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를 징역 8월에, 피고인 주식회사 B를 벌금 1,000만 원에 각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피고인 A에 대한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주식회사 B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판결
사건
2023고단1574
판결선고
2024. 1. 10.
범죄사실
피고인 A는 부산 사상구 C에 있는 피고인 주식회사 B의 대표이사로서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인 사람이고, 피고인 주식회사 B는 스텐철판류 제조 및 가공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 사업주이다.
피고인 A
근로자 사망으로 인한 업무상과실치사, 산업안전보건법위반
피고인은 2023. 2. 20. 16:22경 위 사업장에서 공장장인 피해자 D(남, 47세)으로 하여금 천장 주행 크레인을 이용하여 적재된 철판 코일 중 임가공이 예정된 코일을 찾아 언코일러(코일을 풀어주는 장치) 앞에 적재하는 작업을 수행하도록 하였다.
이러한 경우 피고인에게는 중량물의 취급작업을 할 때 불량한 작업방법 등에 의한 위험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통로면으로부터 높이 2미터 이내에 장애물이 없도록 하고, 중량물의 취급작업을 하는 경우 추락․낙하․전도․협착․붕괴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안전대책이 포함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하여야 하며, 조종석이 설치되지 아니한 크레인에 대하여 무선원격제어기를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작동요령 등 안전조작에 관한 사항을 충분히 주지시켜야 할 업무상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이를 게을리하여 사업장 내 작업 통로에 철판 코일을 적재하여 안전한 통로를 확보하지 아니하였고, 중량물의 취급작업을 함에 있어서 협착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안전대책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아니하였으며, 천장주행 크레인에 대한 무선원격제어기 작동요령 등 안전조작에 관한 사항을 충분히 주지시키지 않은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가 철판 코일 적재 장소가 협소하여 적재된 철판 코일 중에서 이동시키려는 철판 코일(중량 5,077kg)을 들어 올리기 위해 다른 철판 코일을 통로면에 내려둔 상태로 천장 주행 크레인의 C형 훅에 이동시키려는 철판 코일을 걸고 무선원격제어기를 이용하여 들어올린 다음 C형 훅을 손으로 잡고 방향을 전환하면서 이동시키는 작업을 하던 중 C형 훅에 걸린 철판 코일이 피해자 쪽으로 움직이면서 위 코일과 적재된 철판 코일 사이에 피해자의 머리가 끼이게 하여 같은 날 23:38경 부산 서구 구덕로 179에 있는 부산대학교병원에서 외상성 뇌손상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함과 동시에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로근로자인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안전조치의무위반 관련 산업안전보건법위반
사업주는 달기구의 경우 최대허용하중 등의 표식이 견고하게 붙어 있는 것을 사용하여야 함에도, 피고인은 2023. 4. 20. 위 B 사업장에서 천장 주행 크레인을 이용하여 중량물을 인양하면서 최대허용하중 등의 표식을 견고하게 붙이지 아니하였다.
사업주는 양중기의 섬유로프를 사용함에 있어서 심하게 손상되거나 부식된 섬유로프를 사용하여서는 아니 됨에도, 피고인은 2023. 4. 20. 위 B 사업장에서 천장 주행 크레인을 이용하여 중량물을 인양하면서 심하게 손상되거나 부식된 섬유로프를 사용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중량물 취급작업을 할 때 불량한 작업방법 등에 의한 위험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 주식회사 B
피고인은 피고인의 대표자인 위 A가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1의 가항 기재와 같이 소속 근로자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아니하여 근로자인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고, 제1의 나항 기재와 같이 소속 근로자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들의 각 일부 법정진술
증인 E의 법정진술
증인 F의 일부 법정진술
A에 대한 경찰진술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F, G에 대한 각 경찰진술조서
근로계약서, 현장사진, 산업안전보건 감독점검표, 감독 등 결과보고서, 시정조치사항, 수사자료 입수보고, 입건전조사보고서(크레인 무선리모콘 사진 첨부), 각 수사보고서
사망진단서, 재해조사의견서, 부검 사진, 부검감정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피고인 A: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1호, 제167조 제1항, 제38조 제2항(안전조치 미이행으로 인한 근로자 사망의 점), 각 제168조 제1호, 제38조 제2항(안전조치 미이행의 점), 형법 제268조(업무상과실 치사의 점)
주식회사 B: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1호, 제167조 제1항, 제38조 제2항(안전조치 미이행으로 인한 근로자 사망의 점), 각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2호, 제168조 제1호, 제38조 제2항(안전조치 미이행의 점)
상상적 경합
피고인 A: 형법 제40조, 제50조[근로자 사망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와 업무상과실치사죄 상호간]
형의 선택
피고인 A: 각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에 대하여 각 징역형을 선택
경합범가중
피고인들: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집행유예
피고인 A: 형법 제62조 제1항
가납명령
피고인 주식회사 B: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들 및 변호인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안전통로를 충분히 확보하지 않은 과실이나 무선원격제어기 작동요령을 피해자에게 충분히 주지시키지 아니한 과실은 존재하지 아니하고,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은 과실만 있으며, 위와 같은 작업계획서 미작성 과실과 피해자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한다.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의 업무상 주의의무위반은 물론 피고인들의 과실과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이 사건 결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도 인정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이 사건 사고는 코일 적재 장소에서 피해자가 적재된 철판 코일 중 3번 코일을 2번 코일의 우측에 내려놓으려고 c형 훅을 손으로 잡고 방향을 전환시키던 중 크레인이 피해자 쪽으로 움직이면서 3번 코일과 적재되어 있던 코일 사이에 머리가 끼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재해조사 보고서에는 이 사건 사고 발생의 원인으로 충분한 안전 거리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천장주행 크레인을 이용하여 코일 양중․운반 작업 중, 운반 중인 코일과 적재된 코일 사이에 머리가 끼어 사망함으로 기재되어 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감정서에도 ‘사인은 머리손상(관자뼈 및 머리뼈 바닥면 골절, 경질막밑출혈, 거기막밑출혈 등)이고, 위 머리부위 손상들은 강한 외력(둔력)이 작용하여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제시된 재해조사의견서의 끼임 정황에 부합하는 손상으로 판단된다’고 기재되어 있다.
당시 재해조사의견서를 작성하였던 E은 이 법정에서 ‘이 사건 사고 당시에 코일 사이에 사망한 피해자가 안 끼였을 가능성도 있는가요’라는 질문에 ‘안 끼였다면 밑으로 넘어지면서 사망하지는 하지 않으셨을 것으로 생각이 되므로 안끼였을 가능성은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 사건 사고 당시 피해자와 같은 장소에 있었던 F도 수사기관에서 조사받을 당시 ‘정황상으로는 크레인 조작 미숙으로 코일을 양중한 크레인이 흔들리면서 양중된 코일과 적재된 코일 사이에 위치한 재해자를 덮쳐 재해자가 찰나의 순간에 코일 사이에 끼였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진술한 바 있다.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 사고 장소에는 코일이 양쪽으로 각각 2열씩 적재(1~4단)되어 있었으며, 통로에도 다수의 코일이 적재되어 있는 상태였다. 코일이 적재된 통로(코일과 코일) 사이의 폭은 약 2.0.m 이며, 코일과 파렛트 등이 적재되어 있는 위치의 통로 폭은 약 1.0.m 이다.
이 사건 사고 당시 피해자가 하던 작업은 크레인을 이용하여 중량물인 코일을 들어올리는 작업을 포함하고 있고 그 과정을 전후하여 ‘협착 위험’을 내포하고 있으므로, 천장주행 크레인을 이용하여 코일을 운반하는 경우에는 코일의 흔들림, 주변 코일과의 접촉에 의한 재해를 예방할 수 있는 충분한 작업공간을 확보한 상태에서 작업하여야 한다.
이 사건 사고 당시 피해자가 하던 작업은, 충분한 공간이 확보된 장소에서는, 로프로 c형 훅의 위치를 조정하여 코일 측면과 직각이 되게 c형 훅을 삽입하고, 위치 조정시에도 로프를 사용하여 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나, 이 사건 사고 발생장소와 같이 코일이 적재되어 폭이 2.0.m에 해당하는 통로만 확보된 경우, 코일 측면과 직각이 되게 c형 훅을 삽입하지 못하므로 크레인 운전원이 손으로 c형 훅을 잡고 코일의 측면과 비스듬하게 방향을 전환한 후 코일을 걸어야 하며, c형 훅의 위치 조정 시에도 손으로 c형 훅을 잡고 방향전환 등의 작업을 하여야 한다.
E은 이 법정에서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가장 큰 문제는 통로의 폭이다’, ‘로프를 사용하면 위험상황에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훅을 손으로 직접 미는 방식보다 로프를 이용해서 사용하는 방식이 더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라고 진술한 바 있다.
피고인도 수사기관에서 조사받을 당시 ‘이 사건 사고 일시에 코일의 지름․너비와 c-hook의 너비와 통로의 너비를 고려해보면 크레인에 양중된 코일을 회전시킬 때 좁은 공간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근로자가 좁은 공간으로 들어가서는 안됩니다’라고 진술한 바 있어, 손으로 c형 훅을 잡고 방향전환 등의 작업을 하는 경우 위험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F은 수사기관에서 조사받을 당시 ‘특별하게 크레인 조작 관련하여 안전교육을 별도로 받은 적이 없다.’, ‘크레인 조작 미숙으로 크레인이 흔들리는 경우는 크레인을 이동시키다가 갑자기 멈출 때나 크레인이 적재된 다른 코일에 부딪히는 경우이다. 이번 피해자의 조작은 크레인을 이동시키다가 크레인이 갑자기 피해자를 덥치는지도 모르고 크레인을 조작하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진술한 바 있고, 이 사건 사고 당일 사고 현장에서 근무한 G도 크레인 작업과 관련하여 어떤 교육을 받았나요라는 질문에 ‘입사할 때 하루 8시간 책자를 통해서 교육을 받았고 일을 시작하기 전에 5분 정도 구두로 안전보건교육을 받은 것이 전부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이 사건 사고 당시 피해자는 이 사건 작업을 홀로 진행하고 있었고, G은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 ‘크레인을 조작하는 업무를 할 때 사고 이전까지는 1명이 했고, 사고 이후에는 2명이 한다’라고 진술한 바 있다.
피고인 A가 미리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작업 등에 대한 사전조사를 하고 조사 결과를 고려하여 추락, 낙하, 전도, 협착, 붕괴 등의 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안전대책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작업지휘자를 두어 작업계획서대로 작업이 진행되도록 하였더라면, 이 사건 사고의 발생을 예방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 따라서 피고인들의 안전조치의무 위반과 이 사건 사고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되고, 설령 이 사건 작업을 단독으로 수행하던 피해자의 과실이 사고 발생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하더라도 위 인과관계가 부정되지 않는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들의 업무상과실 및 안전조치의무위반에 기인하여 현장 근로자가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가 초래되었다. 피해자는 작업현장에서 생명을 잃었고 그 유족들 및 현장 근로자들 또한 큰 정신적 충격을 입었을 것임이 분명한바, 그 죄책이 중하다.
다만, 피고인들이 피해자의 유족과 원만히 합의하여 유족이 피고인들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피고인 A는 이종 범죄로 1회 벌금형으로 처벌받은 전력만 있는 점, 이 사건 이후 미흡한 안전조치를 개선하여 재범방지를 다짐하고 있는 점, 그 밖에 피고인들의 연령, 성행, 환경, 이 사건 각 범행의 동기 및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공판과정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김현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