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 A에게 26,730,280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10. 15.부터,
원고(반소피고) B에게 17,294,570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2. 15.부터,
원고(반소피고) C에게 8,382,043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8. 31.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피고(반소원고)의 반소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본소와 반소를 합하여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인정사실
피고는 건설업을 하는 법인이고, 원고들은 별지1 표 기재와 같은 기간 동안 피고의 근로자였다.
피고의 근로자로 일하는 동안 원고들에게 별지1 표 기재와 같이 각 퇴직금, 연차수당이 발생하였다.
피고의 대표자인 E은 위 퇴직금, 연차수당을 지급하지 않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약식기소되었다. 법원은 2022. 10. 14. 벌금 3,00,000원에 처하는 약식명령을 발령하였고, 그 무렵 확정되었다(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2022고약 5094).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소 청구에 대한 판단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따르면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1 표 기재와 같이 퇴직금, 연차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퇴직금 관련)
주장
피고는 원고들과 사이에 퇴직금 분할 약정을 하였고 그 약정대로 별지2, 3 표 기재와 같이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모두 지급하였다. 설령 위 퇴직금 분할 약정이 무효더라도 원고들은 이를 부당이득한 것이므로 피고에게 반환하여야 한다. 피고는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들의 퇴직금 채권과 상계한다.
판단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 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등 참조).
을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에 따르면, ① 원고들의 일부 근로계약서에 '퇴직금의 경우 본인의 요청 하에 일급에 포함해서 반영하며, 추후 문제제기 일급에 포함된 금액만큼 반환한다. 일급직 특성상 일일 근로가 발생하는 점을 감안하여 지급할 의무가 없으나, 상호 합의 하에 일급에 퇴직금을 포함해서 지급하기로 한다'는 퇴직금 분할 약정 취지의 기재가 있고, 일급 중에 '퇴직금 10,000원'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 ② 원고들은 피고에게 몇 차례 '본인은 피고로부터 퇴직금 명목으로 700,000원, 850,000원 또는 1,275,000원을 수령함을 확인하며, 본 금품 수령 이후 피고를 상대로 근로관계에 관해 민·형사상 또는 행정상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임을 확인한다'는 내용으로 퇴직금을 지급받았다는 취지의 '금품수령 및 부제소 확인서'를 교부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본 사실 및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위 사실만으로는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한다거나 피고가 이에 따라 원고들에게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을 실제로 지급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상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가 퇴직금 분할 약정의 근거로 제출한 근로계약서는 원고 A의 경우 2019. 4. 1.자 계약서, 원고 B의 경우 2019. 1. 1. 및 2020. 1. 1.자 계약서, 원고 C의 경우 2021. 3. 1.자 계약서로 일부에 불과하다. 원고 A, B이 입사한 다음 해인 2018. 1. 1. 작성된 각 근로계약서에는 피고가 제출한 위 근로계약서와 달리 퇴직금 분할에 관한 내용이 없다. 오히려 '퇴직금에 관한 사항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른다'고하여 일반적인 퇴직금 지급 절차에 따르도록 되어 있을 뿐이다. 피고는 별지3 표 기재와 같이 2017년부터 매년 일급에 퇴직금을 포함하여 지급하기로 했고 실제로 퇴직금을 분할해서 지급했다고 주장하는데, 위와 같이 근로계약서마다 그 내용이 다르므로 피고가 제출한 일부 계약서에만 근거하여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다.
오히려 아래와 같은 사정을 볼 때 피고가 제출한 근로계약서의 '일급에 포함된 퇴직금 10,000원'은 실제로는 임금 인상으로 보일 뿐이다.
원고 A은 2019. 4. 3. 피고에게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물가상승(모친 요양병원비 17만 원 인상 등)으로 일급 인상 필요성을 느껴 부득이하게 말한다'며 피고에게 일급 인상을 요청하였고, 피고는 '2019. 5.부터 1만 원 인상하겠다'고 답하였다.
원고 B의 근로계약서를 보면, 일급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10,000원씩 인상되었음을 알 수 있다.
피고는 그 주장과 같이 일급에 10,000원을 추가하는 것으로 퇴직금 분할약정을 했으면서도 부족할 거 같아 별지3 표 기재와 같이 비정기적으로 임의의 돈을 추가 지급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퇴직금 분할 지급 및 그 시기와 액수에 관해 원고들과 의사 합치가 있었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근거가 없다. 피고가 위와 같이 일부 금원을 추가 지급하면서 퇴직금임을 확인하는 내용의 '금품수령 및 부제소 확인서'를 원고들로부터 몇 차례 교부받았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이는 극히 일부에 한정되고 대부분은 그와 같은 서류를 교부받은 사실이 없고, 위 확인서 역시 피고가 일방적으로 금원을 지급하고 원고들의 서명을 받은 것에 불과하다. 별지3 표 기재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가 지급한 돈의 지급 시기나 액수에 일정한 기준이나 원칙이 없는 점을 보더라도 이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분할 지급이라고 볼 수 없다(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지급했다고 주장하는 별지3 표 기재와 같은 돈 전부가 실제로 원고들에게 송금되었는지도 알 수 없다).
오히려 원고들은 위 금원이 여름이나 명절 휴가비, 만근수당 등일 뿐 퇴직금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고, 이에 부합하는 사정, 즉 피고가 위 돈을 지급하면서 송금내역에 '퇴직금'이 아닌 '상여'나 '급여'로 입력하여 송금한 점이 인정될 뿐이다.
소결론
피고는 ① 원고 A에게 26,730,280원 및 이에 대하여 위 원고가 퇴직한 날로부터 14일이 지난 2021. 10. 15.부터, ② 원고 B에게 17,294,570원 및 이에 대하여 위 원고가 퇴직한 날로부터 14일 지난 2021. 2. 15.부터, ③ 원고(반소피고) C에게 8,382,043원 및 이에 대하여 위 원고가 퇴직한 날로부터 14일이 지난 2021. 8. 31.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반소 청구에 대한 판단
피고는,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원고들에게 별지2, 3 표 기재와 같이 퇴직금을 미리 지급했으나 그 분할 약정이 효력이 없으므로 원고들은 지급받은 돈을 피고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소 부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실질적인 퇴직금이 지급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이상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반소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원고의 본소 청구를 인용하고, 피고의 반소 청구를 기각한다.
판사 주진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