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18. 12. 4. 원고에 대하여 한 해임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02,644,261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3. 18.부터 2021. 4. 22.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과,
2019. 12. 1.부터 원고의 복직시까지 월 8,794,637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항 및 피고는 원고에게, 105,535,649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3. 17. 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 신청서 제출 다음 날부터 판결선고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과, 2019. 12. 1.부터 원고의 복직시까지 월 8,794,637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 및 관련자들의 지위
피고는 1964. 2. 10. 대한민국의 교육이념에 입각하여 교육을 목적으로 C대학교를 설치, 경영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학교법인이다.
원고는 1995. 3. 1. C대학교 전임강사로 임용된 이래, 조교수, 부교수를 거쳐 교수로 임용되어, 2016년경 예술체육대학 부학장 겸 미술학과 학과장으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원고는 아래와 같이 피고로부터 해임의 징계처분을 받았다.
D는 2011. 3.경 C대학교 예술체육대학 공예학과에 학부생으로 입학하고 군 복무를 마친 뒤, 2016년경 C대학교 미술학과 학생회장이었던 사람이다. D는 허위 대자보를 게시하여 당시 교육대학원 미술교육전공 조교수였던 망 E(이하 ‘망인’이라 한다)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사유로 피고로부터 퇴학의 징계처분을 받았다.
이 사건 스케치행사 및 벽보 부착
망인은 2016. 3. 31.부터 2016. 4. 2.까지 2박 3일의 일정으로 경주 일대에서 C대학교 예술체육대학 미술학과 교수와 조교, 학생이 참석하여 열린 야외스케치 행사(이하 ‘이 사건 스케치행사’라 한다)에 교수로서 참석하였다. 한편, 원고는 첫날인 2016. 3. 31. 행사장에서 학과장으로서 인사말을 하고 20:00경 경주를 떠났다.
D는 2016. 5. 19.경 예술체육대학 건물의 현관 유리문에 ‘이 사건 스케치행사 이후 술자리에서 모 교수 2명이 술에 취하여 특정 학생의 등에 손을 넣고 브라자 끈을 만지고 손등에 뽀뽀를 하고 엉덩이를 만지는 행동을 목격하였다.’라는 취지의 내용이 기재된 벽보(이하 ‘이 사건 벽보’라 한다)를 부착하였다.
조사위원회의 구성 및 망인의 사망 등
C대학교 예술체육대학장은 2016. 6. 1.경 C대학교 법무감사실장에게 ‘성추행 사건 조사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하는 방법으로 이 사건 벽보의 내용 중 이 사건 스케치행사 당시 일어난 성추행 사건의 조사를 요청하면서, 위 공문에 첨부한 ‘2016학년도 미술학과 야외스케치 관련 유인물 부착 사건보고’라는 제목의 서류에 ‘유인물 관련 현재 거명된 해당 교수 및 학생 명단’으로 F가 아닌 다른 교수 2명(G, 망인)과 H, I 학생의 실명을 모두 적시하였다.
망인은 2016. 6. 7. 자택에서 자살하였다.
그 후 C대학교의 부총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법무감사실장 J을 조사위원으로 하며, 법학전문대학원 행정실장 K를 실무책임자로 한 미술학과사태 조사위원회(이하 ‘이 사건 조사위원회’라 한다)가 구성되었다. 이 사건 조사위원회는 2017. 1. 16. 무렵 ‘미술학과사태 관련 조사보고[종합]’라는 제목의 문서(이하 ‘이 사건 조사보고서’라 한다)를 작성하면서 F에 대한 징계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기재하여 C대학교 총장에게 보고하였다.
피고의 해임처분
C대학교 총장은 2018. 9. 11. 피고에게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요구 제청을, 피고는 2018. 11. 20. 피고의 교육공무원징계위원회(이하 ‘징계위원회’라 한다)에 징계의결요구를 하였다.
징계위원회는 2018. 11. 30. 원고가 ① 학과장으로서 권한을 남용하여 조사권한이 없는 학생회장 D에게 수차례 이 사건 스케치행사에서 발생한 성추행 의혹 조사를 지시 및 강요하였고(이하 ‘제1징계혐의사실’이라 한다), ② 이 사건 벽보 부착 후 당시 위 성추행 의혹사건의 당사자로 지목된 교원 중 한 사람으로서 불안한 심리 상태에 있던 망인에게 벽보 부착 사실을 알리면서 ‘누가 너를 회를 치려고 한다(음해하려 한다).’ 등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망인이 더 큰 불안감을 갖도록 하였으며(이하 ‘제2징계 혐의사실’이라 한다), ③ 전국 고등학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L 운영부위원장으로서 당시 확인되지 않은 성추행 의혹만으로 망인을 감독위원에서 배제하였다가 이를 번복하여 대회 진행에 혼란을 초래하였고(이하 ‘제3징계혐의사실’이라 한다), ④ 학과장으로서 성추행에 관한 보고를 받고도 조사담당기관인 법무감사실을 통해 사건을 처리하지 않고 임의로 학생에게 조사를 지시 및 강요하여 대학이 위 성추행 의혹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게 하였을 뿐 아니라 대학의 조사 요청에 수차례 불응하면서 거짓으로 진술하였고 조사문답서 서명까지 거부하는 방법으로 법무감사실의 조사 업무를 방해하였다(이하 ‘제4징계혐의사실’이라 하고, 제1, 2, 3징계혐의사실과 통틀어 ‘각 징계혐의사실’이라 한다).‘고 보았다. 징계위원회는 원고의 위 행위들은 사립학교법 제55조(복무)에 따라 사립학교 교원에게 준용되는 국공립학교 교원이 준수해야 할 국가공무원법 제56조(성실 의무) 및 제63조(품위 유지의 의무)에 위반되고, 이는 구 사립학교법(2020. 12. 22. 법률 제1765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사립학교법‘이라 한다) 제61조(징계의 사유 및 종류) 제1항 제1호, 제2호, 제3호의 징계사유 모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으로 해임을 의결하였다.
피고는 2018. 12. 4. 원고를 2018. 12. 10. 자로 해임하는 징계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임처분’이라 한다). 이에 따라 원고는 2018. 12. 10. 피고의 교원 지위를 잃었다.
소청위원회의 결정
원고는 이 사건 해임처분에 불복하여 2018. 12. 26.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이하 ‘소청위원회’라 한다)에 이 사건 해임처분의 취소 또는 감경을 구하는 소청심사를 청구하였다.
소청위원회는 2019. 3. 13. 제1, 2징계혐의사실은 징계사유가 될 수 있지만, 제3징계혐의사실은 징계사유가 될 수 없고, 제4징계혐의사실 중 일부는 제1징계혐의사실과 중복되어 별개의 징계사유로 볼 수 없고 나머지는 징계사유가 될 수 없다고 보았다. 이를 전제로, 소청위원회는 제1, 2징계혐의사실에 비추어 이 사건 해임처분은 과중하지 않다는 이유로, 원고의 소청심사 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원고는 위 결정을 통지받은 날부터 90일 내에 행정소송을 제기하지 않았다.
관련사건 경과
부산지방검찰청 서부지청 검사는 2017. 8. 7. D에 대하여 이 사건 벽보를 게시함으로써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망인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혐의로 이 법원에 공소제기 하였고(2017고단912), 이 법원은 2017. 11. 20. D에게 징역 8개월의 유죄판결을 선고하였다. 검사, D 모두 부산지방법원에 항소하였으나, 위 법원은 2018. 2. 23. 항소기각 판결을 선고하여 그 무렵 위 판결은 확정되었다(2017노4579).
망인의 모친 M는 원고가 D에게 이 사건 벽보 부착을 지시하였다고 주장하며 원고를 위 명예훼손의 공범으로 부산지방검찰청 서부지청에 고소하였다. 위 사건은 부산지방검찰청 동부지청으로 이송되었고, 위 검찰청 검사는 2018. 10. 29. 원고의 공모사실을 인정할 자료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망인의 모친 M는 2019. 5. 24. D를 상대로는 위 혐의사실과 같은 불법행위책임, 피고를 상대로는 사용자책임을 들어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에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2019가단212398). 위 법원은 2020. 12. 10. D에 대하여는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하여 청구를 일부 인용하였고, 피고에 대하여는 D와 피고 사이에 지휘감독 관계가 없고 원고 등 교직원들의 고의 또는 과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사용자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며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이하 ‘관련 손해배상 사건’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부터 8호증까지(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생략, 이하 같다), 제10부터 13호증까지, 제15부터 19호증까지, 제20호증의 1, 제22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갑 제14호증, 제20호증의 2, 제21호증의 각 음성, 증인 F, D, J의 각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청구원인
각 징계혐의사실들과 같은 사실 자체가 없거나 이들은 징계사유로 될 수 없다. 설령 징계사유로 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에 대한 징계 종류 중 해임을 선택한 것은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것이다. 따라서 어느 모로 보나 이 사건 해임처분은 위법하여 무효이다.
그러므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그 무효 확인과 2018. 12. 1.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주문 제2항 기재 임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피고의 주장
각 징계혐의사실들 중 제1, 2징계혐의사실이 인정되고 이는 징계사유가 될 수 있다. 또, 원고의 D에 대한 조사 요구 지시 또는 경위서 제출 요구 때문에 결과적으로 망인이 사망하기에 이르렀고, 원고가 D의 형사처벌에 상당 부분 영향을 준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해임처분이 과중하다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해임처분은 적법하다.
그러므로 원고의 해임처분 무효 확인 청구 및 그와 같은 무효를 전제로 한 임금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판단
무효 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제1징계혐의사실 관련 판단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가 2016. 5. 16.경부터 2016. 5. 19.경까지 사이에 교원들로부터 이 사건 스케치행사 준비가 소홀했다는 불만사항을 전해 듣고 학생회장 D에게 전화를 한 사실, D가 원고에게 이 사건 스케치행사에 참석한 교원들의 참가 회비 납부 문제를 언급하고 교수들이 위 행사 술자리에서 여학생들을 추행하였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고 말한 사실, 그러자 원고가 D에게 이에 관한 경위를 확인해 보라고 말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갑 제10호증, 제11호증의 4, 제12호증의 3, 제19호증의 각 기재, 갑 제14호증의 각 음성, 증인 F, D의 각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 및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및 증인 J의 각 증언만으로는 제1징계혐의사실 자체가 인정된다거나 그로 인하여 원고가 법령 또는 직무상 의무에 위반하거나 직무를 태만히 하여 교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이 사건 조사보고서에는 이 사건 조사위원회 소속 K가 2016. 11. 23. D에게 질문을 하여 답변을 받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갑 제11호증의 4 제14쪽). K는 D에게 이 사건 벽보를 게시한 이유를 물어보았는데, 이에 D는 ‘원고가 2016. 5. 16.경 자신에게 성추행 소문에 관하여 조사하여 경위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하여서 알겠다고 대답하였다. 원고가 2016. 5. 17.경(예비군 훈련 다음 날인 2016. 5. 18.을 뜻한 것으로 보인다) 자신을 불러서 다시 같은 지시를 하여 이번에는 못하겠다고 대답하였지만, 원고는 학생회장인 D가 당연히 해야 할 일 아니냐고 반문하며 여전히 경위서 제출을 재촉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징계위원회는 이러한 문답 내용을 근거로 제1징계혐의사실을 인정해 징계사유로 삼았다. 그러나 학과장인 원고가 자신에게 교수의 학생에 대한 성추행 소문과 피해자들의 상황(D는 원고와 통화시 ‘지금 그 학생들은 난리도 아닙니다.’라고 이야기하였다)을 알려주는 같은 학과 학생회장에게 그 소문에 관하여 알아보고 경위서를 작성해서 알려 달라고 한 것 자체를 위법하거나 부당한 ‘조사 지시’라고 볼 수 없고(오히려 학내 성추행 범죄의 심각성, 부정확한 정보로 섣불리 공론화할 경우 초래될 심각한 상황 등을 고려하여, 학과장으로서 제보자에게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알려달라고 요구한 것은 적절한 처신으로 볼 수 있다), 원고가 학생인 D에게 소문의 구체적인 확인을 넘어 교수들에 대한 조사를 지시하였다거나 소문 확인을 강요한 정황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D는 망인 사망 이후 망인에 대한 명예훼손 사건의 피의자로 수사를 받으며 2017. 5.경 검사로부터 2016. 5. 18. 및 19.경 원고와 통화한 이유가 무엇인지, 통화 내용이 이 사건 벽보와 관련이 있는지 질문을 받자, 원고가 경위 파악을 위해 자신에게 연락을 하였던 것은 맞지만 원고와 벽보와 관련해서는 이야기하지는 않았다고 명확하게 진술하였다. D는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서는, 막연히 원고가 ‘경위 파악 지시’를 하여 이 사건 벽보를 작성하게 되었다고만 할 뿐, ‘벽보 작성 지시’를 하였다는 취지로는 진술한 적이 없다. 오히려 D는 ‘이 사건 벽보를 작성, 게시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사주를 받거나 공범은 없었다. 자신이 원고에게 경위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하자, 원고는 성추행 소문 경위를 파악하라고 하였다.’고 하면서, 검찰에서의 진술이 사실이라고 증언하였다.
그 밖에 원고와 D 사이의 2016. 5. 16.경부터 이 사건 벽보 부착일인 2016. 5. 19.경까지 이 법원에 제출된 통화 녹음 또는 그 녹취서상 원고가 D에게 이 사건 스케치행사에서 발생한 성추행 의혹 교수들에 관한 조사를 하여 보고하라고 지시 및 강요한 내용을 찾을 수 없다. 위 기간에 원고와 D 사이의 통화는 4차례 있었는데, 그중 2회는 2016. 5. 16. 21:24경에 있었고, 나머지는 2016. 5. 18., 2016. 5. 19. 각 1회씩 있었다(2016. 5. 17.은 예비역인 C대학교 재학생들의 예비군 훈련일로서, 통화 내역이 없다). 2016. 5. 16. 21:24경 통화 내용 대부분은 이 사건 스케치행사 준비가 소홀했다는 교원들의 불만사항 또는 참석 교원들의 참가회비 납부 문제에 관한 것이었다. 원고가 2016. 5. 18. D에게 연락하여 같은 날 16:00경 D와 만난 사실은 있으나, 만나서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는 이 사건 조사위원회 문답서나 위 녹음 내용, D 또는 원고의 수사기관에서의 각 진술 외에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없다.
피고가 이 사건 해임처분을 하면서 원고에게 제시한 징계처분 사유 설명서(갑 제1호증)에는 추상적으로 제1징계혐의사실을 포함한 각 징계혐의사실을 나열한 후, 막연히 그것이 성실 의무, 품위 유지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특히 제1징계혐의사실 관련하여, 원고가 소문을 들은 당시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였어야 했는지, 같은 학과 학생회장에게 경위 파악을 요구하는 것이 어떤 구체적인 작업지시 항목을 위반한 것인지, 위반하였다고 하더라도 관련 징계기준은 어떠한지에 관한 아무런 기재가 없다. 오히려 관련 손해배상 사건에서 제1심 법원은 ‘원고가 소문을 듣고 바로 학생회장인 D에게 진상 파악을 지시하였다는 점’을 교원인 원고의 고의 또는 과실 없음에 관한 간접사실로 들기도 하였다(을 제2호증 제10쪽).
앞서 본 것처럼, 원고는 D의 명예훼손에 공모하였음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처분을 받았고, 망인 모친의 위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에 대한 청구 기각 판결이 선고되었다. 소청위원회가 원고의 소청심사 청구를 기각한 것은 앞서 본 것과 같은데, 그 결정 이유에는 ‘원고가 D에게 성추행의혹의 조사를 지시하였고 D가 이를 조사하기 위하여 이 사건 벽보를 부착하였으며 망인의 자살에 영향을 주었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으나, 조사를 위해 벽보를 부착하였다는 판단은 경험칙상 납득하기 어렵다.
제2징계혐의사실 관련 판단
망인이 이 사건 스케치행사에서의 성추행 의혹사건 당사자로 지목되면서 2016. 5. 19.경 불안한 심리 상태에 있었던 사실, 원고가 같은 날 저녁에 망인을 만나 이 사건 벽보 부착 사실을 알리면서 ‘누가 너를 회를 치려고 한다(음해하려 한다).’고 말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러나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4호증의 3, 제11호증의 7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및 증인 J의 각 증언만으로는 제2징계혐의 사실로 인하여 원고가 법령 또는 직무상 의무에 위반하거나 직무를 태만히 하여 교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더 없다.
원고는 망인의 고등학교 선배이고 C대학교 내에서 이 사건 이전부터 서로 교류가 있었던 사이로서, 앞서 보았듯 망인은 교육대학원 미술교육전공 조교수였고, 원고는 예술체육대학 부학장 겸 미술학과 학과장 지위에 있었다. 원고는 현재까지 일관하여 자신이 2016. 5. 19. 망인에게 한 발언은 공포심을 주려는 취지가 전혀 아니었고, 성추행 의혹을 받던 망인을 위로하거나 도움을 주려던 취지였다고 해명하고 있다. 위 해명이 사리에 맞지 않다거나 허위로 볼 자료가 부족하다.
원고의 위 발언은 업무시간 외에 망인과의 사석에서 이루어졌다(원고는 당시 퇴근 후 거주지인 부산 해운대구에서 망인을 잠시 만나 소주 1병을 나누어 마시면서 이야기하였다고 주장한다).
망인의 모친은 관련 사건들에서 예술체육대학 내 파벌이 만연한 상태이고 원고가 망인을 음해하려 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다. 그러나 그 진위 여부 또는 그러한 정황과 원고의 망인에 대한 발언 사이의 연관성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
원고가 망인에게 ‘누군가 너를 회를 치려고 한다.’고 발언한 것이 객관적으로 망인이 자살하게 할 정도로 과격한 표현이었다고 보기 어렵다.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원고가 위 발언을 할 당시 그로 인해 망인이 자살을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제3, 4징계혐의사실 관련 판단
소청위원회의 결정 내용을 비롯한 앞서 인정한 사실들에 비추어,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및 증인 J의 각 증언만으로는 제3, 4징계혐의사실로 인하여 원고가 법령 또는 직무상 의무에 위반하거나 직무를 태만히 하여 교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더 없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해임처분은 각 징계혐의사실이 존재하지도 않거나 그러한 사실만으로는 징계사유로 인정되기 어려운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위법,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피고가 원고의 무효 주장에 대하여 다투는 점, 사립학교법 제57조, 교육공무원법 제10조의4 제1호, 국가공무원법 제33조 제8호에 비추어 사립학교 교원은 해임처분이 있은 날로부터 3년간 사립학교 교원으로 임용될 수 없는 결격자로 취급되는 점을 고려하면, 원고에게 이 사건 해임처분의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도 있다.
임금 지급 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퇴직처분이 무효인 경우에는 그 동안 근로계약 관계가 유효하게 계속되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근로자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아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것이므로, 근로자는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1995. 11. 21. 선고 94다45753, 45760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인용 부분: 2018. 12. 11.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발생 임금 청구
원고가 이 사건 해임처분에 따라 2018. 12. 10. 피고의 교원 지위를 잃은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다. 원고가 이 사건 해임처분이 있기 직전인 2017년도에 1년(365일)분 임금으로 105,535,649원의 급여를 수령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9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다. 해당 연도의 원고의 월 평균 임금은 8,794,637원(= 105,535,649원 / 12개월, 원 단위 미만 버림)인 사실은 계산상 명백하다.
위 인정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위 기간에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관계없이, 피고는 원고에게 교원 지위를 잃은 다음 날인 2018. 12. 11.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의 임금으로서, 다음 가), 나) 기재 임금 등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018. 12. 11.부터 2019. 11. 30.까지(355일분) 발생 임금: 102,644,261원(= 1년분 임금 105,535,649원 × 355일/365일. 원 단위 미만 버림)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2019. 12. 1.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발생 임금: 월 8,794,637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원고는 이 부분에 대한 지연손해금 청구는 하지 않았다)
기각 부분: 2018. 12. 1.부터 2018. 12. 10.까지 발생 임금 청구
원고는 위 기간에 발생한 임금 지급도 청구하고 있으나, 위 기간은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고용관계가 존재하던 기간으로, 해당 기간에 임금이 미지급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이상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원고는 이 사건 해임처분이 2018. 11. 30. 있었던 것으로 착오하고 위 기간에 대해서도 해임으로 인해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청구한 것으로 보인다).
소결
피고는 원고에게 다음 가), 나) 기재 임금 등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018. 12. 11.부터 2019. 11. 30.까지 발생 임금으로서 102,644,261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3. 18.(2020. 3. 17. 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 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 날)부터 근로기준법이 정한 지연손해금율 범위에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21. 4. 22.(판결선고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원고가 구하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
2019. 12. 1.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발생 임금으로서 월 8,794,637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임효량(재판장) 김해마루 김도완
각주1) 원고의 2021. 2. 8. 자 청구취지 변경 신청서의 ‘변경된 청구취지’ 제1항에는 ‘피고가 2018. 11. 30. 원고에게 한 해임처분’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아래에서 보듯, 2018. 11. 30.은 피고의 교육공무원징계위원회가 해임을 의결한 날이고, 피고는 위 의결 후인 2018. 12. 4. 원고를 2018. 12. 10. 자로 해임하는 처분을 하였으며, 원고가 이 사건 소를 통해 그 해임처분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취지임이 주장 자체로 명백하다. 그러므로 원고가 기재한 ‘2018. 11. 30.’은 처분일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원고에 대한 해임처분을 특정하는 의미로 보고 해당 청구취지를 주문 제1항과 같이 선해하였다.
각주2) D와는 다른 학생이다.
각주3) 구 사립학교법 제61조(징계의 사유 및 종류) ① 사립학교의 교원이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때에는 당해 교원의 임용권자는 징계의결의 요구를 하여야 하고, 징계의결의 결과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여야 한다. 1. 이 법과 기타 교육관계법령에 위반하여 교원의 본분에 배치되는 행위를 한 때 2. 직무상의 의무에 위반하거나 직무를 태만히 한 때 3.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교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때
각주4) 구 사립학교법 제61조(징계의 사유 및 종류) ② 징계는 파면·해임·정직·감봉·견책으로 한다.
각주5) 앞서 본 것처럼 이 사건 해임처분일은 2018. 12. 4.이고 원고의 교원 지위 상실일은 2018. 12. 10.이지만, 원고는 징계위원회의 징계 의결일인 2018. 11. 30.의 다음 날인 2018. 12. 1.을 임금 채권 발생 기산일로 주장하고 있다.
각주6) 원고에 대하여 해임의 중징계가 내려지고, 앞서 본 것과 같이 소청위원회에서도 원고의 소청심사청구를 기각한 것은 결국 원고로 인해 D가 이 사건 벽보를 붙였고, 그 결과 망인이 자살하였다는 인과관계를 인정한 탓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판단은 D가 자신이 이 사건 벽보를 붙인 동기를 그와 같이 설명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앞서 본 것과 같이 원고는 D에게 이 사건 벽보에 관한 어떤 지시도 한 바 없고, ‘소문의 경위를 알아보라는 것’과 ‘벽보를 붙여 공론화하는 것’은 논리적 연관성이 전혀 없다. D가 이 사건 벽보를 붙인 동기가 무엇인지는 이 사건의 주된 심리대상이 아니나 이 사건 해임처분의 사유와 관련하여 살펴보건대, D의 이 법정에서의 증언(특히 녹취서 제19, 20쪽), D에 대한 형사판결 기재 및 원고와 D 사이의 통화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보면, ① 이 사건 스케치행사 관련해서 교수들의 불만이 많았고, 특히 학생회장으로서 행사를 준비한 D가 돈을 횡령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고, ② 학과장인 원고가 평소 친분이 있는 D를 염려하여 2016. 5. 16.경 전화하여 교수들의 불만을 전달하면서 관련 내용을 확인하였고(N 교수가 돈을 받은 것이 맞는지 확인하는 등), ③ D는 원고의 전화를 받고 자신은 잘못한 것이 전혀 없고, 오히려 교수들은 성추행 소문이 있는 등 잘한 것도 없으면서 불만을 제기한다는 생각에, 당시에는 성추행 관련 소문이 잠잠해지는 상황이었지만 과장하여 원고에게 망인의 성추행 사건을 이야기하였고, ④ 원고는 D로부터 성추행 소문을 전해들은 후 그 경위를 묻기는 하였지만, 당시 대화의 주된 내용은 위 행사 관련 돈 문제였으며, ⑤ D는 며칠 후 성추행 피해자에 대한 사실 확인 없이 부회장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벽보를 부착하였고, ⑥ 망인의 자살로 사건이 커지고, 이 사건 벽보의 작성자가 밝혀진 후 작성 동기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자, D가 자신의 책임을 경감하기 위해 원고의 조사 지시가 동기였다는 취지로 변명하였고, ⑦ 피고는 징계조사 과정에서 D의 배후에 원고가 있다거나 교수들 사이의 불편한 관계가 이 사건의 배경이라고 보고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추단할 수 있다(D는 2017. 2. 1. 원고와의 통화시, 피고 측 조사 과정에서 조사자들이 교수들 사이의 교수 임용 등 관련 파벌 싸움으로 D에게 벽보 부착을 지시한 것 아니냐는 질문을 지속적으로 받았다고 이야기하였다. 갑 제14호증의 4 3분 30초 이하).
각주7) 원고는 2020. 3. 17. 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 신청서 제출 다음 날부터의 지연손해금을 구하고 있는데, 위 신청서 제출일과 신청서 부본 송달일이 모두 2020. 3. 17.로 같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