 그 이후 비율제로 급여를 지급받게 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원고들의 계좌거래내역은 대체로 이에 부합해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피고는 원고들이 고정급제로 급여를 지급받았다고 주장하는 때인 2015. 10. 14. 원고 A에게 ‘이번 달은 아무래도 15일 기준으로 200명이 안 될 것 같네요. 200~230명 사이에서 500으로 정하고 230명 넘었을 때 650을 입금한 것처럼 200명 이하면 50을 550으로 하기로 한 거 혹시나 해서 문자 보냅니다. 좀 더 분발하여 다시 200 이상으로 회복합시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를 보면 원고들은 고정급제로 급여를 지급받았다고 주장하는 기간 동안에도 수강생의 수에 따라 구간별로 차등하여 급여를 지급받은 것이고 정액의 급여를 받은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원고들의 계좌거래내역상 특정 기간 동안 매달 동일한 액수가 지급된 것은 수강생의 수에 큰 폭의 변동이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원고 A는 2018년 3월경부터는 비율제(또는 고정급제와 비율제에 따른 인센티브가 혼재된 형태)로 급여를 지급받았음을 인정하고 있고, 원고 B도 2018년 9월경부터는 수강생의 수 및 F학원의 매출 등에 따라 비율제로 급여를 지급받았음을 인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급여체계 변경은 피고가 일방적으로 정한 것이 아니라 원고들과 협의를 거친 것이었다.
피고가 큰 틀에서 강의시간표를 정하고 강사들에게 강의실을 정해주기는 하였으나, 원고들 외에도 여러 명의 강사들이 한정된 공간에서 강의를 진행하는 소규모 학원의 특성상 강의 장소와 시간을 조율하기 위하여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원고들이 피고가 큰 틀에서 정한 강의시간표를 세부적으로 조율하는 것도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가 이 사건 학원의 운영자로서 신규 수강생에 대한 반 배정권한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원고들은 피고가 신규 수강생 배정 여부에 관하여 원고들에게 사전에 문의하였음을 인정하고 있다. 실제로도 피고는 2020. 8. 26. 원고 A에게 ‘여기 이 반에 H란 학생 한 명 더 같이 들어가고 싶어 하는데 진행해도 되겠죠?’라는 내용으로, 2020. 9. 12. ‘진도 맞으면 한 명 합류해도 될까요?’라는 내용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원고 A가 ‘이미 수강생이 많아 화요일만 합류시키는 것이 낫겠다’고 답장을 보내자 피고는 알겠다고 답장을 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피고는 수강생을 배정하기 전에 강사에게 학생을 추가 배정해도 되는지 의견을 물었고, 강사가 이를 거절할 수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가 원고들에게 강의 내용이나 진도, 수강생의 출결사항 등을 보고하게 하거나 네이버밴드에의 수업 진행내용 게시, 학부모 상담 등을 지시하기는 하였으나, 학원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수업자료를 제공하고 학부모 상담을 하는 것은 강의 업무의 연장선으로 볼 여지가 있다. 피고는 2020. 10. 21. 원고 B의 퇴사에 따라 다른 강사에게 원고 B의 강의를 맡기면서, 원고 B에게 내일 보강에서는 어떤 내용을 해주면 되는지를 물어보기도 하였는바, 피고로서는 강사들 사이의 강의내용 및 수준 조정, 수강생과 학부모의 민원 대응, 학원 홍보 등 학원의 유지·운영을 위하여 위와 같은 보고를 받을 필요가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강의방식이나 내용, 진도에 관하여는 원고들에게 재량을 부여하였다.
피고는 매주 수요일에 정기회의를 진행하였으나 원고들로서는 개인사정이 있을 경우 사전에 양해를 구하면 참석하지 않을 수도 있었고, 그에 따른 제재는 없었다.
원고들은 강의가 없는 시간에 피고가 따로 정해준 업무는 없었음을 인정하고 있다. 다만 원고 A는 피고의 지시로 피고를 대신하여 정기회의를 진행하기도 하였으나, 피고가 명시적으로 요청하는 경우에만 협조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일 뿐 원고 A가 위 업무를 상시적으로 담당하였다고 볼 만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는다.
원고들은 2018년 3월 이후에는 출퇴근시간이 정해진 바 없었음을 인정하고 있다. 그 이전에는 출근시간이 정해져 있었고 출근명부를 수기로 작성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는 2019년 1월경 이 사건 학원에 출퇴근 관리를 위한 전산시스템을 도입하였으나 원고들은 자유의사에 따라 이를 이용하지 않았다. 바) 피고가 원고들의 근무기간 동안 원고들에 대하여 인사평정 또는 징계 등을 실시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다. 원고들이 학부모 상담, 피드백 문자 발송 등 피고의 지시사항을 이행하지 않더라도 단순히 피고와의 계속적 거래관계가 해지될 수 있을 뿐 피고가 학원의 복무질서 위배 등을 이유로 징계처분을 할 근거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어떠한 규제나 제재가 행해졌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강의시간과 강의 준비에 필요한 시간 등을 고려할 때 원고들이 사실상 이 사건 학원이 아닌 다른 학원에서 강의를 병행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피고가 이를 명시적으로 금지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원고 A는 피고에게 문자메시지로 수강생 누나의 개인수업을 하기로 했다고 하면서 수업료는 자신이 따로 받아도 되는지를 문의하기도 하였다.
원고들이 개인보조강사를 두는 등 제3자를 고용하여 강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규정상 또는 사실상 불가능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강의 업무를 제3자로 하여금 대체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강사 개인의 역량에 따라 그 수준이 좌우되는 강의라는 노무의 특성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고, 개인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피고의 양해하에 다른 강사가 수업을 대신해 주기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강사들에게 책상, 컴퓨터, 프린터 등 비품이나 작업도구를 제공하기는 하였으나, 강의라는 노무의 특성상 작업도구, 원자재, 비품 등의 소유관계는 큰 의미가 없다.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서가 작성된 바 없고, 이 사건 학원에 원고들에게 적용될 취업규칙이나 복무(인사)규정 등이 있었다고 볼 자료도 없다. 원고들은 개인사업자인 학원강사로 등록되어 있어서 위 강사료에서 사업소득세가 원천징수 되었고, 4대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았다.
원고들은 이 사건 학원을 그만 둔 후 2020. 11. 25. 피고를 상대로 퇴직금 등 미지급을 이유로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부산동부지청에 진정을 하였는데, 노동청은 2021. 2. 23.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내사종결처리를 하였다.
소결론
원고들이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원고 B의 약정금 청구에 관한 판단
인정 사실
갑 제3호증의 1 내지 6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피고가 2010.
10. 15. 원고 B에게 (F학원의) 투자금 정산한 것을 보내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 ② 원고 B이 같은 날 ‘최소한 보증금의 반인 1,500 정산받고 싶다’고 답장을 보내자, 피고가 다시 ‘만약 형한테 시간만 준다면 너가 말한 1,500만 원 형이 꼭 약속지킬께! (중략) 너가 차용증을 써라하면 쓸게’라고 답장한 사실, ③ 피고는 2020. 10. 16. 원고 B에게 우선 급한대로 500만 원을 맞추어 먼저 보내주고 나머진 또 최대한 맞추어 보겠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낸 후 그 다음날 500만 원을 송금한 사실, ④ 원고 B은 2020. 11. 1. 피고에게 2020. 11. 10.까지 남은 월급과 1,000만 원을 같이 마무리할 수 없는지를 물었고, 피고는 ‘A샘 월급도 정산해야 해서 1,000만 원은 그때까지는 힘들겠는걸 그건 시간을 좀 더 주렴’이라고 답장하였으며, 원고 B은 다시 ‘네 그럼 예정대로 11월말까진 보내주세요’라고 답장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판단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 B에게 F학원의 폐업에 따른 정산금으로 1,500만 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고, 그에 따라 2020. 10. 17. 500만 원을 지급하였음을 알 수 있다. 원고 B과 피고는 나머지 1,000만 원의 지급기일을 명시적으로 합의하지는 않았으나, 피고는 2020. 10. 17. 500만 원을 지급하면서 나머지 1,000만 원도 최대한 맞춘다고 하였고, 원고 B이 2020. 11. 10.까지 줄 수 있는지를 묻자 조금만 시간을 더 달라고 대답한 점에 비추어 볼 때 늦어도 이 사건 소가 제기된 2021. 2. 9. 무렵에는 그 지급기일이 도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B에게 나머지 약정금 1,0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다음날인 2021. 2. 24.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 B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원고 A의 청구 및 원고 B의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정호(재판장) 이나리 허유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