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16,949,658원 및 이에 대하여 2025. 3. 17.부터 2025. 11. 27.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2/3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1982. 3. 2.부터 피고가 운영하는 C병원(이하 ‘피고병원’이라 한다)의 총무부 사원 및 계장으로 근무하다가 2023. 12. 31.자로 정년퇴직(위 정년퇴직일을 ‘이 사건 정년퇴직일’이라 한다)하였다(갑 제1호증에는 퇴직일이 2024. 1. 1.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이 날은 공휴일로 원고가 실제로 근무하지 아니한 사실은 당사 사이에 다툼이 없다).
원고는 피고병원 사무원으로 재직 중이던 2018. 6. 20. 이 법원에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상)죄로 금고 4월, 집행유예 1년 판결(이하 ‘이 사건 형사판결’이라 한다)을 선고받아 위 판결이 2018. 6. 28. 확정(위 판결 확정일을 ‘이 사건 당연퇴직일’이라 한다)되었다.
원고는 이 사건 당연퇴직일 이후에도 피고 병원에서 계속 근무하다가 정년퇴직일 무렵 퇴직급여를 청구하였는데,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이하 ‘연금공단’이라 한다)에서는 2024. 1. 19. 그 심사 과정에서 원고의 당연퇴직 사실을 인지하고, 원고가 위 퇴직급여 청구권을 당연퇴직일로부터 5년 이내에 행사하지 않아 시효로 소멸하였다는 이유로 그 지급을 거절하였다.
이 사건 당연퇴직일부터 이 사건 정년퇴직일까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라 계산한 원고의 퇴직금은 38,203,185원이다.
만약 원고가 사립학교교직원연금법상 이 사건 정년퇴직일까지 근무하였다면 발생하였을 퇴직급여 일시금과 퇴직수당 합계 금액은 320,856,550원이고, 원고가 같은법상 이 사건 당연퇴직일까지 근무하였을 때까지 발생할 퇴직급여 일시금과 퇴직수당 합계액은 301,119,290원이다(다만, 위 퇴직급여 청구권은 시효로 소멸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인정근거] 이 법원에 현저하거나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4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사실상 근무와 퇴직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의무
사립학교 교원으로 임용된 자가 이후 임용취소사유가 발생하여 교원으로서의 신분을 잃었음에도 사실상 계속 근로한 경우, 그와 같은 신분 상실일로부터 실제 근로를 그만둔 때까지의 근로는 법률상 원인 없이 제공된 것으로서, 임용권자는 사실상의 근로를 제공받아 이득을 얻은 반면 자격상실 교원 등은 그와 같은 근로를 제공하는 손해를 입었다 할 것으므로, 그 손해의 범위 내에서 임용권자는 위 이득을 민법 제741조에 의한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이 임금을 목적으로 계속하여 사실상 근로를 제공하여 온 자에 대한 퇴직급여 중 적어도 근로기준법상 퇴직금에 상당하는 금액은 그가 사실상 근무기간 중 제공한 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지급되어야 한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4다10350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원고가 이 사건 형사판결로 인하여 그 지위를 상실한 2018. 6. 29.부터 2023. 12. 31.까지 피고에게 사실상 노무를 제공한 사실, 사실상 노무를 제공한 기간 동안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퇴직금에 상당한 금액은 38,203,185원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38,203,185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한편, 원고는 위 돈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에 따라 연 20%의 지연손해금을 가산하여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위 돈은 부당이득에 해당하므로 민법 제749조에 따라 피고가 악의의 수익자로 간주되는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 2025. 3. 17.부터 민법상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주장에 대한 판단
악의의 비채변제 주장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형사판결 확정 이후 원고는 그 판결로 인해 자신이 당연퇴직된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계속 피고 사무직원으로 근무하면서 피고에게 노무를 제공하였으므로, 이러한 원고의 노무제공행위는 채무없음을 알고 한 악의의 비채변제에 해당하므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을 제4, 1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2021. 11. 8. 사내 인트라넷에서 ‘퇴직급여 청구 유의사항’, ‘급여환수제도 안내’라는 게시물을 공람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원고가 위 두 게시물을 열람한 시각은 각각 10:56:37 및 10:56:41이고, 그렇다면 각 공람의 내용에 비추어 원고가 그 내용을 숙지하였다고 단정하기에는 그 간격이 매우 좁은 점, 원고는 이 사건 형사사건 진행 과정에서도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을 때 퇴직하게 된다는 사정을 변소하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형사판결이 확정됨으로써 피고로부터 당연퇴직되고 이로 인하여 피고에 대한 근로제공의무가 없음을 알면서도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사립학교 교직원연금법상 퇴직급여액 범위로 제한하여야 한다는 주장
피고는 원고가 청구하는 “사실상 근로기간 동안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 상당액”은 같은 기간 동안 당연퇴직사유가 없었다면 발생할 수 있었던 사립학교교직원연금법상 퇴직급여액을 초과하므로, 부당이득의 범위는 사립학교교직원 연금법상 퇴직급여 한도로 제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구체적으로는 사립학교교직원연금법상 이 사건 정년퇴직일까지 퇴직급여 320,856,550원에서 이 사건 당연퇴직일까지의 퇴직급여 301,119,290원을 공제한 19,737,260원으로 제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인용하는 대법원 2012다200486 판결은 공무원연금법이 적용되는 임용결격공무원에 관한 것으로, 국가(또는 지방자치단체)는 공무원의 사용자로서의 지위와 연금제도의 책임자의 이중적 지위를 가지는데 반해, 사립학교법의 적용을 받는 학교법인인 피고는 사립학교연금공단에 대하여 그와 같은 지위를 누린다고 보기 어려운 점에 비추어 보면, 위 판례는 우리 사건과 그 사안을 달리하여 적용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설령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 하더라도 그 비교산식은 원고의 당연퇴직일인 2018. 6. 29.부터 2023. 12. 31.까지 사립학교연금법상 퇴직급여 일시금과 퇴직수당합계금액, 즉 2018. 6. 29. 임용되어 2023. 12. 31. 퇴직한 교직원의 퇴직급여 일시금과 퇴직수당 합계액과 같은 기간 동안의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의 퇴직금 상당액을 비교하여야 할 것이고, 피고 계산과 같이 이 사건 정년퇴직일까지의 퇴직급여액에서 이 사건 당연퇴직일까지의 퇴직급여를 공제한 금액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각종 공제 주장
복지수당 및 장기근속수당
피고는 피고 병원과 D노동조합의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 제60조에 따라 지급한 복지수당은 사립학교교직원 연금법상 사무직원 지위를 전제로 한 복리수행적 급여에 해당하므로, 위 기간 동안 지급받은 복지수당 상당액 20,318,100원은 및 이 사건 단체협약 제59조에 따라 지급한 장기근속수당은 이 사건 당연퇴직 사유 없이 장기 근속하게 됨에 따라 지급한 금원이므로 위 기간 동안 지급받은 장기근속수당 상당액 7,260,000원이 각 공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이 사건 단체협약 제59조, 60조에 따라 원고에게 지급한 복지수당 및 장기근속수당은 각 임금의 실질을 갖고 있다 할 것이므로(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판결, 2018. 1. 25. 선고 2015다57645 판결 등 참조),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위로여행 경비 및 유급휴가비 공제주장에 대한 판단
을 제7, 8, 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23. 10. 1.부터 2023. 12. 31.까지 유급휴가를 받은 사실 및 피고로부터 위 유급휴가기간 동안 21,253,527원의 급여를 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원고의 피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이 사건 당연퇴직일부터 이 사건 정년퇴직일까지 사실상 교직원으로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함에 따른 손해의 범위 내에서 피고가 얻은 이익의 반환을 구하는 것인바, 위와 같은 유급휴가기간 동안 원고가 피고에게 사실상 근로를 제공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급여는 공제되어야 한다(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당연퇴직일 다음날인 2018. 6. 29.부터 사실상 근로 종료일인 2023. 9. 30.까지의 퇴직금을 산정하여야 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드나, 앞서 본 바와 같이 2023. 12. 31.까지의 근로기준법상 퇴직금 산정에 대하여 원피고 사이에 다툼이 없고, 원고는 위 유급휴가비 공제만을 주장할 뿐이므로, 위와 같이 공제만을 인정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위 유급휴가 기간 동안 급여 명목으로 지급받은 위 휴가비는 민법 제744조 소정의 도의관념에 적합한 비채변제라고 다툰다. 민법 제744조가 정하는 도의관념에 적합한 비채변제에서 변제가 도의관념에 적합한 것인지는 객관적인 관점에서 급부를 수령자가 그대로 보유하는 것이 일반인의 법감정에 부합하는지에 따라 판단하고 이에 대한 증명책임은 급부수령자에게 있는데(대법원 2016. 4. 12. 선고 2015다218723 판결 참조), 위로여행경비는 ‘퇴직자 및 정년퇴직자’의 근속기간에 따라 지급하는 반면 3개월의 유급휴가비는 정년퇴직을 전제로 하는 점에 비추어 보면 정년퇴직자가 아니라 당연퇴직되어 사실상 근로를 제공한 원고가 그러한 사정을 몰랐다는 점 등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위 3개월 간의 유급휴가기간 동안 급여 상당액을 원고가 그대로 보유하는 것이 일반인의 법감정에 부합한다고 단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한편, 피고는 위로여행경비 500만 원도 공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위 경비는 이 사건 단체협약 제34조 제2항, 제3항에 따라 그 퇴직의 종류가 정년퇴직인지 당연퇴직인지 여부를 불문하고 지급되는 성격의 돈으로, 이 사건 당연퇴직일 시점에도 이미 30년 이상의 근속요건을 충족하고 있었던 원고에 대하여 퇴직시점에 이르러 지급되어야 할 성격의 돈이므로, 이는 공제대상에서 제외함이 타당하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퇴직금 상당액 38,203,185원에서 실제 근로를 제공하지 않고 지급받은 급여 상당액 21,253,527원을 공제한 16,949,658원 및 이에 대하여 피고가 이 사건 소장을 송달받은 2025. 3. 17.부터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가산하여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는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재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