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16. 1. 27. 선고 2015가단239610 판결

2015

주문

1.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에게 5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4. 9. 27.부 터 2016. 1. 27.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 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반소피고)는 피고(반소원고)에게 10,930,260원 및 이에 대하여 2014. 6. 20.부 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원고(반소피고)의 나머지 본소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본소로 인하여 생긴 부분의 45%는 원고(반소피고)가, 나머지는 피고(반 소원고)가 각 부담하고, 반소로 인하여 생긴 부분은 원고(반소피고)가 부담한다.

5.

제1항,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원고는 선박 수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고는 2011. 3. 2. 원고 회사에 입사하여 선박 수리 공무 담당자로 근무하다가 2014. 6. 5. 퇴직한 사람이다.

나.

원고 회사는 2013. 2.경 C 주식회사(이하 'C'이라고 한다)로부터 D 선박에 적재되어 있던 C 소유의 선박용 엔진 부품인 실린더 라이너 2개, 피스톤 어셈블리 1세트(이하 '이 사건 엔진부품'이라고 한다)의 수리를 의뢰받고 그 수리를 위해 담당 직원인 피고로 하여금 2013. 2. 26.경 D 선박에서 이 사건 엔진부품을 하역하게 한 후 이를 부산 사하구 E 소재 원고 회사의 선박 수리 작업장에 보관하였다.

다.

1) 피고는 2013. 4. 10. 14:00경 원고 회사의 선박 수리 작업장에서 수리 중인 이 사건 엔진부품 중 시가 합계 2,000만 원 상당의 실린더 라이너 1개, 피스톤 스커 트 1개(이하 '이 사건 절도부품'이라고 한다)를 용달 차량을 이용하여 실어 나가는 방 법으로 절도하였다(이하 '이 사건 절도행위'라고 한다).

2)

피고는 원고 회사에서 퇴사한 이후인 2014. 6. 21. 원고 회사에 '이 사건 절 도부품이 분실되었다고 F 사장이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 피고는 F 사장을 만나서 선 적 진위 여부를 명확히 처리하고 원고 회사에는 이와 관련하여 어떠한 피해가 없도 록 피고가 정리 해결할 것을 확인합니다.'라는 확인서(이하 '이 사건 확인서'라고 한 다)를 작성 · 교부하였다.

라.

1) C은 2014. 9. 1. 원고 회사의 이 사건 엔진부품 반환 거부와 임의 처분으로 인하여 이 사건 엔진부품의 대체부품 구매대금, 항공운송료 합계 101,518,644원 상당 의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원고 회사를 상대로 부산지방법원 2014차12299호로 지급명령을 신청하였다.

2)

원고 회사는 2014. 9. 26. C과 이 사건 엔진부품 분실로 야기된 손해에 대한 손해배상금을 1억 원으로 정하고, 이를 원고 회사가 C에 대하여 가지는 선박 수리대 금에서 공제하며, C은 즉시 원고 회사에 대한 위 지급명령신청을 취하하기로 합의하 였다.

3)

C은 이 사건 합의에 따라 2014. 9. 29. 원고 회사에 대한 위 지급명령신청을 취하하였다.

마.

한편 피고는 2015. 2. 23. 이 사건 절도행위로 인하여 부산지방검찰청 2014년 형 제8892호로 약식기소되어 부산지방법원으로부터 벌금 500만 원의 약식명령(부산지방 법원 2015고약3043호)을 발령받고, 부산지방법원 2015고정1723호로 정식재판을 청구 하였으나 2015. 9. 24. 위 법원으로부터 벌금 500만 원의 벌금을 선고받았고, 위 판 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 5, 6호증, 갑 제7호증의 1, 2, 7 내지 20, 갑 제8호증의 1, 2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소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 회사 주장의 요지

원고 회사 직원인 피고는 원고 회사에 대하여 이 사건 엔진부품 보관 과정에서 그 맡은 바 업무를 불성실하게 수행함은 물론 불법행위인 이 사건 절도행위까지 저질러 원고 회사에 1억 원 상당의 손해를 입혔다. 그뿐만 아니라 원고 회사는 피고의 사용자로서 불법행위를 저지른 피고를 대신하여 C에 손해배상금으로 1억 원을 지급하였다. 더욱이 피고는 이 사건 확인서와 달리 이 사건 엔진부품 절도 건을 전혀 정리 및 해결하지 못한 채 오히려 이 사건 절도행위가 드러나는 바람에 원고 회사에 1억 원의 손해를 입게 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주위적으로 불법행위 내지는 근로계약상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금, 제1 예비적으로 대위변제로 인한 구상금, 제2 예비적으로 이 사건 확인서에 따른 약정금으로 1억 원과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먼저 원고 회사의 주위적 주장과 제1 예비적 주장의 당부에 관하여 본다.

무릇 민사책임은 타인의 법익을 침해한 데 대하여 행위자의 개인적 책임을 묻는 것으로서 피해자에게 발생한 손해의 전보를 그 내용으로 하는 것이고, 손해배상제도는 손해의 공평 · 타당한 부담을 그 지도원리로 하는 것인바, 가해자가 자기의 고의 또는 과실에 기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에만 그에 대한 배상책임을 부담한다는 이른바 과실책임의 원칙과 그러한 가해행위와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하여야 한다는 원칙은 불법행위책임은 물론이고 채무불이행책임에도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원칙이다. 이 사건에서 원고 회사는 원고 회사의 선박 수리 공무 담당자였던 피고의 이 사건 절도행위를 비롯한 불성실한 업무 수행 등으로 인해 원고 회사 자신이 피해자로서 직접 1억 원 상당의 손해를 입었거나 혹은 피고의 사용자로서 대위변제로 인한 1억 원 상당의 구상금 채권을 갖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절취한 부품은 이 사건 엔진부품 전부가 아니라 그중 시가 합계 2,000만 원 상당의 이 사건 절도부품이고, 달리 원고 회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엔진부품 전부를 절취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볼 만한 증거가 없다. 그뿐만 아니라 피고가 원고 회사의 선박 수리 공무담당자로서 이 사건 엔진부품 보관 과정에서 이 사건 절도행위 외에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위반 내지는 해태하였는지에 관한 뚜렷한 주장 · 입증도 없다(이 사건 확인서의 작성 시점이 피고가 원고 회사에서 퇴직한 이후인 점에서 이 사건 확인서상 의무 불이행을 재직 당시 업무 불이행과 동일시할 수는 없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비록 원고 회사가 피고의 이 사건 절도행위 이후 C과 이 사건 엔진부품 분실에 따른 문제를 협의하면서 그 손해배상금을 1억 원으로 합의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1억 원의 손해배상금 전부를 피고의 불법행위 내지는 근로계약상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라고 인정하기는 어려울 뿐만 아니라 원고 회사가 그 손해배상금 상당의 금원을 C에 대위 지급하였다고 하여 곧바로 피고에 대하여 같은 금액 상당의 구상금 채권을 갖게 되었다고 인정할 수는 없다(피고가 이 사건 절도행위 외 다른 범행을 저질렀다거나 그 밖에 이 사건 엔진부품 보관 과정에서 공무 담당자로서의 업무를 위반 내지는 해태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려운 이 사건에서 1억 원이라는 금원은 지나치게 과다하다고 할 것이고, 1억 원이라는 금원을 그대로 받아들임은 유리한 경제적 지위에 있는 회사가 그 직원에게 부품 보관에 따른 손실을 전가하는 행위를 수용하는 결과가 될 뿐이다).

2)

다음으로 원고 회사의 제2 예비적 주장의 당부에 관하여 본다.

의사표시의 해석은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인 의미를 명백하게 확정하는 것으로서, 계약당사자 사이에 어떠한 계약 내용을 처분문서인 서면으로 작성한 경우 그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지만, 그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당사자의 내심적 의사의 여하에 관계없이 그 문언의 내용과 그 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그 계약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당사자 사이의 계약의 내용을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하는 것이고 특히 당사자 일방이 주장하는 계약의 내용이 상대방에게 중대한 책임을 부과하게 되는 경우에는 그 문언의 내용을 더욱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3다3103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작성한 이 사건 확인서 중 '피고가 C의 F 사장을 만나 이 사건 절도부품의 분실 여부를 명확히 처리하고 원고 회사에는 이와 관련하여 어떠한 피해가 없도록 정리 해결할 것을 확인한다.'는 기재를 원고 회사의 주장처럼 피고가 C이 산정한 손해배상금을 그 금액의 상당성에 상관없이 무조건 수용하고, 그 결과 원고 회사를 직접 피해자로 하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 근로계약상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권 또는 원고 회사가 C에 대위변제하여 취득하게 될 구상채권에 대하여도 그 금액을 따지지 아니하고 수용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는 없다. 위 기재는 피고가 이 사건 절도부품의 분실 여부를 명확히 하여 자신의 위법행위가 확인될 경우 C과 원고 회사가 산정한 손해배상금 또는 구상금이 지나치게 과다하지 않은 적절한 금액일 경우 그 지급책임을 인정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3)

적절한 손해배상금 혹은 구상금 내지는 약정금의 산정

위 1), 2) 항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 회사가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 주장하는 1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금 혹은 구상금 내지는 약정금은 모두 지나치게 과다하다고 판단되므로 아래에서는 적절한 손해배상금 혹은 구상금 내지는 약정금의 액수에 관하여 본다.

살피건대, 앞서 든 각 증거와 갑 제9호증, 갑 제1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이 사건 절도행위 등과 관련하여 부담해야 할 적절한 손해배상금 혹은 구상금 내지는 약정금의 범위는 55,000,000원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①

피고가 절취한 이 사건 절도부품의 시가는 2,000만 원에 이르고, 위 절도부품은 국내에서는 대체부품을 구매하기 어려워 해외에서 이를 구매하여 항공기 등을 통해 국내로 운송해 와야 한다. 피고의 경력, 담당 업무 등에 비추어 피고 역시 이러한 사정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보인다.

②

C이 산정한 이 사건 엔진부품의 대체부품 가격은 실린더 라이너 1개 19,933,710원, 피스톤 어셈블리 1세트 55,650,870원, 독일에서 부산까지의 항공운송료 25,934,064원 합계 101,518,644원인바, 이 사건 절도부품의 시가가 2,000만 원인 점에서 C이 산정한 위 대체부품 가격은 그 신빙성이 높아 보인다.

③

피고는 이 사건 절도부품을 마치 D 선박에 정상적으로 선적한 것처럼 공문서인 부산세관장 명의의 '외국선(기)용품 및 판매용품 적재허가서' 1장을 위조하는 등이 사건 절도행위를 고의로 은폐하였고, 나아가 이 사건 절도부품을 부산 사하구 E에 있는 G고물상에 1kg당 1,600원을 받고 처분하여 그 처분대금 상당의 부당이득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절도부품 자체에 대한 피해회복을 곤란하게 만듦으로써 대체부품을 구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초래하였다.

④

피고는 이 사건 절도행위 발각 이후 원고 회사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이 사건 절도부품 분실과 관련한 명확한 진상 규명 등을 약속하는 내용의 이 사건 확인서를 작성하고도 이후 이 사건 절도행위에서 비롯된 사태를 해결하거나 책임지려는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원고 회사는 피고가 절취한 부품의 구체적인 품목, 수량, 경위 등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 채 C과 이 사건 엔진부품 분실에 문제를 협의할 수밖에 없었고, 그 과정에서 C의 주장을 상당 부분 수용하여 손해배상금을 1억 원으로 정하되 그 손해배상금을 원고 회사의 C에 대한 선박 수리대금에서 공제하는 방식으로 합의에 이르게 되었는데, 원고 회사가 이러한 합의에 이르게 된 데에는 피고의 책임도 상당 부분 작용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⑤

피고는 이 사건 절도행위로 인한 원고 회사의 손해 혹은 구상금은 이 사건 절도부품 시가에 상응하는 금액에 한정된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여러 사정과 손해의 공평 · 타당한 부담을 그 지도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원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이 사건 절도부품 가액 외에도 이 사건 절도부품의 대체부품 항공운송료 및 피고의 범행 은폐, 진상 파악 비협조 등으로 확대된 손해 등에 대하여도 그 책임을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4)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5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C과의 합의로 손해배상금을 공제한 다음 날인 2014. 9. 27.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16. 1. 27.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가 2011. 3. 2. 원고 회사에 고용되어 선박 수리 공무 업무에 종사하다가 2014. 6. 5. 퇴직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피고가 원고 회사로부터 근무 마지막 달 임금 2,540,000원, 퇴직연금 8,390,260원 합계 10,930,260원을 지급받지 못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위 미지급 임금 · 퇴직연금 합계 10,930,260원 및 이에 대하여 위 퇴직일로부터 14일 경과한 다음 날인 2014. 6. 20.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본소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며,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성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