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판결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4. 1. 23. 선고 2023가단108533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 A에게 16,988,547원 및 이에 대한 2023. 1. 29.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원고 B에게 46,441,140원 및 이에 대한 2021. 12. 15.부 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원고 C에게 26,414,534원 및 이 에 대한 2021. 9. 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 라.

2.

원고들의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4.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주식회사 E에서 2019. 1. 1. 현재의 상호로 변경되었다)는 의약품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 A은 2017. 7. 25.부터 2023. 1. 14.까지, 원고 B은 2007. 1. 1.부터 2021. 11. 30.까지, 원고 C은 2013. 4. 1.부터 2021. 8. 20.까지 피고 부산지점에서 피고가 판매하는 의약품을 피고가 지시하는 약국으로 운송하는 업무를 한 사람들이다.

나.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각 의약품운송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1년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였다.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2020. 7. 1. 각 체결된 계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쟁점의 정리

원고들은 피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퇴직금 지급을 구함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들이 사업자등록을 하고 용역계약에 따라 배송업무를 수행하였음을 이유로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므로, 이에 관하여 먼저 살펴본다.

나.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8다292418 판결 등 참조).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ㅇ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2, 3, 4호증, 제6 내지 22호증, 제27 내지 30, 제32 내지 54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은 운송용역계약에 따른 일반적인 운송인의 지위를 넘어 피고에 대한 종속적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가)

피고는 국내 최대 의약품유통회사인 F의 계열사이자 영남지역 의약품 전문유통회사로서, 원고들과 비교하여 사회적, 경제적으로 매우 우월한 지위에 있고, 원고들과 계약관계를 형성함에 있어 그 실질은 물론 형식적인 부분까지도 원하는 대로 결정할 수 있는 주도적 지위에 있었다고 인정되므로, 비록 피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각종 근로자 보호 제도의 부담을 벗어나기 위하여 원고들과 사이에 근로계약과 다른 형식의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피고가 원고들에 대한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않았으며 원고들이 사업자등록을 하여 부가가치세 등을 납부하고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원고들이 그 계약관계에 따른 대금을 취득하기 위하여 실제로 이행한 의무의 내용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계약에 준하는 정도의 종속적인 것이라면 원고들을 근로자로 인정하여야 한다.

나)

피고가 원고들의 근무일별 배송물건의 종류, 수량, 중량을 결정하였을 뿐만 아니라, 피고 측 담당자가 배송 전날 미리 작성한 배송지지서를 통하여 배송지와 배송순서 등을 미리 정하였다. 따라서 원고들은 근로일의 최초 배송지 배송예정시간을 맞출 수 있도록 피고가 지시하는 시간에 피고의 의약품 보관장소로 출근하여 출근 확인절차를 마친 뒤 오전 배송물건을 집하하여 상차한 뒤 배송지에 물건을 배송한 다음, 오후 배송을 위해 위 보관장소로 복귀하여 다시 오후 배송물건을 집하하고 상차한 뒤 오후 배송지에 배송을 종료하거나, 오전, 오후 배송물건을 한꺼번에 집하하고 상차한 뒤 배송지에 배송을 종료한 다음 그 장소에서 퇴근함으로써 결국 피고가 지정한 근무시간과 근무장소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였다. 뿐만 아니라 원고들은 피고의 영업직원이 담당하는 거래 약국에 거래장을 전달하거나, 의약품 박스를 제작하는 업무 등 의약품을 운송하는 업무를 넘어서는 부수적인 업무들도 수행하였다.

다)

피고는 원고들로 하여금 의약품도매상으로서 준수해야 하는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별표 6] 의약품 유통품질 관리기준(또는 구 약사법 시행규칙 [별표 4의6] 의약품유통관리기준)은 물론 피고의 내부 규정인 KGSP 운송차량관리규정 등을 준수하도록 하면서 위 규정 등에 관하여 원고들을 교육하고 그에 대한 필기시험 등의 평가를 하였다.

라)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각 용역계약에는 금지사항이나 준수사항 등의 복무규율과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으로 볼 수 있는 내용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마)

원고가 운송차량을 마련하기는 하였으나, 위 차량에는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별표 6] 의약품 유통품질 관리기준 제4항 마목 1)에서 규정한 "의약품의 운반용 차량 등을 식별할 수 있는 표지판"을 넘어 "피고의 상호"가 크게 표시되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들로 하여금 의약품 유통품질 관리기준은 물론 피고의 내부 규정을 숙지하고 이를 준수하도록 교육 및 평가하였으므로, 원고들로서는 갑작스런 질병, 경조사 등 불가피한 경우가 아닌 이상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거나 독립하여 원고들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기 어렵다고 보인다.

바)

원고들은 배송물건의 수량이나 중량, 배송거리 등과 관련 없이 피고로부터 매월 정액의 돈을 운임비 명목으로 수령하고, 유류대와 통행료를 실비로 수령하며, 위 돈을 취득하기 위하여 피고가 지시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이외에 다른 영업활동 등이 필요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원고들이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부담한 바 없다.

사)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운송용역계약은 특별한 추가 요건 없이 1년마다 연장되었고, 피고가 원고들 전부 또는 일부에게 피고의 상호가 새겨진 신분증과 계절별 근무복을 지급하며 원고들에게 근무복을 착용할 것을 지시하기도 하였다. 피고는 원고들을 포함하여 오래 근무한 배송기사들에게 근속상을 수여하고, 내부규율을 어긴 배송기사들에게 시말서를 제출하게 하는 등 상벌을 부과하였다. 원고들 전부 또는 일부는 피고의 워크샵, 야유회, 송년회, 회식 등에 참가하고 피고의 사원회에 회원가입을 하며 피고의 직원들과 함께 사원회비를 납부하였다.

다.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1)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함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1년 이상 계속하여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다가 퇴직한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나아가 퇴직금의 액수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고들이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기간 및 1일 평균임금이 아래 각 표의 '재직일수' 및 '1일 평균임금'란 기재와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23 내지 2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므로, 이를 기초로 산정한 원고들의 퇴직금은 아래 각 표의 '법정퇴직금'란 기재 각 해당 돈(원 미만 버림)이 된다.

가)

원고 A

나)

원고 B

다)

원고 C

3)

따라서 피고는 미지급 퇴직금으로 원고 A에게 16,988,547원, 원고 B에게 46,441,140원, 원고 C에게 26,414,534원 및 각 이에 대하여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원고 A은 퇴직한 날로부터 14일이 되는 날의 다음날인 2023. 1. 29.부터, 원고 B은 퇴직한 날로부터 14일이 되는 날의 다음날인 2021. 12. 15.부터, 피고 C은 퇴직한 날로부터 14일이 되는 날의 다음날 이후로서 원고 C이 구하는 2021. 9. 5.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들이 구하는 퇴직금 액수와 이 법원이 인정한 퇴직금 액수는 계산방식에 따라 액수차이가 미미하고, 피고도 퇴직금의 액수에 대하여는 달리 다투지 않으므로, 원고들의 청구가 모두 인용된 것으로 보아 그 전액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이 정한 비율의 지연손해금을 인정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각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되, 소송비용은 소송의 진행경과 등 제반사정을 참작하여 민사소송법 제101조 단서에 따라 피고가 부담하는 것으로 정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선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