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신청인이 신청인 B, C에 대하여 한 2003. 1. 8.자 직위미부여발령은 본안판결 확정 시까지 그 효력을 정지한다.
신청인 B, C의 나머지 신청과 신청인 A의 신청을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이 사건 기록 및 심문결과를 종합하면, 다음 사실이 소명된다.
신청인 A는 1964. 7. 20. 피신청인 회사에 입사하여 중부산지사 영업부 전신과에서, 신청인 B은 1968. 12. 21. 입사하여 진주지사 교환전송부 전송기술과에서, 신청인 C은 1964. 7. 1. 입사하여 부산본부 사업국 마케팅부에서 전문위원으로 다음과 같이 각 근무하여 왔다{신청인 C은 1964. 7. 1. 체신부에 신규임용되어 1979. 11. 13.부터 행정사무관으로 근무하다 1988. 1. 1. 피신청인 회사에 전환임용되었는데, 구한국전기통신공사법(1986. 5. 12. 개정 법률 제3847호) 부칙 제3조는 '체신부 소속 공무원 중 체신부장관이 지정하여 공사의 직원으로 된 자의 정년은 그 직원의 공무원퇴직 당시의 직급에 적용되던 국가공무원법상의 정년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국가공무원법(1986. 12. 31. 개정 법률 제3917호) 제74조 제1항 제1호는 5급 이상 공무원의 정년을 61세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신청인 C의 정년퇴직일은 2006. 6. 30.이다..
피신청인 회사는 2001. 12. 7. 노조위원장 H과 사이에 직위 미부여자에 대한 감급제도의 도입을 합의한 후, 2001. 12. 31. 다음과 같이 경영직 직원 뿐만 아니라 전 직원에 대하여 보수감액이 가능하도록 보수규정 제15조를 개정(이하, 이 사건 보수규정이라 한다)하였다.
개정 전 보수규정 제15조 (직위미부여 기간 중의 보수감액)
직제상의 보직기준에 의한 직위를 부여받지 아니한 경영직 직원에 대하여는 기준연봉 월 정액의 100분의 80을 지급한다. 다만, 6월이 경과하여도 직위를 부여받지 못할 때에는 그 6월이 경과한 이후의 기간에는 기준연봉 월정액의 100분의 50을 지급한다.
제1항의 경우에도 불구하고 파견자 재적전출자 및 전문연구분야 등에 근무하는 경영직 직원에 대하여는 감액하지 아니한다.
개정 후 보수규정 제15조 (직위미부여 기간 중의 보수감액)
직위를 부여받지 아니한 기간 중의 보수는 기준연봉 월정액의 100분의 80 또는 기본급만 을 지급한다. 다만, 6월이 경과하여도 직위를 부여받지 못할 때에는 그 6월이 경과한 이 후의 기간 중에는 기준연봉 월정액의 100분의 50 또는 기본급의 100분의 80을 지급한 다.
제1항의 경우에도 불구하고 파견자 재적전출자 및 전문연구분야 등에 근무하는 직원에 대하여는 감액하지 아니한다.
피신청인 회사는 2001. 9. 19. 인사제도개선협의회에서 노동조합과 사이에 '개개인의 평가가 공정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필요한 인사관련 제규정을 개정한다'는 인사규정에 관한 포괄적인 합의를 한 다음, 그와 관련하여 2002. 7. 20. 피신청인 회사의 노동조합 사무처장 I와 사이에 구체적인 직위미부여발령의 요건에 대하여 '인사규정 제19조(직위해제) 규정에 과원 또는 인사고과 부진자 등에 대하여 직위미부여가 가능하도록 조항을 신설한다. 인사고과 부진자라 함은 당해 직급에서 D고과를 2회 이상 받는 자를 말한다'라는 내용으로 인사규정을 개정하기로 합의하였는데, I는 위 노사합의서에 피신청인 회사의 노동조합 위원장을 대리하여 서명하였고, 피신청인 회사는 2002. 12. 31. 다음과 같은 내용의 인사규정 제19조의2(직위미부여, 이하 이 사건 인사규정이라 한다)를 신설하였다.
제19조의2 (직위미부여)
임용권자는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에 대하여는 직위를 부여하지 않을 수 있다.
직제와 정원의 개폐 또는 예산의 감소 등에 의하여 폐직 또는 과원이 되는 자
직무수행능력 부족 또는 불성실 근무 등으로 인사고과가 부진한 자
기타 사장이 인력관리상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자
직위를 부여하지 않는 기간동안 직무수행능력이나 근무성적 향상을 위한 교육훈련 또는 과제부여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직위를 부여하지 않은 자에 대하여 그 사유가 소멸되거나 직무수 행능력이 향상되었다고 인정될 때에는 직위를 부여하여야 한다.
피신청인 회사는 신청인들에게 대한 인사고과를 평정하였는데, 그 결과 신청인들은 다음과 같은 평가를 받았다.
피신청인 회사는 명예퇴직을 신청하지 않은 명예퇴직 대상자에 대하여 본부대기 및 직위미부여발령을 하기로 내부방침을 정하고, 2003. 1. 2. 신청인 B, A를 부산본부관리국 총무부에 전보한 후, 2003. 1. 8. 이 사건 인사규정에 의하여 신청인들에 대하여 직위미부여 발령을 하였고, 2003. 1. 29. 신청인들을 직원교육훈련에 파견하였다가 2003. 2. 4. 신청인 C에 대하여 교육훈련파견을 취소하였다.
신청인 C은 2001. 5. 24.부터 부산본부 사업국 마케팅부 전문위원으로 직위를 부여받지 않고 근무해왔으며, 2001. 12. 31. 보수규정이 개정된 이후에도 그에 따라 임금이 감액되지 않았는데, C을 포함한 신청인들 전부는 2003년 1월부터 피신청인 회사의 2003. 1. 8. 직위미부여발령으로 인하여 개정된 이 사건 보수규정의 적용을 받게 되었고, 그 결과 현재 이전보다 평균 200만원 정도가 적은 월평균 220만원 내지 260만원의 임금만을 지급받고 있다.
피신청인 회사의 개정 전 인사규정과 1998. 9. 9. 제정된 인사규정시행세칙, 직제규정시행세칙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개정 전 인사규정
제13조 (보직관리의 원칙)
임용권자는 다른 법령 또는 규정에서 따로 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직원의 직급에 상 응한 직위를 부여하여야 한다(제1항).
일반직 중 전신직, 계리직, 통신기계직, 선로직, 전람직, 전송직, 기계직, 전기직, 전배 직, 교환직, 운전직, 선박직, 수위직과 기능직, 용원 및 사장이 인력관리상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직원(정년퇴직일전 1년 이내인 자 등 기타 필요한 경우)은 제1항의 규정에 불 구하고 직제상의 보직기준에 의한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한다. 다만, 업무상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따로 기준을 정하여 직위를 부여할 수 있다.
제19조 (직위해제)
임용권자는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에 대하여는 직위를 부여하지 않을 수 있다.
징계의결 요구 중인 자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자
형사입건으로 직무수행이 불가능하다고 인정되는 자
제35조 (정년)
직원의 정년은 58세로 한다. 다만, 예비군지휘관, 비상대비업무 등을 담당하는 별정직 직원의 정년 및 근무기간은 관계법령 등에서 정한 바에 따른다.
인사규정시행세칙 (1998. 9. 9. 제정, 2001. 7. 19. 개정)
제20조 (보직제한)
임용권자는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에 대하여 직제상의 보직기준에 의한 직위를 부 여하지 아니한다.
직제와 정원의 개폐 또는 예산의 감소 등에 의하여 폐직 또는 과원이 되는 자
근무성적 등의 불량으로 불성실 근무자로 되는 자
기타 사장이 인력관리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자
직제규정시행세칙
제12조 (보임원칙)
회사 각 부서 보직자의 보직구분은 "별표 4"와 같다. 다만, 별정직 직위에 동일직급의 타직렬을 보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별표 4 (보직구분)에서는 경영직, 연구직 및 일반직 1 내지 5급에 대하여 직위를 규정하고 있다.
피신청인 회사의 2002. 6. 30. 현재 총 근로자수는 44,604명인데, 그 중 36,801명(전체 근로자의 82.5%)이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있다.
피보전권리
당사자들의 주장
신청인들의 주장
신청인들은, 보수규정의 개정 및 이 사건 인사규정의 신설로 인하여 취업규칙이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되었으므로,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이 사건 보수규정과 이 사건 인사규정은 효력이 있는 것인데, 노사협의회에 불과한 인사제도개선협의회에서 노사합의서를 체결하였을 뿐이고, 노사협의회의 근로자대표에게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관한 동의권을 포괄적으로 위임하지 않았으며 노사합의의 내용과 다르게 근로자들에게 더욱 불이익하게 취업규칙이 변경되었으므로, 이 사건 보수규정 및 이 사건 인사규정은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지 못하여 효력이 없고 이 사건 인사규정에 근거하여 행하여진 신청인들에 대한 직위미부여발령은 무효라고 주장한다.
피신청인 회사의 주장
이에 대하여 피신청인 회사는, 이 사건 인사규정이 신설되기 이전부터 개정 전 인사규정 제13조 제2항과 인사규정시행세칙 제20조에 따라 직원들에 대하여 자문위원, 전문위원 등으로 직위미부여발령을 해왔는데, 이 규정들을 통합하여 인사규정 제19조의2를 신설하기로 합의하였을 뿐이므로, 이 사건 인사규정의 신설로 인하여 취업규칙이 불이익하게 변경된 것이 아니며, 설령 보수규정의 개정 및 이 사건 인사규정의 신설로 인하여 취업규칙이 불이익하게 변경되었다고 하더라도 근로자의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었다고 주장한다.
판단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 여부
개정 전 인사규정 제13조 제2항이 정년퇴직일 전 1년 이내인 경우와 징계의결 중이거나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경우, 인사규정시행세칙 제20조가 폐직 또는 과원, 근무성적 등의 불량, 기타 사장이 인력관리상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 각 직위미부여 발령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이 사건 인사규정의 신설로 인하여 1 내지 7급의 모든 직원에 대하여 직위미부여발령이 가능하게 되었을 뿐 아니라(인사규정시행세칙 제20조는 '직제상의 보직기준에 의한 직위'를 부여하지 않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직제규정시행세칙 제12조 및 별표 4에서는 1 내지 5급 직원의 직위만을 규정하고 있어, 종전 인사규정에 의하면 1 내지 5급 직원에 대해서만 직위미부여발령이 가능하였다.), 이 사건 보수규정에 따라 이 사건 인사규정에 의한 직위미부여발령자는 경영직 직원이 아닌 경우에도 감액된 임금만을 지급받게 되었으므로, 이전의 취업규칙에 비하여 불이익하게 변경되었다고 할 것이다.
인사규정시행세칙에 의하여 직위미부여발령이 행하여졌음을 근거로 이 사건 인사규정의 신설이 불이익한 취업규칙의 변경이 아니라는 피신청인 회사의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인사규정시행세칙은 피신청인 회사의 근로자들의 복무규율과 근로조건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으므로 그 법적성격을 취업규칙이라고 할 것인데, 1998. 9. 9. 인사규정시행세칙이 제정될 당시 이미 인사규정 등 취업규칙에 근무성적 등의 불량을 이유로 직위미부여발령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는데 대한 아무런 소명자료가 없어 위 시행세칙의 제정으로 인하여 비로소 직위미부여발령의 사유로 근무성적 등의 불량이 포함되었음을 추인할 수 있고, 이처럼 인사규정시행세칙이 제정됨으로써 취업규칙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되는 경우(개정 전 보수규정 제15조에 의하더라도, 경영직 직원의 경우에는 직위미부여발령으로 임금이 감액될 수 있었으므로, 직위미 부여발령 사유의 확대는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으로 볼 것이다.), 피신청인 회사의 노동조합이나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피신청인 회사가 인사규정시행세칙을 제정함에 있어 노동조합이나 근로자의 동의를 얻었음에 대한 아무런 소명이 없으며, 설령 개정전 인사규정과 인사규정시행세칙에 의하여 일부 근로자들에 대하여 직위미부여발령이 행하여져 왔고 그에 대하여 근로자들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근로자들이 위 시행세칙의 제정에 동의하였다거나 사후적으로 추인하였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신청인들은 위 시행세칙이 제정되기 훨씬 이전부터 피신청인 회사에 근무하고 있었음이 소명되어 인사규정시행세칙이 제정된 이후에 그 직위미부여발령에 관한 근로조건을 수용하고 근로관계를 맺은 것이라고 할 수도 없으므로, 직위미부여발령사유를 규정한 인사규정시행세칙은 그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인사규정시행세칙에 의하여 직위미부여발령이 행하여졌음을 근거로 이 사건 인사규정의 신설이 불이익한 취업규칙의 변경이 아니라는 피신청인 회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보수규정 및 인사규정에 대한 노동조합의 동의 여부
이 사건 보수규정의 개정
피신청인 회사가 2001. 12. 7. 노조위원장 H과 사이에 직위 미부여자에 대한 감급제도의 도입을 합의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 법원의 H에 대한 참고인 심문결과에 의하면, 노사합의 당시 노조위원장 H은 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경영직 직원에게만 적용되던 직위미부여에 의한 감급제도를 과거 경영직 직원과 동일한 수준으로 전 직원에게 확대하기로 하는 보수규정의 개정에 동의한 사실이 소명되므로, 이 사건 보수규정의 개정에는 노동조합의 동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 인사규정의 신설
이 사건 인사규정의 신설에 관한 2002. 7. 20.자 노사합의서에는 노동조합 위원장이 아니라 사무처장 I가 노동조합 위원장 H을 대리하여 서명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 법원의 H에 대한 참고인 심문결과에 심문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피신청인 회사의 노조위원장 H은 사무처장 I로부터 주택자금대부에 관한 합의내용과 함께 인사제도개선위원회에서의 협의결과 동일직급에서 D고과를 연속하여 2회 이상 받은 경우 직위미부여발령을 할 수 있도록 인사규정을 개정한다는 내용의 보고를 받고, 관행에 따라 I에게 노사합의서에 서명할 것을 구두로 지시하였을 뿐, 신설되는 이 사건 인사규정의 구체적인 조항에 관하여 보고를 받거나, 2002. 7. 20. 체결된 노사합의서를 직접 본 적도 없는 사실이 소명되는바, 근로기준법 제97조가 취업규칙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되는 경우 노동조합이나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그 유효요건으로 규정한 취지는 사용자의 개입이나 간섭에서 벗어나 근로자들이 사용자와 대등한 교섭력을 확보한 상태에서 회의방식에 의한 의사결정과정을 거쳐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한 취업규칙의 변경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인데, 노사협의회는 사용자와 대등한 교섭력을 확보하고 그 주장을 관철시킬 만한 아무런 수단도 보장되어 있지 않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대한 동의권이 없는 점, 이 사건 인사규정의 신설과정에 있어서는 인사제도개선협의회에서 직위미부여발령에 관한 인사규정에 대하여 피신청인 회사와의 협상을 진행하여 왔던 점, 인사제도개선협의회에서 진행되던 이 사건 인사규정의 신설에 관한 내용 및 그 협의과정이 노조위원장이나 근로자들에게 주지되어 집단적 의사결정과정을 거쳤음에 대한 아무런 소명이 없는 점, 노조위원장은 사무처장으로부터 연속하여 2회 이상 D고과를 받은 경우 직위미부여발령의 대상이 된다는 내용의 보고를 받았을 뿐이어서 단순히 2회 이상 D고과를 받은 경우를 직위미부여발령의 대상으로 한 노사합의서의 내용과 일부 차이가 나는 점, 이 사건 인사규정은 노사합의서에서 언급되지 않은 '폐직 및 기타 사장이 인력관리상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자(이 사건 인사규정 제1항 제1, 3호)'까지 직위미부여발령의 대상으로 규정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노조위원장이 사무처장에게 이 사건 인사규정 신설에 관한 노사합의서에 서명할 것을 지시하여 노사협의회가 아니라 노동조합이 동의의 주체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실제 노사협의과정에서 노동조합의 교섭력이 제대로 반영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노조위원장은 이 사건 인사규정의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사무처장에게 노사합의서에 서명할 것을 지시하였으며, 노사합의의 구체적인 범위를 넘어 이 사건 인사규정이 신설되었고, 달리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사무처장에게 근로조건을 불이익하게 변경하는데 대한 동의권을 포괄적으로 위임하였음에 대한 아무런 소명이 없으므로, 이 사건 인사규정은 노동조합의 적법한 동의가 없어 그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다(섣령, 관행상 노사협의회에서 노조위원장이 아닌 노조간부가 취업규칙의 변경에 동의해왔으며 그에 대하여 이의가 제기된 적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그런 사유만으로 노동조합이나 근로자 과반수가 불이익한 내용의 취업규칙 변경에 동의했다거나 추인했다고 볼 수도 없다.).
이 사건 인사규정 신설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지 여부
나아가, 이 사건 인사규정의 신설에 대한 노동조합의 동의가 없다고 하더라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 변경에 해당하여 유효한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든 소명자료에 의하면, 피신청인 회사는 유선통신사업의 경쟁체제도입, 이동전화 점유비율의 증가, 초고속통신망의 경쟁심화 등 경영환경의 급변으로 인하여 효율적인 경영구조개선이 필요하게 되었고, 노동조합과 인사제도개선위원회에서 인사규정의 개정에 관한 협의를 해 온 사실은 소명되나, 이 사건 인사규정은 개정 전 인사규정에서 정년퇴직일 전 1년 이내인 경우 등 제한적으로 규정하던 직위미부여발령의 대상을 폐직 또는 과원이 되는 자, 인사고과가 부진한 자, 사장이 인력관리상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자의 경우에까지 확대하였을 뿐만 아니라, 개정된 이 사건 보수규정에 의하여 모든 직위미부여 발령자에 대하여 임금의 감액이 가능하게 된 점, 이 사건 인사규정에서 신설한 직위미 부여발령의 대상사유가 처음부터 직위미부여발령 사유에 포함될 만한 정당성 있는 사유임에도 불구하고 누락되어 있던 대상에 대하여 이를 보충하는 의미에서 추가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피신청인 회사가 명예퇴직을 신청하지 않은 근로자에 대하여 본부 총무부 대기발령 후 직위미부여발령을 하는 내용의 인사조치를 계획하고, 직위미부여발령 전에 명예퇴직을 신청하도록 한 점, 명예퇴직 대상자에 대하여 직위미부여발령을 통하여 임금감액의 불이익을 가함으로써 사실상 명예퇴직을 강제하는 방식으로 이 사건 인사규정이 악용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인사규정의 신설이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될 만한 사회통념상의 합리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소결론
따라서, 신설된 이 사건 인사규정은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지 않아 무효이고, 이에 기하여 신청인들에 대하여 행하여진 직위미부여발령은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므로, 신청인들의 직위미부여발령 효력정지 및 임금가지급신청은 그 피보전권리가 소명된다.
보전의 필요성
직위미부여발령 효력정지신청에 대하여
피신청인 회사의 직위미부여발령으로 인하여 신청인 B, C에게 현저한 손해가 발생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신청인 B, C의 경우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되나, 신청인 A의 경우 정년퇴직일이 2003. 6. 30.이어서 정년퇴직일 전 1년 이내인 자에 해당하여 이 사건 인사규정에 의하지 않고도 개정 전 인사규정 제13조 제2항에 의한 직위미부여발령이 가능하므로, 신청인 A의 경우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되지 아니한다.
이에 대하여 피신청인 회사는, 본안재판에서 직위미부여발령이 부적법한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판결에 따른 인사발령을 하고 그때까지의 보수를 지급할 것이어서, 신청인들로서는 금전보상으로 피해의 완전한 회복이 가능하므로, 보전의 필요성이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신청인 B, C은 근로관계에서 임금채권 뿐만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서 정한 여러 가지 권리를 향유할 수 있으며,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직위를 부여받음으로써 승진 등의 기회도 누릴 수 있는 것인데, 피신청인 회사는 명예퇴직을 신청하지 않은 근로자들에 대하여 명예퇴직을 강요하는 수단으로 직위미부여발령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신청인 C의 경우 직원교육훈련의 기회조차도 부여하지 않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며, 이후 본안판결의 결과에 따라 받지 못한 임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 보전의 필요성이 없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신청인 회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임금가지급신청에 대하여
신청인들은, 피신청인의 직위미부여발령으로 인하여 이 사건 보수규정에 의하여 임금의 일부만을 지급받게 되어 생활의 유지에 어려움이 있으므로, 감소된 임금의 일부를 본안판결확정시까지 미리 지급하여 줄 것을 구하고 있으나, 임금의 가지급을 구하는 경우, 신청인들에게는 임금의 감액으로 인하여 최소한의 생활유지에 곤란을 받는 곤궁한 상태에 빠지게 되는 사정이 소명되어야 하는데, 신청인들의 경우 매달 지급받는 보수가 220만원 내지 260만원에 이르고 있으므로, 최소한의 생활유지에 어려움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달리 보전의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없다.
결론
그렇다면, 신청인 B, C의 피신청인 회사에 대한 직위미부여발령 효력정지신청은 그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되므로 이유 있어 인용하고, 신청인 B, C의 나머지 신청과 신청인 A의 신청은 보전의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므로,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한다.
2003. 6. 5.
판사 이기중(재판장) 최환 이재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