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판결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4. 1. 9. 선고 2023가단118363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피고는 부산 남구에 있는 D대학교(이하 '이 사건 대학교'라 한다)를 운영하는 학교법인이다.

2)

원고는 A노동조합의 이 사건 대학교 지부이다.

나.

단체협약의 체결

1)

원고와 피고가 체결한 2018. 5. 21.자 단체협약과 2020. 9. 17.자 단체협약의 각 제32조 제1항은 '대학은 인사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별표와 같이 근속승진제도를 실시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 별표(이하 '이 사건 별표'라 한다)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2)

2018. 5. 21.자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은 2018. 5. 21.부터 2020. 5. 20.까지이고, 2020. 9. 17.자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은 2020. 9. 17.부터 2022. 9. 16.까지이다. 위 각 단체협약 제96조는 '이 협약의 유효기간이 만료되더라도 갱신 체결 시까지 본 협약의 효력은 지속된다.'고 정하고 있다.

다.

근속승진 제외 등

1)

2018. 10. 1.자 인사 무렵, 원고의 조합원인 E은 일반직 8급으로 3년 6개월째 근무하여 7급 승진소요 최저연수를 만족한 상태였고, 8급 승진후보자명부 등재자 중 상위 50% 이내로 유일한 7급 근속승진제청대상자였다. 그런데 E은 승진되지 않았다.

2)

2023. 4. 1.자 인사 무렵, 원고의 조합원인 F은 일반직 8급으로 4년째 근무하여 7급 승진소요 최저연수를 만족한 상태였고, 유일한 8급 승진후보자명부 등재자이자 유일한 7급 근속승진제청대상자였다. 그런데 F은 승진되지 않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요지

가.

원고

이 사건 별표에 최저승진비율이 정해져있으므로 근속승진제청대상자가 1명인 경우 피고는 그를 반드시 승진시켜야 한다. 피고가 유일한 근속승진제청대상자인 E, F을 승진시키지 않은 것은 단체협약 위반이고, 이는 노동조합인 원고의 단결력을 약화시키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피고는 원고가 입은 무형의 손해를 금전적으로 위자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이 사건 별표는 최저승진비율을 정한 것이 아니고, '인사권자'라고 기재된 부분에서는 인사권자의 재량에 따라 근속승진자가 0명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설령 E, F을 승진시키지 않은 것이 단체협약 위반이더라도 이는 해당조항 해석에 대한 이견에 불과하여 불법행위로 볼 수 없고, 원고에게 어떠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

3.

판단

가.

단체협약 위반 여부

1)

처분문서는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의 내용에 따라 당사자의 의사표시가 있었던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그러나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어 처분문서에 나타난 당사자의의사해석이 문제 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그와 같은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으로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단체협약과 같은 처분문서를 해석할 때에는 단체협약이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유지·개선하고 복지를 증진하여 경제적·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킬 목적으로 근로자의 자주적 단체인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에 단체교섭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명문의 규정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형 해석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19다262193 판결 참조).

2)

E, F의 승진과 관련하여 이 사건 별표 중 '8급 → 7급'의 '최저연수초과 + 1년 이내' 부분의 '인사권자(50% 이내에서 50% 이상)'의 의미가 문제된다.

살피건대, 위 문언 중 '50% 이상' 부분의 '이상'은 객관적 의미상 일정한 기준과 같거나 더 많은 것을 의미함이 분명하므로, 인사권자는 50% 또는 이를 넘는 범위에서 재량으로 근속승진자의 수를 정할 수 있는 것이지 50% 미만으로는 근속승진자의 수를 정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여기에 이와 관련한 직원인사규정 제29조 제2항이 승진제청대상자의 숫자를 계산할 때 '계산상 소수점<1> 이하는 절상한다.'고 정하고 있는 점까지 더하여 보면, E, F의 경우처럼 근속승진제청대상자가 1명임에도 그 사람을 승진시키지 않은 것은 단체협약의 근속승진 규정 위반으로 봄이 타당하다.

3)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별표는 전체적으로 3개년에 걸쳐 근속승진을 시키는 취지라면서 위 부분은 근속승진제청대상자 전체에서 2년차 근속승진자와 3년차 근속승진자를 제외한 나머지 인원 중 50%의 범위 내에서 인사권자가 재량으로 1년차 근속승진자를 정하는 것<2>으로 해석하여야 하므로 근속승진제청대상자가 1명인 경우에도 인사권자의 재량에 따라 근속승진자가 없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별표의 전체적 내용을 고려하여 보더라도 위와 같이 해석하여야 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위와 같이 '50%의 범위 내'로 해석하는 것은 '이상'이라는 단어의 객관적 의미를 벗어나는 것으로 근로자에게 불리한 변형 해석으로 봄이 타당하다.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존부

원고는 피고가 E, F을 근속승진 시키지 않은 것이 원고의 단결력을 약화시키는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근속승진 누락이 노동조합 결성이나 유지 방해 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볼만한 사정은 없고, 이 사건 별표의 해석에 대한 이견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보일 뿐이며, 문제되는 부분에 '인사권자'라고 기재된 점에 비추어 피고의 해석방법이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까지 보기는 어려운 점, ② 근속승진 누락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정하고 있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달리 형사처분의 대상이 되는 행위도 아닌 점, ③ 근속승진은 개별적 근로관계에 관한 것인바, E, F에 대한 근속승진 누락이 그들의 개인적 불이익을 넘어 원고가 노동조합으로서 조직을 유지하는 것에 있어 실질적인 방해가 되었다고 볼만한 구체적인 근거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근속승진 누락이 단체협약 위반인 것을 넘어 바로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까지 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손해배상 청구는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 청구 기각(피고의 단체협약 위반 자체는 인정되는 점 등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하는 것으로 정함)

판사 정왕현

각주1) 표준어로 수정함.

각주2) 피고는 예를 들어 근속승진제청대상자가 총 10명이고 그중 1년차 제청대상자가 4명, 2년차 제청대상자가 4명, 3년차 제청대상자가 2명인 경우, 인사권자가 위 10명에서 2년차 근속승진자 2명(제청대상자의 50% 이내 전부)과 3년차 근속승진자 2명(제청대상자 전원)을 제외한 6명의 50%인 3명의 범위 내에서 1년차 근속승진자를 정할 수 있는 것이라며, 결국 1년차 근속승진자의 수는 0~3명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