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13. 12. 27. 선고 2013노3275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이 F에게 피고인이 운영한 사업체명과 함께 '기획실장 F'이라고 기재된 명함을 인쇄하여 교부한 점, 피고인과 거래한 N, H, L, G, M 등이 피고인이 F을 종업원으로 고용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피고인과 F이 수십 회에 걸쳐 신발샘플에 관한 이메일을 주고 받은 점, 피고인과 F이 연봉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피고인이 운영한 회사는 O 등과 대규모 계약이 체결될 예정이어서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었던 점, 이 사건 연봉근로계약서에 사용된 도장이 원래 잉크가 내장된 도장이라고 하더라도 잉크가 소진되었을 경우 인주에 묻혀 날인할 수도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과 F 사이에 근로계약이 체결되고 근로관계가 형성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E이라는 상호로 상시근로자 1명을 고용하여 신발 도·소매업을 하는 사용자로서, 2011. 2. 14.부터 2012. 4. 8.까지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F에 대한 임금 69,153,540원과 퇴직금 2,845,098원을 당사자 사이에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

나.

판단

이에 대하여 원심은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증거로 연봉근로계약서, 피고인과 거래처, F 사이에 오고 간 이메일, F, G, H의 수사기관 또는 원심법정에서의 진술 등이 있으나 ① 연봉근로계약서는 ㉠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는 2011. 2. 당시 F의 경력이 피고인의 사업에 크게 도움 될 만한 것이 아니고, 피고인의 사업도 부진하였던 점에 비추어 연봉근로계약서에 기재된 월 500만 원의 임금약정이 현실성이 없는 점, ㉡ 연봉근로계약서 상의 계약기간이 시작된 이후에도 F이 종전과 마찬가지로 피고인과 신발거래를 계속한 점, ㉢ 연봉근로계약서 작성에 사용된 피고인의 도장은 잉크가 내장되어 있어 날인을 할 때 인주를 묻힐 필요가 없음에도 연봉근로계약서에 날인된 인영은 인주를 묻혀 찍은 점 등을 종합하면 F이 제출한 연봉근로계약서는 진정하게 작성된 것으로 보기 어렵고, ② 피고인이 F에게 급여 명목의 돈을 한번도 지급하지 않았음에도 14개월 동안 근로를 제공하였다는 F 주장은 연봉근로계약서 작성 경위가 의심됨에 비추어 믿기 어려우며, ③ G, H의 진술은 F으로부터 들은 것을 진술한 것에 불과하고, ④ 피고인과 거래처, F 사이에 오고간 이메일 내용이 반드시 근로계약을 전제한 것으로 보기 어려워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자세히 검토하여 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간다.

이에 더하여 피고인이 수사기관에 제출한 소장, 답변서에 첨부된 사진의 영상, F의 원심법정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은 2011. 7.경 새로운 컴퓨터를 장만하고 종전에 피고인이 사용한 컴퓨터는 F이 사용하도록 한 사실, F이 사용한 컴퓨터의 엑셀 프로그램을 실행하여 최근문서 폴더를 확인하면 최근 작업한 문서의 파일명이 나타나는데, 최근 문서 목록상 '연봉계약서'라는 이름의 파일은 2, 3번째 목록에 있어 2011. 9. 14. 10:53:42 작업된 '127'이라는 이름의 파일보다 더욱 최근에 작업된 것으로 확인되는 사실, F은 2012. 4. 10. 퇴사 직후인 2012. 4. 12. 피고인을 상대로 급여 및 퇴직금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면서 소장에 이 사건 연봉근로계약서를 첨부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F이 자신의 컴퓨터로 2011. 9.경 이후 연봉계약서란 이름의 파일을 작업한 것으로 보이므로, 2011. 2.경 입사한 후 1주일 정도 지난 뒤에 피고인이 연봉근로계약서를 출력하여 가져와 서로 날인하여 작성하였다는 취지의 F의 연봉근로계약서 작성 경위에 관한 진술은 믿기 어려운 점, 연봉근로계약서 제9항에는 "근태사항: 지각, 조퇴, 결근 및 징계사항은 취업규칙 및 별도의 제규정에 따른다"라고 규정되어 있으나 피고인이 운영한 E은 피고인 혼자 운영하며 취업규칙을 두지 않은 영세사업체이므로 이와 같은 규정이 무의미함에도 기재되어 있는 점, 피고인과 F이 2010. 7. 15.자로 작성한 물품공급계약서에는 각 장마다 간인이 되어 있고, 작성일자도 기재되어 있으며 피고인의 명판도 찍혀있어 연봉근로계약서와 그 작성 형태가 상이한 점, F은 위 물품공급계약서의 효력을 부인하고 자신은 이를 폐기하였다고 주장하나, 피고인은 위 물품공급계약서를 소지하고 있었고, F도 자신의 사업체인 J 사업자등록을 유지한 채 위 물품공급계약서 작성일 이후인 2010. 8. 13.부터 2011. 12. 21.까지 피고인으로부터 신발을 공급받아 판매한 점 등까지 종합하여 보면, F이 피고인과의 사이에서 작성하였다고 주장하는 연봉근로계약서는 그 성립의 진정이 의심되고, 달리 F이 피고인과의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심판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결론

따라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윤성(재판장) 곽태현 김용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