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판결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2019. 8. 29. 선고 2018고정983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부산 강서구 B 소재 ㈜C의 대표자로서 상시 41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금속가공 제조업을 영위하고 있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17. 12. 31. 위 사업장에서 기존에 적용되는 상여금 연 300%를 기본급에 포함하는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면서 근로자 과반수의 집단 동의서를 받지 아니하였다.

2.

피고인 및 변호인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취업규칙은 상여금을 기본급에 포함시키는 내용으로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내용이 아니고, 설령 불이익한 내용이어서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보더라도 전체 근로자의 동의를 받아 변경하였다.

3.

판단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사용자와 노동자 대표로 구성된 노사협의회에서 2017. 12. 15.경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에 관한 설명회를 개최하고 전체 근로자들로부터 동의를 받기로 결의하였고, 이에 2017. 12. 31. 회사 내 탈의장에서 전 직원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사용자 측이 이 사건 취업규칙의 변경에 관한 설명을 하고 근로자들로부터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으며, 이후 근로자 전체로부터 동의를 받았고 반대하는 근로자가 없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 및 피고인이 근로자들로부터 동의를 받는 과정에서 사용자 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고, 근로자들은 이 사건 취업규칙의 변경 내용을 이해하고 동의하였던 것으로 보이며, 위 취업규칙 변경에 반대하는 근로자가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당시 전체 근로자의 동의를 받아 이 사건 취업규칙을 변경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면서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를 받지 않았음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 설령 피고인이 근로자 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을 집약한 후 그 의사를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를 받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 취업규칙의 효력 유무와는 별개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에는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만 규정하고 있고, 피고인이 위와 같은 절차를 거쳐 전체 근로자의 동의를 받아 취업규칙을 변경한 이상,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서 파생된 형법법규 엄격해석의 원칙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위 규정을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4.

결론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의 요지는 공시하지 아니한다.

판사 장준아

각주1) 당일 설명회 장소에서 동의를 받은 것인지 아니면 설명회 이후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으로 동의를 받은 것인지는 그 사실관계가 명확하지 않다. 근로자 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그중 17명이 '설명회 등 변경내용을 알리고 개별 서명을 받음'이라고 답변하였고, 2명은 '설명회 등 변경내용을 알리고 전체 근로자들끼리 의논하여 서명'이라고 답변하였으며, 증인 D은 이 법정에서 취업규칙 변경에 관한 동의는 근로자들 전체가 참석한 설명회 자리에서 받았고, 임금에 대한 개별 합의서는 근로자별로 따로 작성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