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15. 4. 3. 선고 2014나12116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택시운수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1987. 2.경 피고와의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택시기사로서 근무한 근로자이다.

나.

피고의 근로자들이 가입한 노동조합으로는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부일택시분회(1980. 9. 30. 설립, 이하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는 '이 사건 지역본부', 부일택시분회는 '이 사건 분회'라고 한다)가 유일하였으나, 2010. 1. 1.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고 한다)의 개정으로 복수노조가 허용되고, 위 법이 2011. 7. 1.부터 시행되면서 부일노동조합(2011. 11. 17. 설립),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2011. 11.경 설립)이 설립되어 피고의 직원들이 각자 위 각 노동조합(이하 위 3개 노동조합을 '이 사건 각 노동조합'이라고 한다)에 가입하였다.

나.

원고는 이 사건 분회에 조합원으로서 가입되어 있다가 2011. 11. 17. 이 사건 분회에서 탈퇴하여 부일노동조합에 가입하였고, 다시 2012. 3.경 부일노동조합을 탈퇴하여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에 가입하였다.

다.

이 사건 각 노동조합은 2011. 11.경 피고에게 각 교섭요구를 하였는데, 피고는 노동조합법이 정한 교섭대표노동조합 결정 절차에 따라 2011. 11. 19. 이 사건 각 노동조합을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확정하는 공고를 하였고, 2011. 12. 9. 이 사건 분회가 과반수 노동조합으로서 교섭대표 노동조합으로 정해진 사실을 5일간 공고하였으며, 위 공고에 대하여 이의신청이 없자 2011. 12. 15. 이 사건 분회에게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확정된 사실을 통지하였다.

라.

부산광역시택시운송사업조합(피고가 소속된 사용자단체인 것으로 보인다, 이하 '이 사건 운송사업조합'이라고 한다)과 이 사건 지역본부는 2010년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제46조 제4호, 제5호(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조항'이라고 한다)에서 '지역본부 및 분회결의에 의한 공제금', '기타 노·사가 합의한 것'을 임금에서 공제할 수 있다고 정하였는데, 이에 따라 이 사건 분회는 2010. 8.경 피고와의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합의(이하 '이 사건 제1차 합의'라고 한다)를 하였다.

마.

이 사건 운송사업조합과 이 사건 지역본부는 2011. 6. 2. 아래와 같은 노사합의를 하였다.

바.

이 사건 운송사업조합과 이 사건 지역본부 사이에 위 마.항과 같이 노사합의가 체결되자, 이 사건 분회는 2011. 6. 28. 피고와의 사이에 다시 아래와 같은 내용의 합의(이하 '이 사건 제2차 합의'라고 한다)를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 2,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4호증의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이 사건 단체협약조항은 임금에서 공제될 사항을 정함에 있어 지역본부 및 분회가 근로자들의 동의를 얻어 개별적으로 합의하도록 정하고 있음에도 이 사건 제1, 2차 합의 당시 이 사건 분회의 대표자인 B는 근로자들의 동의 없이 피고와의 사이의 택시요금 카드결제기 사용료의 공제에 관하여 이 사건 제1, 2차 합의를 하였으므로 이는 모두 무효이다.

나.

이 사건 분회의 대표자가 근로자들의 동의 없이 피고와의 사이에 택시요금카드결제기 사용료의 공제에 관한 합의를 한 점, 카드결제기는 택시회사의 소유이고 피고는 부산광역시로부터 카드단말기 대금으로 17,256,800원을 지원받은 점, 피고가 카드결제기 사용료의 징수라는 명목으로 택시기사에 대한 임금을 삭감하여 최저임금법 등의 제한을 회피하려 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제1, 2차 합의는 단체협약의 취지, 근로기준법, 최저임금법 및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고,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한 것으로서 무효이다.

다.

이 사건 제1, 2차 합의가 유효라고 하더라도 원고는 2011. 11. 17.까지 이 사건 분회에 가입되어 있었으나 이후 탈퇴하여 다른 노동조합에 가입하였으므로, 적어도 2011. 12.경부터는 이 사건 제1, 2차 합의의 효력이 원고에게 효력이 미치지 않아 그 이후부터 피고가 공제한 금액은 원고에게 반환하여야 한다.

3.

판단

가.

이 사건 제1, 2차 합의의 무효 여부

1)

법리

협약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사이에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으므로,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 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는 없고, 노동조합으로서는 그러한 합의를 위하여 사전에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을 필요가 없으며,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는지 여부는 단체협약의 내용과 그 체결경위, 당시 사용자측의 경영상태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다67536 판결 등 참조).

2)

개별근로자들의 동의를 받지 않아 무효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이 사건 단체협약조항이 '지역본부 및 분회결의에 의한 공제금', '기타 노·사가 합의한 것'을 임금에서 공제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위인정사실만으로는 임금에서 공제하기 위한 사항을 결정하기 위하여 노동조합의 지역본부 및 분회가 근로자들의 개별적 동의나 수권을 받아야 한다고 볼 수 없고, 오히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 분회의 대표자는 근로자들의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 없이 사용자인 피고와의 사이에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제1, 2차 합의 당시 유일한 교섭단체였던 이 사건 분회의 대표자인 B가 피고와의 사이에 합의를 한 이상 근로자들의 개별 동의가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제1, 2차 합의가 무효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하여 무효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갑 제4 내지 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부산광역시가 2010년경부터 택시회사의 택시요금 카드결제 기피현상을 줄이기 위하여 카드결제기를 설치한 택시회사 및 개인택시업자에게 소액수수료 및 카드이용 통신료를 지원하였고, 2012년경부터는 소액결제수수료 지원방식에서 월 카드결제건수가 일정건수 이상 발생한 차량을 대상으로 일정액을 지원해주는 방식으로 보조금 지원방식을 변경하였는데, 피고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부산광역시로부터 카드결제활성화 운영비로 합계 17,256,800원을 지원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보조금을 지원받았음에도 자신이 부담하여야 할 카드결제 수수료를 근로자들에게 전가시켜 이익을 얻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카드결제 수수료를 근로자들에게 부담시키는 내용의 이 사건 제1, 2차 합의가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날 정도로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한 단체협약이라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

오히려 위 기초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카드결제 수수료를 택시회사 근로자들의 임금에서 공제하기로 하는 것은 이 사건 분회와 피고 사이에서만 합의된 사항이 아니라 피고가 소속된 이 사건 운송사업조합과 이 사건 분회가 소속된 이 사건 지역본부 사이에 체결된 것으로서 부산 지역 택시회사의 대부분이 동일한 방식으로 카드결제 수수료 공제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운송사업조합과 이 사건 지역본부 사이의 합의에 의하면 부산광역시의 보조금 지원액의 변동이 있을 경우 카드결제기 수수료의 공제액수 등에 관하여 재합의하기로 한 점에 비추어 카드결제기 수수료 공제액은 부산광역시의 보조금 지원액을 기준으로 하여 노사 간의 합의를 거쳐 산정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제1, 2차 합의가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나.

원고가 이 사건 분회를 탈퇴일부터 원고에게 이 사건 제2차 합의가 적용되지 않는지 여부

이 사건 분회와 피고 사이에 2011. 6. 28. 이 사건 제2차 합의가 체결된 사실, 원고는 이 사건 분회에 조합원으로서 가입되어 있다가 2011. 11. 17. 이 사건 분회에서 탈퇴하여 부일노동조합에 가입한 사실, 이 사건 각 노동조합이 2011. 11.경 피고에게 교섭요구를 하였고, 이 사건 분회가 노동조합법상 2011. 12. 15. 과반수 노동조합으로 피고의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확정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제2차 합의는 이 사건 분회가 유일한 교섭단체로서 피고와의 사이에 체결한 것으로서 유효하고, 이 사건 분회 외의 노동조합에 피고의 근로자들이 가입한 이후에도 이 사건 분회가 2011. 12. 15.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확정되어 이 사건 제2차 합의를 폐기하거나 수정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분회와 피고 사이의 이 사건 제2차 합의의 효력은 유지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아가 원고가 2011. 11. 17. 이후 가입한 부일노동조합,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이 피고의 교섭대표노동조합 결정 절차에 참여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 절차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선정된 이 사건 분회가 이 사건 제2차 합의의 효력을 유지하기로 한 이상 이 사건 제2차 합의는 위 각 노동조합 조합원들에게도 효력이 미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제1심 판결은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차경환(재판장) 곽태현 송창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