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16. 6. 29. 선고 2015가단231142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관계

피고는 선박용 방향타, 구조물의 가공 및 제조 판매업을 하는 회사이다. 피고는 소위 헤드헌터라 불리는 외주 인력채용업체를 통해 비용을 지불하고 원고를 채용하였다. 원고는 2014. 6. 9.부터 피고의 온산1 공장 B부에서 대리직급으로 근무하다가 2015. 8. 17. 퇴사하였다.

나.

CPT 등

1)

피고는 그 동안 피고의 노르웨이 본사에서 파견된 직원이 수행해 오던 '제작물에대한 품질검사 업무'를 피고의 한국 현지 직원이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피고의 직원들 중 일부를 선발하여 본사에서 파견된 강사를 통해 교육을 받게 하는 '업무능력개발교육(Competency Program Training, 이하 'CPT'라 한다)'을 실시하였다.

2)

원고는 2015. 5. 18.부터 2015. 11. 18까지 위 CPT를 받게 되었고, 이와 관련하여 피고와 '교육이수를 완료한 때로부터 3년 이내에 퇴직할 경우 교육비 상당을 반환한다'는 취지의 계약서를 작성하였다.

다.

이 사건 희망퇴직 신청 등

1)

피고는 2015. 7. 17. 경영난에 따라 아래와 같은 세부사항을 포함한 희망퇴직 시행을 공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희망퇴직 신청'이라 한다).

신청대상 : 전 정규직 임직원에 한함

신청기간: 2015. 7. 20.부터 7. 29.까지

신청절차 : 부서원은 부서장 면담 후 자필 서명한 희망퇴직원 부서장에게 제출, 부서장은 부문장 보고 후 인사부 제출

퇴직일자 : 2015. 9. 1., 14일 이내에 법정 퇴직금과 퇴직 위로금 지급

기타사항 : 회사가 희망퇴직원을 승인 후 개인에게 고지하면 효력이 발생한다.

희망퇴직 신청에 대해 회사는 심의를 거쳐 승인을 거부할 수도 있고, 승인을 거부하였으나 퇴사를 원할 경우 자발적 퇴사로 본다.

2)

원고는 위 CPT를 받는 도중인 2015. 7. 22.경 희망퇴직원을 제출하였으나 원고의 희망퇴직원은 피고의 인사부로 제출되지 않았다.

3)

원고는 2015. 8. 12. 희망퇴직 심의 결과에 자신의 이름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같은 날 퇴사를 신청하여 2015. 8. 22. 퇴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계약 교섭의 부당한 중도파기(신의성실 원칙의 위반)

희망퇴직은 사용자와 피용자 사이의 합의해지 계약이므로, 피고는 희망퇴직 과정에서 원고가 부당하게 손해를 입지 않도록 주의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이 사건 희망퇴직 과정에서 피고는 원고의 희망퇴직원에 대한 심의를 하지 않은 채 희망퇴직 대상에서 제외하여 원고는 퇴직위로금을 지급받지 못한 채 일반 퇴사를 하게 되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위로금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불법행위 책임

1)

신뢰이익 침해

피고는 여러 차례 희망퇴직을 독촉, 장려하여 원고는 피고에게 심각한 경영난이 있다고 판단하여 희망퇴직원을 제출한 후 연봉 감소를 감수하면서 다른 직장으로 이직을 진행하였다. 만일 희망퇴직이 거부될 것을 알았다면 퇴사를 결정할 이유는 없었을 것이므로 이는 피고가 원고에게 희망퇴직이라는 합의해지 계약체결에 관한 정당한 기대 내지는 신뢰를 부여한 후 이에 반하는 행위를 하여 손해를 입힌 것이다.

2)

평등권 침해

이 사건 희망퇴직 신청 이후 2차례에 걸쳐 진행된 희망퇴직 절차에서 CPT 교육을 이수한 근로자들의 희망퇴직원이 수리된 점에 비추어 원고에 대한 희망퇴직 거부는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다.

3)

절차위반

피고는 희망퇴직 시행공고문에 기재된 절차를 준수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지키지 않은 채 피고의 직원은 원고가 제출한 희망퇴직원을 인사부로 제출하지 않아 원고를 희망퇴직 대상자에서 제외하였다. 이는 적법한 절차를 무시한 것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4)

사용자책임

설령 피고의 직접적인 불법행위가 없더라도 피고의 직원 C이 피고의 내부 규정을 무시한 채 원고의 희망퇴직원 접수를 누락하여 원고의 희망퇴직원 심사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C의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피고는 C의 사용자이므로 민법상 사용자 책임이 있다.

5)

기타 주장

피고는 정당한 사유 없이 원고의 희망퇴직원 수리를 거부하였고, CPT 이수자의 교육비 반환약정은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되어 무효이므로 이를 근거로 원고의 희망퇴직원의 수리를 거부한 것에는 정당한 이유가 없다.

3.

판단

가.

살피건대, 원고가 희망퇴직원을 제출하였으나 위 퇴직원이 인사부에 제출되지 않은 사실은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으나, 이러한 사실만으로는 원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피고의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피용자의 불법행위 포함)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가 제출하는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의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를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 이상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나.

오히려 을 제1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증인 C, D의 각 일부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해 보면 원고의 희망퇴직 신청에 대해 피고가 승인을 거부한 것은 적법한 절차 및 합리적인 이유에 근거한 경영판단에 따라 정당하게 이루어 진 것으로 판단된다.

1)

희망퇴직은 회사의 제안에 따라 근로자가 희망퇴직 신청을 하면 사용자가 요건을 심사한 후 경영판단에 따라 가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회사의 취업규칙 등에 근로자의 신청만으로 어떠한 요건 없이도 이루어진다는 규정이 없는 이상 그 결정권한은 사용자에게 있는 것이다. 그러나 희망퇴직제도의 목적과 도입 경위에 비추어 보면 객관적인 자격이 있는 근로자의 희망퇴직 신청을 부당한 사유로 거부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의 취업규칙 등에 희망퇴직에 관한 규정이 있는지 여부가 불명확하고, 피고는 희망퇴직 공고문 및 희망퇴직원에 '희망퇴직 여부는 회사의 심의를 거쳐 승인을 거부할 수 있음을 명시'한 점에 비추어 희망퇴직 가부의 결정권한은 피고에게 있다.

2)

한편 원고는 CPT 도중 희망퇴직원을 제출하였는데, CPT는 그동안 노르웨이 본사 직원이 피고로 파견 나와서 수행하던 품질검사 업무를 교육받은 피고의 현지 직원으로 대체하는데 그 목적이 있고, 이로 인하여 피고의 비용절감 및 업무효율 증진 뿐만 아니라 교육받은 직원의 개별 능력 향상까지 도모하는 것으로 보이고, 교육기간, 강사, 교육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피고 입장에서는 상당한 비용을 투자하는 과정으로 보인다(피고는 3만 달러라 주장함).

이러한 사정에 따라 피고는, 원고를 포함한 위 교육대상자들과 '교육이수를 완료한 때로부터 3년 이내에 퇴직할 경우 교육비 상당을 반환한다'는 약정을 한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 입장에서는 CPT 이수자들을 상당한 퇴직위로금을 주고 퇴직시키는 것보다는 이들이 계속 근무하도록 권유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고 바람직하다.

비록 원고가 위 교육을 이수한 것은 아니지만 교육기간에 비추어 보면 이미 상당한 비용이 투자된 것으로 보이고, 원고의 근속기간이 짧은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의 희망퇴직원의 수리를 거부하는 것은 합리적인 경영판단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3)

이러한 상황에서 원고를 포함하여 CPT 이수 대상자 3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하자, 피고는 이들의 희망퇴직 승인여부 및 CPT 계약시 교육비 반환약정과의 문제에 관해 2015. 7. 23. 회의를 열어 'CPT 대상자들은 회사가 상당한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 교육을 지원한 점, 3년 이내 퇴직시 비용을 반환하기로 약정하였던 점, 다른 희망퇴직 신청자들에 비해 근속기간이 짧아 회사에 기여한 바가 적으므로 퇴직위로금의 혜택을 주는 것이 부당하므로 희망퇴직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의를 하였다. 또한 피고는 이들 CPT 이수자 및 교육과정에 있는 근로자에게는 계속 근무를 권하되, 거부할 경우 퇴직위로금을 지급하지 않는 자발적 퇴사 형식으로 수리하되, CPT교육비 반환의무를 면제해주기로 내부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4)

실제로 원고와 같은 시기에 희망퇴직원을 낸 2명의 직원은 희망퇴직 신청이 반려되자 자발적 퇴사 대신 계속 근무하기로 결정하였다. 피고가 원고에게도 계속 근무를 권하였음에도 원고가 퇴직위로금이 없는 자발적 퇴사를 선택한 이상 '피고가 원고에게 희망퇴직이라는 합의해지 계약체결에 관한 정당한 기대 내지는 신뢰를 부여한 후 이에 반하는 행위를 하여 손해를 입혔다'고 보기는 어렵다.

5)

희망퇴직자 선별 절차와 관련하여, 원고는 피고가 갑 제1호증에 규정된 적법한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위법하다고 주장하나, 위 3)항의 결의과정에 비추어 보면 위 갑 제1호증은 점에서 위 서면에 기재된 일자에 기재된 절차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절차에 위법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피고는 내부 심의를 통해 원고가 희망퇴직 대상자가 아님을 분명히 하고 원고에게 이러한 취지를 알린 후 원고가 제출한 희망퇴직원을 인사부에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의 직원이 원고의 희망퇴직원을 인사부에 제출하지 않은 것만으로는 원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적법한 심의를 거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6)

원고는, 이 사건 희망퇴직 신청 이후 추가로 2회 시행된 희망퇴직신청에서도 원고와 같은 CPT 이수자들이 희망퇴직 신청을 하였으나 이들은 모두 퇴직위로금을 받고 희망퇴직을 한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희망퇴직수리를 거부한 것은 평등권 침해라고 주장하나, 2명의 교육이수자들은 CPT 당시 교육비반환 약정을 맺지 않았고, 교육 이수 후 상당기간 근무를 한 점(E은 2년, F은 1년), 피고에서 오랜 기간 근무해 온 점(E은 2005. 3. 28. 입사, F은 2009. 9. 14.)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같은 조건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7)

원고는, CPT가 피고의 직원의 자발적인 희망으로 실시하는 것이 아니라 피고의 회사 운영에 필요한 기술인력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실시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위 교육이수자들에게 위약금을 부과하는 것은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고, 따라서 이를 근거로 원고의 희망퇴직을 불허하는 것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위 CPT 교육은 지원하는 근로자 모두가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선발을 통하여 선정되는 점, 교육 내용에 비추어 일방적으로 피고에게만 이득이 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에 비추어 보면 이에 따른 교육비 반환약정이 원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퇴직의 자유를 현저히 제한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의 희망퇴직원을 수리하지 않은 것은 오로지 CPT 교육금 반환약정을 체결한 것에만 기인하는 것이 아닌 점에 비추어 보면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