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농수축산물 수출입, 도소매업 등을 하는 회사로 2014. 11. 18. 설립되었다. 원고는 피고 설립 다음 날인 2014. 11. 19.부터 2020. 11. 4.까지 피고의 대표이사였고, 같은 날 대표이사 사임 후 전무로 근무하다 2021. 2. 22. 퇴사하였다.
C는 피고 주식 100%를 가지고 있고, 원고의 대표이사 사임 후 피고의 대표자가 되었고 2021. 8. 26.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
D는 C의 부친으로 피고의 감사이며 주식회사 E(이하 'E'이라 한다)의 대표이사이고, C는 E의 사내이사이다. C는 수산물 건조업 등을 하는 F의 대표자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7, 8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요지
주위적 청구원인
피고는 C가 자본금 3억 원을 전액 출자하여 설립한 법인이다. C는 회장님으로 불리는 D와 함께 피고를 사실상 지배하고 경영하고 있다. D, C는 E을 운영하던 중 수산물유통업을 하고자 피고를 설립한 것이다. 원고는 그들의 지시에 따라 피고를 운영하고 대가로 월 5,000,000원의 급여를 지급받아 왔으므로 피고의 근로자이다. 원고의 일 평균임금은 163,043원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30,647,710원[= 163,043.48원 × 30일 × (2287일 ÷ 365일)]을 지급해야 한다.
예비적 청구원인
피고는 매년 원고의 퇴직금을 추계하고 그 명세서를 작성·보관하는 등 일반 근로자와 동일한 방식으로 계산한 퇴직금을 원고에게 지급하기로 정해 두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
판단
주위적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근로기준법상 근로자 여부)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는 대외적으로는 회사를 대표하고 대내적으로는 회사의 업무를 집행할 권한을 가지므로, 대표이사로서의 지위가 형식적·명목적인 것에 불과하여 실제 경영자로부터 구체적·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아 근로를 제공하고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으로 보수를 지급받았음에 그쳤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2다98720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사실 및 증거에 갑 제13, 15~18, 20~26호증, 을 제1, 4~9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G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실질적인 피고 대표이사로서 대외적으로 피고를 대표하고 대내적으로 피고 업무를 집행한 것이라고 보아야 하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형식적·명목적 대표이사에 불과하고 C나 D의 구체적인 지휘·감독 아래 종속적인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원고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
D, C가 자본을 투자하여 피고를 설립하였고 원고가 피고 설립 초기 피고의 경비 지출 내역 등을 C 등이 대표로 있는 F 측에 보고하여 운영자금 지원을 요청하는 이메일을 다수 보낸 사실이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D, C 등의 지시가 있었다거나 그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있는 자료가 없고 원고가 대표이사로 있던 기간이 6여년 인 점을 감안하면 위 설립 초기에 원고가 보낸 이메일만으로는 D, C가 피고 업무 전반에 관하여 원고를 지휘·감독했다고 볼 수 없다.
원고가 명태 등 수산물을 구매하면서 C와 F 측에 구매조건, 낙찰금액, 단가 등에 관해 사전에 자세히 보고하고 그 구입 비용을 요청하기도 하였는데, 이는 F이 원고에게 명태 등의 구입을 의뢰하였기 때문에 거래조건 등을 협의한 것으로 보일 뿐이고, 이것만으로 원고가 C로부터 명태 구입이라는 피고 업무에 관하여 구체적 지휘·감독을 받은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다음과 같은 사정을 보더라도 그러하다. 피고 영업이사인 G는 '명태 구매는 D, C의 결정에 따랐고, 구매한 명태는 대부분 F에게 판매하였는데 이를 제외한 나머지 수산물은 원고와 함께 독자적으로 판매했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그런데 2016년경부터 2020년경까지 명태를 제외한 피고 매출액이 200억 원 이상인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단순히 D, C로부터 업무 지시를 받아 일하는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
원고는 E 명의의 선박 매입 및 러시아, 아프리카 조업 사업 등에 관하여 D, C로부터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하는데, 그 주장에 따르더라도 이는 피고의 업무와 무관하므로, 이를 근거로 원고가 피고 업무에 관해 D, C로부터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볼 수 없다.
한편 피고 회사 회계를 담당하는 세무사가 작성한 연도별 세무조정계산서 및 퇴직급여 추계액 명세서에 원고와 G 및 피고 직원 H의 근속기간에 따른 퇴직금 추계액이 기재되어 있으나, 원고가 피고 대표이사로 대내적 업무를 집행하는 지위에 있던 점을 감안하면, 피고 내부 문서인 위 세무조정계산서 및 퇴직급여 추계액 기재만으로 원고를 근로자라고 단정할 수 없다. 위 퇴직금 추계액 명세서(특히 갑 제18호증)에 원고가 실제 경영자라고 주장하는 C가 근로자로 포함되어 있는 점을 보더라도 그러하다.
원고는 2022. 2. 14. 피고를 상대로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임금, 퇴직금 지급의 진정을 제기하였는데, 위 노동청은 '원고가 피고의 대표이사로 근무한 기간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예비적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퇴직금 약정 존부)
상법 제388조는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이사의 보수에는 월급·상여금 등 명칭을 불문하고 이사의 직무수행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되는 대가가 모두 포함되고, 퇴직금 내지 퇴직위로금도 그 재직 중의 직무집행의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의 일종이다. 위 규정은 강행규정이므로, 정관에서 이사의 보수 또는 퇴직금에 관하여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한다고 되어 있는 경우에 그 금액·지급시기·지급방법 등에 관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면 이사는 보수나 퇴직금을 청구할 수 없다(대법원 2004. 12. 10. 선고 2004다25123 판결, 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2다98720 판결 등 참조).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 정관에 원고 퇴직금을 정하였다거나 이에 관한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의 예비적 청구도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주진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