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택시운수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1987. 2.경 피고와의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택시기사로서 근무한 근로자이다.
피고의 근로자들이 가입한 노동조합으로는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부일택시분회(1980. 9. 30. 설립, 이하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는 '이 사건 지역본부', 부일택시분회는 '이 사건 분회'라고 한다)가 유일하였으나, 2010. 1. 1.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고 한다)의 개정으로 복수노조가 허용되고, 위 법이 2011. 7. 1.부터 시행되면서 부일노동조합(2011. 11. 17. 설립),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2011. 11.경 설립)이 설립되어 피고의 직원들이 각자 위 각 노동조합(이하 위 3개 노동조합을 '이 사건 각 노동조합'이라고 한다)에 가입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분회에 조합원으로서 가입되어 있다가 2011. 11. 17. 이 사건 분회에서 탈퇴하여 부일노동조합에 가입하였고, 다시 2012. 3.경 부일노동조합을 탈퇴하여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에 가입하였다.
이 사건 각 노동조합은 2011. 11.경 피고에게 각 교섭요구를 하였는데, 피고는 노동조합법이 정한 교섭대표노동조합 결정 절차에 따라 2011. 11. 19. 이 사건 각 노동조합을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확정하는 공고를 하였고, 2011. 12. 9. 이 사건 분회가 과반수 노동조합으로서 교섭대표 노동조합으로 정해진 사실을 5일간 공고하였으며, 위 공고에 대하여 이의신청이 없자 2011. 12. 15. 이 사건 분회에게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확정된 사실을 통지하였다.
부산광역시택시운송사업조합(피고가 소속된 사용자단체인 것으로 보인다, 이하 '이 사건 운송사업조합'이라고 한다)과 이 사건 지역본부는 2010년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제46조 제4호, 제5호(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조항'이라고 한다)에서 '지역본부 및 분회결의에 의한 공제금', '기타 노·사가 합의한 것'을 임금에서 공제할 수 있다고 정하였는데, 이에 따라 이 사건 분회는 2010. 8.경 피고와의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합의(이하 '이 사건 제1차 합의'라고 한다)를 하였다.
이 사건 운송사업조합과 이 사건 지역본부는 2011. 6. 2. 아래와 같은 노사합의를 하였다.
이 사건 운송사업조합과 이 사건 지역본부 사이에 위 마.항과 같이 노사합의가 체결되자, 이 사건 분회는 2011. 6. 28. 피고와의 사이에 다시 아래와 같은 내용의 합의(이하 '이 사건 제2차 합의'라고 한다)를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 2,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4호증의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단체협약조항은 임금에서 공제될 사항을 정함에 있어 지역본부 및 분회가 근로자들의 동의를 얻어 개별적으로 합의하도록 정하고 있음에도 이 사건 제1, 2차 합의 당시 이 사건 분회의 대표자인 B는 근로자들의 동의 없이 피고와의 사이의 택시요금 카드결제기 사용료의 공제에 관하여 이 사건 제1, 2차 합의를 하였으므로 이는 모두 무효이다.
이 사건 분회의 대표자가 근로자들의 동의 없이 피고와의 사이에 택시요금카드결제기 사용료의 공제에 관한 합의를 한 점, 카드결제기는 택시회사의 소유이고 피고는 부산광역시로부터 카드단말기 대금으로 17,256,800원을 지원받은 점, 피고가 카드결제기 사용료의 징수라는 명목으로 택시기사에 대한 임금을 삭감하여 최저임금법 등의 제한을 회피하려 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제1, 2차 합의는 단체협약의 취지, 근로기준법, 최저임금법 및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고,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한 것으로서 무효이다.
이 사건 제1, 2차 합의가 유효라고 하더라도 원고는 2011. 11. 17.까지 이 사건 분회에 가입되어 있었으나 이후 탈퇴하여 다른 노동조합에 가입하였으므로, 적어도 2011. 12.경부터는 이 사건 제1, 2차 합의의 효력이 원고에게 효력이 미치지 않아 그 이후부터 피고가 공제한 금액은 원고에게 반환하여야 한다.
판단
이 사건 제1, 2차 합의의 무효 여부
법리
협약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사이에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으므로,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 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는 없고, 노동조합으로서는 그러한 합의를 위하여 사전에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을 필요가 없으며,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는지 여부는 단체협약의 내용과 그 체결경위, 당시 사용자측의 경영상태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다67536 판결 등 참조).
개별근로자들의 동의를 받지 않아 무효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이 사건 단체협약조항이 '지역본부 및 분회결의에 의한 공제금', '기타 노·사가 합의한 것'을 임금에서 공제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위인정사실만으로는 임금에서 공제하기 위한 사항을 결정하기 위하여 노동조합의 지역본부 및 분회가 근로자들의 개별적 동의나 수권을 받아야 한다고 볼 수 없고, 오히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 분회의 대표자는 근로자들의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 없이 사용자인 피고와의 사이에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제1, 2차 합의 당시 유일한 교섭단체였던 이 사건 분회의 대표자인 B가 피고와의 사이에 합의를 한 이상 근로자들의 개별 동의가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제1, 2차 합의가 무효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하여 무효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갑 제4 내지 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부산광역시가 2010년경부터 택시회사의 택시요금 카드결제 기피현상을 줄이기 위하여 카드결제기를 설치한 택시회사 및 개인택시업자에게 소액수수료 및 카드이용 통신료를 지원하였고, 2012년경부터는 소액결제수수료 지원방식에서 월 카드결제건수가 일정건수 이상 발생한 차량을 대상으로 일정액을 지원해주는 방식으로 보조금 지원방식을 변경하였는데, 피고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부산광역시로부터 카드결제활성화 운영비로 합계 17,256,800원을 지원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보조금을 지원받았음에도 자신이 부담하여야 할 카드결제 수수료를 근로자들에게 전가시켜 이익을 얻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카드결제 수수료를 근로자들에게 부담시키는 내용의 이 사건 제1, 2차 합의가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날 정도로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한 단체협약이라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
오히려 위 기초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카드결제 수수료를 택시회사 근로자들의 임금에서 공제하기로 하는 것은 이 사건 분회와 피고 사이에서만 합의된 사항이 아니라 피고가 소속된 이 사건 운송사업조합과 이 사건 분회가 소속된 이 사건 지역본부 사이에 체결된 것으로서 부산 지역 택시회사의 대부분이 동일한 방식으로 카드결제 수수료 공제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운송사업조합과 이 사건 지역본부 사이의 합의에 의하면 부산광역시의 보조금 지원액의 변동이 있을 경우 카드결제기 수수료의 공제액수 등에 관하여 재합의하기로 한 점에 비추어 카드결제기 수수료 공제액은 부산광역시의 보조금 지원액을 기준으로 하여 노사 간의 합의를 거쳐 산정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제1, 2차 합의가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원고가 이 사건 분회를 탈퇴일부터 원고에게 이 사건 제2차 합의가 적용되지 않는지 여부
이 사건 분회와 피고 사이에 2011. 6. 28. 이 사건 제2차 합의가 체결된 사실, 원고는 이 사건 분회에 조합원으로서 가입되어 있다가 2011. 11. 17. 이 사건 분회에서 탈퇴하여 부일노동조합에 가입한 사실, 이 사건 각 노동조합이 2011. 11.경 피고에게 교섭요구를 하였고, 이 사건 분회가 노동조합법상 2011. 12. 15. 과반수 노동조합으로 피고의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확정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제2차 합의는 이 사건 분회가 유일한 교섭단체로서 피고와의 사이에 체결한 것으로서 유효하고, 이 사건 분회 외의 노동조합에 피고의 근로자들이 가입한 이후에도 이 사건 분회가 2011. 12. 15.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확정되어 이 사건 제2차 합의를 폐기하거나 수정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분회와 피고 사이의 이 사건 제2차 합의의 효력은 유지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아가 원고가 2011. 11. 17. 이후 가입한 부일노동조합,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이 피고의 교섭대표노동조합 결정 절차에 참여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 절차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선정된 이 사건 분회가 이 사건 제2차 합의의 효력을 유지하기로 한 이상 이 사건 제2차 합의는 위 각 노동조합 조합원들에게도 효력이 미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제1심 판결은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차경환(재판장) 곽태현 송창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