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판결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2023. 8. 17. 선고 2022가단101494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76,096,633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6. 29.부터 2023. 8. 17.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2/5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1>

피고는 원고에게 113,619,602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6. 29.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공장자동화 기계제작업, 라면제조 기계제작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피고의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2021. 12. 31. 퇴직한 사람이다.

나.

피고는 피고가 완성한 생산설비의 주요 부분을 발주 회사로 이동시키고 피고의 직원이 발주 회사의 현장에서 설비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진행하였다. 피고는 2020. 6. 9. 주식회사 C의 베트남 현지 법인인 D의 라면 자동화 생산설비 설치를 위하여 원고 및 E를 베트남에 파견하였다.

다.

원고는 2020. 6. 29. D의 베트남 공장에서 중이층<2> 위에 올라가 덕트를 냉각기에 연결하는 작업을 진행하던 중 중이층의 판넬이 무너져 추락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인정근거] 갑 제1, 2, 5, 6, 8, 9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증인 E의 법정진술,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의 주장

1)

손해배상책임 발생 관련

가)

①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중이층은 높이가 2m 이상이고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였으므로, 산업안전보건법상의 보호구 또는 안전설비를 갖추어 설치작업을 진행하였어야 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이러한 안전조치를 소홀히 하였다.

②

피고는 원고 등에게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안전교육을 실시하지 않았다.

③

통상적으로 설치작업 진행을 위하여 10여명이 필요하나 피고는 원고와 E두 명만을 파견하였다.

④

결국 피고는 고용계약에 기반하여 발생하는 안전보호의무를 위반하였고,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상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E는 중이층의 판넬이 부실하여 판넬 위에서 덕트를 냉각기에 연결하는 작업을 진행할 경우 추락할 위험이 높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충분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원고에게 위 연결작업을 지시하였다. 이는 원고에 대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하고, E의 사용자인 피고는 원고에게 민법 제756조에 의하여 원고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손해배상액 관련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는 적극손해 1,568,030원(기왕 개호비 968,030원 + 보조구 비용 600,000원), 소극적 손해 147,365,823원(2021. 1. 8.부터의 일실손해), 위자료 26,000,000원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 이 사건 사고에 있어 원고의 과실은 20%이고, 원고는 장해급여 31,527,480원을 지급받았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113,619,602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1)

손해배상책임 발생 관련

①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중이층 등의 시설은 D가 관리하는 시설이고,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지역은 베트남이므로 우리나라의 산업안전보건법이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피고 및 E는 원고에게 중이층에 올라가 작업할 것을 지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피고에게 안전조치를 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

②

피고는 원고의 채용시 안전교육을 시행하였고, 이후에도 수시로 원고 등 근로자들에게 작업 전 안전교육을 실시하였다. 나아가 마감공사가 되지 않은 중이층의 판넬과 같은 위험성 있는 구조물에 올라가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작업자에게 상식에 해당한다. 결국 피고의 안전교육은 이 사건 사고의 발생과 인과관계가 없다.

③

피고가 2명의 직원을 투입한 것은 이 사건 사고의 발생과 인과관계가 없다.

2)

손해배상액 관련

①

이 사건 사고의 발생에 기여한 원고의 과실이 80% 이상이다.

②

원고는 장해급여 뿐만 아니라 요양급여 7,610,180원, 휴업급여 16,551,960원을 지급받았다. 또한 원고는 2021. 1. 1.부터 2021. 12. 31.까지 급여 54,521,970원을 지급받았고, 2021. 12. 31. 퇴직하면서 퇴직금 20,827,488원을 지급받았으므로 이를 손해배상금에서 손익공제해야 한다.

3.

판단

가.

피고의 손해배상책임 인정여부

1)

관련 법리

고용계약은 노무자의 노무제공 의무와 사용자의 보수지급 의무를 기본적 급부의무로 하는 쌍무계약이지만, 노무자는 사용자가 지정하는 장소에 배치되어 사용자가 공급하는 재료·기계·설비 등을 사용하여 노무를 제공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사용자는 보수지급 의무를 부담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노무자가 사용자의 지시에 따라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신체·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물적 조치를 강구할 보호의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상당하며, 만일 사용자가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노무자의 생명·신체를 침해하여 손해를 입힌 경우에는 고용계약상의 채무불이행책임을 부담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8. 2. 27. 선고 97다50145 판결 등 참조).

2)

판단

이 사건 기록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는 원고가 피고의 지시에 따라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신체·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물적 조치를 강구할 보호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보호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가)

원고는 한국 법인인 피고에 고용되어 피고의 지시에 따라 베트남에 파견되어 설치작업을 진행하였다. 산업안전보건법 제3조는 이 법이 모든 사업에 적용된다고 규정하고, 라면 자동화 생산설비 설치 업무는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별표 1의 적용예외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비록 위 설치 업무가 해외인 베트남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

한편 산업안전보건법의 위임을 받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은 근로자의 추락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아래와 같은 규정을 두고 있다.

나)

제조설비의 설치에 냉각기를 덕트에 연결하는 작업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덕트는 일반적으로 천장에 설치되는 설비이다.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 또는 E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는 사정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추락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조치를 강구하지 않았다. 비록 증인 E의 법정진술에 의하면 원고에게 안전벨트(안전대)가 지급된 것으로는 보이나, 피고가 D 베트남 공장의 작업환경을 확인한 후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44조 제1항에 따른 안전조치를 이행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는 제출되지 않았다. 증인 E 역시 이 법정에서 ‘공장을 새로 짓는 상황이었고 중이층이 그때는 다 되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상황은 듣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다)

증인 E의 법정진술에 의하면 원고가 작업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중이층 작업은 되어 있었고, D 베트남 공장의 책임자가 작업을 해도 된다고 허락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본래 중이층은 사람이 체중을 실어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은 아닌 점, 증인 E는 이 법정에서 ‘중이층이 판넬이 기존에 증인이 했던 F나 C보다는 얇았던 것 같다’, ‘중이층이 부실한 상태에서 증인이 작업하다가도 생길 수 있는 사고였다. 원고보다 증인이 몸무게도 많이 나가고 해서 증인이 옥상에 올라간 것도 맞다. 거기에 약간 가벼운 사람이 올라가서 작업하는게 용이하다’는 취지로도 진술한 점 등을 고려하면, 앞서 인정한 사정만으로 피고의 안전조치 이행의무가 면제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라)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D 베트남 공장의 관리책임자는 피고가 아니다. 그러나 피고가 소속 근로자인 원고에게 위와 같은 안전조치 이행의무를 부담하는 이상 피고는 위 안전조치 이행의무와 관련하여 이행보조자의 지위에 있는 D와 사전 협의를 통해 실현가능한 안전조치를 강구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피고가 이러한 조치를 취하였음에도 D가 이를 거부하였다는 증거도 제출된 바 없다.

증인 E는 이 법정에서 ‘D에 판넬의 보강조치 등 사고예방조치를 요구하였다’, ‘각목도 찾아오고 위에서 작업발판 할 수 있는 것들을 조금 더 보강을 더 하고 올라갔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이러한 보강조치가 완벽하지 않았다’는 취지로도 진술하였다. 결국 현장에서 피고의 일개 직원이 요청할 수 있는 보강조치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으므로, 피고와 D 사이의 적극적인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었으나 피고는 이를 게을리하였다.

나.

손해배상의 범위

계산의 편의상 기간의 계산은 월 단위로 계산하되, 월 미만은 평가액이 적은 쪽에 산입하고, 마지막 월 미만 및 원 미만의 금액은 각 버리는 것으로 한다. 현가 계산은 월 5/12%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르기로 한다.

1)

원고의 재산상 손해

가)

일실손해

(1)

인정되는 금액

(가)

원고의 재산상 손해

①

성별, 생년월일 : 남성,

②

가동능력에 대한 금전적 평가 : 도시일용노임 기준

③

노동능력상실률 : 척추장해 16%, 족관절 장해 17%, 중복장해 30.28%

④

현가 계산

<3>

[인정근거] 이 법원의 신체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는 2021. 1. 1.부터 2021. 12. 31.까지의 급여 및 이후 퇴직금을 일실수입에서 공제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손해배상액의 산정에 있어 손익공제를 허용하기 위하여는 손해배상책임의 원인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새로운 이득을 얻었고 그 이득과 원인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는데(대법원 2002. 10. 11. 선고 2002다33502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주장하는 급여 및 퇴직금의 이익이 피고의 채무불이행과 상당인과관계에 있다고 볼 수 없다.

설령 피고의 위 주장을 ‘노동능력이 상실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021. 12. 31.까지 수입의 감소가 없었으므로 2021. 12. 31.까지의 일실손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선해한다고 하더라도, 타인의 행위로 인하여 상해를 입은 피해자에게 신체장애가 생긴 경우에 그 피해자는 그 신체장애 정도에 상응하는 가동능력을 상실했다고 봄이 경험칙에 합치되고, 피해자가 종전과 같은 직종에 종사하면서 종전과 다름없는 수입을 얻고 있다고 하더라도 당해 직장이 피해자의 잔존 가동능력의 정상적 한계에 알맞은 것이었다는 사정까지 나타나지 않는 한 피해자의 신체훼손에도 불구하고 바로 피해자가 아무런 손해를 입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2. 9. 4. 선고 2001다80778 판결 등 참조).

결국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치료비

①

이미 지출한 치료비 : 기왕 개호비 968,030원

②

향후 치료비 : 원고에게 필요한 보조구의 비용은 600,000원이다. 원고는 이에 대한 영수증을 제출하지 않은바, 이는 향후 치료비로 고려함이 상당하다. 원고가 변론종결일 다음날 보조구를 구입하는 것으로 가정하고 위 치료비를 현가산정하면 521,700원(= 600,000원 × 0.8695)이 된다.

[인정근거] 이 법원의 신체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다)

과실상계

원고로서도 지급된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안전대를 걸 수 있는 장치를 확보하여 추락하더라도 바닥에 충격하지 않도록 대비할 필요가 있었던 점, D 역시 중이층의 판넬 보강작업에 협조적인 것으로 보여 현장에서의 추가 보완조치가 불가능하였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이 사건 사고는 D가 관리하는 베트남 공장에서 발생한바 피고가 공장의 상황을 꼼꼼히 파악하는 것에 한계가 있고 현장에서의 적극적인 대처 역시 안전 확보를 위해 중요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증인 E의 법정진술에 의하면 원고가 작업할 수 있는 발판이 아니라 중이층의 판넬을 직접 밟아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제반사정을 종합할 때 원고의 과실을 40%로 정한다.

2)

위자료

이 사건 사고의 경위, 원고의 과실 비율, 원고의 상해 부위 및 정도, 후유장해의 부위 및 정도, 나이, 성별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원고의 위자료를 20,000,000원으로 정한다.

3)

기타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는 원고가 지급받은 장해급여 31,527,480원, 휴업급여 16,551,960원, 요양급여 7,610,180원이 손해배상액에서 공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원고 역시 원고가 지급받은 장해급여 31,527,480원이 공제되어야 함을 전제로 손해배상액을 정리한바,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원고는 이 사건에서 원고가 휴업급여를 마지막으로 지급받은 2021. 1. 7. 이후의 일실손해를 구하고 있는바, 위 휴업급여 16,551,960원은 원고가 지급을 구하는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할 성격이 아니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한편 원고는 이 사건에서 수술비, 약제비, 진료비 등을 청구하지 않고 치료비 중 일부의 지급만을 구하고 있는데, 갑 제9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지급받은 요양급여 7,610,180원은 원고가 수술비, 약제비, 진료비 등으로 실제 지출한 비용을 배상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위 요양급여 7,610,180원은 원고가 지급을 구하는 개호비나 향후 치료비에서 공제할 성격이 아니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다.

소결론

피고는 원고에게 76,096,633원[= (144,550,459원 + 968,030원 + 521,700원) × 0.6 + 20,000,000원 – 31,527,480원, 원 미만 버림]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 발생일인 2020. 6. 29.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23. 8. 17.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받아들이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동현

각주1) 원고의 2023. 6. 21.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 신청서의 청구취지 기재가 ‘2020. 6. 29.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구하는 것인지, ‘2020. 6. 29.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구하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으나 원고에게 유리하게 후자로 선해한다. 다만 결과적으로 원고의 청구가 일부 기각되는 이상 인용되는 지연손해금의 범위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각주2) 바닥과 천장 사이에 판넬 등으로 만들어진 하나의 층으로, 환풍기 덕트나 배선 등이 통과하는 공간 또는 물건을 적재하는 공간 등으로 활용되는 층을 말한다.

각주3) 원고는 휴업급여를 지급받은바 중복수령을 피하기 위하여 휴업급여를 지급받은 마지막 날의 다음날인 2021. 1. 8.부터의 일실손해를 구하고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