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6월에 처한다.
사건정보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판결
사건
2023고단625
판결선고
2023. 8. 24.
부산지방법원동부지원
판결
범죄사실
[전제사실]
피고인은 전북 군산시 B에 있는 철구조물 제작업 주식회사 C을 운영하는 사람이고, 피해자 D는 피고인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철구조물을 제작하고 남은 고철을 매입하여 재활용하는 ‘E’를 운영하는 사람이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2014. 1.경 위 주식회사 C 사무실에서, 피해자에게 ‘회사가 어려워 사업자금이 필요하니 돈을 빌려달라, 돈을 빌려주면 다음 달에 들어오는 기성금으로 바로 변제하겠다’라고 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당시 주식회사 C은 영업 이익이 발생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직원들의 임금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으며, 추가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도 아니었고, 피고인은 이미 2012.경까지 자신이 운영하던 ‘F’이라는 회사가 부도나는 과정에서 빌린 대출금 등을 변제하지 못하여 신용불량자가 된 상태여서 피고인 개인적으로도 피해자에게 빌린 금원을 변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14. 1. 28.경 주식회사 C 명의 기업은행 계좌(계좌번호 1 생략)로 대여금 명목으로 2,000만 원을 송금받고, 2015. 2. 17. 같은 방법 및 명목으로 위 주식회사 C의 투자자인 G 명의 국민은행 계좌(계좌번호 2 생략)로 1,000만 원을 송금받았으며, 2015. 4. 30. 같은 방법 및 명목으로 위 G 명의 국민은행 계좌로 1,000만 원을 송금받고, 2015. 9. 25. 같은 방법 및 명목으로 위 G 명의 국민은행 계좌(계좌번호 3 생략)로 2,000만 원을 송금받고, 2015. 9.경에는 현금 280만 원을 교부받아 총 6,280만 원을 편취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D의 법정진술
수사보고서(피의자 계좌거래내역서 제출에 대한), 수사보고(피의자 관련 사기사건 확인), 수사보고서(피의자의 계좌에서 다른 계좌로 이체된 내역에 대한 수사), 수사보고(피의자 사건 관련 범죄전력 첨부)
확인서, 계좌거래내역 등, 법인등기부, 계좌거래내역, 출금내역, 신용정보회신, 계좌거래내역(주식회사 C, 순번 15번), 판결문 3부, 약식명령문 3부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47조 제1항(포괄하여), 징역형 선택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6,280만 원(이하 ‘이 사건 금원’이라 한다)이 아니라 6,000만 원만 차용하였고, 현금으로 지급받은 280만 원은 차용금이 아니라 철골 부산물의 대가이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금원을 차용할 당시 계속 거래중인 거래처가 있어서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믿고 차용하였으나 그 이후 거래처가 부도나는 등 사정이 생겨 결과적으로 채무를 이행하지 못하였을 뿐 처음부터 편취의 고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판단
관련 법리
사기죄의 요건인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 관계에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 관한 것이어야 할 필요가 없으며,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하여 행위자가 희망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 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04. 4. 9. 선고 2003도7828 판결, 2021. 6. 3. 선고 2021도1847 판결 등 참조).
한편,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고(대법원 1998. 1. 20. 선고 97도2630 판결 등 참조), 민사상의 금전대차관계에서 채무불이행 사실을 가지고 바로 차용금 편취의 범의를 인정할 수는 없으나, 피고인이 확실한 변제의 의사가 없거나 또는 차용 시 약속한 변제기일 내에 변제할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변제할 것처럼 가장하여 금원을 차용한 경우에는 편취의 범의를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1986. 9. 9. 선고 86도122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있어서 구체적인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실제로는 이 사건 금원을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없음에도 마치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 것처럼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 사건 금원을 지급받았음이 인정되므로, 피고인과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은 2016. 3. 10. 피해자에게 6,280만 원을 변제하겠다는 내용의 문서를 작성하여 교부한 사실이 있고, 위 금액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에게 계좌 이체로 지급된 6,000만 원과 현금 280만 원을 합한 금액으로,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대여하였다고 주장하는 금액과 일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에 기재된 현금 280만 원이 철골 부산물의 대가로 받은 것이라면 피고인이 위 돈을 합쳐 변제하겠다고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또한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당시 2012년경부터 사업실패로 자금난에 시달려 왔고 이와 같이 장기간에 걸친 자금난은 일시에 해소될 수 없는 상태였음에도 피고인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범행 당시 피해자에게 마치 일시적으로 자금난을 겪는 것처럼 말하며 단기간에 차용금을 변제할 것처럼 기망한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인은 2012년경 F을 운영하다가 부도가 나서 상당한 채무를 부담하게 되었고, 그 채무를 지금까지도 변제하지 못하여 신용불량자 상태에 있다. 피고인의 신용보고서 기재에 의하더라도 대부분의 연체 채무가 2012년경 발생한 것이다.
피고인은 F의 경영난으로 위 기업을 운영하면서 발생한 세금도 체납하였고 그로 인한 강제집행을 면하기 위하여 타인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바꿔가며 영업하다가 조세범처벌법 위반으로 처벌받기도 하였다.
피고인은 2013년 말부터 주식회사 C을, 2014년 말부터 주식회사 H을 운영하였으나 신용불량자라서 법인등기부에 자신을 대표이사로 등재하지도 못하는 상태였다.
피고인이 거래처로부터 기성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한 사정 역시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 장기간 지속되었던 것으로 보인다(피고인은 2023. 4. 17.자 의견서에서 주식회사 C을 운영할 당시의 상황과 관련하여『거래처 ‘I’의 사장이 수백번의 거짓말로 기성 약속을 저버렸고... J의 기성은 언제 받을지 기약이 없어지고...』라고 기재하였다).
피고인은 2014년과 2015년경 주식회사 C과 주식회사 H의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였고, 이로 인해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기소되어 형사처벌받기도 하였다. 2015. 2. 17.자 차용금 1천만 원은 이미 이전에 밀린 월급을 지급하기 위하여 대출받은 대출원리금을 상환하는데 사용되었고, 나머지 피해자로부터 차용한 돈도 대부분 그 무렵 근로자들의 임금으로 지급되는 등 차용금 없이는 근로자의 임금도 지급하기 어려운 재정상태였다. 또한 이처럼 금융기관 대출금이나 피해자로부터 차용한 돈을 임금으로 지급하고도 미지급한 임금이 상당한 것으로 보아 임금 미지급 상태도 장기간 지속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2014. 1. 28. 피해자로부터 주식회사 C 계좌로 2,000만 원을 이체 받은 후 위 돈을 대부분 근로자 임금으로 지출한 것으로 보이고, 이후 위 회사 계좌로 2014. 2. 13. 거래처인 I로부터 기성금으로 보이는 상당한 돈이 입금되었음에도 이를 모두 임금 등 다른 용도로 지출하고 피해자에게 변제하지 않았다. 피고인은 거래처로부터 기성금이 들어오면 바로 변제하겠다고 하였으나 사실은 기성금이 들어오더라도 임금 등 다른 급한 채무부터 변제하여야 할 처지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차용금 중 일부를 송금받은 계좌의 명의인이자 투자자라고 하는 G는 피고인에 대한 다른 사기사건의 수사과정에서 ‘2014년 말 주식회사 H은 인건비로 약 6~7,000만 원, 어음으로 약 1억 원의 채무가 있었다’고 진술하였다.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이 사건 대여 당시 딱히 변제기를 정하지는 않았으나 피고인이 바로 다음 달에 변제한다고 하는 등 단기간에 변제한다고 하여 대여한 것이라고 하고, 피고인과의 고철 거래의 규모도 그다지 크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와 같은 피해자의 증언에 비추어 보면 가사 피해자가 피고인과 고철거래를 유지하고 싶은 생각에 이 사건 대여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이처럼 기성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고 있어 매월 최우선적으로 지급해야 할 임금마저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정도의 경영상태가 오래 지속되었다는 사정을 알았다면 피고인에게 금원을 대여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위와 같은 재정적인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고 하나, 이와 같은 장기간의 재정난을 일시에 타개할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볼만한 자료도 찾을 수 없고, 피고인은 이 사건 차용금을 전혀 변제하지 못한 상태에서 마지막으로 금원을 차용한지 약 2개월만에 폐업하고 군산 거주지를 떠나면서 피해자에게 연락을 끊었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이 편취한 돈의 액수가 6,280만 원이고 그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였음에도 아직 대부분의 피해가 회복되지 못하였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하였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며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있다.
다만 피고인에게 동종 및 집행유예를 초과하는 전과는 없는 점, 피고인이 편취한 돈을 개인적인 용도로 소비한 것은 아니고 회사 운영에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점과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전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요소를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서희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