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피고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이라고 한다)에 따라 부산 해운대구 C에 있는 D아파트와 E아파트의 재건축사업을 시행할 목적으로 2020. 2. 24. 설립인가를 받은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다.
원고는 2008. 4. 15.부터 2019. 3. 13.까지는 B(E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조합설립추진위원회(이하 ‘E 추진위원회’라 한다)의 추진위원장 직무대행자로서, 2020. 8. 2.부터 2021. 2. 18.까지는 피고의 조합장 직무대행자로서 각 업무를 수행하였던 사람이다.
원고는 2021. 9. 8. 사문서위조죄, 위조사문서행사죄로 벌금 300만 원에 처한다는 판결을 선고받았고(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1고정315), 2021. 11. 10. 근로기준법위반죄로 벌금 100만 원에 처한다는 판결을 선고받았다(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1고정354).
원고는 피고에게 2022. 10. 12.부터 3차례에 걸쳐 업무추진비 지급을 요구하는 취지의 내용증명 우편을 보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7~59호증, 을 제1, 3,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요지
업무추진비 청구
E 추진위원회의 2007. 1. 23.자 주민총회에서 추진위원장 업무추진비로 매월 120만 원을 지급한다는 결의가 이루어졌다. 위 업무추진비는 향후 시공사가 선정되어 입찰보증금이 입금되면 지급하기로 하였다.
피고는 E 추진위원회가 D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조합설립추진위원회(이하 ‘D 추진위원회’라 한다)와 통합하여 성립된 단체로서 E 추진위원회의 권리, 의무를 승계한다. 2022. 12. 11. 시공사가 선정되고 그 무렵 입찰보증금도 입금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업무추진비(2008. 4. 15.부터 2019. 3. 13.까지의 것) 157,08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벌금 납부액 청구
원고는 피고의 조합장 직무대행자로 재직하던 중 벌금 합계 400만 원을 부과 받아 이를 납부하였다. 위 벌금은 원고가 조합장 직무대행자였기 때문에 또는 조합을 위하여 한 행위 때문에 부과 받은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벌금 납부액 400만 원을 보전해주어야 한다.
판단
업무추진비 청구에 관한 판단
업무추진비 지급의무 승계 여부
갑 제1, 52, 53호증, 을 제1, 2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E 추진위원회와 D 추진위원회가 별도로 진행하던 재건축정비사업 추진을 함께 추진하기로 합의한 사실, 이에 따라 ‘부산 해운대구 F 일원(17,099㎡)’을 사업구역으로 하는 E 추진위원회가 2019. 3. 13. 해산되었고, ‘부산 해운대구 F 일원(44,610㎡)’을 사업구역으로 하는 B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조합설립추진위원회(이하 ‘B추진위원회’라 한다)가 2019. 5. 13. 설립승인을 받은 사실, B 추진위원회가 2019. 12. 21. 피고의 설립을 위한 창립총회를 개최하였고, 2020. 2. 24. 피고에 대한 설립인가가 내려진 사실이 인정된다. 위 사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전신이 되는 추진위원회는 E 추진위원회가 아니라 B 추진위원회라 할 것이므로, 피고가 별도의 결의 없이 E 추진위원회의 권리, 의무를 당연히 승계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편 피고나 B 추진위원회가 E 추진위원회의 권리, 의무를 승계 한다는 별도의 결의를 하였는지에 대하여는, 갑 제66~68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나 그 밖에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국, 피고가 E 추진위원회의 업무추진비 지급의무를 승계한다고 보기 어렵다.
소멸시효 완성 여부
원고가 주장하는 업무추진비 채권은 매월 120만 원을 지급받는다는 것으로, 이는 민법 제163조 제1호가 정한 이자, 부양료, 급료, 사용료 기타 1년 이내의 기간으로 정한 금전 지급을 목적으로 한 채권으로 3년의 단기 소멸시효가 적용된다.
설령 원고의 업무추진비 채권이 인정될 여지가 있더라도, 이는 2019. 3. 13.까지의 것인바, 원고가 피고에게 업무추진비 지급을 요구하는 내용증명 우편을 보낸 2022. 10. 12.이나 이 사건 소가 제기된 2023. 5. 23.은 그로부터 3년이 경과된 뒤임이 명백하므로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시공사가 선정되어 입찰보증금이 입금된 때 업무추진비를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거나 2008년경 정비업체와의 계약이 해지된 후로는 현실적으로 업무추진비를 청구할 곳이 없었다면서 시공사가 선정된 이후에야 소멸시효가 진행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① 시공사가 선정된 때 또는 입찰보증금이 입금된 때 업무추진비를 지급한다는 약정이 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② 소멸시효는 객관적으로 권리가 발생하여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하고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동안은 진행하지 않으나, 여기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경우란 권리행사에 법률상 장애사유가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 원고의 주장처럼 정비업체 계약이 해제되어 사실상 업무진행비를 청구하는 것이 곤란하였다는 것만으로는 권리행사에 법률상 장애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
원고의 업무추진비 청구는 피고의 채무 승계를 인정하기 어렵고, 설령 피고가 채무를 승계한다고 보더라도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되었으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
벌금 납부액 청구
원고의 벌금 납부는 원고 자신에게 부과된 의무를 이행한 것이므로, 피고에 대하여 보전이나 구상을 요구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에게 벌금 납부액을 당연히 구상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피고에 대하여 그 지급을 구할 수 있는 근거에 대한 구체적인 주장, 증명이 없다. 따라서 피고의 벌금 납부액 청구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원고 청구 기각
판사 정왕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