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44,862,227원과 이에 대하여 2013. 10. 10.부터 2015. 1. 12.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B('망인')은 원고와 법률상 부부로 그 슬하에 아들 C을 두고 있다가 2013. 7. 5. 사망하였다.
망인은 1988. 7. 1. 부산교통공사에 입사하여 사망 시까지 근무하였고, 부산교통공사는 망인이 사망하자 그 소정의 퇴직금 등의 지급에 관한 규정('이 사건 퇴직금내규')에 따라 망인의 퇴직금을 그 유족인 원고에게 지급하기로 하고 2013. 7. 18. 원고 명의의 피고 은행 예금계좌(계좌번호 D)로 퇴직금 46,941,432원('이 사건 퇴직금')을 송금하였다.
피고는 망인에 대하여 대출금채권(2013. 9. 30. 현재 대출금 47,268,967원)을 가지고 있던 중 2013. 9. 30.경 원고에게 위 예금계좌의 예금 중 46,955,215원, 원고의 다른 예금계좌(계좌번호 피고 은행 E)의 예금 중 313,752원 합계 47,268,976원을 위 대출금채권에 상계(충당)한다고 통지하고, 2013. 10. 10. 원고의 위 각 예금계좌에서 위 각 금액을 상계지급을 명목으로 인출하였다.
한편 원고와 C은 2013. 8. 6. 부산가정법원 2013느단2530로 망인에 대한 상속한 정승인을 신고하여 2013. 10. 2. 그 신고가 수리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주장과 판단
주장
원고는, 이 사건 퇴직금이 망인의 상속재산이 아니라 원고의 고유재산임을 전제로 피고가 원고의 위 각 예금계좌에서 망인에 대한 대출금채권의 상계 명목으로 돈을 인출한 것은 부당이득에 해당되고(주위적 주장), 가사 망인의 상속재산이라고 보더라도, 원고의 예금계좌에 입금된 돈을 원고의 동의 없이 임의 인출한 것은 불법행위에 해당된다(예비적 주장)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그 인출금 47,329,670원 중 원고가 상속한정승인에 따라 피고에게 반환할 금액 2,467,443원을 공제한 나머지 44,862,227원의 지급을 구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첫째, 이 사건 퇴직금은 망인의 상속재산에 해당되므로 원고의 고유재산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고, 둘째, 원고가 망인에 대한 상속한정승인을 하면서 고의로 적극재산 중 이 사건 퇴직금을 누락시켰으므로 민법 제1026호 제3호에 따라 상속을 단순승인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이에 따라 원고는 상속채무에 대하여 무한책임을 지게 되므로 피고는 상속채권자로서 원고의 예금에 대하여 상계할 수 있고, 셋째, 가사 원고의 상속한정승인이 효력이 있다고 보더라도 이 사건 퇴직금은 망인의 상속재산으로 원고의 예금계좌에 입금되었다고 하여 원고의 고유재산이 되는 것은 아니고 그 경우 한정승인에 관한 채권신고기간 중에 상속채권자가 상속재산과 상계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민법에 아무런 제한 규정이 없으므로 상계가 가능하다고 보아야 하므로, 원고의 주장은 부당하다고 다툰다.
판단
먼저 이 사건 퇴직금이 망인의 상속재산인지 원고의 고유재산인지를 보건대, 강학상 사망퇴직금은 사망자의 유족들의 생활보장을 위하여 지급되는 미지급임금의 성질을 가지고 있고, 사망퇴직금에 대하여는 법률, 회사의 내규, 취업규칙 등에 그 수령자의 범위나 순위, 지급내용 등을 규정하고 있으며 그것이 민법의 규정과 다른 경우도 많다는 점을 근거로 상속재산이 아닌 수급(수령)권자의 고유재산으로 보는 견해가 다수이다. 그러나 이 사건 퇴직금의 경우, 이 사건 퇴직금내규(별지 참조)에서 근로자의 사망을 다른 퇴직 사유와 구별 없이 퇴직금 지급사유의 하나로 병렬적으로 규정하고 있고(위 내규 제4조), 퇴직금 지급기준도 사망의 경우 다른 퇴직 사유와 구별되는 다른 기준을 두고 있지 않으며(위 내규 제5조), 다만 그 수령권자만 근로기준법시행령 관련 조항에 따른 유족으로 규정하고 있는바(위 내규 제10조), 이처럼 이 사건 퇴직금내규가 근로자의 사망을 다른 퇴직사유와 그 발생근거, 지급기준이나 금액에 관하여 전혀 구별하고 있지 않는 점, 그리고 그 퇴직금의 수령권자를 근로기준법시행령 관련 조항에 따라 정하도록 하고 있는 것은 퇴직금 지급처리의 편의를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퇴직금은 그 수령권자인 원고의 고유재산으로 단정하기는 어렵고, 망인의 상속재산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러나 이 사건 퇴직금이 망인의 상속재산이라고 하더라도, 부산교통공사가 이를 원고의 예금계좌로 입금한 이상 그때부터는 이는 원고의 예금에 희석되어 그저 원고의 예금채권의 대상이 될 뿐 망인의 상속재산이라는 고유의 성질은 상실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가 망인에 대한 대출금채권으로써 원고의 예금채권의 대등액을 상계하거나 이를 명목으로 예금을 인출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가 원고의 각 예금계좌의 예금 중 47,329,670원을 망인에 대한 대출금채권에 상계충당한 것은 원고에 대하여 부당이득이 되거나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할 것이다(결국 피고의 첫째 주장은 이유 없다).
한편 피고의 둘째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위에서 본 것처럼 이 사건 퇴직금의 법적 성격에 대하여 논란이 있는바, 원고가 상속한정승인을 하면서 이를 상속재산목록에서 누락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고의에 의한 것으로 단정할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하는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다음 피고의 셋째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이는 독자적인 주장으로 그 근거가 충분하지 않으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이득의 반환으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44,862,227원과 이에 대하여 2013. 10. 10.부터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정정 신청서 송달일인 2015. 1. 12.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결국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민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