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판결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3. 12. 14. 선고 2023가합101034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C단체 산하 B노동조합의 부산지부이고, 원고는 피고의 조합원으로서 2016 년경부터 2021. 12.경까지 피고의 지부장으로 활동하였던 자이다.

나.

피고의 지부장 D는 2022. 11. 2. 원고에게 아래와 같이 원고를 징계위원회에 회부 할 예정이라는 내용의 내용증명우편을 발송하였다.

슥다. 이에 통보합니다.

다.

피고는 2022. 12. 9. 원고에게 '① 상무집행위원회 회의 결의 위반, ② 운영위원회 회의 결의 위반, ③ 상조회 규정 10조 위반, ④ 허위사실 공고위반'의 징계사유를 들어 징계 회부 및 운영위원회(징계위원회) 출석을 통보하였고, 2022. 12. 14. 개최된 운영위 원회(징계위원회)에서 원고에 대하여 '무기정권'의 징계처분(조합 간부로서의 활동을 무 기한 정지하고 선거권 및 피선거권을 박탈하는 징계, 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 다)을 의결하였다.

라.

피고의 규약, 지부운영규정, 전별금 및 경조사 규정(이하 '상조회칙'이라 한다) 중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내용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4, 7, 8, 10호증, 을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 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2021. 4. 27. 운영위원회를 개최하여 E이 피고에 재가입하는 것을 전제로 그 처우에 대한 안건을 의결하였고, 실무자의 착오로 인해 2021. 10. 27.자 공고문에 상조 회칙이 개정되었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이러한 사정에다가 조합원들이 위 공고문에 대하여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점, 원고가 피고의 조합원으로 활동하는 약 31년 동안 어떠한 징계처분도 받지 않았고 다수의 표창장을 받았던 점 등을 같이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징계처분은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무효이다.

나.

구체적 판단

1)

징계사유의 존부 등

앞서 본 사실과 증거, 갑 6호증, 을 2, 3호증의 각 기재, 증인 I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피고 규약을 위반하여 탈퇴 후 재가입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E을 피고에 재가입하게 하였을 뿐 아니라 허위 내용의 공고문을 게시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는 피고가 징계근거규정으로 삼은 피고 규약에서 정한 '노련의 선언·강령·규약 또는 조합규약이나 제규정 등을 위반한 자(1호)', '유인물을 이용하거나 기타의 방법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등 조직을 혼란케한 자(2호)', '조합규약, 각종 규정을 위반한 자(14호)'에 해당하므로 징계사유가 존재한다. 한편, 피고가 원고에게 운영위원회(징계위원회) 출석 통지를 하는 등 피고 규약에서 정한 절차를 밟은 것으로 보이고, 여기에 이 사건 징계처분의 절차적 하자에 관하여 원고가 아무런 주장도 하지 않고 있는 점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징계처분의 절차적 정당성도 인정할 수 있다.

①

E은 2019. 9. 27. 피고에서 탈퇴하고 동일한 사업장에 설치된 F단체 부산지부에 가입하였다가 2021. 4. 13. 위 F단체 부산지부를 탈퇴하고 피고에 재가입 신청을 하였다. 피고 규약 제9조는 단서에서 일반 가입과 구분하여 '탈퇴 후 재가입 및 집단가입 등은 중앙위원회의 승인을 득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에 따르면 탈퇴 후 재가입 신청을 한 E이 피고에 재가입하기 위해서는 중앙위원회의 승인을 득하여야만 한다. 그럼에도 원고는 위 규약에 따른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E이 2021. 4. 13.자로 피고에 재가입하도록 하였다. 설령 원고가 2021. 4. 27. 운영위원회를 개최하여 E의 처우에 대한 안건을 의결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재가입에 대한 중앙위원회의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이상 그러한 사정은 원고의 위 규약 위반사실을 인정하는데 방해되지 않는다.

②

원고가 2021. 4. 27. 개최한 운영위원회의 안건에 '상조회칙 개정에 관한 건'이 포함되기는 하였으나, 위 운영위원회는 E의 처우에 대하여 의결하였을 뿐 상조회칙 개정은 의결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2021. 10. 27.경 게시한 공고문(J노조 제21-23호)에는 'B 노동조합 부산지부는 2021년 4월 27일 임시 운영위원회의에서 노조 재가입 재발방지대책으로 상조회칙을 개정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E 승무원의 미납입 전별금 및 상조비를 납입하겠다는 의사를 표하였기에 승계내용을 아래와 같이 공고하오니 전 조합원은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③

I은 이 법정에서 '상조회칙이 개정되었다고 생각하여 위와 같은 내용으로 작성한 공고문 초안을 원고에게 보고하였고, 원고가 그 내용을 검토한 후 중간에 글자가안 맞는 부분만 수정하고 게시하라고 지시하였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이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위 2021. 10. 27.자 공고문에 상조회칙이 개정되었다는 내용이 포함된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

가)

피징계자에게 징계 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 할 것인데,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두16172 판결 참조).

나)

앞서 본 사실과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징계처분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여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고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사적 단체는 사적 자치의 원칙 내지 결사의 자유에 따라 단체의 형성과 조직, 운영을 자유롭게 할 수 있고, 그 자율적 결정은 보장되어야 한다. 자율적으로 결합한 사적 단체인 피고 역시 규약 등을 피고의 존립목적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자유롭게 정할 수 있고 그에 관하여는 가급적 독자성과 자율성을 존중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② 피고 규약 제9조 단서는 기본적으로는 헌법과 노동조합법 등에 따라 노동조합의 가입, 탈퇴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노동조합의 단결권을 약화시키는 행위, 즉 제명처분을 면하기 위한 일시적 탈퇴행위나 집단적 탈퇴 및 조직적 재가입 신청 등의 경우 이를 심사하여 가입여부를 승인하겠다는 취지에서 규정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가 중앙위원회의 승인을 득하지 않고 재가입 신청을 한 E을 피고에 재가입시킨 행위는 피고의 단결권을 약화시키는 행위라고 볼 여지가 있다.

③

원고는 E이 피고에 재가입 신청을 할 당시 피고 지부장의 지위에 있어 그 권한에 상응하는 높은 수준의 규범준수의무를 부담하고, 이를 기초로 피고 규약 등을 숙지하고 그 위반행위 등을 감독하여야 할 위치에 있었음에도, 피고 규약 제9조 단서에 따른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E을 2021. 4. 13.자로 피고에 재가입하도록 하여 위 규약 규정을 위반하였다.

④

피고 규약 제9조 단서의 취지, 원고의 지위 등을 고려하면, 위 규약 규정을 위반한 원고의 행위에 대하여는 강력한 통제처분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피고 규약 제76조 제1항에서 징계의 종류 중 하나로 제명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징계처분은 그보다 가벼운 무기정권에 해당하는 점, 원고가 E을 재가입시키는 과정에서 허위 내용으로 공고문을 게시하기도 한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원고가 피고의 조합원으로 활동하는 약 31년 동안 어떠한 징계처분도 받지 않았고 다수의 표창장을 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처분은 적정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⑤

이 사건 징계처분은 제명 다음으로 무거운 징계임은 분명하나 조합 간부로서의 지위를 잃고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박탈될 뿐 피고의 조합원 지위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원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으로 인해 조합원으로서 권한 행사를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떠한 권리가 제한되고 있는지에 관한 자료는 제출하지 않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이일주(재판장) 김은수 정수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