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16. 4. 5. 선고 2015가단232657 판결

주문

1.

피고의 원고에 대한 55,150,000원을 피보전채권으로 하는 기선 A에 대한 선박우선특권은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B의 정기용선자인 소외 주식회사 쉬핑랜드(이하 '쉬핑랜드'라고 한다)에 2014. 8. 1.부터 2015. 1. 9.까지 위 선박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합계 55,150,000원 상당의 선박용품 및 기계부속을 공급하여 위 금액 상당의 채권을 가지게 되었다(이하 '이 사건 채권'이라고 한다).

나.

B는 원래 파나마국 선적으로 노르웨이 법인인 "GSH2 Reefer I AS"가 소유하고 있었으나, 2015. 6. 22. 대한민국 국적으로 변경되며 소유자는 원고로, 선명도 A로 변경되었다(이하 '이 사건 선박'이라고 한다).

다.

피고는 2015. 7. 9. 이 법원 C로 이 사건 채권 55,150,000원을 피보전채권으로 하여 이 사건 선박에 관하여 임의경매를 신청하여 2015. 7. 10. 그 신청이 받아들여졌다(갑 제1호증 참조, 이하 '이 사건 임의경매'라고 한다).

[인정근거 :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정리

3.

판단

가.

이 사건 채권에 관하여 국제사법이 적용되는지 여부

(1)

국제사법 제1조는 이 법은 외국적 요소가 있는 법률관계에 관하여 국제재판관할에 관한 원칙과 준거법을 정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거래 당사자의 국적·주소, 물건 소재지, 행위지, 사실발생지 등이 외국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어 곧바로 내국법을 적용하기보다는 국제사법을 적용하여 그 준거법을 정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인정되는 법률관계에 대하여는 국제사법의 규정을 적용하여 준거법을 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1. 31. 선고 2004다26454 판결, 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2다119443 판결 참조).

(2)

살피건대, 원고가 쉬핑랜드에 선박용품 등을 공급하였을 당시 이 사건 선박은 파나마 선적으로 노르웨이 법인의 소유였으며 국제항해에 이용되었던 점, 원고가 쉬핑랜드에 선박용품 등을 공급한 4회 중 1회는 이 사건 선박이 방콕에 입항되어 있던 관계로 방콕으로 탁송되었던 점 등을 감안하면, 이 사건 채권자인 피고, 이 사건 채무자인 쉬핑랜드, 이 사건 선박의 현재 소유자가 모두 내국인이며 이 사건 선박의 현재 선적국이 대한민국이라고 하더라도 그 전에 이루어진 모든 외국적 요소를 무시한 채 국제사법의 규정에 따르지 않고 곧바로 내국법을 적용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국제사법의 규정을 적용하여 준거법을 정하여야 한다.

나.

이 사건 채권의 준거법

(1)

국제사법 제60조 제1호는 해상에 관한 '선박의 소유권 및 저당권, 선박우선특권, 그 밖의 선박에 관한 물권'은 선적국법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선박우선특권이 우리나라에서 실행되는 경우에 실행기간을 포함한 실행방법은 우리나라의 절차법에 의하여야 하더라도, 선박우선특권의 성립 여부는 선적국법에 의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다96625 판결, 대법원 2014. 11. 27. 자 2014마1099 결정, 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3다203451 판결,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4다27128 판결 참조).

(2)

한편, 상법 제785조는 "선박채권자의 우선특권은 그 선박소유권의 이전으로 인하여 영향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는 점, 선적국이 변경된다는 이유로 선박우선특권 인정 여부가 변경된다면 채권자의 예측가능성과 법적안정성을 해칠뿐만 아니라 채무자가 이를 악용할 수도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선박우선특권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채권성립 당시의 선박의 선적국법에 의하여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국제사법 제3조 제1항은 당사자가 둘 이상의 국적을 동시에 가지는 경우에 관한 것으로, 위와 같이 권리의 성립 이후 국적이 변경된 경우에 유추적용할 수 없다.

(3)

따라서, 이 사건 채권이 선박우선특권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피고가 쉬핑랜드에 물건을 공급하여 채권이 발생할 당시의 이 사건 선박의 선적국법인 파나마 해상법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

국제사법 제8조 제1항의 적용 여부

(1)

국제사법 제8조 제1항, 제60조 제1호, 제2호의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보면, 선박우선특권의 성립 여부나 선박우선특권과 선박저당권 사이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준거법은 원칙적으로 선적국법이라고 할 것이나, 선박이 편의치적이 되어 있어 그 선적만이 선적국과 유일한 관련이 있을 뿐이고, 실질적인 선박 소유자나 선박 운영회사의 국적과 주된 영업활동장소, 선박의 주된 항해지와 근거지, 선박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을 성립시키는 법률행위가 이루어진 장소 및 그에 대하여 적용되는 법률, 선박경매절차가 진행되는 법원이나 경매절차에 참가한 이해관계인 등은 선적국이 아닌 다른 특정 국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앞서 본 법률관계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다른 국가의 법이 명백히 존재하는 경우에는 다른 국가의 법을 준거법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3다34839 판결 참조).

(2)

살피건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감안하면 이 사건 선박의 선적만이 선적국인 파나마와 유일한 관련이 있을 뿐인데 비하여 다른 법률관계는 파나마 해상법이 아닌 대한민국 상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이므로, 이 사건 채권이 선박우선특권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이 사건 선박의 선적국법인 파나마 해상법이 아니라 대한민국 상법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가)

선박우선특권의 대상인 이 사건 채권에 관하여

이 사건 채권자인 피고와 채무자인 쉬핑랜드는 모두 대한민국에 소재한 대한민국 법인이며, 이 사건 채권에 관하여 대한민국 내에서 계약이 체결되고 대한민국 부가가치세법에 의한 세금계산서가 수수되었다.

한편, 피고는 쉬핑랜드에게 일부 선박용품을 방콕으로 보내기도 하였으나, 단순히 물건의 교부를 목적으로 하는 이 사건 거래에서 배송지가 큰 의미를 갖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물건이 파나마국으로 배송된 것도 아니다).

(나)이 사건 선박의 권리관계

이 사건 선박은 2008년부터 대한민국 법인인 쉬핑랜드에 선체용선되어 운영되고 있었고, 선박 및 선원 관리도 2011년부터 국내 법인인 소외 대영선박 주식회사(이하 "대영선박")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 사건 선박에 대한 선체보험도 선주·쉬핑랜드·대영선박을 공동 피보험자로 하여 국내 보험사인 LIG 손해보험 주식회사에 부보되어 있다. 한편, 이 사건 채권 성립 이후에 이 사건 선박의 국적이 대한민국으로, 소유자가 대한민국 법인인 원고로 변경된 사실은 위에서 본 바와 같다.

(다)

이 사건 선박의 운영, 활동, 근거지

이 사건 선박의 주된 근거지는 부산항이고, 이 사건 선박은 국제항행에 사용되기는 하였으나 부산항과 북태평양의 어장을 오가며 냉동 어류를 그 수요처가 있는 부산항으로 운송해 오는데 주로 이용되었다.

한편, 이 사건 선박의 선장, 일등항해사, 기관장 등 주요 사관은 모두 한국인이고, 선원의 관리를 선박관리회사인 대영선박이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고용계약에 대해서도 대한민국 근로기준법이 적용된다.

(라)

경매법원, 경매 이해관계인

이 사건 임의경매 절차는 대한민국 법원에서 진행되고 있고, 이 사건 임의경매 절차의 이해관계인은 원고, 피고, 쉬핑랜드 및 주식회사 신한은행으로 모두 대한민국 법인이다.

(마)

파나마국과의 관련성

이 사건 선박이 파나마국에 편의치적되어 있다는 사실 외에는 이 사건 채권 또는 이 사건 선박에 관하여 파나마국과 관련된 사항은 찾아볼 수 없다.

라.

이 사건 채권의 선박우선특권 해당 여부

그렇다면, 이 사건 채권이 선박우선특권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대한민국 상법에 의하여야 할 것인대, 대한민국 상법 제777조 제1항에 의하면 피고의 이 사건 선박에 대한 채권은 선박우선특권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창훈

각주1) 원고는 당초 '이 사건 채권에 관하여는 이 사건 임의경매 신청 당시의 이 사건 선박의 국적인 대한민국 상법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으나, 위와 같이 주장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