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판결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2. 4. 13. 선고 2021가합102149 판결

주문

1.

원고의 주위적 청구 및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은행법에 따라 설립되어 금융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1992. 2.경 피고에 입사하여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2020. 12. 31. 피고와 사이에 업무집행책임자(상무) 고용계약(이하 ‘이 사건 고용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뒤 피고의 울산 · 경남영업본부장(상무)으로 재직하던 중 2021. 4. 9. 징계면직 처분을 받고 해임된 자이다.

나.

피고는 2021. 4. 1. 원고에게 “윤리경영규정 및 복무규정 위반(직장 내 성희롱, 개인정보 유출)을 사유로 하여 2021. 4. 9. 오전 중으로 원고에 대한 인사위원회가 개최될 예정”이라는 사실을 알렸고, 원고는 위 인사위원회에 참석하여 소명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히며 인사위원회 개최 안내서에 서명하였다(위 안내서는 별지1로 첨부하였다).

다.

피고는 2021. 4. 9.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윤리경영규정 및 복무규정 위반’을 징계 사유로 들어 원고를 징계면직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면직’이라 한다). 이 사건 징계면직 사유(이하 아래 각 순번에 따라 ‘제0 징계사유’라 하고, 통칭하여 ‘이 사건 각 징계사유’라 한다)는 다음과 같다.

라.

피고는 이 사건 징계면직이 이루어진 당일 곧바로 원고에게 구두로 해임 통지를 하였다.

마.

피고는 2021. 4. 12. 원고에게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면직 처분이 있었으므로, 업무집행책임자 운영규정 제11조(해임) 규정에 따라 징계면직 사유에 해당되어 2021. 4. 9.자로 해임이 되었습니다’라는 내용의 해임통지서를 내용증명으로 발송하였고, 위 해임통지서는 그 무렵 원고에게 도달하였다.

바.

이 사건과 관련된 규정은 별지2 기재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호증, 을 제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가)

피고는 2021. 4. 1. 원고에게 인사위원회 개최안내서(을 제7호증)를 제시하기는 하였으나 소명에 관한 내용, 징계의결요구서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지 않는 등 원고에게 소명기회를 제대로 부여하지 않았고, 원고가 행내 변호역제를 통해 방어권을 보장받을 기회도 제공하지 않았다. 이 사건 징계면직은 그 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으므로 무효이다(징계절차의 위반).

나)

피고는 원고의 비서였던 D의 일방적인 진술 내용을 근거로 이 사건 징계면직을 하였으나 원고는 D을 성희롱한 사실이 없다. 이 사건 징계면직은 정당한 징계사유가 없으므로 무효이다. 설령 원고의 일부 비위행위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성희롱행위는 피고 징계규정상 면직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징계사유의 부존재).

다)

피고는 원고의 비위 정도가 무겁지 않고, 원고가 재직 기간 동안 성실히 근무하였고 표창을 수상하는 등 유리한 정상이 있음에도 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이 사건 징계면직이라는 무거운 징계처분을 내렸다. 이 사건 징계면직은 징계사유에 비하여 그 양정이 지나치게 과도하므로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어서 무효이다(징계재량권의 일탈 · 남용).

2)

피고의 주장

가)

원고의 D에 대한 성희롱 행위는 D과 동료 직원들의 진술에 의하여 충분히 입증된다. 원고는 성희롱 행위가 회사에 알려지자 자신의 처에게 D의 집 주소를 알려주어 D의 집을 찾아가게 하는 등 D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유출하였다. 위와 같은 원고의 행위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2조 및 개인정보 보호법 제59조, 피고 윤리경영규정 및 복무규정에 위반된다. 이는 피고의 징계규정 제3조 제1항 제1호 가, 나목에서 정한 사유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징계면직은 정당하다.

나)

피고는 특별한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피고를 울산경남지역 영업본부장인 상무로 임용하였으며, 이 사건 고용계약에는 ‘기타 업무집행책임자로서의 신분을 유지하기에 부적합하다고 판단될 때’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 원고의 성희롱행위로 인하여 원고는 피고의 업무집행책임자로서 신분을 유지하기에 부적합한 사유가 발생하였으로 위 계약 조항에 근거한 해임은 정당하다.

다)

원고는 D의 직속 상사로서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하여 D을 성희롱한 점, 원고의 성희롱의 정도가 가볍지 아니하며 약 3개월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점, 원고는 자신의 처에게 D의 주소를 가르쳐 주어 D의 집에 찾아가게 하는 등 2차 가해를 가한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징계면직은 그 양정이 지나치게 과도하다고 볼 수 없다.

나.

징계절차의 위반 여부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 및 갑 제61호증, 을 제1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는 원고에 대한 징계 과정에서 원고에게 소명기회를 부여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고, 그 밖에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징계면직 과정에 어떠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1)

피고는 인사위원회가 개최되기 8일 전에 원고에게 인사위원회 개최 사실을 알렸고, 원고는 자필로 ‘참석하여 소명’이라고 기재한 뒤 인사위원회 개최 안내서에 서명하였다.

2)

피고는 2021. 3. 15.경 원고에게 징계사유에 대한 사실조회를 요구하였는바, 원고는 위 사실조회 항목을 통해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고, 실제로도 원고는 ‘사실조회 확인서에 대한 회신서’를 작성하여 증빙자료까지 첨부하여 제출함으로써 징계사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대응하여 소명하였다(갑 제61호증).

3)

원고는, 피고의 2021. 3. 15.자 사실조회 확인서에는 제8 징계사유가 기재되어 있지 않았으므로 제8 징계사유에 관하여는 소명의 기회를 얻지 못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제8 징계사유가 발생한 때는 2021. 3. 15. 저녁 무렵으로, 피고가 위 사실조회 확인서를 작성할 당시에는 제8 징계사유가 발생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바, 이를 이유로 징계절차에 어떠한 하자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4)

피고는 원고의 위 사실조회 확인서에 대한 회신서와 증빙자료 등을 검토한 뒤 2021. 4. 9.자 인사위원회에서 이 사건 징계면직을 결정하였다.

5)

피고는 2021. 4. 12. 원고에게 해임사유를 적시하여 해임통지서를 발송하였으며, 그 무렵 원고는 위 해임통지서를 송달받았다.

6)

피고의 행내변호역제 운용지침 제2조에 따르면, 변호대상은 ‘과장급 이하 직원’에 해당하므로 상무였던 원고는 위 변호역제의 변호대상이 아니다.

다.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1)

‘직장 내 성희롱’의 전제요건인 ‘성적인 언동 등’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나아가 위 규정상의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두22498 판결 참조).

2)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1 내지 7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성희롱행위 및 제8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개인정보 보호법위반 행위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는 피고 윤리경영규정 제6조, 제9조, 제10조, 제13조, 제19조, 제44조 및 복무규정 제47조 제1항을 위반한 것으로 징계규정 제2항 제3호 및 제10호의 징계대상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가)

D은 2021. 3. 9. 상관인 마케팅추진부 차장 E에게 원고의 지속적인 성희롱으로 인한 피해에 대하여 알렸고, E은 이튿날인 2021. 3. 10. 마케팅추진부 부장에게 위와 같은 사실을 보고하였다. 그 후 피고의 준법감시부에서 D 및 관련 직원들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였다.

나)

D은 2021. 3. 11., 2021. 3. 17., 2021. 3. 29. 세 차례에 걸쳐 피해 사실을 기재한 확인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하였다. 위 확인서에는 2021. 1. 초순경부터 같은 해 3. 초순경까지 약 2개월에 걸쳐 원고가 D에게 한 이야기, 행동 등 이 사건 각 징계사유가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는바, D이 없는 사실을 거짓으로 꾸며낼 만한 특별한 이유나 동기를 발견할 수 없다.

다)

원고는, ‘원고의 처 C가 D의 집을 방문했을 때 D의 어머니에게 모욕하거나 위협하는 등 무례하게 굴지 않았음에도 마치 원고의 처가 D의 어머니를 위협함으로써 강제로 집으로 들어가려고 하였다는 등 왜곡 · 과장된 진술을 하였는바, 이러한 점을 보더라도 이 사건 각 징계사유에 관한 D의 진술 역시 왜곡 · 과장되었음을 알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의 주장대로 원고의 처가 D의 어머니에게 큰소리를 치는 등 무례하게 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처는 D 및 그 가족들의 의사에 반하여 무작정 D의 집을 찾아갔고, 이에 D의 어머니는 상당히 당황했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원고의 처와 D의 어머니가 나눈 대화를 살펴보더라도 D의 어머니는 단답형으로 대답하면서 당황스럽다는 말을 두 번이나 하며 계속해서 원고의 처를 집 밖으로 보내려고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갑 제52호증). 원고의 처가 D의 어머니에게 강압적으로 행동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D 및 그 가족들의 입장에서는 불쾌하고 당황스러운 일임에 틀림없고, 나아가 D의 집 앞에서 돌아가지 않고 약 3시간 이상 D을 기다리고 있었던 점에 비추어 D과 그 가족들은 불쾌감을 넘어 당시 상황을 위협적으로 느꼈을 수 있어 보인다. 따라서 원고의 처의 자택 방문과 관련한 피해자 D의 진술은 피해자의 심리상태가 반영된 것으로 왜곡 · 과장되었다고는 인정하기 어려운바, 이를 근거로 이 사건 각 징계사유에 관한 D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수 없다.

라)

F(마케팅추진부 부장), G(마케팅추진부 부부장)은 2021. 1. 13. 부산 부산진구 H에 위치한 I 한정식 식당에서 원고, D과 함께 점심을 먹던 도중 원고가 D의 어깨 및 팔을 치거나 쓸어내리고 손등을 치는 것을 목격하였으며, F는 위 식사 자리가 끝난 뒤 D에게 추후 같은 일이 반복될 경우 반드시 이야기해 달라고 당부까지 하였다.

마)

원고는 제2, 4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대체적으로 사실관계는 인정하되 성희롱 의도는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닌바, 원고가 담당 비서에게 사택 관련 업무를 처리하도록 사택의 비밀번호가 적힌 쪽지를 건네고, 원고의 사택 내부 사진 및 원고가 사용하는 침대 등을 사진으로 보여주며 ‘혼자 살아도 깔끔하게 살고, 킹사이즈 침대를 쓴다’라는 이야기는 업무와 무관할 뿐만 아니라 상대방으로 하여금 성적굴욕감 내지 혐오감을 줄 수도 있는 내용이다.

바)

이성인 직원의 어깨, 등을 만지거나 “몸매가 좋다. 보고 싶어서 그랬다. 사랑받고 싶어서 그랬다. 신 것을 먹어야 연애를 잘한다” 등의 이야기를 하는 것 역시 상대방으로 하여금 성적굴욕감 내지 혐오감을 줄 수 있으며, 특히 부하직원은 상사의 행위에 대하여 쉽게 이의제기할 수 없는 점을 감안하면, 성희롱 의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원고의 행위는 남녀고용평등과 일 ·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2조 제2호의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사)

원고는 2021. 3. 12.경 피고의 준법감시인으로부터 성희롱으로 고발되었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뒤 원고의 처에게 D의 주소 등 개인정보를 알려줌으로써 원고의 처로 하여금 D의 집을 찾아가 그를 회유하도록 하였다. 원고가 자신의 처에게 D의 개인정보를 알려준 것은 개인정보 보호법 제59조 및 피고 윤리경영규정 제10조에 위반되는 행위이다(이에 대하여 원고는 원고의 처가 자신의 휴대전화를 몰래 확인하여 혼자 찾아갔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가 먼저 이야기하지 않았다면 원고의 처가 D의 이름 등을 알 수 없었다는 점에서 원고의 위와 같은 주장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

3)

한편, 원고는 이 사건 각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피고 징계규정 제3조 제1항 제1호에 열거된 면직 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이러한 점에서도 이 사건 징계면직은 무효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앞서 본 기초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각 징계사유는 징계규정 제3조 제1항 제1호 가목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징계사유가 징계규정상 면직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무효라는 원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가)

피고 징계규정 제3조 제1항 제1호에 면직 사유로 ‘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위법 · 부당행위를 하여 은행 또는 고객에게 중대한 손실을 초래하거나 신용질서를 크게 문란시킨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피고는 부산 · 경남 등 각 지역에 지점과 영업점을 두고 일반인과 기업 등을 대상으로 여수신업무 등을 하는 금융기관으로서 고도의 도덕성과 공공성이 요구된다. 원고는 피고의 울산경남지역 영업본부장으로서 다른 직원들보다 높은 책임감과 도덕성을 갖추고 업무를 수행하였어야 함에도 업무시간 중 소속직원을 상대로 성희롱 행위를 한 데 이어 개인정보 보호법을 위반하면서 D에게 2차 가해행위를 하였는바, 원고의 이러한 행위는 그 자체로 피고에 대한 신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고, 중대한 손실을 초래할 수도 있다.

나)

피고 징계규정 제3조는 2018. 9. 13. 개정되었고, 그 후 2019. 7. 16. 제2조(징계대상) 제10호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한 경우’ 가 신설되었는데 위 제2조 제10호 신설 시 제3조를 미처 개정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고, 만약 징계규정 제3조 문언 내용을 엄격하게 해석한다면,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을 한 경우에는 그 중대성을 막론하고 면직, 정직, 감봉, 견책 등 어떠한 징계도 할 수 없는 부당한 결과가 초래된다.

다)

피고의 성희롱 예방 및 처리지침 제10조에는 ‘성희롱 행위자에 대하여는 성희롱의 정도, 지속성 등을 감안하며 근무지 변경, 징계규정 및 주의촉구 시행지침 등 각 조항을 준용하여 무관용 원칙으로 중징계 등 현시적인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피고는 위 규정에 근거하여 징계규정 제3조를 준용하여 징계 처분을 할 수도 있었다.

라.

징계재량권의 일탈 · 남용 여부

1)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참조).

한편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보아 어떠한 성희롱 행위가 고용환경을 악화시킬 정도로 매우 심하거나 또는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경우 사업주가 사용자책임으로서 피해근로자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을 뿐 아니라 성희롱 행위자가 징계해고되지 않고 같은 직장에서 계속 근무하는 것이 성희롱 피해 근로자들의 고용환경을 감내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으므로,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이 있다고 보아 내린 징계해고처분은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쉽게 징계권을 남용하였다고 보아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두22498 판결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 징계면직이 징계양정의 적정성을 갖추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징계면직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남녀고용평등법 제12조에서는 직장 내 성희롱을 금지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14조에서는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 발생이 확인된 경우 지체 없이 행위자에 대하여 징계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피고는 자체적으로 ‘성희롱 예방 및 처리지침’을 마련하고 있는바, 위 지침 제10조 제1항에서는 성희롱 행위자에 대하여는 성희롱의 정도, 지속성 등을 감안하여 무관용 원칙으로 중징계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제10조 제2항 제3호에서는 행위자가 조사과정 중 피해자 및 관련자에 대한 불필요한 접촉, 협박, 회유 및 시도한 경우에는 가중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나)

원고는 2021. 1. 초순경부터 2021. 3. 초순경까지 약 2개월에 걸쳐 반복적으로 이 사건 각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였는바, 이를 우발적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로 인해 D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다)

원고는 2021. 3. 12.경 원고의 처에게 D의 주소 등 개인정보를 알려줌으로써 원고의 처로 하여금 D의 집을 찾아가 그를 회유하도록 하였고, 이로 인해 D과 그 가족들은 2차 피해를 입게 되었다.

라)

원고는 성희롱의 의도가 없었다고도 주장하나 특별한 문제의식 없이 이루어진 것이라는 이유로 그 행위의 정도를 가볍게 평가할 수 없으며, 특히 원고는 피고의 상무 직책을 가진 업무집행책임자로서 솔선하여 직장내 성희롱을 하지 말아야 함은 물론 같은 지점에서 일하는 근로자 상호간의 성희롱 행위도 방지해야 할 지위에 있음에도 오히려 자신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부하직원에게 성희롱하였다.

마)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특별한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이 사건 고용계약을 체결한 업무집행책임자로서 일반 근로자들과는 구별되는 신분을 보유하고 있는바, 피고는 이 사건 징계면직에 의하지 않더라도 위 고용계약 제5조 제3호 후단 내지 업무집행책임자운영규정 제11조 후단의 ‘기타 업무집행책임자로서의 신분을 유지하기에 부적합하다고 판단될 때’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고와의 고용계약을 해지할 수도 있었다.

3.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피고의 임원퇴직금규정 제4조 제3항 본문에서는 특별퇴직금 지급 규정이 있으며, 특별퇴직금 액수는 “기본급×1/12×30%(지급률)×퇴직(해임)일로부터 일반직원 정년 해당연도 12월 말까지 잔여 월수”의 산식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피고는 위 특별퇴직금 규정에 따라 원고에게, 특별퇴직금으로 311,903,225원[=원고의 기본급 220,000,000원×1/12×30%×(56+22/31개월)]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판단

1)

갑 제5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의 임원퇴직금규정에는 아래와 같은 퇴직금 및 특별퇴직금 지급 규정이 존재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2)

그러나 특별퇴직금 지급 규정(임원퇴직금규정 제4조 제3항)의 내용은 ‘상무가계약만료, 해임 등의 사유로 퇴직하는 경우에 특별퇴직금을 추가로 지급할 수 있다’는 것으로, 사내이사 및 업무집행책임자에게 퇴직 등의 사유가 발생하였을 때 특별퇴직금 지급 여부를 피고의 재량사항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징계면직으로 인해 해임되었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에게 반드시 특별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3)

이에 대하여 원고는 임원퇴직금규정에 특별퇴직금을 별도로 규정한 취지, 즉 임원이 직원과 달리 단기 근무를 하다가 퇴임하는 경우, 종전 지점장으로 근무하다가 희망퇴직 시 받을 수 있는 희망퇴직금보다 적은 퇴직금을 받게 되므로, 이를 보상하기 위하여 제정되었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특별퇴직금 지급 규정은 의무규정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와 같은 특별퇴직금의 제정 취지를 고려하더라도 규정의 내용상 이를 의무조항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4)

원고의 예비적 청구도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의 주위적 청구 및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정호(재판장) 최리니 허유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