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판결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2026. 2. 24. 선고 2025고단843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전제사실]

피고인은 부산 북구 B에 있는 C 주식회사의 대표로서 상시 35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폐기물 수집·운반업을 영위하는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2021.경 위 C에서 D단체 소속 3개의 노동조합이 공동으로 교섭권을 갖고 있어 노 · 사 협상과정에 어려움을 겪자 피고인과 뜻이 맞는 직원으로 하여금 노동조합을 설립하게 하고, 위 노조를 교섭대표 노동조합으로 만들어 단체 교섭 과정에서 피고인의 영향력을 행사하기로 마음먹었다.

[범죄사실]

사용자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가.

노동조합 조직 관련 지배 · 개입행위

피고인은 2021. 1.경 불상지에서 근로자 E과 'F단체 소속 비정규직·일반노동조합을 만들면 조합원들의 촉탁직 계약을 연장해주겠다'라고 협의하여 E으로 하여금 F단체을 설립하게 할 근로자 G을 섭외하게 하고, 2021. 2. 1.경 G으로 하여금 F단체 H지부(이하 'F단체 소속 노동조합'이라 함) 설립신고를 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노동조합 조직을 지배하거나 개입하는 행위를 하였다.

나.

노동조합 운영 관련 지배 · 개입행위

1)

근로자 I, J, K, L, M, N 가입 관련

피고인은 2021. 12.경 위 C 사장실 내에서 E, L와 대화하면서 E으로부터 'F단체이 교섭대표노조가 되면 M, N의 촉탁직을 연장해달라'라는 말을 듣자 '그래 알았다'라고 말하고, 같은 날 E으로 하여금 N, M에게 연락하여 사장실로 올라오게 한 다음 N, M에게 F단체에 가입해달라고 부탁하여 2022. 1. 5.경 N, M, 2022. 2. 15.경 L로 하여금 F단체 소속 노동조합에 가입하게 하고, E, L에게 다른 근로자들에게 F단체 가입을 권유하게 하여 2022. 1. 6.경 I, J, 2022. 1. 11.경 K로 하여금 F단체 소속 노동조합에 가입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노동조합 운영을 지배하거나 개입하는 행위를 하였다.

2)

근로자 O 가입 관련

피고인은 2021. 12. 31.경 위 C 사장실 내에서 오전 근무를 마친 O 등 근로자들에게 'F단체에 가입해달라'라고 말하여 2022. 1. 3.경 O로 하여금 F단체 소속 노동조합에 가입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노동조합 운영을 지배하거나 개입하는 행위를 하였다.

2.

판단

가.

증거배제결정

통신비밀보호법상 전기통신의 '감청'은 제3자가 전기통신의 당사자인 송신인과 수신인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전기통신 내용을 녹음하는 등의 행위를 하는 것만을 말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므로, 전기통신에 해당하는 전화통화 당사자의 일방이 상대방 모르게 통화 내용을 녹음하는 것은 여기의 감청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나 제3자의 경우는 설령 전화통화 당사자 일방의 동의를 받고 그 통화 내용을 녹음하였다 하더라도 그 상대방의 동의가 없었던 이상, 이는 여기의 감청에 해당하여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 위반이 되고, 이와 같이 제3조 제1항을 위반한 불법감청에 의하여 녹음된 전화통화의 내용은 제4조에 의하여 증거능력이 없다. 그리고 사생활 및 통신의 불가침을 국민의 기본권의 하나로 선언하고 있는 헌법규정과 통신비밀의 보호와 통신의 자유신장을 목적으로 제정된 통신비밀보호법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5도1900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과 E 사이의 대화내용에 관한 녹취록에 관한 음성파일(증거목록 순번 49번 중 '음성 011')은 E이 피고인과 휴대전화로 통화하는 것을 L가 녹음한 것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위 통화녹음에 대하여 동의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위 통화녹음은 통신비밀보호법상 전기통신의 '감청'에 해당하므로, 피고인과 E 사이의 대화내용에 관한 녹취록(증거목록 순번 47번)및 그 음성파일(증거목록 순번 49번 중 '음성 011')은 피고인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더라도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 제4조에 따라 그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 그런데 이 법원은 피고인에 대하여 위 증거들을 증거로 채택하여 이에 대한 증거조사를 실시하였으므로, 형사소송규칙 제139조 제4항에 따라 이 판결을 통하여 위 증거들에 관한 증거배제결정을 한다.

나.

공소사실에 관한 구체적 판단

위 각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노동조합 조직 또는 운영과 관련하여 지배 · 개입행위를 하였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증인 P의 법정진술 중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 부분은 E, L, M으로부터 들은 내용을 진술한 것으로 전문진술에 해당하고, 원진술자인 E, L, M이 이 법정에 출석하여 증언한 이상 그 증거능력이 없다.

2)

L는 수사기관에서 'E이 2021. 12.경 사장실에서 피고인에게 "F단체에 조합원들이 가입하면 N과 M의 촉탁직을 연장시켜 달라"고 말하였고, 이에 피고인이 "알겠다"고 답변하였다'고 진술하였는데, 이 법정에서는 '피고인으로부터 N과 M의 촉탁직 연장에 대해 직접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을 변경하였는바, L의 위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을 그대로 믿긴 어렵다. 더구나 L는 이 법정에서 F단체 가입 전 피고인으로부터 F단체에 들어와서 활동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바 없고, 피고인의 부탁을 받고 I, J, K에게 F단체 가입을 권유한 것이 아니라고 진술하였다.

3)

M은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2021. 12. 말경 자신에게 직접 전화를 해서 "사장실로 오라"고 하였고 이에 N과 같이 사장실에 갔는데, 피고인이 "도와주면 고맙겠다"고 말하였다'고 진술하였는데, 이를 'F단체에 가입해서 F단체이 교섭대표노조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촉탁직 연장을 시켜주겠다는 뜻으로 이해했다'는 M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부분은 M이 추측한 것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하여 N은 수사기관에서 'E이 자신과 M에게 촉탁직 연장을 조건으로 F단체 노조 가입을 권유하였고 그 과정에서 피고인과 접촉한 바가 없다'고 진술하여 E으로부터 노조 가입 제안을 받았다

는 취지이고, 이는 E의 2025. 3. 5.자 조사 및 이 법정에서의 진술내용과 일치한다.

4)

한편, M은 '피고인이 자신에게 전화를 하여 G에게 일반노조 가입서를 전달할 테니 가입서를 작성하여 전달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진술하고 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하여 M은 2023. 6. 1.자 조사에서는 'E으로부터 촉탁직 연장을 조건으로 F단체 가입 권유를 받았고, 이후 2022. 2. 26.경 피고인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위와 같은 피고인의 말을 들었다'고 진술하다가, 노동조합 가입시기가 2022. 1. 5.경으로 확인되자 그 이후 조사 및 이 법정에서는 'E으로부터 촉탁직 연장을 조건으로 F단체 가입 권유를 받고,2021. 12. 말경 피고인으로부터 사장실에서 도와달라는 말을 듣고 난 며칠 뒤 피고인으로부터 다시 전화가 와서 위와 같은 피고인의 말을 들었다'고 진술하고 있는바, 진술내용이 갈수록 구체화되면서 내용이 추가되고 그 전화를 받은 시기도 변경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직접 만난 자리에서도 구체적인 언급 없이 '도와달라'고만 했다는 피고인이 갑작스레 직접 전화로 M에게 위와 같이 말했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우므로, M의 위 진술내용을 그대로 믿긴 어렵다. 더구나 이와 관련된 G은 수사기관에서 E이M의 가입신청서를 전해줘서 받았다고 진술하였다.

5)

E은 2023. 2. 23. '사측과 협력하여 조합원들을 탈퇴시켜 당시 4명뿐이던 F단체에 당시 비조합원들과 부산일반노조를 탈퇴한 7명이 가입하여 17명을 만들어 D단체 3개 조직이 공동으로 가지고 있었던 교섭권을 무력화시키고 사측을 압박해서 정년을 연장하려고 시도하였습니다'라는 진술서를 작성하였고, 2023. 6. 30. 부산지역일반노동조합으로부터 위와 같은 사유로 '정권(권리행사를 일정기한 또는 무기한 정지) 6개월'의 징계를 받았으며, 2023. 8. 2.자 조사에서는 '조합원들을 촉탁직 연장을 조건으로 F단체으로 데려오겠다고 했더니 피고인이 그렇게 해달라고 했다'고 진술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E은 이 법정에서는 '3개 노조가 있어 정년 연장 등에 관한 교섭이 잘 되지 않아 M, N 등에게 다른 노조(F단체)를 만드는 방안을 제시하고 주도적으로 F단체을 만들었는데, F단체이 교섭대표노조가 된 이후 교섭이 잘 되지 않아 자신이 그와 같이 행동하면 피고인이 위압감을 느껴 교섭이 정리될 것이라고 생각하였을 뿐만 아니라 오랜 기간 활동해 온 D단체에 배신자로 낙인찍히는 것에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아 이를 모 면하고자 회사와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거짓으로 진술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2025. 3. 5.자 조사 및 이 법정에서 'F단체을 사업장에 만드는게 어떻냐고 건의한 것은 피고인이 아니라 M, N에게 한 것이다. 피고인이 자신에게 F단체을 만들어주는 대가로 약속한 것은 없다. 피고인이 F단체 노조 설립 등에 관여한 바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어 2023. 2. 23.자 진술서 및 2023. 8. 2.자 조사에서의 진술내용을 그대로 믿긴 어렵다.

6)

O는 이 법정에서 피고인으로부터 F단체에 가입하라는 말을 듣고 가입한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피고인과 F단체에 가입하면 촉탁직 연장을 시켜주겠다는 취지의 약속을 한 적이 없다고 진술하였고, I은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다른 비조합원이나 D단체 산하 조합원들이 F단체에 가입하도록 하는 모습을 보거나 들은 적이 없다고 진술하였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이환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