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피고인은 B을 비롯한 근로자 4명의 임금 및 퇴직금 등을 지급하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C운영위원회가 법률상의 관리단이 아니라는 법원의 판결에 따라 피고인 등이 관리비를 징수하지 못하게 되어 임금 등을 그 지급기일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와 다른 전제에서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는 것이다.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부산 해운대구 D 소재 사단법인 C운영위원회 대표로서 상시 1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부동산관리서비스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인바,
위 사업장에서 2002. 4. 22.부터 근무하다가 2003. 9. 30. 퇴직한 B의 2003. 9월분 임금 1,473,000원, 2003년 추석상여금 692,500원, 퇴직금 2,243,550원 합계 4,409,050원을 비롯하여, 원심판결에 첨부된 별지 체불금품내역서 기재와 같이 근로자 4명의 2003. 9월분 임금 5,217,000원, 2003년 추석상여금 2,432,500원, B의 퇴직금 2,243,550원 합계 9,893,050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발생일인 각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것이다.
인정사실
기록에 의하면, ① 부산 해운대구 D 소재 지하 7층 지상 7층의 C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의 공사중 사업시행자인 E 주식회사가 부도를 내는 등의 사유로 완공이 지연되자 지상 2층 내지 지상 7층의 점포 수분양자들이 C 임시추진위원회, C 추진위원회, C 번영회 등의 단체를 만들어 각 단체별로 이 사건 건물의 조속한 준공을 위하여 노력하여 오던 중 2001. 9. 18.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사용승인이 나자, 위 각 단체의 대표자들은 이 사건 건물의 관리와 상가활성화를 위하여 통일된 단체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2002. 2. 2. 지상 2층 내지 지상 7층의 총수분양자 508명(지상 2층 내지 지상 7층의 전유부분은 1,000여 개의 점포로 구성되어 점포별로 구분소유권의 객체가 되어 있고 그 중 500여 개의 점포에 관하여서만 분양이 이루어졌다) 중 163명의 참석하에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임시임원들을 선임하고, 2002. 3. 23.에는 위 총수분양자 508명 중 274명의 참석하에 창립총회를 개최하여 그 총회에서 사단법인 C 운영위원회(이하 '운영위원회'라 한다)의 섣립을 결의하고 그 정관과 상가활성화를 위한 개발비 징수에 관한 규약을 제정한 후 2002. 4. 20. 운영위원회에 관한 설립등기를 하였고, 그 후2002. 4. 27.경 관리비 징수에 관한 규약을 제정한 사실, ② 위 C 상가가 2002. 8.경 개장하였으나 상가 입점률 저조, 상권 미개발 등으로 인하여 3개월이 지나기도 전에 상가 공동화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하였고, 수분양자들이 관리비 및 개발비를 제때 내지 아니하여 운영위원회의 빚만 계속 쌓이게 된 사실, ③ 그러자 운영위원회 설립 당시 운영위원회 대표로 선임된 사람은 사의를 표하게 되었고, 이 사건 건물의 구분소유자이던 피고인이 2002. 12. 27.경 운영위원회의 대표가 된 사실, ④ 그런데 피고인이 운영위원회의 대표가 된 이후에도 이 사건 건물의 입주자들이 관리비 등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 운영위원회는 직원들의 급여를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등의 어려움을 겪게 되었고 C 상가는 2003. 3. 12.경 임시 휴업한 사실, ⑤ 한편 피고인은 운영위원회의 채무및 직원들의 임금을 해결하기 위하여 관리비 등을 내지 않는 입주자 176명을 상대로2003. 3.경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위 176명 중 30여명이 적극적으로 다투었고, 나머지 사람들은 다투지 아니하여 화해권고결정 등으로 소송이 종결되었으나, 그들 역시 다투는 사람들의 소송결과를 보기 위하여 확정된 관리비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사실, ⑥그러던 중 운영위원회가 이 사건 건물의 구분소유자 중의 한 사람인 F을 상대로 2003.3.경 제기하여 2003. 8. 28. 변론종결된 용역비(관리비 및 개발비)소송에서 부산지방법원동부지원은 2003. 10. 9. 운영위원회는 이 사건 건물의 구분소유자 전원을 대상으로 소집한 창립총회에서 설립된 것이 아니라 일부의 구분소유자만을 대상으로 하여 소집된 창립총회의 결의에 따라 설립된 단체이므로 집합건물법상의 관리단이라 할 수 없고, 위 창립총회에서 의결된 운영위원회의 정관과 개발비에 관한 규약 및 그 후 운영위원회의 집회에서 결의된 관리비에 관한 규약 등도 집합건물법상의 관리단규약이라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운영위원회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이에 대하여 운영위원회가 항소하였으나 2004. 8. 18.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이 선고되었고, 2004. 9. 22. 위 판결이 확정되었으며, 나머지 다투던 입주자들에 대한 소송은 위 1심판결이 선고될 무렵 소취하로 종료되었다), 이에 따라 화해권고결정의 확정 등으로 인하여 관리비 등을 지급해야할 의무가 있는 입주자들까지 관리비 등의 지급을 거부한 사실, ⑦ 운영위원회는 이 사건 건물내에 있는 점포 16개를 운영위원회의 명의로 소유하고 있으나, 위 점포들에는 채권최고액 3억 9천만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G주식회사(청구금액 74,084,750원) 및 H주식회사(청구금액 108,774,930원) 명의로 가압류도 경료되어 있다} 상가 공동화현상으로 인하여 위 점포들의 매도도 쉽지 아니한 사실, ⑧ 운영위원회는 C 상가가 휴업한 이후인 2003. 4월부터 관리비를 징수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로부터 5개월간은 운영위원회 직원들의 임금을 지급해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판단
살피건대, 사용자가 기업이 불황이라는 사유만을 이유로 하여 임금이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체불하는 것은 근로기준법이 허용하지 않는 것이나, 사용자가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했어도 임금의 체불이나 미불을 방지할 수 없었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긍정할 정도가 되어 사용자에게 더 이상의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다거나,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도저히 지급기일 내에 퇴직금을 지급할 수 없었다는 등의 불가피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사유는 근로기준법 제36조 위반범죄의 책임조각사유로 된다 할 것인바(2001. 2. 23. 선고 2001도204 판결 등 참조),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비영리단체인 상가운영위원회의 대표에 불과한 피고인으로서는 근로자들의 임금 등의 지급을 위하여 상가운영위원회의 주된 수입원인 관리비 징수를 위하여 소송을 제기하고, 소송제기에 즈음하여서부터 입주자 대부분이 관리비를 납부하지 않았음에도 2003년 8월분까지의 임금을 지급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상가의 휴업 및 관리비 미징수에 따른 자금사정의 악화 등으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소정의 기간 내에 이 사건 2003년 9월분 임금 및 퇴직금 등을 도저히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할 것이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위 공소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인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위 파기사유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우철(재판장) 이창열 최태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